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순례기 - 세 째날.( 후에- 라방 성모 발현성지 - 후에 대교구 성당 - 신학교- 베네딕도 수도원 - 후에성과 황궁 -티엔우 사원)

[An- severino]

 후에 Imperial hotel 에서 모든 준비를 끝낸 후 라방 성모발현 성지를 향해 출발하여  1시간 30분 만에 도착하였다. 성모 승천 대축일 행사 관계로 수많은 순례객들이 찾아 오고 있었고 이미 성지 안은 순례객들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열기가 가득했다. 기도소리, 미사봉헌하는 소리, 새로 짓는 성당공사 소음 등 역동적인 모습이 넘쳐 났다. 옛적 라방 성지가 아니었다.

우리 일행들이 미사를 봉헌할 성당이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어 잠시 대기하는 시간이 생겼다. 그 작은 여유를 이용하여 성지 안을 살펴 보기로 하였다. 월남전 당시 폭격으로 사라진 성당, 마카오의 성 바오로 성당처럼 전면만 남아 있는 상태다. 붉은 벽돌 조적조인 라방성당은 특이하게 종탑 위에 시계탑이 있다. 6시 5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한국과의 시차는 두 시간이다. 그러나 시계탑의 시간이 맞는지 알 수 없었다. 폭격당시 멈춘 시간같기도 하고..... 시간,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시간은 늘 새로운 시작을 의미 한다고 믿는다.

짜기우에서 발현하신 성모님처럼 라방성지 성모님 발현은 박해와 관련되어 있다. 라방은 18세기 말 칸민왕의 박해를 피해 도망온 신자들에게 성모님은 발현 하신다. 1798년 박해를 피해 라방지역으로 숨어든 신자들이  묵주기도를 받치려는  순간 망토를 두르고 아기를 품에 안은 여인이 홀연하게 나타나 자신이 하느님의 어머니라 소개한다. 성모님의 발현의 순간이었다.

그리고 피해 있던 신자들에게 위로의 말은 전하신다." 신앙을 시험하는 순간을 무사히 이겨내라고 격려하신 후 배고픔을 달랠 수 있는 야생식물 하나를 징표로 주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 이곳으로 기도하러 오는 사람들은 기도하는 내용과 같이 하느님께 받아 드려 질 것이다" 발현사건 이후 순례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1820년 경당을 세웠으나 지속적인박해로 1885년 파괴되는 운명을 맞이한다.

 박해가 종료되는 1901년 가스파르 주교님의 역사에 의해 더 큰 규모로 재건되고 라방의 성모은 베트남 신자들의 수호자로 변신한다.이어서 1928년 더 큰 성전을 건립하고1959년 국가지정 성지로 지정되지만 월남전 당시 1972년 미군의 폭격으로 파괴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첫 사진. 붉은 벽돌 조적조 전면 사진이 바로 폭격당한 그 성당이다. 전쟁이 발발하면 극심한 피해 당사는 어린아이들과 부녀자와 종교인들이다. 이런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교황바오로 2세는 베트남 순교자 117명을 성인품에 올리면서 1988년 베트남 신자들에게 라방성지 중요성을 역설하시고 1998년을 기해 벌현 200주년 기념사업으로 재건축을 희망하였으나 정부당국의 불허로 짓지 못하다가 최근 허가를 받아 신축중이다. 베트남 정부도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왜 북한만은 변하지 않는가! 그것은 개인적인 왕조를 이루고 허구와 허상를 지키려눈 욕심때문이다.  

예수님 뒤로 보이는 건물이 신축중인 건물이다. 이제서야 비로서 제대로 되어 가고 있는 중 이다. 라방은 베트남 교회의 성채와 같은 곳이라고  전 하노이 교구장인 판다룽 신부님게서 말씀하셨는데 오늘 와보니 정말 그렇게 되어 가는 것 같다.  수많은 내국인들이 발현 성모님 앞에 몰려 앉아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끝없이 이어지는 묵주 기도 소리를 들으며 타국에 찾아 온 순례자는 회개의 마음을 앞세우게 된다. 모든 심혈을 기울여 하는 피끓는 기도소리는 우리와 달랐다. 각 개인의 성향마다 다르겠지만 건성으로 하는 기도가 아니었다. 의무감에 의해서 나오는 기도소리가 아니었다. 깊은 신심을 바탕으로 드리는 기도였다.

 작은 틈을 이용하여 찍어둔 사진이다.

경당이 비웠다는 연락이 왔다. 성지 내부 관람을 중지하고 경당으로 가 미사봉헌 준비를 화급하게 하였다. 앞줄에는 한국에서 온 순레자들이 안고 중간 줄부터는 베트남 신자와 기타 신자들이 앉았다. 공간은 좁으나 열기만큼은 가득했다. 바로 옆 성당에서도 미사봉헌 소리가 쉴사이 없이 이어지고 있었으며 발현 성모님 주변으로 많은 순례자들이 앉아 묵주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2016년 8월 13일. 토요일.

  연중 19주간 (토) 성 폰시아노 교황과 성 히플리토 사제 순교자의 날이다.

  입당성가: 성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주례사제께서 입당하셨다,

 입당하신 후 베트남 부부를 소개해 주셨다. 한국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부부로서 아이가 둘이다. 큰아이가 의료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사랑과 관심으로 기도를 부탁하셨다. 함께 미사를 봉헌하시겠다고 하셨다.

독서: 나는 저마다  걸어 온 길에 따라 심판한다,(에제키엘 예언서18,1 - 10ㅋ ,13ㄴ, 30 -32)

독서는 지은실 카타리나 자매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복음: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마라 사실 하늘나라는 어린이들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오오 10,13- 15)

          복음내용과 베트남 부부의 아들과 일치됨을 느끼고 하느님께서 우리들의 순례와 함께하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미사가 끝난 후 안수로서 어린아이를 위로해 주시는 신부님! 어린이를 위한 특별 후원금을 모금을 하였다. 공동경비에서 150불을 봉투에 넣자 여러 자매님들이 십시일반 도와주셔서 금새 500불이 모아졌다.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 아이 엄마에게 전할 후원금을 봉투에 넣었다.  감사한 일이었다. 아이 엄마에게 전하면서 위로의 인사도 함께 전하며 연락처도 받아 두었다.

   미사를 끝낸 후 밖으로 나오자 순례자들은 더욱 더 늘었다. 굉장한 열기었다. 왜 이곳이 베트남 교회의 성체인지 알 것만 같앗다. 모두들 성물방으로 가 자신에게 필요한 성물을 구매한 후 라방을 떠나야 했다. 아직 남은 일정이 있기 때문이다. 곧이어 도착한 곳이 신학대학과 수도원이 함께 있는 베네딕도 수도원이다.

  우선 성당을 찾아 기도를 드렸다. 각자 개인적으로 묵상과 함께 기도를 드리며 잠시 순례걸음을 멈췄다. 걷지 않는 자는 않으로 나갈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멈춰섰다고 어느 목적으로 앞으로 나가는 길까지 멈췄다고 볼 수 는 없다. 어느때는 의식이 행동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묵상중에 염려를 비롯한 우려들을 씼어 내었다. 염원을 하며 기도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염이 분심의 힘에 눌려 흩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것은 바로 사려가 깊지 않기 때문이다. 사려에 우려나 염려가 들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냥 믿음의 원형을 유지한채 기도를 세우면 되는 것인데 쉽지 않은 일이다. 씼고 씼으며 마음을 다독이며 잠시 마음 피정의 시간을 갖아 보았다. 수도원이었기에 적응이 빨랐던 것 같다.

  영보님께서 단상에 오르셔서 베네딕도 성인과 관련된 그리고 우리들의 영원한 사부 성 프란치스코 성인에 대하여 설명해 주셨다. 유익한 지식을 습득한 시간이었다.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장소에서 듣는 지식나눔,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서울로 돌아간 후 책을 통해 두 성인에 대하여 다시 익혀둘 계획이다. 영보님께 감사드린다.

  수도원 종탑에 올라 수도원 주변 숲을 구경하였다. 베네딕도 수도원 특유의 수도원 설치 장소에 대하여 느낌이 왔다. 포르치운쿨라 작은 경당, 물고기 두 광주리의 세를 내고 사부께서는 사용하기 시작하셨다. 입당 후 제일 먼저 하신 일은 봉쇄된 벽을 허물고 창을 내는 일이었다. 그것은 바로 창조적인 질서와의 소통이었던 것이다. 창조적인 질서라는 것을 깊이 있게 드려다 보면 인간을 사랑하신다는 전제에서 만들어 진 것이다. 그 관리를 인간에게 맡긴 것이나 다름없는데 인간들은 문명이라는 명제를 내세워 질서를 무너트리는 일이 다반사다. 그것은 지난친 욕심이 부르는 재앙이다. 가난과 겸손이란 삶의 선택은  바로 더불어 살아 가는 준비가 되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숲의 물결을 보며 잠시 묵상의 순간이 바람처럼 스쳐 갔다. 차조적인 질서를 보호해야 하는 일은 바로 우리들의 생존과 일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줄곧 안내를 맡아 주신 수사님과 총무님, 그리고 체칠리아 자매님과 사진을 만들어 드렸다.

   영보님도 셀카중.....

    라방에서 발현 하신 성모님이 숲 안에 계셨다.

황궁으로 가는 길에 후에 대성당에 잠시들렀다.

  예수님께서 가슴에 한 마리 양을 안고 계신 것을 깜박하고 얼마나 찾았는지~~ 카타리나 자매님께서 발견하셨다. 

주고 받는 교송, 참 아름답게 들려 왔다. 종처럼 생긴 성전 모습이 가슴에 와 닺는다. 그리고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처럼 혹독한 박해시기를 경험한 나라가 바로 베트남이다. 극동이란 낱말이 있다. 중국, 한국, 일본이 있는 지역을 말할 때 사용하는 낱말인데 영국을 기준으로 볼 때 동쪽 끝에 있는 지역이라하여 불려진 단어다 극동에 유일하게 포함되는 나라가 바로 베트남이다. 오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기 위하여 길을 재촉하였다.

중국의 자금성을 본 떠 만들었다는 후에 황성에 도착하였다. 한국어가 유창한 황궁가이드, 이런 저런 유머를 꺼내 우리를 웃겼다. 후에 황성은 1802년에서 1945년 까지 베트남 응우엔 왕조 왕궁이었다. 월남전으로 많은 건물이 파괴된 후 점차 복원중이다. 외성 밖으로는 외침을 막기위하여 해자가 둘러져 있고 해자 안에는 수련꽃이 피어 있었다. 건물은 목조건물로서 색채는 거의 황금색을 띄고 있고 용마루에는 거의 용형상이 올라 앉아 있는 것이 특색이다. 왕궁 안의 건물 면모를 살펴 보면 빛과 형태는 다르나 기능은 동북아시아에 남아 있는 왕궁들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 즉 왕국을 떠 받치는 종묘사직은 이곳에도  존재하고 있으며 왕이 실무를 보는 처소라던가  신하들이 드나 드는 곳에 있는 하마비, 품계비 까지 거의 같은 위치에 존재한다. 다만 비가 많이 오는 곳이다 보니 건물 기단석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백일홍을 즐겨 심는 것도 같은 것인가?

  전동차를 이용하여 이동하며 관람 후 제자리로 돌아 왔다. 남은 순례와 걸음 여행을 위하여 저녁을 챙긴 후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도 분주하고 유익한 하루의 일정이었다. 오늘로서 베트남에서의 숙박은 마지막이다. 내일 일정을 소화한 후 마카오로 넘어가야 하기에 잠시 환담하는 자리를 만들기로 하였다. 호텔 스카이 라운지를 빌려 순례와 관련하여 각자의 마음을 여는 시간을 갖았다.

자신의 개성을 조금은 무디게 하면서 동행할 수 있어야 참다운 동행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삶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먹는 일과 잠 자는 일이다. 물런 일도 중요하지만,  여행이란? 어쩌면 자신이 살던 모습 그대로를 아주 작게 만들어 백펙에 담아 갖고 밖으로 끌고 나와 갖고 다는 일이다. 그 안에는 개인적 생활 용품도 있지만 습관이란 것들도 들어 있기 마련이다. 습관이 판이하게 다르면 간혹 충돌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배려는 넉넉하게 채우고 개성을 조금은 덜어 내야 하는 것이 순례자의 기본이다. 그리고 상대를 알아야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모른다. 상대를 알만하니깐 여행이, 순례가 끝났어 하는 말이 있다. 어쩌면 오늘 만남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자기 단속의 의미가 있는 시간인지 모르겠다. 결과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지 않는다.

샬롬~ 순례이야기와 걸음여행 이야기는 네 째날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