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무아(無我)의 이해

<A name="[문서의 처음]"></A>           7.무아(無我)의 이해  무아는 빠알리어 ‘anatta'를 번역한 말이다. 『청정도론』등 초기경전의 주석서들은 ’실체가 없다‘는 뜻에서 ’무아(asarakattenaanatta)‘로 정의하고 있다. 야자나무나 파초 등은 보기에는 멋지지만 심재(心材 ; 속재목)가 없다. 그와 같이 세상의 모든 존재도 그 본질을 꿰뚫어보면 속이 텅 비어있어 실다운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아(我)’란 ‘실체’를 뜻하고 ‘무아’란 존재론적으로 고정 불변하는 실체가 없다는 말이다.  인도의 바라문 전통은 이러한 고정불변의 자아(自我, 아트만)를 인정하고 그러한 자아를 터득하고 그것과 하나 되는 것을 그들의 제일의 교의로 삼고 있다. 그러나 불교는 이러한 자아사상을 단지 ‘자아가 있다는 인식[我相]일 뿐이라며 전면적으로 부정한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무아라 한다고 해서 아무 것도 없는 허무적멸을 뜻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수레라는 실체, 주먹이라는 실체, 집이라는 실체 등이 없다는 의미이지 조건의 화합으로 유지되고 있는 수레나 주먹이나 집 그 자체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와 같이 ‘나’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물질[色], 느낌[受], 인식[想], 심리현상들[行], 알음알이[識] 그 자체가 무아이지 이러한 오온을 떠나서 별다른 무아란 없다. 오온을 떠나서 별다른 무아를 구한다면 그러한 무아야말로 무아라는 인식이나 관념이 되고 만다.  무아는 ‘지금 여기[現今]’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중무진(重重無盡)의 정신 물리적인 현상들의 참모습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역동적인 전개는 바로 연기적 존재이다. 그러므로 무아는 연기(緣起)의 다른 이름인 것이다. 그래서 용수스님은 『중론송』에서 “연기한 것, 그것을 바로 공이라 부른다” 고 천명했으며,  『회쟁론』에서 “연기, 무아, 공은 같은 현상을 표현하는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고 했다.  사실 자아(아트만)를 존재의 본질로 생각하는 인도 지식인들이 제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처님 가르침이 무아다. 그래서 대승불교에서는 무아를 공(空)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더 적극적으로 불성이나 진여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 것이다. 무아는 불교를 불교이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가르침이다.  부처님게서는 자아니 진인이니 영혼이니 하는 존재론적인 실체를 극복하니 못하면 그것은 자아니 본질이니 궁극이니 하는 ‘미세한 인식[相, 想]’에 얽매인 것일 뿐이지 결코 진정한 해탈이 아니라고 설하신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무아는 이론이 아니라 실천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네모라는 고정 불변하는 꼴이 있다면 그것은 세모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와 같이 만일 고정 불변하는 특정한 실체가 있다면 그것은 만나는 모든 곳에서 진정한 주인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무아를 임제스님은 ‘수처작주(隨處作主)’로 표현한다. 진정한 무아는 이처럼 대기대용이요 살활자재한 가르침이지 결코 허무주의가 아니다. 『금강경』에 “참으로 무아에 통달해야 그를 일러 진정한 보살이라 한다(若通達無我法者如來說明眞是菩薩)”고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처님 오신 날의 유래 부처님 오신 날, 석가모니부처님이 탄생한 날을 한편 초파일(初八日)이라고도 한다. 석가모니부처님은 BC 563년 4월 8일(음력) 해 뜰 무렵 북인도 카필라 왕국(지금의 네팔)의 왕 슈도다나와 마야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경(經)과 논(論)에 석가가 태어난 날을 2월 8일 또는 4월 8일로 적고 있으나, 자월(子月; 지금의 음력11월)을 정월로 치던 때의 4월 8일은 곧 인월(寅月 ; 지금의 정월)을 정월로 치는 2월 8일이므로 음력 2월 8일이 맞다고 하겠다.  한편 1956년 11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열린 제4차 세계불교대회에서 양력 5월 15일을 석가탄신일로 결정하였다. 국제연합은 1998년 스리랑카에서 개최된 세계불교도회의의 안건이 받아들여져, 양력 5월 중 보름달이 뜬 날을 석가탄신일로 정해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1975년 1월 15일 ‘부처님 오신 날(석가탄신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불교신자인 용태영 변호사는 1973년 3월 당시 총무처장관을 상대로 서울고법에 석가탄신일 공휴권 확인 등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즉 기독교의 성탄일인 12월25일이 공휴일인 것과 마찬가지로 석가탄신일인 4월 8일도 공휴권(公休權 )이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공휴일로 지정할 수 없다면 성탄절의 공휴일 지정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은 1974년 10월 “원고는 성탄절이 공휴일로 지정됨으로 말미암아 어떠한 권리나 법률상 이익이 침해당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부적법하다고 판결 각하했다. 그러나 용태영 변호사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에 계류 중인 1975년 1월 15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부처님오신 날(석가탄신일, 음력 4월 8일)’로 법정공휴일로 지정 공포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