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글) 김세윤
저자 김세윤은 서울대학교, 맨체스터 대학교, 튀빙겐 대학교 등에서 수학하고, 케임브리지의 틴데일 라이브러리에서 연구하였으며,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Ph. D.를 받았다. 그 뒤 여러 차례 튀빙겐 대학교에서 Humboldt 연구원으로서 연구하였고, 싱가포르와 미국 칼빈 신학교, 고든코넬 신학교, 풀러 신학교에서 교수 사역을 하였다.
국내에서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 교수,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와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미국 풀러 신학대학원 신약신학 교수 및 한인 목회학박사 과정 담당 부학장직을 역임한 후, 지금은 신약신학 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책소개
“구원이란 무엇인가”, “복음이란 무엇인가”에 이은
김세윤 교수의 명쾌한 신학 강의!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을 구원론적으로 표현한 바울의 칭의론,
“칭의는 무엇이고, 성화는 무엇인가”
한국 교회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 근본 원인은 윤리와 분리된, 왜곡된 칭의론을 복음이라고 선포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은혜로만, 믿음으로만 의인 됨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그렇게 의인 된 그리스도인들은 의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살아야 함을 강조하며, 하나님의 최후의 심판은 우리의 행위에 따라 이루어지게 된다고 역설합니다. 전통적으로 개신교는 바울의 이러한 칭의론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은혜와 믿음에 의한 ‘칭의’ 뒤에 윤리적 삶을 요구하는 ‘성화’의 과정이 있다는 ‘구원의 서정’론의 구도로 해결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김세윤 교수는 바울의 칭의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칭의를 ‘무죄 선언’ 또는 ‘의인이라 칭함’의 법정적 의미와 함께, ‘주권의 전이’, 즉 사탄의 나라에서 하나님 나라로 이전됨이라는 관계적 의미도 가진 것으로 이해하며, 믿음의 시작점에 선취하고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현재적 삶을 거쳐 최후의 심판에서 완성을 얻는 구원의 전 과정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바울의 칭의의 복음을 죄인들에게 자애로운 아빠 하나님의 죄 용서와 통치를 받아 구원을 얻도록 가르친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 교수는 그렇게 했을 때만 칭의론은 우리에게 구원의 확신도 주면서 동시에 의로운 삶을 요구하고 가능하게 하는 참된 복음으로 선포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책 속으로
로마서 1:3~4 과 1:16~17에 있는 복음의 두 정의들이 잘 보여 주듯이, 사도 바울은 복음을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사탄의 나라를 멸망시키고 온 세상에 대한 자신의 통치를 이루신다고 기독론적으로도 선포하고, 하나님이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시는 구원이 우리 인간들에게는 칭의가 되고 성화가 된다고 구원론적으로도 선포합니다.
바울은 로마서와 갈라디아서에서 주로 후자로, 그것도 칭의론 위주로 복음을 전개하는데, 우리가 복음의 이 두 정의들이 같은 뜻을 가진 하나의 복음을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칭의의 복음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바울의 칭의의 복음은 예수의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구원론적으로 표현한 것임을 알게 되며, 칭의 된 우리는, 즉 죄 사함 받고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에 회복된 우리는, 하나님의 의로운 백성이 되어 하나님의 통치, 그것을 대행하는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에 의존하고 순종하며 살아야 함을 알게 됩니다.
바울은 이것을 율법의 문제로 유대 그리스도인들과 논쟁하는 상황들에서는 주로 ‘칭의’의 언어로 표현하지만, 헬라 이방인들과 관계해서는 ‘성화’의 언어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바울의 언어 사용을 제대로 살피면, ‘성화’는 ‘칭의’에 이어지는 구원의 새로운 단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함께 거룩하고 의로운 하나님의 백성 되고 그러한 백성으로 살아감을 나타내는 동의어들임을 알게 됩니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칭의’를 믿는 자 되는 세례 때 선취한 구원(과거)과 최후의 심판 때 이루어질 구원의 완성(미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의 통치를 받아 ‘의의 열매’를 맺으며 살아감(현재)에도 적용되는 범주라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그러므로 ‘칭의’의 법정적 의미와 관계적 의미를 둘 다 중시하여 ‘주권의 전이’, 곧 사탄의 나라에서 하나님(의 아들)의 나라로 이전됨으로 이해하면, 그것은 우리의 구원의 전 과정(과거, 현재, 미래)을 포괄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윤리와 분리된 칭의론이 아니라 윤리적 삶을 요구하는 올바른 칭의론을 믿고 가르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칭의의 시작도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을 보내시고 대속의 제사로 넘겨주심으로 이루어지고, 그것의 완성도 하나님의 최후의 심판석 앞에서 하나님의 아들의 중보로 이루어질 것이며, 그것의 현재적 과정도 성령의 도움으로 하나님(의 아들)의 통치에 의존하고 순종하여 ‘의의 열매’를 맺으며 삶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니, 칭의의 전 과정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은혜에 의한 것이고 우리는 믿음으로 받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칭의가 철저히 삼위일체적 하나님의 은혜에 의한 것으로서, 그것은 하나님의 태초의 예정으로 시작된 것이고 종말에 하나님의 최후의 심판석 앞에서 하나님의 아들의 중보로 완성되는 것이니 안전한 것이라고 우리에게 확신과 안도들 줍니다. 그러나 바울은 동시에 믿는 자가 현재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는 삶을 살지 않으면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에서 탈락한다고 경고하고, 최후의 심판 때 우리의 행위에 따라 우리가 심판을 받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이 상호 모순되는 것 같은 가르침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 성령의 도움(은혜)을 받아, 이중 사랑 계명의 요구로 오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에 순종해서 삶으로써 ‘의의 열매’를 맺는 믿음의 삶의 구조도 제대로 이해해야 하며, 하나님의 주권자적 경륜 가운데 각자에게 주신 특별한 사명(‘소명’)의 수행에 대한 이해도 분명히 해야 하고, 최후의 심판 때 얻는 ‘상’에 대한 이해도 바르게 가져야 합니다. 동시에 상호 모순되는 것 같은 ‘예정과 성도의 견인론’과 ‘탈락의 가능성’을 그들의 의도의 평면에서 통합하여, 그들을 논리적 긴장 가운데 함께 견지하는 것이 건강한 신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