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제국의 상징 '하켄크로이츠'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뒤 독일의 국기는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가 등장한다. 하켄크로이츠는 나치당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나치독일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패전과 함께 나치의 반인류적이며 반도덕적인 행위가 밝혀짐에 따라서 하켄크로이츠는 독일은 물론 서구의 모든 나라에서 금기되었다. 독일에서는 하켄크로이츠를 어떠한 형태로도 표시할 수 없으며, 서구의 모든 국가에서는 하켄크로이츠는 나치를 의미하기 때문에 함부로 표현하지 않는다. 실제로 PC게임에서도 하켄크로이츠를 일반 십자가로 표현하는데 이 하켄크로이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말해준다. 독일어로 하켄(Haken)은 영어로는 Hooks (갈고리), 크로이츠(kreuz)는 cross (십자가)라는 뜻으로 우리말로 바꾸면 '갈고리 십자가'가 된다. 이 갈고리 십자가를 '게르만 십자가'라고도 한다. 이 하켄크로이츠는 불교에서 사용하는 만(卍)과 매우 흡사하다. 방향만을 바꾸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십자가와 불교의 만(卍)사이에는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두가지종류의 卍

'卍' 에대한 강의를받는 독일의 SS대원들
스와스티카(swastika, 卍, 만)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꺾인 선을 가진 등변(等邊) 십자가. 보통 시계방향으로 꺾여 있다. 스와스티카는 오랜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부와 행운의 상징으로 널리 사용되어왔다. 스와스티카의 어원은 범어 스바스티카(svastika)로서, '행운으로 인도하는'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스와스티카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화폐의 도안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초기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미술에도 등장했다. 또한 라틴아메리카의 마야 문명을 비롯해 북아메리카의 나바호족을 중심으로 스와스티카가 사용되었다.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문화 지역에서는 스와스티카가 그리스어 알파벳 가운데 하나인 감마의 대문자 'Γ' 4개를 조합해서 만든 십자가라고 알려져 있었다. 인도의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에서는 여전히 스와스티카가 길조의 상징으로 가장 널리 사용된다. 자이나교에서 쓰이는 스와스티카는 그들의 7번째 성인(Trthakara)의 상징이다. 특히 그 숭배자들에게는 스와스티카를 이루는 4개의 꺾인 선이 각각 자신이 환생할 4개의 장소를 일깨워준다고 하는데, 그것은 동물이나 식물세계, 지옥, 현세, 영적 세계 등으로 나뉜다. 힌두교와 자이나교에서는 스와스티카를 회개장부의 겉장, 문지방, 문, 헌금상자 등에 붙인다. 시계방향의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스와스티카와 시계반대방향인 왼쪽으로 회전하는 스와스티카 는 각각 뚜렷한 차이를 지니고 있다.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스와스티카는 태양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즉 북반구에서 볼 때 태양은 동쪽으로부터 남쪽을 거쳐 서쪽으로 회전하는데, 이와 같은 태양의 1일 주기를 본떠 스와스티카의 회전방향을 정했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에 왼쪽으로 회전하는 스와스티카는 밤, 무서운 칼리(kl) 여신, 주술적인 관습 등을 상징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스와스티카가 혜성의 모양에서 나왔다는 의견이 있다. 따라서 천체관측이 가능한 문명에서 혜성의 의미로 스와스티카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불교에서 스와스티카가 사용되는 이유는 불교의 발생지가 인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와 불교와 전혀 관계가 없는 기독교 국가인 독일에서 유사한 스와스티카가 사용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의미는 모두 인도를 그 근원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漢)나라의 혜성을 나타낸 책 속에서 발견된 스와스티카(왼쪽끝)
왜 나치는 이 문장을 자신을 대표하는 것으로 사용했을까? 그것은 나치가 게르만족의 우월성을 알리는데 '아리안'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자신을 아리안족의 후예라고 주장했다. 현대에도 아리안(Ariane)이라는 말은 유럽우주기구(ESA)가 만든 인공위성를 발사하기 위한 로케트의 명칭으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무궁화위성'을 쏘아 올린 것도 아리안이고, 업무를 수행한 단체의 명칭이 '아리안 스페이스'이다.아리안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이유는 유럽의 선사시대에 인도의 아리안족이 유럽으로 건너왔기 때문이다. 아리안족은 선사시대에 인도를 침략하여 인도를 지배했던 민족이었다. 아리안족은 인도는 물론 중앙아시아와 유럽에도 진출하였다. 선사시대의 언어에서 유럽에서 쓰인 언어는 대부분 인도유럽어족(Indo-European languages)에 속해 있었다. 어떤 이론은 인도유럽어를 사용하는 특정집단과 이 언어들을 결부지어, 이 집단이 유럽을 침략하거나 유럽으로 이주한 결과 그들의 언어도 유럽 전역에 퍼졌다고 설명한다. 이들의 기원은 흔히 흑해 및 카스피 해의 북쪽지역으로 설정된다. 인도유럽어의 기원을 설명하는 또다른 이론은 신석기시대 초기에 아나톨리아 반도에서 유럽으로 이주한 최초의 농부들과 인도유럽어를 결부짓고 있지만 농업의 확산이 모든 곳에서 인구이동으로 이루어졌거나 똑같은 과정을 거친 것 같지는 않다. 여러 사정으로 볼때 유럽의 선사시대에는 인도의 문명이 유럽으로 어느 정도 이동을 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고대 게르만족이 인도의 스와스티카를 신성한 표시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도의 스와스티카가 유럽에 전파된 후 기독교가 공인됨에 따라서 십자가의 일부분으로 인식되었다.

스와스티카의 모델이 된 것으로 보이는 은하계(나선은하)

한국전통문양(조선-구름) 조선시대의 등(燈)
십자가(十字架, Cross)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일과 그의 수난과 죽음이 가져다준 구원의 은총을 상기시킨다. 십자가는 그리스도 자신과 그리스도교도의 신앙을 동시에 나타내는 상징이다. 의식을 집행할 때 십자가 상징을 긋는 것은 상황에 따라 신앙고백·기도·봉헌·축복 등을 뜻한다. 여러 전승에 따르면, 그리스도가 달려 죽은 십자가는 '크룩스 이미사'라고 하지만, '크룩스 코미사'였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이 4가지 십자가 모양에서 행렬·제단·문장(紋章) 등에 쓰이는 십자가, 교회·묘지 등에서 무늬를 넣고 색을 칠해 쓰는 십자가 등 많은 변형과 장식이 발전했다. 십자가 상(像)들은 그리스도교 시대보다 훨씬 전에 종교나 그외의 상징들로 사용되었지만, 이 십자가 상들이 단지 신분이나 소유를 상징하는 물건이었는지, 아니면 신앙이나 숭배의 의미를 갖고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리스도교 시대에는 그 이전에 쓰이던 2가지 십자가 형상들이 널리 유행했다. 콥트 그리스도교도들은 생명을 상징하는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ankh[지붕을 얹은 '타우' 십자가로 '크룩스 안사타'로 불렸음])를 받아들여 신앙 기념물에 널리 썼다. ' 크룩스 감마타'(crux gammata)라고도 하는 만(卍 swastika)자형 십자가는 그리스 문자 감마의 대문자 4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초기 그리스도교도들의 무덤에 십자가의 은밀한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4세기 콘스탄티누스 황제시대 이전의 그리스도교도들은 십자가를 그리는 것을 극도로 자제했다. 십자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면 조롱을 받거나 위험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콘스탄티누스는 개종(改宗)한 뒤에 죽음의 형벌이었던 십자가형을 없애고, 십자가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키로(chi-rho) 도안을 그리스도교 신앙의 상징물로 권장했다. 이 상징물은 350년경부터 그리스도교 예술에 소재가 되었으며 묘비에서도 널리 쓰이게 되었다.

십자가의 종류
십자가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 십자가 가운데 하켄크로이츠도 포함이 된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십자가는 라틴 십자가라고 불리는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모양의 십자가에 못박혔다고 믿어지고 있 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십자가가 이것으로 서방 교회에서 많이 쓰고 있다. 전형적 십자가라고 하면 그리스십자가가 그것이다. 가로와 세로가 같고 동방 정교회에서는 이것을 사용하고 있다. 또 교회의 건축도 평면도로 보면 이런 모양으로 되어 있다. 동방 정교회에서는 러시아 십자가도 많이 쓰고 있다. 라틴 십자가를 거꾸로 한 것이 베드로 십자가이다. 베드로는 이런 모양으로 십자가에 처형되었다는 전승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교황의 행진 때 사용되는 교황형 십자가가 있다. 예루살렘에서만 볼 수 있는 예루살렘십자가도 있다. 그리고 다수의 십자가들이 있다. 그 러나 프로테스탄트 교회에서는 십자가상을 숭배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하켄크로이츠는 선사시대부터 내려온 오랜 역사를 지난 문장으로 나치가 게르만족의 우수성을 세계최초의 문명이라고 일컬어지는 인도문명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나치의 정당성은 게르만족이 문명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암시하지만 사실상 현대 게르만족이나 유럽민족이 세계4대 문명과는 큰 관계가 없다. 나치독일의 공식국기는 기본적으로 십자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것은 유럽의 국가들이 기독교 국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기독교가 널리 퍼진 탓도 있지만 유독 독일의 경우 십자가를 많이 사용했다. 1920년 나치스당(黨)이 결성되자 히틀러는 이 운동의 심벌로 붉은 바탕(운동의 사회적 이념) 한가운데에 둥근 흰색(국가주의)을 두고, 그 둥근 바탕에 卍(아리안의 승리를 위하여 싸울 사명)를 검은색으로 그려넣은 심벌을 채택하였다. 이것이 나치스의 상징으로 깃발이나 완장 등에 사용되었다. 이후 하나의 국기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유럽에 흔히 볼 수 있는 가문문장 처럼 하켄크로이츠도 뮌헨지역의 어느 가문의 문장에 이용되기도 하였다. 히틀러가 뮌헨에서 활동한 점을 보면 서로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다. 하켄크로이츠는 선사시대부터 내려온 뜻깊은 문장의 의미와 기독교의 십자가의 의미를 포함한 문장이다.

현재 독일은 하켄크로이츠는 사용하지는 않지만 십자가는 현재도 국가를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군대에서 사용을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그리스십자가를 사용했지만, 현대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훈장으로 사용된 철십자훈장에 하켄크로이츠만을 제거하고 사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