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옆자락, 계성학교인가? 옆에 전진상교육관이 있어요.
제가 소시적(대학시절)에 그 곳의 기도모임엘 자주 갔었지요.
그리고 이십오년이 지났나, 최근에 연합회 훈련 때문에 갔다가 그 곳에서 잠을
잤어요. 하루는 혜화동 친구네서 자고, 다음날엔 그 곳에서 잤는데, 첫 날 짐을
부리려고 갔다가 정수기 위에 있는 물컵이 다른 것 보다 너무 작아 이상했어요.
저는 그 조그만 컵에 두 잔 가득 물을 따라 먹었지요.
그리고 다음 날 밤에 그 곳에 들어갔는데, 컵만 작은게 아니고 침대도 작고
모든 것이 정갈하지만 청렴하다고 해야하나 그렇게 꾸며져 있었어요.
군산에서는 수녀님들을 잘 뵙지 못하네요. 그런데 명동에서는 수녀님들을 자주
뵐수가 있었는데, 그 분들 모두 고개를 외로 꼬고 다니세요.
하나님이 그냥 막 쓰라고 주신 공중공간도 다 쓰면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외로 꼬시는
모습도, 막 먹을 수 있는 물도 필요한 만큼만 먹으려는 듯 조그만 컵을 이용하는 것
도, 아주 좁은 공간만을 차지하겠다는 의지인 듯 조그만 침대도 조그만 책상도, 조그
만 의자도 모두 신기하면서 나를 생각케 하는 것들이었지요.
저는 어려서부터 물자를 아끼는 것이 몸에 배어서, 오늘 아침에도 치약 때
문에 온 가족이 불편을 겪을만큼 그렇게 구두쇠 노릇을 하고 살지만 그래도 그 분
들의 청렴을 따라잡기가 힘들것 같아요.
그렇게 빡빡하게 살고 싶진 않지만 그냥 무심히 흘려버릴 수는 없는 일이었어요.
요즘은 머릿속이 짚수세미처럼 되어 좀 처럼 정리가 힘드네요.
맑은 정신 가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려요.
첫댓글 네.............................................................................................글을 보며 잠시 기도합니다...
저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