올해로 회갑을 맞는 당신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 하외다~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당신을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살아온 것이 어느덧 10년을 네 번을 지나고 올해로 벌써 40주년을 맞게 되는가 보오!
20대 꽃다운 나이에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희끗한 머리카락이 듬성 듬성 보이고 고운 얼굴에 주름마저 늘어가는 걸 보면서 애처롭기도 하고 안쓰럽고 안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구려.
그동안의 삶을 돌이켜보면 기쁘고 즐거운 날보다는 힘들고 고단한 날들이 더 많았고 못난 사람 만나 궁핍과 가난이라는 굴레 속에서 온갖 고생을 다 겪어야 했던 당신을 생각하면 참 많이 미안하고 부끄럽고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소.
물위를 걷는 것처럼 가파른 삶의 위기가 무수히도 많았고 그때마다 당신이 곁에서 함께 동반자가 되어주었기에 잘 헤쳐 나올 수 있었다고 믿으며 그 숱한 고난의 골짜기를 어떻게 지나올 수 있었을까? 생각만 해도 참으로 아찔하고 험준한 고비들이 수없이 많았지 않았나 생각되오.
처음엔 젊음 하나로 살아보겠다고 나름, 열심히 생활하던 청년시절, 졸지에 갖고 있던 전세금과 종자돈 같은 목돈을 사기당해 무일푼으로 조그만 단칸방에서 살림을 시작했으니 암울한 상태에서 쪼들리는 생활고로 인해 겪어야했던 아픔과 설움, 고초는 정말 오죽했을까 싶구려~
그 후라도 잘 풀려서 당신을 편하게 해준 적이 있었더라면 내가 덜 미안했을 터인데 그런 기억조차도 없을 정도이니 내가 생각해도 고생을 너무 많이 시킨 것이 못내 미안하고 두고두고 마음의 빚으로 남을 것 같아 걱정이오.
오늘에 이르기까지 언제 한번 제대로 마음 편히 살아 본적도 없고 그 모진 고난과 풍파를 다 견디어내며 오직 믿음으로 기도로 살아가는 당신이 참으로 위대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구려. 뒤늦게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고난 때문에 믿음생활을 하게 되었고 고난이 유익인 것을 우리 가정은 실제로 경험적으로 생생히 체험할 수 있었기에 믿음의 능력이 우리 가정을 지켜가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확고한 사실임에 틀림이 없소이다.
누가 뭐래도 우리 가정을 이만큼 지켜낸 것은 묵묵히 참아준 당신의 희생과 절대적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으오~
그동안 아이들도 잘 성장해서 다들 자기 길을 찾아가고 있으니 이 모두가 당신의 수고와 정성의 결과가 아니고 무엇이겠는지요?
아직도 우리 가정에 어려움들이 그대로 있고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환경 속에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건 우리 가정이 하늘의 은혜와 축복을 참 많이 받아 누리고 있다는 것이며 신앙인으로서 이는 가히 자랑할 만하다고 생각되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것은 아무쪼록 아프지 말고 늘 건강했으면 싶고 아이들도 꿈을 이루어 잘 되는 것을 보고 싶은 게 나의 솔직한 바램이오.
그리고 지금처럼 아끼고 서로를 용납하며 불쌍히 여기면서 끝까지 당신과 함께 마지막 생을 그럴듯하게 맞이하고 싶은 소망이 간절하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질문에 당당히 답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인생이 되길 원하며 믿음의 결국을 믿기에 거룩한 욕심을 부린다면 앞으로 더욱 정진해서 믿음의 부요한자가 되고 싶고 이웃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복된 가정을 세워가는 일에 끝까지 함께 하길 바랄뿐이외다.
인생의 온갖 희노애락을 함께해온 당신에게 이번 기회를 빌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남편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을 약속하리이다.
지난 날의 아픈 기억은 이제 저만치 망각의 강물에 모두 흘려보내고 좋은 일들만 기억하면서 우리 앞에 예비 된 축복과 아름답고 행복한 노후를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냅시다.
부족한 사람을 믿고 살아준 당신이 많이 고맙고 또 고맙고 사랑합니다!
2016, 01, 27 사랑하는 당신의 60회 생일에 즈음하여~
- 당신의 반쪽 -
첫댓글 사랑하시는 아내분 회갑 축하드립니다
주안에서 더욱 행복한 가정 되시기 바랍니다
최고의 마음이 담긴 최고의 편지입니다
회갑맞으신 사모님!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