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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둥글이 세상
월 9일
속초도서관에서 일지 정리를 마치고, 텐트 칠 곳을 찾아 이동하다가 길가에서 개 한 마리와 마주친다.
얼굴에서부터 가득한 수심이 느껴진다. 웬만한 개들은 애초부터 물려고 작정하고 짖지 않는
이상, 쓰다듬어주고 등 좀 두드려 주면 이내 경계를 풀고 머리를 들이 미는데, 요 녀석은
쓰다듬어 주는 내내 불편해 한다. 뭔가 어두운 기억이 녀석으로부터 느껴진다.
속초 내의 청초호 쪽으로 향했다.
[사진의 청초항=청초호]
오늘은 호수 주변으로 공원이 있기 때문에 한편에 텐트를 치고 묵을 예정이었다.
호수공원 한쪽에는 습지가 잘 보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한 쪽에는 누군가 쓰레기를 한
트럭 가져다 버린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저런 쓰레기를 집 밖에 무단으로 투기하는 결과 언젠가는 저 쓰레기가 우리 자식의 아가리에
들어가는 것인지를 왜 저들은 모르는 것일까? 하기야 이는 그들의 부모로부터 교육받은 것일
터이지만...
호수가 워낙 넓다. 일일이 걸어 다니며 텐트 칠 장소를 물색하기가 힘이 들어서 철새조망대
에 설치된 망원경을 이용했다.
[잠깐동안 만호영화속 주인공 '윌E'를 마주대한 기분이 들었다.]
장비의 특성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망원경으로는 ‘텐트 칠 공터’는 발견 안 되고, ‘예쁜 아가
씨’들만 포착 되었다.
호수공원을 삥 둘러 돌다보니 가족들과 연인들이 나들이 와서 즐기는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가족들의 정겨운 한때를 보니 왠지 모르게 향수가 가득 밀려온다.
공원 주변에는 사람이 많아서 텐트 칠 곳을 물색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원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나오니 배 수리하는 공장 옆에 짓다만 건물 철골 구조물
이 눈에 들어온다. 그 바닥은 청소도 되지 않은 시멘트 가루 천지이다.
바닥이 평평해서 좋기는 한데 이 시멘트 가루는 보통의 흙과는 달리 장비를 몇 일 동안이나
눅눅히 만든다. 그래서 인근을 돌아다니며 다른 곳에 칠만한 곳이 없나 좀 더 고민하다가
어두워지고 있는 상황이라 더 지체할 수 없어 그냥 자리를 깐다.
저녁에 양말을 봤더니 뒤꿈치에 손바닥만 한 구멍이 났다.
이대로 걸었다가는 뒤꿈치에 물집이 생길 것을 자명하다.
하지만 이제 구명 난 자리에 덧대서 꿰맬 ‘남은 상표’?(앞선 일지 참조)도 없다.
그래서 그냥 일자로 꿰매 버린다.
묶어 꿰매 볼록하게 튀어나온 자리가 걸을 때 마다 조금씩 밟힐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양말하나 사면되지 바느질에 그리 정성이냐?’는 생각을 할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 이런 두
꺼운 양말은 8천원에서 만원이나 한다. 걸레 될 때까지 꿰매서 써야 하는 이유이다.
이날부터는 저녁 반찬꺼리가 하나 늘었다.
무릎과 골반 관절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갔더니 주사를 주고 약을 지어줬다.
고추장과 알약(육각형, 삼각형, 동그라미)이라는 풍요로운 반찬으로 식사를 한다.
식사 후에 발쪽이 따끔 거려서 봤더니 모기가 극성이다. ‘전천후 야전 해충퇴치장비’인 지도
뚜껑으로 박멸한다.
자리에 누웠는데 또 영공에 뭐가 계속 아른거려서 손을 휘둘러봤더니 뭔가 물컥한 것이 느껴진다.
ㅠㅡ 아까운 내 피...
여기에다가 텐트에는 오줌벌레까지 들어와 있다.
6월 10일
새벽 네 시 경에 발동기소리가 요란해서 깨어보니 청초호에서 배가 출항하기 시작한다.
[출항하는 배 / 잠결이지만 정말 너무 못 찍었네. ㅠㅡ]
짐을 챙겨서 양양 방향으로 향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한 미모의 아가씨. 내 눈을 미동도 않고 똑바로 쳐다본다.
이런 상황에서는 쿨하게 “아가씨 안녕?”하고 인사하며 가볍게 윙크를 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늘 다짐의 다짐을 하지만, 순식간에 몸이 경직되어서 눈을 바닥에 깔고 지나쳐 간다.
이러니 외로울 때 전화해서 사랑의 마음을 보급해 줄 아가씨 하나가 없지.
속초 시내를 빠져 나가는데, 저 멀리 마을 끝에 울산바위가 당당히 버티고 서 있다.
[화단으로부터 넘어온 지렁이. 이 녀석도 달팽이처럼, 한번 이 ‘문명의 함정’에 빠지면
그대로 죽음을 당해야 한다.(문명의 함정 :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를 죽음으로 몰아가
는, 발전하지 않는 것을 패배와 상실로 여겨 끝없는 축적과 성공을 지향하는 인간 삶의 경
향이 궁극으로 도달할 나락) 지렁이를 손으로 집으면 진저리를 치면서 노랗고 끈적끈적한
액체를 뿜어내기 때문에 풀로 쥐어 감싸 화단으로 돌려보낸다. 하지만 녀석의 생존은 그 화
단 경계를 넘지 않을 때 까지 뿐이다.]
[대포항에는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바다를 메우고, 시멘트를 바르고, 둑을 세우
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동해안에 관광시설이 없어서 이러는지... 항만이 없어서 이러는
지... 적당히 놔둬도 될 곳까지 죄다 이러는 것은 아닌지...]
시장의 역사
[좌판 벌인 아주머니들]
대포항 입구 쪽에 아주머니들이 채소와 약초 등을 캐온 것을 가져다 좌판을 벌이고 있다.
아주머니들이 하나 둘 더 늘어나다 보면 서로 좀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위한 약간의 경쟁
이 생길 것이고, 작은 박스를 하나 갖다가 자신의 터임을 표시한다거나, 이웃집 영감님께
부탁해서 조잡한 나무판을 엮어 조그만 노점을 세울 것이다.
임시방편의 비닐막이 몇 번 바람에 휘날려 찢긴 후에는 가죽 천으로 노점을 덮을 것이고,
이때는 그럴싸한 상점명도 앞뒤로 큼지막하게 새겨 넣을 것이다. 물론 이것이 가능하기위해
서는 인근 건물에 입주된 상가와의 끝없는 세력다툼을 이겨내야 한다. 특히나 동종물품을
다루는 인근 상가의 주인이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끊임없이 트집을 잡아 불편함을 주
거나, 관청에 신고하는 것을 일과로 여겨 단속반으로 부터 끝없는 시달림을 당하게 할 것이
다.
이에 대해서는 두 눈에 쌍심지를 켠 모습으로 초지일관 대응하거나, 그냥 한 없이 죄스러운
심정으로 용서와 양해를 구하며 오랜 시간 그 오욕을 삭혀야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때 부터인가는 단속 나온 공무원은 물론이거니와 인근 상가의 주인들과도 웃으며 농담을 주
고받고 먹을 것을 나누는 때를 접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노점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하고, 어느덧 노점의 거리 명까지 생겨난 후에 관광
객이 찾는 명소가 될라치면 행정관서에서도 뒷짐 지고 있을 수만은 없어 이런저런 편의시설
을 하나 둘 만들어 가기 시작할 것이고 본격적인 ‘시장’의 면모를 띄게 될 것이다.
그 와중에 지역 내외부의 압력으로 ‘허름한 건물의 잡동사니’에 대한 개선의 필요가 절실히
느껴지는 어느 때 신시장이 탄생할 것이다. 이에 꼬깃꼬깃한 쌈짓돈을 모은 목돈을 투자해
당당히 상점에 입주한 우리네 어머니들은 쏟아지는 비도 제대로 막지 못하는 허름한 판자
떼기에서 비를 피해 무릎을 웅크리던 ‘그때’에 대한 회상에 잔잔한 미소를 띌 것이다. 길바
닥 장사를 하던 자신을 보면 피해가던 자식들에 대한 응어리진 기억은 이제 멀리 날려 버리
고 **상회 사장님으로서의 뿌듯한 마음으로 가득찬 가게의 물건을 살필 것이다.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왔는지 단체로 극기 훈련을 왔는지 콘도의 베란다에 그 또래 학생들
의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들이 걸려 있다. 아마 이 중에는 덜 깬 잠결에 베란다에 나와 바
람에 날려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옷을 보고 기겁하여, 쓰리빠 달그닥 거리며 내려와 주어다
걸은 옷도 있을 듯하다.]
공사 중이어서 어수선한 대포항 방조제를 나서니 동해바다가 훤히 눈에 들어온다.
공장, 농공단지, 밀집된 주책가 등으로부터 쉴 새 없이 오염원이 쏟아져 나올 수 있도록 장
려하는 서해안과는 달리, 그래서 한 뼘 안쪽의 바다 속도 안보는 서해안과는 달리, 정책적
으로 오염원을 제한하는 동해안의 바닷물은 그야말로 투명했다.
듬성듬성 해조류가 물결에 팔랑거리는 것이 보였는데, 길가 한편의 팻말에는 [주민 아닌 이
가 ‘멍게’ ‘해삼’등을 채취하다가 걸리면 작살날 것]이라고 쓰여 있을 정도로 이곳 바다의
‘청정함’은 본의 아닌 불상사를 불러일으킬 위험요소?까지를 안고 있었다.
[해변도로를 따라 걸으며]
걷다보니 양말이 또 떨어져 있었다.
전날 꿰매기는 했지만, 이미 양말 올이 흐트러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꿰맨 자리가
하루도 못가서 다시 구멍이 벌어졌던 것이다. 공원에 드러누워서 쉬는 동안 부지런히 땜질한다.
[뒤돌아 본 항과 해수욕장 모레사장]
[예정된 시간 외에 해변을 거닐다가 북한 같이 바로 총살당할 위험은 없더라도 살벌하기는 마찬가지...]
[속초에서 양양으로 향하는 길 왼편은 바닷가가 함께해줬고, 그 오른편은 설악산자락이
계속 따라왔다. 휴~ 이 설악산은 완전히 빙 돌면서 속속들이 살피는구먼...]
[설악산을 입체적으로 살피는 둥글이의 이동로]
거리에는 문명의 함정에 빠져 신음하다 죽어간 생명의 흔적이 곳곳에 널려져있다.
[이 나비는 날갯짓을 할 힘도 잃고 아스팔트 바닥에서 흐느적거릴 뿐이었다. ]
양양 오는 길에는 특이하게 트럭 운전하고 계신 분들 두 분이 관심을 표해 주셨다.
시커멓게 탄 얼굴을 한 사내가 제 등치 세배는 되는 배낭을 메고 겔겔거리는 모습이 안쓰러
웠는지 ‘고생하라’며 의지를 다져주신다.
[내리 꽂는 땡볕에 창이 긴 모자 하나로 버티며 밭 한가운데서 일하는 아주머니를 대한다.
갑자기 시간을 거슬러 올라 초등학교 때 ‘담뱃잎농사’를 소재로 한 어느 소설 속의 이야기
가 떠오른다. 다른 이야기는 전혀 생각 안 나고 담배 농사가 얼마나 푹푹 찌는지를 묘사했
던 대목만 생각난다. 그런데 이십년이 지나 유독 ‘담배농사’가 푹푹 찔 수밖에 없음의 이유
를 아주머니가 밭에서 일하는 장면을 대한 후 확인한다. 담배는 다른 잎보다 잎사귀가 넓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태양열을 인간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반사한다. 거기에다 더불어 잎이 넓
다 보니 그 사이에 바람이 통하지 않아 그 열기가 식지 않게 되고 인간에게 찜통의 열기를
전하는 것이다. 왜 20년이 지난 지금 그것이 갑자기 떠오르고 추리되고 분석되었던 것일까?
하여간 인간의 머리는 인간의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내가 땡볕 배리 쬐이는 아스팔트 바닥을 어기적 거리고 있을 적에 쉴만한 나무 그늘로
나를 인도하시는도다~ 둥글복음 5장 7절]
양양에 거의 도착할 무렵 지나는 길 한편에 석재상이 있는데, 다른 모든 석상은 완성되었는데,
곰돌이 석상의 ‘손에 쥔 무언가’만 미완의 상태로 남겨둔 것이다.
과거에 지나친 석재상에서 글귀가 새겨질 공간을 남겨서 미완인 작품은 많이 대했지만,
글이 아닌 어떤 형상을 조각할 공간이 이렇게 빈체로 남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하다.
과연 석공은 이 돌 안에서 무엇을 끄집어내려 했을까 잔뜩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갔는데,
석공이 그린 희미한 밑그림을 통해서 그 상상의 실체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그랬다. 그것은 좆이었다.(18세 금)
석공은 먹고는 살아야 했기에 자신의 내면에 들끓는 예술혼을 차마 현실 속에 드러내 보일
수는 없었던 듯 하고, 다만 희미한 밑그림으로만 새겨 놓은 듯싶다.
석공이 이 작품을 미완의 작품으로 남겨 놓은 것은 내면의 예술의지와 현실적 밥벌이사이에
심대한 갈등의 상태를 반증해 주는 듯하다. 앞으로 그 두 의지 사이에의 불꽃 튀는 갈등은
필연적으로 하나를 선택을 이뤄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밑그림을 새겨 놓은 것
을 조각으로 형상화시키기는 어려울 듯하다. 아마 둥글이가 예상하건데 석공은 남근 대신
이에 대한 상징적인 대용물을 조각해 넣을 가능성이 크다. 아마 조만간 저 곰돌이의 손에는
‘버섯’이 들릴 가능성이 크다.
어느덧 양양에 도착한다.
입구에는 ‘송이의 고장’ 양양의 특산물인 ‘버섯’ 형상물이 세워져 있다.
양양군
[강원도 양양군 / 지도 다음 펌]
양양은 대한민국 강원도 중동부에 있는 군으로 1읍 5면으로 2만 8천의 인구를 가지고 있다.
특산물로 천연송이버섯·느타리버섯·영지버섯, 산삼·장뇌·감식초, 한우고기·인진쑥엿·감식초·연
어·은어·낙산배·토종꿀· 등이 유명하다.
양양읍내는 남대천이 에둘러 흐르고 있었는데, 둔치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복지시설 한편에 꿉꿉한 텐트와 침낭을 널어 말리며 낮잠을 즐긴다. 다섯 시간 동안의
이동의 피로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
[오후에 우체국에 가서 전단지 박스를 찾아온다.]
제 작년에 유랑캠페인 중에 나눠줄 전단지를 2만 5천장 가량을 뽑았다.
그래서 천장단위로 묶어서 포장해서 고향에 있는 성철이 형님한테 보낸 후에 캠페인할 지역
에서 연락해 천장단위로 공수 받는다.
작년에 다 나눠 줬어야할 분량이지만, 딴 일에 정신 팔려 있다 보니 그리하지 못했다.
우체국으로부터 전단지 박스를 받고 난 직후로는 어깨가 축 쳐진다. 전단지 박스가 3kg정
도에 달하는데, 안 그래도 무거운 짐에 마치 골반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따라서 몸의 부담을 줄이려 꼼수를 부린다.
[다음날 아침에 와서 캠페인을 할 학교인 양양초등학교 화단 대나무 숲 사이에 던져놓는다.]
[남대천 둔치에 텐트를 쳐 놓고 나서]
[밥을 해서 3:2의 비율로 정확히 갈라서 3은 저녁에 2는 아침에 먹는다.]
6월 11일
양양초등학교 캠페인
전단지를 나눠주며 캠페인을 할 때의 보람은 아이들이 열심히 읽는 모습을 대할 때이다.
또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이 다가와서 “이거 뭐예요?”고 물을 때, “~~~”다고 얘기하는 것
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기쁨은 "인간사랑 자연사랑은 실천이 되어야 하는데, 바닥에 떨어진 전
단지(애들이 가다 버린)를 주워서 휴지통에다 넣는 것도 그중의 큰일이야”라고 말한 직후,
휴지를 줍기 위해서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대했을 때이다.
이 모습이 둥글이에게 기쁨인 것은 진입로 바닥에 전단지 등이 조각나 있는 것을 본 선생님들이
(앞서 속초의 경우처럼)종종 다가와 나무라시며 활동의 중지를 요구하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단지 나눠주는 내내 뒤에서 누군가 다가와서 호통을 치지 않을까 주눅 들어 있는
상태에서, 아이들이 떨어진 휴지를 주워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놓이기 때문이다.
이 날은 이 모든 것에 더불어 보너스가 또 하나 있었다.
20대 초, 중반의 여성 한명이 다가오더니, “이거 왜 하시냐?” “어떤 단체에서 하시냐?”는
등등을 물어 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더니 자신도 도와주겠다며 전단지를 한 무더기 받아
저쪽으로 가서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말 빨이 좋아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이미 받은 전단지를 또 받으려고 성화다.
환경대학원 다니는 학생이란다. 스물다섯 먹었는데, 여간 적극적인 것이 아니다. 적극적이다
못해서 극성? 의 수준이었다. 학교에서 캠페인 끝나고 난 후에 돌아갈 때도, 전단지를 받아
서 만나는 사람 사람마다, 가게 가게마다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나눠준다.
이후 세 시간 가량 함께 이야기를 나눴는데, 종알종알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방대한 양
의 이야기에 위압감을 느껴 지루할 틈도 없었다.
마음속에 담아놓는 이야기가 없는 사람 같았다. 아마 그래서 마음속에 절대로 ‘한’ 같은 것
을 가질 여유가 없을 듯 했다. 가끔 말이 엉뚱하게 새기는 했지만, 쏟아내는 말에는 사실에
대한 정확성과 논리성이 있었다. 하는 행동에도 스스럼이 없어서 (해수욕장이 있는 지역에
서 태어나 자랐다고 하지만) 신고 온 구두가 발을 아프게 한다고 해서 맨발로 아스팔트를
거닐 정도였다.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고 책임의식도 있었는데, 그녀의 직선적 성격과 맞물려 현실에서
상당히 ‘과격한?’양상 까지 띄었다. 일예로 건물 구석에서 중고등학생들 담배피고 있으면 바로
달려가서 가서 담배랑 라이터를 뺏어서 부셔 바닥에 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둥글이가 보기에는 현실 참여의지 없는 빛깔 좋은 평화주의자보다는 이렇게 좀 과격
하더라도 구체적인 사회 참여주의자가 더더욱 호감을 주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하여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괴팍한 천제’ 쯤이라고 표현하면 적당할 듯하다. 재미있는 사람 만
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오후에 남대천으로 돌아와서 빨래를 걷는다.
땀과 때가 하도 찌들어 있는 상황이라, 전날 저녁에 비닐봉지에 물을 부어서 불렸었다. 아
침에 학교 캠페인 끝나고 남대천변 화장실에 들어가서 하나 밖에 없는 좁은 세면대에 사람
오는지 안 오는지 눈치 보면서 빨았다. 그리고는 남대천변 둔덕 나뭇가지에 빨래 줄을 대어
말렸다. 하루 종일 지켜 서 있을 수 없으니 그래 놓고 돌아다닌다. 이에 혹시나 쓰레기인줄
알고 누가 치우지 않을까? 아이들 손 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한편으로 드는 것이 사실이지
만, 유랑자가 감수해야하는 스릴이다.
저녁에는 쌀이 다 떨어져서 좀 얻으려고 동네를 돌아다녔었다. 군청 식당은 이미 문 닫은
후라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다. 어떤 문방구에 들어가서 활짝 웃으면서 “밥 좀 해 먹으려고
하는데, 쌀 좀 얻을 수 있을까요?”라고 아주머니에게 부탁드렸더니, 시종일관 싸늘한 표정
의 아주머니가 대꾸도 안하고 고개만 좌우로 흔드신다. ㅠㅡ 왠지 모르게 여유가 없어 보인다.
해도 져 가는데 길에서 쌀 구하려고 얼마나 더 허비해야할지 모른다.
그래서 시장에 가서 오랜만에 쌀을 샀다.
[양양시장 내]
6월 12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사방에 안개가 자욱하다. 바다를 끼고 있는 동네인데다가, 천변 둔덕이
고, 풀밭인 동시에, 비가 오려고 하늘에 구름이 낀 것이 짙은 안개를 만들어 낸 듯 했다.
텐트 내에는 습기가 뭉쳐진 물방울이 마치 동굴 종유석같이 달랑달랑 매달려 있어서 살짝만
잘 못 건들면 ‘우두두’ 하고 떨어져 바닥에 꽂힐 기세이다.
모기가 한 마리 빨갛게 배가 불러 텐트에 달라붙어 있다. 참 재수 좋은 놈이다.
새벽 세시까지는 눈에 보이는 모기는 죄다 잡아서 압사형에 처하지만, 그 후 아침에 눈 떠
발견하는 모기는 그냥 풀어준다. 왜냐하면 새벽녘까지 내가 그리 휘둘러대는 지도뚜껑을 피
할 정도의 민첩함을 가졌다면 진화를 위한 종족번식의 기회를 줄만하다는 이유가 있기 때문
이다. 그 결과로 내 자손 역시 더 민첩해진 모기들로부터 생존하기 위해서 더욱 민첩한 동
작을 연마해야할 것이고, 이러한 다양한 종의 경쟁 속에서 자연은 성숙하게 무르익을 것이
다.(모기가 멸종하는 것이 결코 인간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모기를 살려주는 두 번째 이유는 ‘어쨋튼’ 텐트 안에서 하루 동안 함께 동고동락 했던 동지
에게 칼을(아니 지도뚜껑을)겨눌 수 없기 때문이다.
동료 모기를 제 갈 길로 보내기 위해서 텐트 한쪽을 열고 바깥 구경을 하고 있는데,
비가 떨어져 내린다. 텐트는 빗물까지 머금는다.
‘사면초가도 식후경’이라고 이러한 비상사태에서도 우선 전날 해뒀던 밥의 5분의 2를 털어 먹는다.
비가 떨어져 내려 밖에 놔뒀던 신발을 텐트 안에 끌어와 보니, 풀밭이어서 그런지 개미들이
기어 다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거미가 집까지 지었다. ㅠㅡ
귀로는 쏟아져 내리는 빗방울이 텐트를 때리는 소리를 들으며, 눈으로는 빗물이 텐트 안으
로 스며드는 것을 보며, 타이타닉에서 최후를 경험한 이들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하고 상상해본다.
이날 저녁 야영 역시 어려움이 많았다.
도서관에서 볼일 보다가 북천 변 다리 밑에 텐트를 칠까 생각하다가 너무 멀기도 하려니와
마땅히 텐트 칠 수 있을 상황인지도 확인할 수 없기에, 양양초등학교 건물 뒤편 차양 아래
쪽을 선택했다. 중고등학생 놈들 담배피고 가래침 뱉은 흔적들이 곳곳에 가득하다.
녀석들 아지트인 듯한데, 괜히 밤중에 번거로운 일 당할 수 있음에 우려가 되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여장을 푼다.
낡아서 삭은 폴대 끈이 끊어져서 보수하는데 20여분 정도를 소요한다.
그렇게 건물 구석에 텐트를 쳐 놓고 저녁밥을 해 먹고 쉬고 있는데, 갑자기 온 마을이 들썩
거리면서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러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통일이 된 기쁨에 사람들이 그리
날뛰나 했더니, 그리스와의 월드컵 경기에서 골이 들어간 것이었다.
하기야 통일을 원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방해하는 세력들이 나라에 그득한 상황에 통일되었
다는 소식에 저리 대동단결해서 국민들이 기뻐할 일이 없지...
이후로 중고등 학생 녀석들 몇 무리가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사라지고를 반복한다.
선수를 쳐서 다가가 ‘안내’?를 해준다.
“학생들 여기 오늘 방범순찰 하는데, 담배피고 침 뱉고 하는 친구들 있으면 이름 적어서
보고해야 하니까 혹시나 친구들 중에 그런 애들 있으며 얼씬거리지 말라고 좀 전해줘요”
“(자기는 아니라는 투로)네!”
그 후로도 몇 무리의 녀석들이 주변을 더 얼쩡거리는 중에...
갑자가 뭔가가 날아와 건물 벽면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안 맞았어”라고 아쉬워하는 소리와 함께 웃으면서 막 달려 도망가는 소리가 들린다.
지나가던 녀석들이 버려져 나뒹구는 신발을 주워 텐트 쪽으로 던진 것이었다.
하지만 텐트에 맞지 않고 학교 벽면을 맞추고 떨어진 것이다.
[녀석들이 집어던지고 간 신발짝]
이 녀석들은 학교 뒤편에 텐트를 치고 자는 사람을 발견할 때는 신발을 집어 던지라는 교육
을 받은 것임에 틀림없었다. 이 녀석들이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
신과 속한 무리에게는 호의를 베풀되, 그 외의 이들에게는 적의를 품어도 된다고 암묵적으
로 허용하는 무한경쟁사회의 생존전략을 습득한 결과이다. 경쟁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수도 없는 자잘한 패배의 경험을 맛보면서 그 압력을 어딘가에 풀어 놓아야할 필요가 집어
던진 슬리퍼에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텐트를 열고 냅다 달려가서 잡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냥 자리에 눕는다. 물론 이는 그
녀석들을 아량으로 이해하고 용서했기 때문이 아니다. 둥글이는 그리 자비롭지 않다. 뒤늦
게 뛰어 나가봤자 허탕치고 몸에 부상?입을 소지가 크다.
텐트 모기장 지퍼와 텐트 지퍼를 연 후에 후뢰슁(덮개)까지 열어제끼고 신발을 신고 추격전
을 벌여야 하는데, 서두르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은폐 엄폐물이 많은 골
목길에서 녀석들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도 사실 의문이다.
과거 계룡시에서도 같은 일을 당해 밤중에 수백 미터를 달려가 범인들을 잡기는 했으나 발
가락이 벗겨져서 며칠 고생하지 않았던가?
[그 당시 계룡대첩 직후 상황 - (계룡일지 참조)]
하지만 텐트에 누워있으니 한편의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과거에 계룡에서도 당했을 때도 2
차의 습격이 있었었다. 녀석들이 처음 뭔가를 집어 던졌었는데(프라이팬으로 예상됨), 그것
이 제대로 맞지 않자 다시 돌아와서 묵직한 돌을 집어 던지고 갔던 것이다. 할 일 없이 싸
돌아다니는 녀석들이 그렇게 집요한 곳이 있다.
따라서 1차 공격을 실패한 이곳 놈들도 누워있는데 갑자기 돌이라도 하나 집어던지고 가면
상황이 심각해질 터였다. 중요하지 않은 머리가 아니라, 무릎관절 같은 곳에 맞으면 어찌하
겠는가? 하여 불안한 마음에 놈들이 다시 숨죽이고 살금살금 다가오는 소리를 포착하기 위
해서 온 신경을 집중했다.
주변이 길가이고 학교 벽면에 소리가 울려 귀에 닿다보니, 떠들며 지나는 아이들의 소리를
녀석들이 공격을 도모해 오는 소리인 것으로 몇 번이나 착각하여 비상이 걸렸을 정도이다.
하여간 그렇게 신경 쓰다 보니 잠이 확 깨버렸는데, 떨어지는 빗소리와 전날부터 젖어서 마
르지 않은 텐트와 침낭의 꿉꿉함이 한동안 기분을 음울히 만들어낸다.
그래도 어수선한 뒤척임 속에서 비가 개고 해가 뜰 내일의 희망이 그나마 안도하고 눈을 감게 만든다.
--- 2010년 6월 13일 강원도 양양에서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의 실체
천안함 침몰과 군산복합체 ‘미국’(천안함 사태 거시적으로 보기)
들어가면서
우리는 정치-사회적 현실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다. 그래서 안다.
그런데 그렇게 보고 들어 아는 정치-사회 현실은 주로 힘 있는 세력이 우리에게 제공한 정
보가 종합된 것이다. 그 상당수는 ‘힘 있는 세력의 입장을 두둔하는 사실들’이고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그 정보들은 전적으로 힘 있는 세력의 입장을 두둔하는 이야기들로만 이
루어진 것은 아니다. 가끔은 따끔한 비판도 있고, 유쾌한 농담이 버무려져 있으며, 참신한
통찰까지 섞여 있다. 이렇게 거짓과 진실을 교묘히 섞어 놓다보니, 이를 접하는 이들은 의
심하지 않고 거부감 없이 폭 빠져 드는 것이다.
그렇게 주입된 정보의 난잡한 종합을 우리는 스스로의 견해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그 결과
우리는 거꾸로 그들 ‘힘 있는 세력’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까지 내게 되는 것이다. 그들
힘 있는 세력은 그러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그러한 식으로 자신들의 짓
밟는 민중으로부터 지지를 받는다. 이러한 교묘한 여론공학은 유사 이래로 끊임없이 개발되
고 발전되어왔다. 결국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과 실재적 ‘진실’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있는
경우가 허다한데, 특히나 ‘미국’이라는 ‘군산복합체’ 조직이 빚어낸 현실왜곡은 가히 상상을
불허하게 만든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미국의 연계 가능성’을 살피기 위해서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미국의 역사 - ‘파괴의지’와 ‘자본지향’
우선 미국이라는 나라는 그 태생 자체가 지극히 ‘파괴적’이고 ‘자본적 지향적’이다. “부자가
하늘나라로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성경구절을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배반하는 것이다”는 식으로 뒤바뀌어놓은 ‘청교도정신’이
그들이 가진 생활 신념의 핵심이다.
그들은 또한 “네 이웃을 사랑”하여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잘 지낼 필요를 못 느꼈다. 다만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빽만 믿고 여리고성을 쳐들어간
호전적 이스라엘백성’처럼, 오직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 인디언 토착민 수천만 명을 살육
했고, 그 피로 물든 땅 위에 아무런 죄책감 없이 자신들의 나라를 자랑스럽게 세웠다. 영국
으로부터 쫓겨 올 때부터가 범죄자 집단이었던 그들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그렇게 더욱 끔찍
한 집단 범죄를 저질렀다.
그 피위에 세워진 제국은 이후로도 자신들의 생존과 번영의 동력이었던 ‘파괴의지’와 ‘자본
지향’을 고도화 했는데, 발전하는 기술은 그들의 야욕을 더더욱 집요하게 만들었고, 포장된
문명은 그 추악한 욕망을 아름답게 감싸 포장했다.
미국식 시스템은 세계 최고를 자랑할 정도로 고도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갖추고 있는데, 이
는 과거로부터의 파괴의지와 자본축적의 욕망이 고도화되어 집중된 결과였다. 이렇게 ‘파괴
의지’와 ‘자본에 대한 욕망’이 쌓아 올린 누각인 미국이라는 나라를 가장 정확히 서술할 수
있는 단어는 ‘군산복합조직’이다.
즉 미국은 ‘파괴의지’와 ‘자본에 대한 욕망’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전쟁’을 통해서 영양
분을 얻어 생존해 나가는 종합군수산업조직이라는 것이다. 믿고 싶던 믿고 싶지 않던, 미국
은 전쟁이 없었으면 진즉에 해가졌을 나라이다.
역사상 영원히 존재하는 제국은 존재할 수 없다. 해가 졌다가 뜨고, 씨앗이 움텄다가 열매
를 맺은 후에 시들어 앙상한 가지만 남기듯이 제국이 성장하고 부흥한 후에 몰락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내부분열이던, 외부의 침략이던, 자원부족이던, 자연재앙이든, 그 어떤
이유로 인해서 제국은 필연적으로 무너진다. 하지만 역사상 그 어떤 제국보다도 ‘파괴의지’
와 ‘자본 지향’이 고도화된 조직인 미국은 그러한 제국의 몰락을 늦출 수 있는 길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아주 단순했다. ‘파괴의지’와 ‘자본지향’을 더더욱 고도로 집중하는 것이다. 이는 피 흘
려 죽어가는 환자에게 수혈을 해서 다시 한동안 생존할 수 있게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원리
였다. 물론 이를 위해서 다른 이의 몸에서 그 피를 빼와야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실로 이
러한 방법은 지금까지 상당히 효과적이다.
과거의 제국들은 세력의 확대를 위해서 끊임없이 상대국과 전쟁을 치루면서 반대급부로 상
대국의 저항력을 길러줬고, 결국 그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몰락의 길을 가야했다. 하지만,
이 미국이라는 나라는 전쟁은 물론이거니와 문화적 사상적으로 상대국을 잠식해 들어가면서
저항의지 자체를 궤멸시키고 고사시킨다.
미국 주도 신자유주의 정책의 전파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바야흐로 미국은 세계인의 혈관
에 빨대를 꽂아 자신들의 자양분으로 삼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알아서 기지 않는 저항
국에 대해서는 ‘테러국가’로 낙인찍은 후에 미국 주도의 UN의 군사위협과 국제금융의 강력
한 응징을 가하니 좌청룡 우백호를 갖춘 미국에 해가 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 군산복합체 미국의 자학적 경제행위
‘파괴의지’와 ‘자본축적의 욕망’이 고도로 집약된 군산복합체 미국은 종종 자학적 경제행위
를 곤 한다. 즉,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자신을 해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우선 역사상의 다양한 실례를 우선 살펴보자. 이는 천안함 사태와 미국의 연관
성을 추정할 수 있는 실마리를 준다.
1) 케네디 암살
케네디는 민생에 관심을 기울이는 진보주의자로서 더 좋은 근로환경, 더 많은 공공주택, 더
높은 임금, 더 낮은 물가, 더 싼 주택임대료, 더 많은 노인복지대책을 지지했고 그에 맞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렇게 힘없는 서민과 약자를 위한 정치력을 인정받은 케네디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와 1961년 당선된다. 세계 평화를 위한 철학을 가진 케네디의 노력은 상
대적으로 군산복합체의 입지를 좁혔다. 이에 군산복합체의 막대한 로비를 받고 있거나 그들
자체가 군산복합체의 일부인 공화당은 엄청난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이다.
더군다나 1964년 차기 대선주자로서 케네디의 입지는 탄탄했기에 케네디에 의해서 입지가
좁아진 조직들은 그 어떤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텍사스 주를
순회하며 선거운동 중에 케네디는 암살당한다.
‘당국자’들은 케네디가 ‘오스왈드’라고 하는 한명의 과격주의자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고, 아니나 다를까 그 오스왈드도 조차도 마피아에 의해서 살해되어 내막
을 캐기도 전에 사건은 마무리된다. 어떤 복잡한 음모가 겹겹이 얽혀 있음은 분명했다. 더
군다나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오스왈드는 전직 미정보부 직원이었다.
이렇게 의문점이 많은 사건을 짐 개리슨 검사가 맡게 된다. 이 재판에서 짐 개리슨 검사는
케네디 암살은 오스왈드의 단독범행이 아닌 케네디의 정책노선에 반대한 미국 군부와 남부
의 이익집단이 만들어낸 쿠데타적 사건이라고 주장한다. 재판 과정에서 개리슨은 2,3개조의
암살조가 교차사격을 해서 7발 정도의 총알을 발사했음을 당시 현장이 찍혔던 필름을 통해
설명한다. 개리슨은 이들의 암살 작업을 도와준 ‘클레이’ CIA요원을 기소했지만, 재판은 무
죄로 선고된다.
짐 개리슨은 재판에서도 주장했듯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케네디 암살관련 문서를 밝히라
고 했지만, 2029년까지 비밀로 분류한 것을 정부당국에서 공개할 이유가 없었다. 더군다나
2029년이 되더라도 그 진실이 밝혀 질리는 의문이다. 그 비밀문서조차도 이미 상당부분이
훼손되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1급 비밀에 접근할 수 있는 몇몇 이들이 사건을 영원
히 은폐하려 하려는 어떤 음모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 베트남전
케네디의 죽음으로 부통령에서 대통령의 지위에 오른 린든존스 대통령은 케네디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호전적군국주의자였기에 군산복합체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해
낸다. 린든존스는 진두지휘를 통해서 베트남전에 개입한 명분을 제공한 ‘통킹만 사건’을 조
작한다. 린든존스 대통령은 1964년 미국이 통킹만에서 공격을 받았다면서 베트남의 위협에
대응해서 전쟁을 해야한다고 의회에 요청했고, 들끓는 여론을 반영했던 미의회는 결국 개전
을 결정했다. 모두들 그것이 정의와 자유를 지키는 길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얼마 후 진실이 밝혀졌다. 베트남의 공격은 없었다. 사건 자체가 조작된 것이다. 이
는 호전적인 반공주의자들과 군수업자들이 작당한 결과였던 것이다. 그렇게 몇몇 주요 세력
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 미국 정부는 사건 자체를 조작했던 것이고 힘없는 시민들을
전쟁에 뛰어들게 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그 당시 국방장관 맥나마라도 사건이 조작되
었음을 시인했다. 이 조작된 전쟁 베트남전을 통해 2백만이 살육되었지만, 군산복합체는 나
름의 이익을 취할 수 있었다.
3) 911사태
911사태의 의혹은 셀 수 없을 정도이다. 미국방부는 쌍둥이 빌딩에 대한 항공기 공격이 진
행되던 당시 미 국방성 역시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를 들이받았다는 비행기
잔해가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비행기가 날아가는 것을 본 사람도 없고, 만약 비행기가 들이
받았다면 유일하게 그 장면을 녹화했을 CCTV가 설치된 국방성 건너편 호텔에 미정보국 요
원들이 들이닥쳐 비데오 테이프를 회수해 갔다. 이러한 사실들은 911사태의 미정부 개입설
의 입지를 탄탄히 하는 사실들이다.
또한 쌍둥이 빌딩이 공격당하기 2주 전에 (제 정신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는)수조원의 보험
을 들어 막대한 혜택을 본 건물주(거대자본가)는 과연 ‘천운’을 타고난 것인가? 이러한 도무
지 납득할 수없는 수많은 의혹이 있다 보니 미국 내의 명망가들이 911사태를 미국 내부의
공격으로 가늠했던 것이다. 한 명망가는 여객기의 항공유 때문이 아니라, 폭탄이 터져서 쌍
둥이 빌딩이 무너졌음을 의심하면서 항공유로 인해서 빌딩이 무너질 수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에게 수백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지만, 끝내 이 현상금을 받아간 이는 없었다.
더더욱 이러한 의혹에 신빙성을 주게 되는 것은 비행기와 충돌이 없던 제 3의 빌딩이 스스
로 무너졌다는 것이다. 아마 제 3의 비행기가 들이받았을 때 폭탄이 터져 무너지도록 기획
을 한 듯한데, 조작원의 실수로 비행기가 부딪치지 않은 상태에서 실수로 폭발 버튼을 누른
결과이리라. 미국이 여태껏 역사상 저질러 왔던 것을 보면 실지로 그랬었는지의 여부와는
별도로 ‘충분히’ 911사태를 자작 해낼만한 나라인 것이다.
이에 대해서 국내의 친미주의자들은 오히려 “911사태는 자작극이 아니다”면서 미국의 공화
당정부의 공식적 입장을 두둔한다. 하지만, “테러조직이 911사태를 벌렸다”는 믿음이 스스
로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스스로 검증해 봐야 한다. 그것은 다만 (자본가를 대변하던)공화당
부시정권의 발표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발표는 ‘검증된 사실’이 아니라, 근거가 없거나, 근
거가 허술하거나, 근거가 잘 못된 ‘가설’일 뿐이다. 다만 ‘비행기가 쌍둥이 빌딩을 들이 받았
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다 보니, “테러조직이 911사태를 벌렸다”는 부시정권의 발
표를 믿고 싶은 것이고, 그에 반하는 ‘미국 자작극설’에 대해 오히려 더 많은 ‘검증된 자료’
에도 불구하고 ‘틀림없이 테러조직의 소행이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 뒤틀린 현실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왜곡된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편하다. 이것을 알기에
‘그들’은 무리하게라도 그런 짓을 벌이는 것이다.
그렇담 왜? 미국이 실지로 그랬다면 왜? 이러한 짖을 벌였을까? 그것은 단순하다. 군산복합
체 미국은 군수경기를 살려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필요를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문화, 관광, 제조업 등에서 발생하는 경제효과로는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대변할 수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꿩 먹고 알 먹는 사업인 ‘전쟁’이 필요 했던 바, 미국 국민들을 ‘평화롭게’
설득 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기에 충격요법을 사용했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공포감을 느낀 국민들과 국민들을 대변하는 미의회의 결정에 힘입어 ‘테러법’이 통과
되어 이러한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는 개개인들의 목소리를 짓누를 수 있는 법적 근거까지
마련되었다. 그야 말로 미국은 전쟁을 위해서 개인의 자유까지 법으로 빼앗는 완벽한 군산
복합체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무엇을 기다릴 쏘냐~ 그 직후 이라크전이 시작되었다.
4) 이라크전쟁
911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대량살상무기를 찾는다.며 전개된 이라크전쟁을 보면 이 사실이
더 명확히 보인다. 그 어떤 미군도 대량살상무기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지만, 이라크를 쳐들
어간 결과로 미국은 막대한 석유 사업권을 획득했다. 실패한 석유재벌 부시는 이렇게 대통
령이 되어 이라크 석유사업권을 강탈해 냈던 것이다. 물론 군수품제조업체 운영자였던 체니
국방장관의 의기투합이 없었으면 이러한 공모는 실효를 거두기 어려웠으리라.
이는 석유 생산이 피크에 다다라 앞으로 몇 년 있으면 석유 값이 천정부지로 오를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그리고 한동안 전쟁을 하지 않아서 군수품업체들의 밥통이 바닥이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참으로 현명한 선택 이었으리다. 그 덕에 미국 경제도 잠깐의 부흥을 이뤄낼
수 있었고 굶주리던 미국민들도 한 숟갈씩의 시리얼을 접시에 더 담아 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라크전의 경제효과는 오래가지 못 했다. 결국 미국은 모기지 사태가 터지면서 급
격한 경제 붕괴를 경험해야 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맥없는 나라 하나 개작 살을 내도 5년
동안의 번영 밖에 약속 받지 못하는 사실을 체험 할 수 있었다.
자. 그렇담. 전대미문의 경제 침체로 인해서 2년째 죽을 고생을 하는 ‘군산복합체’ 미국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파괴의지’와 ‘자본지향’으로 자신들의 존립의 근거를 얻는
나라. 그 나라 미국에서 자신들의 천성적 욕망을 몇 년째 실현치 못한 마당에 경제 침체까
지 겪어 죽을 맛인 상황에서, 과연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미국의 작금의 현실과
천안함 사건은 어떤 식으로 연관되어 있을까?
5) 주장의 현실성
잠깐 이야기의 초점을 외부가 아닌 내부로 돌려서 조명해보자.
앞서와 같은 이야기에 대해서, ‘그건 도무지 믿을 수 없어’ ‘그러한 야만적인 사건이 빚어졌
을 리 없어’라며 이 사실을 부인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의 이야기는 그리 충
격적일 것도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문제를 내면으로 가져와 우리 자신의 삶을 보라. 우리가 적응해서 살아가는 현대 대중소비
사회를 보라. 막대한 개발과 소유와 소비를 통해서 지구를 파괴시키고, 후손들의 존립을 불
가능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이에 오죽했으면 많이 쓰고 많이 소비하는 삶을 권장하는 ‘신
자유주의’ 지향의 UN에서도 “2020년에 양서류 멸종하고, 2050년에 동식물 절반이 멸종한
다.”며 ‘아껴 쓸 것’을 권고했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에 아랑곳 않고 오직 잘 먹고 잘살 생각만 하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야만인 것이다.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경험적으로 현재 눈앞에 파국이 빚어지고 있는데,
한해에 한반도 규모의 산림이 파괴되고, 한반도 규모의 땅이 사막화가 되고 있는데, 지하수
가 고갈되고 강바닥이 말라가고 있는데, 그래서 생태계가 붕괴되면서 후손들의 존립조차가
불투명해지고 있는데, 이에 아무런 생각도 없이 오직 잘 먹고 잘살려는 노력에만 매진하고
있다는 것. 이게 바로 야만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야만은 결코 미국이 지금 보이는 야만
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 자신이 바로 그러한 야만의 삶을 자연스레 살아오다보니, 이러한 우리의 개개의 야만
이 총체적으로 집약된 그러한 ‘국가적 야만’이 횡횡한 것이다. 우리 자신이 작금의 생태계의
위기를 보고도 태연하게 대중소비사회에 적응해 사는 것에 비하면 미국이 벌이는 자작극과
자해 극은 사실 그리 놀라울 일이 아닌 것이다. 단지 국가는 국민의 욕망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3. 천안함 사태와 미국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간 역사상 보인 자작극의 실체를 살폈으면, 이제 우리는 ‘주요여론으
로부터 그간 주입된 정보’를 비판 없이 수용해 왔던 것에 대해서 반성으로부터, ‘천안함 사
태’를 살필 시야를 얻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할지를 알게 된다.
본 글에서는 천안함 사태에 관한 떠도는 수많은 루머와 가설을 종합해서 나름의 결론을 내
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앞서와 같은 사례 등을 통하여 봤듯이 거대자본과 거대권력
(군산복합체)이 원하는 방식대로만 생각하고 움직이는 꼭두각시를 탈피할 시야를 제공함으
로 최소한의 냉철한 시야를 견지해야할 필요성이 있음을 말하고자 함이다.
1) 생각하는 법
어떤 문제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설명은 “A는 B이다.”이다.
여기서 A와 B는 같은 위상을 차지하는 대상이나 현상이다.
이로 인해서 ‘철수는 남자이다.’ ‘철수는 비겁한 놈이다’는 따위의 일상의 표현부터 ‘인생은
공허하다’는 형의상학적인 표현까지 다양한 서술이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단지 주장만 되어서 그 자체로 ‘참’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뒷
받침하는 ‘근거증명(C)’이 없으면 그 주장은 가부를 가릴 수 없는 가설에 그치게 된다.
가령 ‘철수(A)는 부랄 달렸으니(C) 남자다(B)’, ‘철수(A)는 여자를 두고 혼자 도망가니(C)
비겁한 놈이다(B)’ 등으로 ‘근거증명’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주장에 ‘참과 거짓’의
확인이 덧붙여지는 과정이 연계되어야 우리는 ‘실재’를 판단할 좀 더 정확한 지표를 얻게 된다.
2) 기초 논리의 천안함 사태 응용
현재 국방부발표로는 “북한이 어뢰를 쏴서(A) 천안함이 침몰했다(B)”라고 주장한다.
논리 자체는 참 쉽다. 그리고 그렇게 믿으면 참 편하다.
하지만 이의 ‘참’을 증명할 정보가 너무 빈약하다.
“북한이 어뢰를 쏴서(A) 천안함이 침몰했다(B)”는 말이 ‘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A와 B 사이에 다음과 같은 근거증명(C)이 삽입 되어야 한다.
“과거 잠수함 침투 작전 중에 그물에 걸려서 그 막대한 희생을 치룬 기억을 깡그리 잊은 북
한은, 미국 최신의 이지스함 등이 경계를 하고 있는 백령도 앞바다를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
고 유유히 잠입한 후에, 그날따라 그 어떤 이유로 해안가로 인접해 있는 천안함에게 다가가
서, 기껏 사병 한명의 얼굴에만 물이 조금 튀게 만들만큼 물기둥이 솟지 않는 특수한 어뢰
를 발사하고,(혹은 물기둥을 투명하게 만들어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하는 어떤 특수한 폭발
을 일으키고), 24시간 녹화되는 TOD영상 중 폭발당시 장면만 편집시키는 그 어떤 신비한
물리적 작용을 이뤄낸 후에 다시 유유히 백령도 해역을 빠져 나갔다.”
물론 이는 다만 “북한이 어뢰를 쏴서(A) 천안함이 침몰했다(B)”는 주장을 설명하기 위한 근
거로서 필요한 증명자료일 뿐이다.
주장을 약간만 바꿔서 “어뢰에 맞아 침몰한 잔해는(A) 천안함 잔해뿐이다(B)”라는 주장을
‘참’으로 만들려면, ‘순직한 한준위를 비롯한 UDT 대원이 말하는 제 3의 지역의 잔해는 무
엇인가?’와 ‘왜 미군 UH 헬기는 건져낸 잔해물을 독도함이 아닌 제 3의 지역으로 가져갔는
가?’라는 근거증명(C)이 필요로 한다.
또한 “북한의 공격이기 때문에(A) 미국은 책임이 없다(B)”라는 주장을 ‘참’으로 만들려면,
‘북한의 공격인데 왜? 사고 직후 미국 소령이 ‘훈련 중에 일어난 사건이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는지, 그리고 ‘세계 최대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이라는 나라의 함대사령관이 왜 일개
준위의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서 친히 빈소에 방문해서 위로금을 전달했는지’에 대한 설명까
지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설명이 없는 주장은 아무리 그럴싸하고 믿고 싶을 지라도 다만 ‘가설’일 뿐이다.
그리고 실로 앞서 정리했던 주장을 ‘참’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대단한 어려움이 존재하
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어뢰가 폭발할 때의 수천도 끓는 물에서도 어뢰부품에 표기된 ‘1번’이라는 매직 글
씨가 지워지지 않고 그대로, 선명히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초현실적이며 탈물리적인 현실을
선호하지 않는 많은 이들은 그보다 더 현실적인 가설을 만들어 냈다.
4. 미국 개입설
즉, “미국 때문에(A) 천안함이 침몰했다(B)”는 것이다.
이 가설을 접하는, 아마도 논리가 없고, 사실관계 따지기를 싫어하고, 숭미의식이 있으며,
이명박에게 반대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자신도 모르는 분노를 표출하는 -> 반공사상 투철한
어버이들은 무턱대고 이를 부정하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 때문에(A) 천안함이 침몰했다(B)”가, 앞서 “북한이 어뢰를 쏴서(A) 천안함이
침몰했다(B)”는 가설이 설명하지 못하는 그 모든 근거(C)를 다 설명해주니 어떠하겠는가?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것보다 좀 더 타당성이 있는 미국의 개입설을 두 부류로 나눠
서 설명해 보자. 물론 이를 ‘확증’할 증거들을 힘 있는 자들이 모두 은폐하고 있으니, 이 가
설의 진위여부는 결정적인 근거자료가 나오기 전에는 판단내릴 수 없을 것이다.
1) 가설 1. 미국의 실수
첫 번째 가설은 미국이 실수로 천안함을 공격했거나, 실수로 들이받았거나 하는 것이다.
순직한 한 준위가 제 3의 지역에서 수색작업을 하며 발견했던 제 3의 물건(5m 넓이의 쇄
통)은 아마 미국 어뢰의 잔해이거나 미국 전함이나 잠수함 등의 파편일 것이다.
그렇담 왜? 미국은 이러한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지 않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군사력의 무용론이 대두되고 평화주의자들의 목소리
가 거세지면서 군수산업체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희생을 미국이
감수 할 리 없는 것이다. 여태껏 수도 없이 자학적 경제행위를 많이 해왔던 미국의 행태로
봤을 때는, 이번 사건이 고의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북
한에게 뒤집어씌울 가능성은 충분한 것이다. 그렇게 하면 앞으로 군비증강의 기회까지 생기
니 1석 2조가 된다. 더군다나 그들 미국에게는 이번 천안함 사태를 북한에게 떠넘기는 것이
이라크 침공했던 사건의 100분의 1의 도덕적 죄책감도 주지 않으니 연습된 부도덕주의자들
의 입장에서는 이를 주저할 필요도 없다.
사실 최고의 비밀에 접근이 허용된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군 장성이라고 하
더라도 천안함 사태에 대한 사실관계를 따질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군 장성의 대부분도
자신이 직접 보지 않은 경우에는 내려주는 정보를 그대로 답습할 따름이다. 거기에 무장된
‘반공정신’은 그 반대 가능성을 깡그리 무시할 것이며, 조직에 대한 소속감은 이성을 마비시
켜 이번 천안함 사태를 가장 장렬하게 포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북한의 공격의 결과’
를 철저히 믿게끔 스스로를 다시 독려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도올 김욕옥이 말했던 바대
로 ‘패반병 새끼들이 할복자살을 하지는 않고 거만하게 사건 결과보고를 하’게 된 이유로
이어지는 것이다.
6월 11일 천안함 사태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에서 합동조사단이 지휘책임의 문제와 자료 조
작 등을 문제 거론하며 이십여명의 장성과 간부들의 징계를 건의했지만, 그 중에 정보부 직
원들이 단 한명도 징계 건의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아마 이런 취지일 것이다.
실지로 북한군이 어뢰를 쏴서 천안함을 박살냈다면 이를 사전, 사후에 알아채지 못했던 정
보계통의 간부와 장성들이야말로 가장 큰 징계를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큰형님 미
국이 한 짓거리 이다보니 이를 숨겨주고 은폐 했어야 마땅했고, 이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
정보계통 간부와 장성들을 문책할 수 없었을 것이다.
2) 가설 2. 미국의 천안함 공격
둘째 가설은 여태껏 미국이 세계에 해왔던 만행의 연장선상에서 추정할 수 있다.
군산복합체 미국은 지금 몇 년 째 그 '파괴의지‘와 ’자본지향성‘을 억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경제침체를 해결할 어떤 돌파구가 필요했다. 여지껏의 미국의 행태에서 무엇을 추
정할 수 있겠는가? 364일 연일 담배살 돈이 떨어졌을 때, 골목길에서 지나는 애들 삥 뜯던
철수가, 오늘 담배살 돈이 떨어졌다면 우리는 철수가 담배살 돈을 얻기 위해서 오늘 무엇을
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가?
마찬가지로 여태껏 미국이 해왔던 바를 추정해 보건데 우리는 천안함 침몰에 대한 미국의
그 어떤 직접적 개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자학적인경제행위까지 벌이는 미국
은 동맹국에게 총을 겨누는 것에 그리 큰 도덕적 고민을 하지 않았을 수 있다. 이를 잘 파
고들다보면 아마 천안함 침몰 후 침몰 해역에서의 미국의 특수 작전과 발견된 제 3의 물체
를 제 3의 지역으로 이동시킨 것 등의 의혹을 해결해 줄 어떤 실마리가 풀려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나 그러한 짓을 저질렀다면 미국이 그러한 짖을 저지를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은 전
적으로 이명박 정권이 현재 대한민국에 집권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로 현 정권은 그러
한 ‘남북적대관계’를 통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형성하는 세력이고, 주요 여론을 형성하는
조중동 역시 그러하며, 중요 방송의 논조도 이미 거의 그 패들에게 넘어갔기 때문에, 이러
한 세력들이 형성시키는 여론이 미국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임을 애초에 그들 군산복합
체는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천안함 사건이 터진 후 미국의 각종 중요 언론에서는 연일 한국의 전쟁가능
성을 떠벌렸다. 아마 이는 군산복합체의 암묵적인 요구의 결과였을 것이다. 한국에 전쟁위
기가 높아질수록 군산복합체의 위상이 높아지고 그들은 지반이 더욱 확고히 다져질 것이기
에 그들은 대서특필해서 한국의 위기상황을 떠벌렸다. 아마 그들은 ‘진심으로’ 한국에서 전
쟁이 일어나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보기에도 또한 한국좌파세력들이 보기에도 참으로 ‘희한한 일’이 빚어졌다.
과거로부터 틈만 나면 ‘주석궁 쳐들어가자’는 식의 호전적 주장을 일삼던 반공의 거두께서
참으로 아이러니 하게도 ‘전쟁 일어날 일 없다’며 못 박고 나오셨다. 이명박 각하는 막상 전
쟁이 일어나면 얻을 것이 없음을 실감하셨나 보다. 전쟁을 해봤자 죽 써서 개주는 격으로
미국에게만 좋을 것을 비로소 아셨던 것이다. 빨리 전쟁이 났으면 하는 소망을 은근히 신문
지상에 표현하는 미국의 속셈을 살펴 거리를 둬야 함을 알았던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먼저 백기를 든 것은 평소대로라면 각하가 보였을 모습이 아니고 보면
말이다.
뭐 하기야 대한민국의 보수 세력이 언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애국심으로 ‘북괴타도’를 외
쳤는가? ‘자유 민주의 가치를 위협하는 북한’을 섬멸한 용기와 의지가 있기에 그리 외쳐왔
는가? 그들은 적당히 위기의식을 고조해서 남한 내의 수구정치인과 건설자본가들 비판하는
세력을 ‘국가보안법’ 등으로 통제하는데 ‘북괴타도’ ‘냉전이데올로기’ ‘빨갱이사냥’을 이용했
을 뿐이다. 그렇다보니 실지로 ‘북괴타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기겁을 해서 뒷걸음
질을 친 것이다.
전쟁이 일어날 줄 알고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던 미국은 그야말로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었
을 것이다. 또한 실로 이러한 야욕을 간파하고 있을 중국과 러시아는 UN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면서 은근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결국 그들 군산복합체는 이
번 패를 잘 못 던졌음을 차츰 깨달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슬기
롭게 또 한 번의 국난을 헤쳐 나갔던 것이다. 특히나 6.2 지방선거의 결과는 우리 국민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선택했음을 드러내는 사례이기도 하다.
한 가지 정확히 집고 넘어갈 것은 이번의 (만약에 미국이 했다면) 공격은 미국의 최고 결정
권자인 오마바가 내린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오마바를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고,
오마바마저도 통제하거나 오마바마저도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그 어떤 군산복합체의 핵심이
계획한 일일 것이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어서도 팔다리 다 잘려서 아무 일 못 했던 것 보
다 훨씬 더욱 심각하게 미국의 최고결정권자는 군산복합체의 조종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16세기 신성로마제국의 왕관을 누가 쓰게 할지는 푸거가의 대규모 금융회사 회장이 결정했
다. 카를로스 5세는 그 왕관을 쓰기 위해 85만 플로린을 지출했는데, 그 중에 3분의 2를
프거가에서 대출해 주었다. 그래서 그 후 빌려준 돈을 제 때 갚지 않자, 야곱푸거는 신성로
마제국 황제인 카를로스 5세에게 협박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는 과거의 일이지만, 현재의
일이고 마찬가지로 미래의 일이기도 할 것이다.
어쨋튼 그러한 커튼 뒤에 숨어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력들이 미국 내의 중요세력들
을 포섭해서 그렇게 작당을 모의했을 수 있다. 여태껏 미국에서 빚어졌던 그 수많은 자학극
처럼 말이다. 사건을 모의한 몇몇 이들을 빼고는 대부분의 고위관료들도 그 자작극의 실체
를 알지 못하고 마냥 ‘애국적’인 심정으로 이에 기꺼이 동참했던 것이다.
그나마 부시의 공화당 정권이었다면 이번 천안함 사태는 더더욱 파국으로 치달았을 수 있겠
지만, 그나마 민주당 정권의 암묵적 저항에 의해서 사태는 어느 정도 정리되는 형국을 보이는
듯하다.
아마 지금쯤 그들 군산복합체는 한국의 천안함이 아니라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자국의 이지
스함을 침몰시키지 안한 것을 후회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만 했다면 미국민들은 엄청난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고, 곧바로 미의회는 개전을 승인하여 꿈에 그리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불가능한 것 같은가?
“대중에게 공포심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선 적국으로부터 우리가 공격받고 있음을 끊임없이 되풀이 하면 여론은 불을 붙기 시작한
다.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얼마나 반복적으로 그 주장을 되풀이
하는지가 중요하다.
대중은 거짓말을 듣고 처음엔 부정하고, 그 다음엔 의심하지만, 더 되풀이하면 결국에는
믿게 된다”
--- 나치의 선전장관 파울 괴벨스가 전범재판장에서
참으로 괴리적인 표현이지만, 우리는 미국의 이지스함이 아닌 한국의 천안함이 침몰되었음
을 감사히 여겨야할 것이다. 만약 미국의 이지스함이 침몰되었다면 우리는 지금 전혀 다른
세상을 접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걸로 사태가 해피엔딩인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은 ‘한숨’ 돌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언제 또 미국의 ‘파괴의지’와 ‘자본지향’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는 방향에서 우리의 뒷통수를 치면서 기괴한 형태로 또 다른
가상현실을 만들어 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가상현실을 현실과 구분하지 못하는 국민
적 반응에 힘입어 현실이 끔찍하게 변할 여지는 언제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부터 완벽히 독립을 하지 않는 한, 우리는 실로 이러한 파국의 가능성을 늘 안고
살아야 한다. 하기야 미국으로부터 독립한다고 해서 힘없는 민중에게 자유와 평화가 찾아오
는 것은 아니다. 이 나라 안에도 민중을 볼모로 제 이권을 챙기기 위해서 날뛰는 세력이 여
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군산복합체 미국의 자학행위와 그들이 세계사에 저지르는 죄악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물론 힘없는 개인이 그 거대조직과의 투쟁을 일상에서 수행 할 수 있는 것은 아니
다. 다만 우리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역학을 올바로 인지하여, 군산복합체의 볼모가 된
미국의 존재가 우리에게 앞으로 얼마나 큰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인지하고, 기존의
미국에 대한 관점을 전향해야한다.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현실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과오를 이제는 중단해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아둔함을 이제는 그
쳐야 한다.
[2010년 현재 이 나라 곳곳에 붙은 플랭]
미국의 천안함 공격은 단지 가설이지만, 미국이라는 존재의 위험성은 앞서 말한 사실과 같
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조종하는 군산복합체의 힘이 얼마나 막대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인
지, 어떻게 미국 이라는 나라 자체를 갉아 먹고 있는지, 평화롭게 여겨지는 지금 이 순간도
세계는 얼마나 큰 위험에 직면해 있는지를 한 퇴역 정치인의 말을 통해 우리는 새겨야 한다.
"정부는 원하든 원치 않던, 군산복합체에 의한 바라지 않는 개입을 막아야만 한다.
이 잘못된 권력으로 인해 매우 위험한 재앙이 다가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절대로 이런 복합체들이 큰 비중을 가지고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과정에 위협을
가하고 침해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것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오직 시민대중의 경각심과 정확한 지식을 기반으로 한 평화의 방법만이 거대한
군산방위산업체의 속박을 풀어내어 우리의 안전과 자유를 공히 번영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아이젠하워 / 1961년 1월(대통령 퇴임 연설 중)
* 본 글은 수구세력들이 흔히 주장하는 바대로의 ‘빨갱이’에 의해 쓰인 글이 아니다. 이
글을 쓴 이는 어떠한 단체와 조직에도 소속되어 있지도 않은 이이다. 다만 평화와 자유를
사랑해서 몇 년을 전국을 떠돌면서 여행을 하는 이가,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껴
긁적인 글이다.
북한의 김정일이 하는 짓거리는 한심하지만, 미국이 하는 짖은 잔인하고, 그 밑에서 떡고물
좀 받아먹으려고 온갖 비굴한 짖을 해오는 대한민국 정부의 짖은 참으로 역겨움을 느껴진
다. 하지만 이 전체의 관계를 조합해 보면 종국의 ‘재앙’이다. 이 나라의 구성원인 개개의
민중이 하루속히 깨어나지 않으면 큰 파국이 밀어닥칠 것을 우려하며 이 글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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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보수가 욕먹는 이유
6월 11일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라는 단체가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하여 정치,
시민사회단체 등의 인사 33명을 '친북.반국가 행위 인명사전'에 우선적으로 수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규정한 친북. 반국가 정치계 인사로는 강기갑, 정동영,
정세균, 한명숙, 유시민, 노회찬 전 의원 등이 포함됐다.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라는
이 그럴싸한 이름을 가진 민간 조직의 구성원은 전 공안검사 출신 고영주 위원장,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등 과거로부터 빨갱이 컴플랙스의 전파를 통해서 자신들의
입지를 굳혀왔던 이들이다.
현 상태로는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황이다. 천암한
폭발당시 TOD기록을 공개하거나, 한국함정이나 미국 이지스함에서 북한 잠수함의
이동을 포착했거나, 위성 실시간 감시 녹화기록에 북 잠수정이 도크로부터 빠져나온
것이 포착되었거나, 아니면 북한이 천안함 공격을 자신들이 했다고 인정했다면 이는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개연성 있는 증거’를 확보한 샘이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다.
하지만 국방부에서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 했다는 증거로 내보이는 유일한 증거는,
언제부터 그 밑바닥에 떨어져있었는지를 알 수 없는... 이후에 누군가 바다에 집어
던졌을지도 모르는, 폭발시의 끓는 물에도 ‘1번’표시가 지워지지 않는 초물리적인
매직 글씨가 선명한 어뢰의 잔해뿐이다.
그러한 검증불가능하고 의혹 가득한 증거를 가지고 북한의 소행이라고 공표를 하고
‘응징’태세를 높이는 것은, 돈지갑을 잃어버린 사람이 바닥에 떨어진 ‘철수의 이름표’를
보고 자신의 돈지갑을 훔친 이가 철수라고 확신하고 멱살을 잡는 것과 같다. 물론 철수의
이름표가 떨어진 것은 도둑을 잡는데 참작 요건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철수의 이름표와
없어진 돈지갑과는 유기적 연관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사건일 뿐이다.
그럼에도 과거로부터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을 빨갱이로 낙인찍어 집단학살 시키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던 수구보수주의자들의 소설적 상상력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해서, 국방부의 천안함 보고서는 물론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에
대해서 ‘친북, 반국가세력’이라고 낙인찍는 사태에까지 이르고 있다.
물론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의 ‘친북, 반국가세력’ 발표는 전날 이뤄진 천안함진상규명위원회의
결과 발표에 대한 물 타기의 취지로 이뤄진 듯하다. 진상규명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서 천안함
사태 직후부터의 국방부의 총체적인 자료조작과 기강의 헤이 등으로 ‘군의 위신’을 말이 아닌
상황으로 떨어트리자, 늘 그들만이 국가의 중핵이요, 자신들만이 정의와 민주를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던 ‘그들’은 뭔가 모종의 조치를 해야 할 필요를 느낀 듯하다. 하여 국가의 대변인임을
자처 하는 ‘국가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들과 입장이 다른 ‘반국가적인 사람’들에 대한 응징을
공표하는 논점 벗어난 문제를 이슈화시킴으로, 국방부에 의해서 실추된 국가의 이미지 재고를 위해
발악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수구보수가 욕을 얻어먹는 이유 이다.
하여간 이렇게 민중의 눈과 귀를 막아온 세력들의 영향력에 잠식당하지 않고, 제 정신을 가지고
세상을 보기 위해서는 알아야할 것이 많이 있다. 이를 논하기 위해서는 긴 이야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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