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이란 정통의학, 제도권의학(Orthodox medicine)을 대신한다는 의미의 명칭이며, 정통의학의 어떤 부분을 보충해 준다는 의미로 '보완의학(Complementary medicine)', 서구적 전통의학, 또는 주류의학(Conventional medicine)에 대비되기 때문에 '비전통의학(비주류의학, Unconventional medicine)', 제3의학(Third line medicine)이라고도 한다. 또한 치유 방법의 특징이 사람의 전체를 보면서 치료하기 때문에 '전인의학(全人醫學, Wholistic or Holistic medicine)', 인간의 질병을 자연의 치유 능력에 맞추어 조율해 주고 복원시켜주는 의학이란 의미로 '자연의학(Natural medicine)'이라고도 불린다.
어느 관점을 중요시 하느냐에 따라 적절히 불릴 수 있으나 최근 미국 국립의료원 산하 보완대체의학 연구소의 공식 명칭은 '보완대체의학(CAM,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체의학의 정의 또한 다양하지만 대체로 인체를 종합적이고 전인적인 방법으로 고찰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의학의 한 분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미국 국립 보완대체의학 연구소에서는 '다양한 범위의 치료 철학, 접근 방식, 치료법들을 포괄하는 것으로 의과대학이나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교육하거나 사용하지 않고, 의료보험을 통해 수가가 지급되지 않는 치료나 진료 행위' 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서양의학(Western medicine), 또는 정통의학은 서양철학과 과학 문명의 발전에 기초를 두어 분석적이고 합리적인 방식과 사고로 의학을 발전시켜 왔으며 인간의 질병을 다루어 왔다. 이러한 정통의학, 또는 제도권 의학(Orthodox medicine)은 인류를 질병에서 어느 정도 해방시켜 주었으나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석적이고 합리적인 학문적 사고방식은 인체를 지나치게 세분화하여 인체에 대한 전체적인 접근의 중요성을 상실하게 하였으며 기계와 화학약품에 대한 의존비율을 지나치게 높여 의료비를 높이고 인체 부작용을 심화시킴과 아울러 의료의 비인간화 및 치료방법에 대하여 사고의 기계적 고착화를 불러 더 나은 치유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간의 질병을 다루는 의학은 종합적이고 전인적인 접근 방식이 적용되어야 완전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관점의 치유(care) 개념이 최근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면서 다양한 건강 증진(healthcare) 및 치료(treatment) 방식이 대두되었고, 널리 연구되어지고 있다.
2.대체의학 관련 국내외 의견
국내의 대체의학 정통의학이 아닌 그 외의 비정통의술이나 요법을 총괄하여 대체의학이라고 정의하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대체의학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정통의학인 한의학도 이에 포함시키나, 의료제도가 이원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한의학도 정통의학의 일부이기 때문에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을 제외한 나머지 의술과 요법을 대체의학이라고 간주한다.
대체의학은 현재 제도권의학에서 인정되는 질병관에 입각한 임상과는 차원이 다른 진단과 치료기법을 갖는 의학이다. 즉 환자의 자연치료능력을 강화시키고 보충해 인체의 면역성을 발휘하게 해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화학적으로 합성한 약물이나 주사보다는 천연의 약제를, 국소적 치료보다는 몸의 전체적인 조화를 통한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최근의 대체의학은 단순히 대체의학자들만의 주장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미 미국 1백 38개의대중 38개 대학이 자연의학을 정규교과과정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대체요법센터를 설치할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이미 대체의학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립보건원도 대체의학 연구비를 매년 증가시키며 서양의학과 대체의학간 교류를 촉진시키고 있어 통합의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흐름이다. 대체의학을 이용한 의료이용도 증가하고 있는데 역사가 가장 오래된 독일은 물론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도 90년대 들어 급증하고 있다.
국내도 개개 의학자들이 관심을 보이며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대체의학에 대한 제도권의학의 시각이 외국과 다른 것이 사실이다. 대체의학이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고 객관적인 데이터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곤란하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C병원의 한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체의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마련돼있다.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고 애써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대의학의 한계를 극복할수 있는 여러 효능이 기대되는 만큼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규명하면 되는 것이다. 후에 '역수입할 것인가'" 하고 반문한다.
대체의학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규명된다고 해서 현대의학의 역할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현재 처한 상황이야 어찌됐든 현대의학은 분명 질병을 치유해주는 근본이다. 더욱이 향후 난치병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오히려 대체의학을 보조수단으로 질병치료를 더욱 앞당길 수 있다.
제도권 의학자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대체의학은 아직 증례모음이나 일회적 보고가 대부분이다. 또 치료방법도 표준화되지 않았고 과학적으로 규명 중이나, 아직 효능성과 안정성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또 대체의학에 대한 환상으로 난치성이 아닌데도 각종 민간요법이나 한 두가지 대체의학에 매달려 효과적 치료도 못하고 경제적 손실을 입는 경우도 많다. 분명한 것은 아직 현대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한 맹목적인 환상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대체의학은 세계의 각 민족과 지역 풍토 관습 기후에 따라 인습으로 전래돼 왔기 때문에 많고 다양하다. 21세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많은 학자들은 본다. 분당에 있는 한방병원 난치병클리닉 ○○원장은 "이를 위해서는 대체의학기술을 현재 의학적으로 조명해 현대의학만으로 미흡한 부분을 채워가야한다."고 지적한다. 이러므로써 21세기에 새로운 형태의 임상의학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알려져 있는 대체의학의 범주안에 들어 있는 이론과 요법들 중에는 일부 연구 검토된 것도 있지만 지금 연구 중에 있는 것도 있고, 아직 연구나 검증이 되지 않는 부분도 상당히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97년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한국대체의학회가 만들어졌다. 현재 대체의학에 대한 기초연구와 과학적 입증 방법, 대체요법의 종류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춘·추계 학술대회를 통해서는 새로운 대체요법 등에 대한 검토작업도 이뤄진다. 1년에 두 번 발행되는 학술지도 앞으로는 매달 발행해 관심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대체의학회 회장(전세일 박사)은 "대체 의학에 대한 동·서양의 접근 방법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서구의 경우 한의학을 비롯한 서양의학이 아닌 모든 것을 대체의학이라고 부르지만 동양권은 서양·한의학을 제외한 부분을 그렇게 명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동양권의 경우 한의학은 대체의학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대체의학은 하나씩 하나씩 검증절차를 밟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분야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 중에는 과학적 입증이 되지 않은 것도 많으며 주의를 요할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대체의학이라는 이름하에 이른바 '돌팔이 의사'들이 양성될 수 있는 위험성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각국의 문화교류 등이 활발해지면서 서구세계가 동양권의 한의학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며 "그러한 출발점에 서구 대체의학이 놓여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의 대체의학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대체요법이 하나씩 과학적 절차에 의해 검증되면서 서구 선진국들도 이젠 서양의학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각 대학에 대체의학 연구센터가 들어서는가 하면 대체의학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체의학이라고 불리고 있는 것 중에는 손이나 발의 특정 부위에 자극을 가해 치료하는 수지침과 반사 요법, 벌침으로 치료한다는 봉침요법, 마음과 몸을 동시에 살피는 심신요법, 손으로 척추신경을 제자리로 돌려 병을 고치는 카이로프랙틱(chiropratic), 전자적 자극을 질병치료에 이용하는 자기요법, 아플 땐 통증을 더욱 강화해 자극하는 동종요법, 그리고 장세척·단식·녹즙 등을 이용한 식이 요법 등 다양하다.
대체의학이 관심을 끌게 된 배경은 여러 가지다. 서양의학으로 해결되지 않는 '의학의 한계성'을 돌파하는 한 방편이라는 설명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대체의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모든 것들을 공론화시키고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즉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치료 기술들을 한군데로 모아 함께 연구해보자는 의도이다.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양성화시켜 실제 도움을 얻자는 목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체의학에 관심이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질병의 예방'에 있다. 대체의학은 보통 자연적인 치료법에서 출발한다. 화학적 약물이 아닌 자연 속에서 그 치료법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것이 보통이다. 대체의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여기에 있다. 평상시 질병에 대한 예방책을 강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생활을 통해 쉽게 대체의학에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 혼자서도 간단히 체험할 수 있는 편리함이 매력으로 꼽힌다.
대체의학은 이처럼 서구 의학의 관점에서 정의된 말이다. 서구에서는 서양의학으로 대변되는 정통의학이 아닌 모든 것을 '대체의학'이라 통칭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 따라 서구 대체의학의 주류는 한의학에 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의 경우는 다른 의미로 해석한다. 이미 동양권에서는 오랫동안 한의학이 하나의 큰 물줄기를 이뤄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양권에서는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범주에 들지 않는 '기타 의학'을 대체의학으로 명명하고 있다. 서양과 동양이 그 정의를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의학이 중요성을 획득하고 있는 배경을 "자체적으로 면역력을 키워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질병으로 급격히 떨어져 있는 환자의 면역력을 배가시켜 스스로 질병과 싸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그는 "대체의학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가 처해 있는 환경을 최대한 배려해 주는 것"이라며 "사람은 각기 다른 생체 코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떤 코드를 키워 면역력을 키워 줄 것인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등 외국의 경우는 한국보다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훨씬 높다. 한의학을 대체의학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유도 한 원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서양의학 체계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지난 98년 대체 요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대체의학국'을 만들었다. 국립보건원은 제도권 의료계를 대표하는 기관 인 만큼 대체의학에 대해 공식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 대체의학국은 대체 요법의 다양한 검증을 위해 연간 2천300만달러(253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특히 대체의학국은 △약물 중독에 따른 침술의 효능 △특정 식물 추출물의 에이즈 바이러스 억제 효과 △카이로프래틱의 효능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일선 대학에서도 대체의학을 연구하는 센터들이 들어서고 있다. 컬럼비아 의과대에 대체의학 연구센터가 들어서는 등 미국 20여개 대학에 대체의학에 대한 연구단체가 만들어지고 있다.
뉴욕병원 코넬 메디컬 센터의 이사도르 로젠펠드박사는 그의 저서를 통해 대체의학에 대한 미국의 관심도를 이렇게 표현했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에 대해 절대적 권위를 행사하고 있는 제도권 의학 전문가들이 대체의학에 관심을 표명하고 유연성을 보이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제도권 의사들은 아직도 (대체의학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자기 전문분야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대체의학은 이제 세계적 흐름이 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제 '서양의학이 모두다' 라는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대체의학과 한의학, 그리고 서양의학이 함께 어떤 문제를 해결하면서 또 다른 의학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3. 대체의학의 미래
과거 100년간 우리의 의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였다. 최근 일반적인 의학 논문지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으며 아직 과학적인 접근면에서는 문제점들을 있지만 객관적인 접근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1993년 Eisenberg 등은 이 미국 내 의과대학이나 병원에서 흔히 행해지지 않는 의학적 중재(medical intervention)를 unconventional medicine 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Drs Druss and Rosenheck 등은 conventional, unconventional medicine 이라는 반대되는 용어보다는 complementary medicine 이라는 용어가 더 좋다고 하여 상호보완적인 의학을 강조하였다.
엄격한 과학적 연구에 의해 현재 자연요법에 사용되어지는 몇 가지의 예방법 및 치료법들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2020년에는 이들 방법들이 기존 정통의학 교육 및 치료에 포함될 것이다. 그리고 약초(herb) 및 영양 보충제(nutritional supplements)들의 생물학적, 약리학적 효과가 밝혀져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질 것이며, 신경생리학의 발달로 침술, 명상과 위약효과(placebo effects) 들의 기전이 밝혀지고, 이외의 방법들은 효과가 없거나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사용되어지지 않을 것이다. 자연요법중 약초(생약), 영양보충제, 침술, 심신의학 등이 제도권 의학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견하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의료는 환자 개개인을 중심(individual)으로 다양한 방법(integrative)을 사용한 적극적인(intensive) 통합 치료(integrative medicine)가 주가 될 것이다.
대체의학을 연구하는 일부 학자들의 염려도 없지않다.
첫째, 대체의학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한계점을 뛰어넘어 해결사 역할을 하는 우수한 의학은 아니다. 둘째, 대체의학이 만병통치의 요법이라고 착각하는 시술자가 있다. 셋째, 환자에게 정통의학을 경시하는 마음을 조장시킬 수 있다. 넷째, 대체의학이 비윤리적 상술에 악용될 수 있다. 다섯째, 수혜자에게 부작용 등의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뉴 잉글랜드 져널(1998) 사설에서는 "의학에는 오직 적절히 검증된 의학과 검증되지 않은 의학이 있을 뿐이다. 주장, 추측, 증언 같은 것이 증거로 인정되어서는 않된다. 대체의학도 정통적 치료법과 똑같이 과학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학협회지(1998)에서도 "대체의학도 과학정 검증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모든 치료법의 효능, 안전성, 임상적용, 의미 있는 결과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에 과학적 방법을 통해 대답하는 것이어야말로 환자, 의사, 대체의료 시술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양의학, 서양의학, 대체의학이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동시에 각각의 제한점을 지니고 있으며, 과학적 증거도 계속 제시되고 있다. 어떠한 형태의 의학이던 과학과 기술을 도구삼아 연구하고 개발할 때에만 진정한 세계의학의 일부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