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건을 차면 왠지 모르게 누군가를 위에서 누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고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체로 완장을 차면 우쭐해지는데 윤흥길 작가의<완장>이란 소설이 있다. 1982년 3월부터 약 1년 동안 <현대문학>에 연재되었던 소설이다. 소설은 건달이었던 종술이 양어장 관리를 맡아 완장을 차자 평소의 심성이 변해 매우 거칠어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완장은 지배자가 통솔하기위하여 심복에게 채워주는 대단한 권력이다. 특히 일본인들이 완장을 좋아한다. 헌병이나 경찰들이 완장을 차고 강점한 우리민족을 압박하고 착취 학살하던 그 혐오스런 완장을 아직까지도 지하철요원이나 청소하는 미화원 심지어는 슈퍼마켓 안내원들도 차고 있다.
전 독일의 히틀러 친위부대인 나치의 SS무장조직들이 붉은 바탕에 사찰표시 비슷한 하켄크로이츠 완장을 차고 유태인을 학살하기도 했으며 6.25당시 북괴군이 점령한 남한 땅에서 망나니들에게 붉은 완장을 채워주고 잔혹한 빨갱이노릇을 하게했다.
규제나 단속의 상징인 완장은 학교에서도 주번은 초등학생까지 차고 우쭐대며 규율을 잡았고, 산불감시원 하천감시원을 망라해서 완장을 왼쪽 팔에 차고 나가는 사람은 어깨가 올라가고 뱃심이 두둑해지고 호루라기는 필수 목소리도 높아졌다.
상가에 상주가 양복을 입으면 으레 완장을 찬다, 완장에도 계급이 있어 한 줄짜리는 복친(둘째사위나 조카 등의 일가친척) 것이고 아들 맏사위는 두 줄짜리란다.
상주의 완장위치는 망자의 성별에 따라서 남 좌 여우(男左女右)라 여자일 경우는 오른팔에 맨다고 하는데 간혹 틀리게 하는 경우도 있어 예절에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완장문화는 질서와 규율을 단속 또는 통솔의 효율성을 위하여 어느 나라나 많이 쓰고 있지만 이 완장과는 다르게 사람에게 쓰는 것이 아닌 물건에게 채워주는 완장도 있다.
물건에게는 팔이 없다보니 완장을 도장으로 찍어서 표시하는데 이것이 정부에서 인정하는 인증제도가 바로 완장제도와 비슷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모든 공산품에 갖가지 우수제품을 인정하는 표시를 하여오다가 통합관리를 하고자 국가통합인증인 KC마크다 이는 정부에서 임의로 인증하는 것으로서 소비자에게 안전함을 표시해주는 것이고 KS라는 인증은 기업이 국가에서 인증 받는 것이다.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위해요소 중점관리 해썹(HACCP)은 우수식품으로 인정하는 정부인증제도로 소비자는 이 마크만 보고 안심하고 구매해도 된다는 표시다.
또한 농산물에는 유기농산물 저농약농산물 친환경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친환경수산물 등 각종 농수산물이 정부인증 완장을 차고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정부 인증물품이 제대로 인증되고 확실하게 관리되고 유통된다면 이 완장의 목적은 달성하련만 과연 믿을 만 한 것인지가 의심스럽다.
최근에 해썹(HACCP) 인정을 받은 물품이고 농민의 단체 농협에서 팔고 있으니 두말이 필요 없어야 하는데 경악을 금치 못할 쓰레기 같은 것이었다니 한심 그 자체다.
농민의 농협은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과 보살핌을 받아왔고 농민에게 주는 혜택을 나누어주는 창구로서 대단한 완장을 채워준 단체다. 3월11일은 전국지역농협조합장을 선출하는 날이다.
농협의 주인은 농민이어야 하지만 실은 관리자가 주인노릇을 하고 있다. 주인의식이라도 있는 관리자라면 제대로 관리되고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겠지만 만약 주인의식마저 없는 관리자들이 주인노릇을 하고 있다면 안 될 일이다.
농민이 뽑는 조합장은 관리자들을 농민의 눈으로 관리하고 농민편익으로 이끌어야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주인을 속이고 소비자를 속이고 자신들의 안위와 떡고물만 챙기는 일이 없도록 올곧은 사람 제대로 찾아서 조합장이란 완장을 채워주어야 할 것이다.
※ 편집자 주 : 칼럼의 내용은 홍천인터넷신문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첫댓글 나도 한번 차봤으면 좋겠네, 평생 완장도 없는 줄반장 한번 해봤네!
친목회 회장 시키면 꽁무니를 빼면서 조합장 완장은 왜 찬디야? " 떡고물이 있는가벼"
내주머니 털어서 곳간 지켜줄 사람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