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여섯 산악회는 3월 14일 문의 구룡산에서 을미년 시산제를 거행하였습니다.
참석인원 : 산악회원 & 26회 동창 약 30명
祝 文
維歲次
단기 사천삼백사십팔년, 乙未年 삼월 십사일
오늘 둘여섯 산악회 회원들이 이 곳, 九龍山에 올라 左로는 청룡이요, 右로는 백호요, 南으로는 주작과 北으로는 현무를 각각 거느리고, 이땅의 모든 산하를 굽어보시며 그 속의 모든 생육들을 지켜주시는 산신령님께 고하나이다.
작년 6월 청주 남성초등학교 26회 졸업생들 중에 산을 배우고 산을 닮으며 그 속에서 우정과 배려로 하나가 되고자 모인 우리가 둘여섯 산악회입니다.
창립이래 처음으로 이렇게 다 같이 모여 산신령님께 제를 올리게 됨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돌이켜 보면 매월 한번씩 산행을 하며, 그 산행 하나 하나마다 산을 배우고 산과 하나가 되는 기쁨으로 충만하였으며 무엇보다도 그간 다친 이가 없었고, 낙오자가 하나도 없었으니 이는 곧 산신령님의 자애로우신 보살핌의 덕이 아니었다고 어찌 감히 말할 수 있으리요.
저희가 오늘 이곳을 찾아 감사의 시산제를 올리는 뜻도 바로 여기에 있나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되, 산에 들면 산이 곧 나이고 내가 곧 물이며, 구름이며 나무며 풀이며, 바위 하나 하나가 모두 제각기의 모습과 몸짓으로 서로를 소리쳐 부르는 아름다운 조화로 가득찬 산과 골짜기를 걸을 때마다, 조용히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보시며 우리의 파안대소나 왁자지껄한 우리의 경망스러움도 너그러이 들어주시며, 오로지 무사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우리의 발걸음을 보살펴주신 신령님이시여!
우리 둘여섯 산악회 회원은 여러 산하를 두루 다니며, 건강과 우애를 돈독히 하고자 모이는 친구들입니다.
아무쪼록 산과 골짜기를 넘나드는 우리의 심신이 지치지 않도록 힘을 주시고, 우리의 두 다리가 지치지 않도록 하여 주시고, 허리에 찬 수통 속에 물이 마르지 않도록 늘 채워주시고, 험로에 이르러 몸뚱이를 의지할 저 로프가 낡아 헤어지지 않게 하시고, 독도를 잘못하여 엉뚱한 골짜기를 헤매이지 않게 하시고, 조난하여 추위와 굶주림으로 무서운 밤을 지새지 않게 하시고, 항상 우애가 넘치는 벗이 되게 하옵소서.
천지간의 모든 생명을 가진 것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뜻이 있나니, 우리 둘여섯 산악회 회원들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함부로 하지 않으며, 그 터전을 파괴하거나 더럽히지도 않으며, 새 한 마리 다람쥐 한 마리와도 벗하며, 추한 것은 덮어주고, 아름다운 것은 그윽한 마음으로 즐기며, 자연을 사랑하고 더럽히지 않으며, 아름답고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배려하면서 산행을 하는 “산이 좋아 산을 닮은 선한 산 사람들”이 되고 싶나이다.
오늘 우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적고 보잘 것 없지만 이는 우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고 즐거이 받아 거두소서.
이제 올리는 이 술 한잔 받으시고 올 한해 우리의 산행길을 굽어 살펴주옵소서.
이 자리를 함께한 우리 회원들과 그 가족, 남성초등학교 26회 동창 친구들, 모든 산악인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면서 절과 함께 한 순배 크게 올리나이다.
단기 사천삼백사십팔년 을미년, 삼월 십사일
둘여섯 산악회 오미숙 회장 외 회원 一同
첫댓글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는 겨 겡일은 딴 거 다 접고 열심히들 댕기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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