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과 천국
김윤선
하늘 아래 지구상에는 수많은 나라와 인종이 살고 있다. 각 나라마다 삶의 모습이 다르고 문화와 생활도 다르다.
그러나 한나라에서도 각 도시 마다 가정마다 생활 방식이 다르듯이 한 마을에서도 살아가는 모습이 다르다.
환경이 좋은 집에서 금수저로 태어나면 호사스럽게 부모에게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수 있지만 흙수저로 가정 환경이 어려운 집은 불우하게 자라게 된다.
우리 집은 내가 태어나기 전 일제치하에 모진 매를 맞고 병이든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랐다. 이웃 친구들은 아버지가 건강하여 학교도 다니고 잘 먹고 잘 사는데 우리집은 늘 우울한 집이 었다. 가끔 밖에서 집으로 들어오면 아버지의 신음소리가 싫어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었다. 어머니는 늘 밖에서 행상을 해야 하고 들에서 농사를 지어야 하니 내가 동생을 보아야 하고 아버지의 시중을 들어야 했다. 엄마대신 아버지의 병수발과 동생을 책임져야하니 엄마가 없는 집은 지옥 그 자체였다.
다른 친구들이 학교에 다니는 모습이 너무도 부러웠고 건강한 부모님들을 볼 때 더욱더 부러웠다. 그래서 나는 늘 어서 커서 돈을 벌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 하고 난생 처음 부산 국제시장에 취직을 했다. 아이들옷을 파는 가게 점원으로 장사를 배우며 어른들 틈에서 세상살이의 고된 훈련이 시작되었다.
태어나서 부모 곁에 있을 때도 우울했지만 햇병아리가 사회의 첫발을 딛고서도 늘 우울 하였다. 내 또래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이 머리에 떠올라 꿈에서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모습만 나타나곤 했다.
나는 왜! 평생 남들보다 다른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가, 꿈이 있다면 좋은 남편을 만나서 아들 딸 낳고 공부도 하고 싶은 소망이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항상 많은 숙제가 내 앞에 놓여 있었기에 그 책임을 하기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다.
나에겐 꿈많은 소녀 시절도 없었고 행복한 가정도 없었다. 그냥 나에게 주어진 과제는 하루하루 삶에 힘든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어린 소녀는 웃음을 잃어버렸고 같은 또래들 앞에서면 스스로 뒤로 물러서 있었다.
부모를 잘만난 아이들은 공부도 하고 호래호식하며 사는데 남의집 점원이란 내생활에 주눅이 들고
주인과 아들 딸들에게 죄인처럼 느껴졌다.
주인집 아들딸들은 마음대로 놀고 친구들과 좋은 교복 입고 학교에 다니는데 나는 가게에서 장사를 해야 하고 주인 시키는 대로 통에 담긴 물건처럼 살아야 했다.
그러나 늘 마음속에는 공부에 대한 꿈은 버리지 않았다.
나도 남들처럼 공부를 해서 어디서든지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실력을 키우고 싶었다. 열심히 장사를 하면서 밤에는 틈틈이 공부를 하고 일기를 쓰며 나의 꿈을 키워왔다.
오랜 소망을 꿈꾸며 좋은 남편 만나서 공부하며 평등한 삶을 살려고 했는데 꿈은 산산조각이 나고 어린시절 보다 더 큰 불행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이 신경성 위정병으로 밥을 먹지 못하고 가장 노릇을 하지를 못했다.
늘 아프다고 하며 직장을 5년 다니고 평생 직장을 가지 않았다.
아들 넷을 쌍둥이 까지 낳고 죽는 힘을 다해 살아야 했다.
왜! 나는 이렇게 갈수록 태산 같은 바위와 가시 밭길 뿐인가, 아들을 등에 업고 장사를 하며 안팎으로 내가 아니면 집안이 파탄이 날 위기에 놓여 있었다.
장사를 할 때도 비가 오면 다른 사람들은 화투치고 다른 놀이를 하는 동안 나는 책을 들고 공부를 하였고 열심히 읽고 쓰고 많은 독서를 하였다.
남들처럼 시간의 여유도 없고 일인 5역의 힘든 역경을 참으며 삼십 년동안 공부를 해왔다.
장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양육 하면서 수시로 좌절하고 순간순간 죽음의 문턱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역사가 내 이력서로 남아있다.
양가 부모님을 비롯 20명의 식솔을 짊어지고 끊을 수 없는 수족들과 울고 웃던 지난 세월이 오늘 나를 있게 하였다.
평범하지 못했던 나의 삶은 오랜 지옥을 거쳐 지금 천국에서 살고 있다.
평탄하지 못한 길을 걸어온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며 지금은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
이렇게 좋은 세상을 주려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하늘을 우르르 한점 부끄러움없기를 / 나는 잎새에 부는 바람에도 울었다.
아 이렇게 좋은 세상이 나에게 올 줄을.
온 세상이 참 아름다고 눈을 뜨면 천국의 길이 나에게 열려 있다.
나도 이제 눈이 있어도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밝은 등불을 켜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이사회를 위해서 봉사하는 사람 깊은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하루하루 감사의 손을 모우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