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목요일)
정말 가는 것인가?
기도하면서 몇 번씩이나 주님께 질문을 해 본다.
훈련 받을 땐 잘 몰랐는데 막상 내일 간다고 하니 마음이 조급하고 흥분된다.
가득 찬 습기, 높은 기온, 수업을 하면서도 자꾸 짜증이 났다.
마음은 온통 교회로 가 있고 왜 이리 집중이 안 되는 건지
현이는 갈 수 있는 건지 오늘 같은 날씨에는 몸 많이 안 좋을 텐데
모든 구성원들이 같이 떠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터라도 감사하게 떠나야지
한국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줄테니깐
밤이 되어서 교회에 도착했다.
어디에 있는 거지?
전화도 안 되고 선교국에도 없고 참말로!!!
한 참을 헤매다가 유치부에서 우리 팀을 발견했다.
근데 왜 이렇게 깜깜하지? 어~! 현 목소리도 들리네
순간 정말 감사하고 기뻤다.
반짝반짝 야광봉
새로운 것을 하려는 것 같다. 그 동안 연습하고 있었는데 나만 몰랐나?
어떨결에 들어가서 야광봉을 잡고 연습을 했다.
김수지의 찬양도 예쁘고 야광봉도 예쁘고...
그렇게 다 함께 모이기가 힘들더니 떠나기 마지막 날에는 다 모이는구나...
연습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되었다.
워쉽이나 스킷에는 함께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밤이 되어서 비는 폭우처럼 내렸다. 내일 떠날 수는 있는 건지...
주여...
현이 밤이 되면서 몸이 많이 안 좋은지 힘들어 보였다. 결국은 지체들의 기도를 받고 집으로 향했다. 아프지 말아야 할 텐데...
아무래도 일본을 같이 가는 것은 무리인가?
12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짐도 하나도 챙기지 않았는데...
계속 내리는 비로 인해서 짐을 싸면서 불안하고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을 이루었다.
25일(금요일)
잠깐 잠이 들었고 눈을 떴을 땐 너무 눈이 부셔서 창 밖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이렇게 좋은 날씨를 주셔서...
너무 기분이 좋아서 짐을 챙겨서 교회로 향했다.
발걸음이 어찌나 가벼운지...
교회에 갔을 땐 간사님만이 홀로 계시고 아무도 없었다.
짐을 맡기고 할 일이 있어서 학원엘 잠깐 갔다 왔다.
갔다 왔을 땐 혜영이도, 지원이도, 선화도, 다연이도, 화연이도, 기민이도, 그리고 현까지...
우리 동생들 다 있네...
현은 언제 아팠냐는 듯이 빨간 여행용 가방에서 불빛을 보이며 신나했다.
오늘 날씨처럼 주님께서 현이에게 건강을 허락하신건가?
어제 아팠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봉고차에 가득 짐을 싣고 13일의 단교선교를 떠났다.
어디서들 그렇게 준비를 했는데 일본어 책은 한권씩 다 가지고 있고
차 안은 단기선교에 기한 기대들로 시끄러웠다.
창 밖을 보면서 조금은 두려웠다.
잘 할 수 있을지...
하나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오래간만에 타보는 비행기도...
제주도 갈 때도 비행기 안에서 엄청 떨었었는데...
수속을 마치고 짐을 붙이고 잠깐의 면세점 구경을 하고
아침에 떠나왔는데 정작 비행기를 탄 시간은 오후였다.
비행기 안에서 본 대한민국은 아름다웠다.
모두가 작게 똑같이 보였다.
우리 주님도 그 하늘에서 우리를 똑같은 모습으로 바라보시면서 사랑해 주시겠지...
일본에 도착했다.
뭐가 이리 복잡한지, 수속을 마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가지고 간 햄은 밖을 나가 보지도 못 하고 검색원한테 뺐겼다.
아무래도 싸스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괘씸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아까워라...
수속을 마치고 나갔을 때 마츠모토 전도사님을 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비디오로 봤던 목사님도 볼 수가 있었다.
모두들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아~ 정말 일본에 도착했구나...
생각보다 작은 공항에 실망을 하면서도 이 곳에 왔다는게 그저 감사했다.
일본에 도착했을 땐 어둠이 잔뜩 깔린 밤이었다.
공항 문을 나섰을 땐 숙정이 말과는 달리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가을 같은 시원한 바람이...
숙정이가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올 때마다 더웠다고...또 다시 우리를 위해 시원한 날씨를 준비해 주셨군요. 감사해요.
마츠모토 전도사님 차를 타고 교회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하면 바로 교회가 보일 것 같았는데 차를 타고 한참을 갔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별들이 보였다.
정말 별이...반짝반짝 하는 별이...
1시간 가량을 차를 타고 갔다. 그리고 교회가 보였다.
숙정이가 사진으로 보여줬던 정말 그 교회가...
그리고 교회에서 준비해 주신 저녁...
카레, 처음으로 맛 보는 일본 음식이었다.
각자 소개를 하고, 교제의 시간을 잠깐 갖고 숙소로 향했다.
정말 일본 집이었다.
추억은 방울방울에 나오는 그런 일본 집.
다다미 마루, 나무로 된 문, 계단
간접적으로만 보다가 직접 보니깐 신기하고 기뻤다.
집 가득 다다미 냄새가 났다.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서늘한 날씨 때문에 숙소에서 씻을 수가 없었다.
교회 지체인 카시하라상의 집에서 도움을 받아 씻을 수가 있었다.
카시하라상은 미술을 하시는 분인데 겔러리가 작업 장소이면서 쉼터였다.
샤워하는 곳은 일본답게 정말 깨끗하고 정리 정돈 잘 된 그런 곳이었다.
일본인은 이렇게 다 잘 해 놓고 사나?
우선 숙소에는 자매들만 왔다.
형제는 교회에 있고...
깨끗하게 마련해 주신 이불, 잠자리, 교회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다들 피곤했는지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일본에서의 첫날 밤
26일(토요일)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긴장한 탓인지, 그것도 아니면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가? 여하튼 밤을 하얗게 샜다.
피곤했는지 쌔근쌔근 잘도 자는 동생들을 보면서 감사했다.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이 곳에 보내주셔서...
동생들 자는 모습을 보다가 새벽이 되어서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밤에는 몰랐는데 밝은 날에 보니 완전히 시골이었다.
논도 있고, 농수로도 있고...
거리는 아주 깨끗했다. 휴지 한 장 없이...조금씩 걸어서 조금 먼 곳 까지 가 보았다.
예쁘게 생긴 저 집이 어제 우리가 씻었던 카시하라상의 집인 것 같았다.
차들이 몇 대씩 다녔다. 새벽이어서 아무도 없는데 사람들은 신호를 모두 지켰다.
6시에 일어나 씻고 교회로 향했다. 밥을 먹고 목사님과 스케줄을 의논했다.
숙정이가 교회에서 이야기 해주던 것 보다 사역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오늘은 중고생클래스와 초등생 바둑교실이 있다고 했다.
중고생클래스에 먹을 지지미와 사요집회 때 쓸 오징어무침을 만들었다.
다들 일심동체가 되어서 지지미를 붙이고 파를 썰고...
날씨가 더운데도 불구하고 교대로 와서 지지미를 붙인 동생들 정말 고마웠다.
지지미를 붙이면서도 점심은 빵은 먹었다.
그 양이 많지 않은터라...
점심을 먹고 나니깐 초등생들이 교회에 왔다.
사아야와 아오이 자매인데 정말 특이하게 생긴 이를 가지고 있었다.
첨에는 장난칠려고 입에 무언가 끼고 있었겠지 했는데 정말 자기 치아라고 했다.
사아야는 바둑 교실이 끝나자 부엌에 와서 여러 가지를 물어 보았다.
‘떡볶이는 언제 먹냐’ ‘지지미를 좋아한다’ ‘먹고 싶다’
그래서 지지미를 조금 주었더니 조금 망설이더니 맛있게 먹었다.
뭐 도와줄게 없나 하고 계속 물었지만 그 꼬마에게 시킬 일은 없었다.
부엌 밖으로 초등생들이 바둑 두는 모습들이 보였다.
올망조랑 한 아이들이 바둑 두는 모습은 예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생들도 아이들과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놀아주는 것 같았다.
대충 음식이 마무리 되었을 때 피곤함이 몰려왔다.
그래서 방에 가서 잠시 잔다는 게 깨어보니 중고생클래스가 시작되고 있었다.
에구구...
중간에 참여 하려니 쑥스럽기도 하고...벌써 다들 인사한 분위긴데...
중간에 참여해서 게임하는 것을 보았다.
언제나 게임은 재미있는 것 같아.
서먹했던 그들과 우리가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 곳에서 요리코라는 아이들 알았다. 중고생 수련회에 온다고 했다.
수련회 가서 멀쓱하면 어쩌나 했는데 그래도 아는 얼굴을 알아서 다행이었다.
중고생클래스가 끝나고 설거지를 하고 정리를 하고
본당에 올라서 연습을 했다.
연습 시간은 자꾸만 길어지고 졸음이 쏟아졌다.
27일(일요일)
다시 아침이 밝았다.
어제 너무 늦게까지 연습을 해서 그런지 모두들 일어나는 모습들이 힘들어 보였다.
일본에서의 첫 예배다.
어떤 모습으로 예배를 들일까? 성도들은 어떤 분들일까? 기대되고 흥분되고...
아침을 먹고 잠깐 연습을 하고 10시 30분 예배에 참여했다.
예배드리는 곳은 아담하고 나무로 짓은 모습이 영화에서 나오는 그런 예배당 같았다.
마츠모토 전도사님의 찬양으로 예배는 시작 되었다.
난 10명이나 예배를 들일까 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예배를 들이고 있었다.
뒤에 안 사실이지만 이 많은 사람들이 주를 온전히 구주로 믿는 것은 아니고 한달에 한번씩 오는 사람도 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종교로 생각하고 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주님...
주님...
이들이 당신을 구주로 알고 온전히 헌신하고 세례 받기를 기도합니다.
이들을 움직여 주십시요...아멘~
다연이가 간증을 했다. 나도 해야 할 텐데 저렇게 잘 할 수 있을까? 차분하게 간증을 잘 한 다연이가 기특하게 보였다.
찬양을 하고 목사님이 설교를 하시고 광고를 하고...
우리 교회랑 다를바가 없었는데
광고가 끝나고 생일을 맞은 지체들을 한 명 한 명 지명해서 생일 축하 곡을 불러주었다.
우리팀에서는 화연이가 나가서 축하를 받았다.
일본에는 축복송 이런거 없나?
해피 버스데이 투유...이 노랠 불러서 조금 놀래기도 했다.
그리고 목사님께서 아픈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찾아 가셔서 안수 기도 해 주셨다.
현도 안수 기도를 받았다.
계속 몸이 안 좋은 것 같은데 목사님의 기도로 인해서 회복했으면 좋겠다.
예배를 마치고 교회에선 우동을 제공했다. 예배를 들였던 모든 성도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우동을 먹었다. 아...이 분위기 아주 좋아 좋아
어제 봤던 사아야는 옆에 앉아서 젓가락을 챙겨주고 물을 챙겨주고 뭔가를 자꾸 설명하는데 도저히 알아 들을 수 없는 내 이 짧은
일본어...오~ 주여...
우동위의 이 시퍼렁둥둥한 것은 또 뭔가? 미끌미끌...옆으로 약간 밀어 넣고 면만 살짝 먹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부엌 설거지통에 넣어 버렸다.
점심을 그렇게 간단한 우동으로 먹고 또 부랴사랴 준비를 해서 마츠모토 전도사님 차에 올랐다.
사요로 가는 길.
우리나라 시골길이랑 많이 닮아 있었다. 개울도 있고 산도 있고 개울에서 물놀이 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사요집회를 준비하기 위해 책상들을 정렬하고 만들어서 가지고 온 음식들을 세팅하고 음향을 맞춰보고...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꽤 많이 올 줄 알았는데, 몇 명 되지 않아 기분이 좀 그랬다.
준비해 간 스킷을 하고 워쉽을 보여 드렸다. 아직 밍밍한 분위기...
다과가 시작 되었고 이제야 화기애해한 분위기가 시작되었다.
다과를 나누고 전도사님의 설교로 그리고 찬양으로 집회는 마감이 되었다.
이 분들 중에 몇 명이나 결단하고 예배에 참여할까? 전도사님의 어깨가 참 무거워 보이고 눈물이 났다.
저녁은 중국집에서 했다. 아싸~
일본에서 짜장면을 먹다니...
에구구...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비싼 음식값에 고르는데 망설이게 했고 막상 시키고 나니 입맛이 우리랑 달라서 절반도 먹지 못하고 남기고 말았다.
돈 아까워라...그냥 짜장면에 탕수육이 최곤데...
무지 쪼금 나오는 단무지에 실망하고 맛없음에 실망하고...
중국집에 왔다는 기념으로 사진이나 한 장...찍캬...ㅠ.ㅠ
오는 길 피곤했는지 모두 잠이 들었고 교회에 도착했을 땐 해가 기울고 있었다.
저녁 예배에 참여했다. 피곤해서 정말 자고 싶었다. 목사님이 설교할 때 꾸벅꾸벅 졸다가 우리가 준비한 찬양을 하기 위해 앞으로 나가야 했는데 정말 그 짧은 시간 뭘 했는지 정말 괴로웠다.
다연이도 아침과는 달리 간증도 자꾸 틀리고 피곤한 기색이 가득했다.
이 예배만 마치면 숙소에 가서 쉴 수 있겠지...잠 좀 자자 제발 좀...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목사님께서 이 곳에 지금 마쯔리를 하고 있다고 전도 나가자고 하셨다.
엥~
몸에 한 가득 전도지를 품고 밤길을 따라 마쯔리 하는 곳으로 갔다.
아~ 예쁘다. 하나비...불꽃놀이다.
각양각색의 예쁜 기모노와 유카타를 입고 정말 일본인 같은 일본인이 마쯔리를 즐기고 있었다.
엽기적인 사람들도 보이고...
정말 재미있고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깐 호의적으로 받아 주셨다.
전도지를 나눠주면서 코리안 나이트에 꼭 오라고 했다.
한 참을 전도지를 돌리고 입구에 모여 숙소로 향했다.
근데 현이랑 지원이는 어디에 있는거야? 한 참을 기다리다가 우리끼리만 숙소로 돌아왔다.
정말 고단한 하루였다.
밥도 제대로 먹어 보지도 못 하고
낼은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가 있을까? 넘 먹고 싶다 밥.
이 곳에 온지 3일뿐이 안 되었는데 참 길게만 느껴진다.
한국에서의 생각은 하나도 안 나고...내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일을 했는지도...
위쪽 방으로 올라오면서 김현 쇼는 지치지도 않고 계속 되었고 동생들은 즐거워하고...
아프다고 하는 것 보다 저렇게 떠들고 기뻐하는게 감사했다.
주님...
현이에게 건강을 허락하셔서 회복되어서 한국으로 갈 수 있게 해 주세요.
아멘
28일(월요일)
또 다시 분주한 아침...
아침에 눈을 뜨면 기차 소리가 들린다.
이제야 일본 본연의 날씨를 느끼게 되었다.
쨍쨍 비치는 햇빛, 찢어질 듯한 매미소리, 높은 기온.
오늘은 손성원 집사님께서 출근하시는 날이었다.
긴 시간 같이 못 해서 아쉽고 또 같이 계시다가 돌아가신다니 한 참을 같이 하던 사람이 떠나는 것처럼 뭔가 빈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관광
관광을 한다는 것에 대해 윗방 사람들은 거의 흥분 분위기였다.
화장도 좀 정성들여 하고 옷도 최대한 예쁜 것으로 입고...
그래서 결국은 또 부랴사랴 교회로 향했다는 사실이다.
집사님을 공항까지 배웅하고 한 참을 차를 타고 히로시마에 도착했다.
시골만 보다가 도시로 접어 들었을 땐 신기함 그 자체였다.
집들도 자동차도 전차도....사람들도...그리고 길가에 커다랗게 새워져 있는 신사까지도...
히로시마 공원으로 가기 전에 오코노미야키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리나라 빈대떡이랑 비슷했는데 피자 같기도 하고...약간 강한 소스 맛 때문에 맨 처음엔 힘들었는데 지금 것 먹어본 일본 음식
중에는 젤 맛있었
던 것 같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날씨는 맑고 기온은 높았다.
공원을 구경을 하다가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왠지 느낌은 우리나라 독립기념관과 많이 흡사했고 그 사진과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마음 아프고 어렵게 만들었다.
아픈 역사, 그 때문에 한국인이 이 곳을 선교하기 더 힘들까?
그 역사는 역사고 주님의 일은 주님의 일인데...
그래도 사람인지라 개인적인 감정들이 들겠지...
어렸을 땐 ‘일본 참 바쁜 나라’ 이렇게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감정들은 사라지고 그 나라에 관심을 갖게 하셨고 이 곳까지 밟게 해 주셨다.
계속 그런 마음들이 들었다면 절대로 이 땅을 밟을 수가 없었겠지...
날씨가 더운데도 불구하고(차 앞부분에는 에어컨이 나오지 않았다.) 운전하신 목사님, 이또상, 그 밖에 지체들 정말 감사했다.
목사님 목뒤로 흐르는 땀을 보고 닦아 드리고 싶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보고만 있었는데 닦아 드릴 걸 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
처음으로 물건을 사고 돈을 써 보았다.
이젠 잔돈이 생겼으니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서 먹을 수 있겠지. 호호
편의점에 들어 갔는데 ‘보아’ 사진이 넣어져 있는 칼피스라는 음료수 발견
감동 감동...
몸은 피곤하지만 새로운 거리와 풍경 때문에 눈을 땔 수가 없었다.
결국은 Zzz
교회에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둠이 드리워진 후였고 목사님 큰아들이 해 놓았다는 밥으로 우리는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할 수가 있었다.
남은 시간에는 또 다시 워쉽과 스킷을 연습을 하고...
9시에 넘어서야 숙소에 들어와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윗방 사람들은 여전히 김현 쇼를 들으면서 밤 늦게까지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현의 새로운 모습들을 계속 발견...
29일(화요일)
조금 날씨가 흘렸다.
효현오빠, 기민이, 화연이, 혜영이는 초등생 캠프를 갔다.
같이 있다가 4명이나 빠지니깐 허전하네...
나머지 멤버들은 후지다 전도사님의 사역지인 타츠노로 전도를 갔다.
후지다 전도사님...어느 순간부터 자매들의 연인이 되어 있는 듯...
입에서 ‘후’ 자가 떠날줄을 몰랐다.
날씨가 이래서 그런지 현이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서 후지다 전도사님과 단독 사진을 찍어 주었다. 모 자매가 끼여 들려고 했지만 그래도 할 수 없었다.
그 이후로 기분이 업 되었는지 전도할 때도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활달한 모습을 보여서 감사했다.
타츠노는 가미고리와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자그마한 마을이었는데 일본답게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었고 일본에 와서 길거리에서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 시간이 아이들 하교 시간이었으므로...
두 명씩 조를 나누어서 전도지를 나누어 주었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나누어 주면서 짧은 일본어로 전도를 하고 싶었지만 사람이라고는 정말 눈 씻고 찾아보아도 찾을 수 없는 그런 마을이었다.
각각의 집에 전도지와 코리안 나이트 광고물을 넣었다.
강이 흐르는 마을이었는데 마을 공터로 보이는 곳에 신사가 있었고 그 곳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사람들은 소원을 빌고 있었다.
‘이 곳이 무너질터이다. 이 곳에 교회가 세워질터이다’
이렇게 선포를 하고 마을에 전도지를 넣은 일을 계속 되었다.
현이랑 같이 돌아다녔는데 현의 말 하나 하나에 도전 받고 기도해야겠다는 마음을 주셨다.
더 많이 전도지를 돌리고 싶었지만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고 현과 나는 만나기로 한 장소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전도사님이 점심으로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를 사 주셨다.
직업이 없는 걸로 아는데 이렇게 대접을 받아도 되는 건지...
먹으면서도 죄송스러웠다.
이 곳은 햄버거 값이 어찌나 비싼지 정작 먹고 싶었던 버거는 포기하고 그냥 치즈버거를 먹었다. 한국에서 천원하는 여기서는 삼천원하는...아후...
이 곳의 일하는 여자분이 있었는데(이 분을 우린 맥도날드 아가씨로 부르기로 했다.)
코맹맹이 소리로 ‘아리가또 고자이마시타’를 연발 외쳐되는..상냥한 아가씨였다.
현과 멋도 모르고 리필을 요구 했다가 쪽만 당하고...
그리고 전자상가 구경, 솔직히 별로 재미는 없었다. 용산에 가면 이 보다 더 많은 일본 전자제품을 볼 수가 있기에...
전자상가 안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점원한테 화장실의 위치를 물었을 때 그 점원이 화장실 바로 앞까지 데려다 줘서 고맙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잔데 그 앞까지 따라올 필요는 없지 않았나 싶었다.
후지다 전도사님 집은 전자상가와 가까운 곳이었다.
원룸 같기도 하고, 작은 빌라 같기도 한 곳이 후지다 전도사님의 집이었다.
사모님과 와따루 그리고 준, 전도사님 이렇게 네 식구가 모여서 사는 곳이었다.
다과를 하고 기도를 했다.
개척하신지 얼마 안 되셨다고 했다. 9월부터 예배가 시작되었으면 한다고 기도하신다고 했다.
통성으로 기도했다. 전도사님의 가정과 이 곳에 예배가 시작되기를 소망하면서...
현이 기도하면서 많이 울었다. 그 마음에 궁휼함을 주셨을까? 많이 마음이 아픈 듯 했다.
그 기도가 한국에서도 계속 되기를 소망했다.
가미고리에 도착해서 정말 여유로운 오후를 보냈다.
100엔 마트에 갔는데 정말 일본틱한 물건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의 1000냥 마트 이런거였다.
쇼핑을 카터를 끌고 이러저리 돌아다니면서 조그만한 음료수도 사고, 학원 선생님들에게 줄 선물도 샀다. 이 조그만한 음료수는 아마도 한국에는 없을 것 같아 샀기 했는데 마시고 싶다는 유혹이 자꾸 든다. 참아야 해...한국 가서 자랑해야지ㅋㅋ
현은 이상한 물건들을 자꾸만 샀다. 선물 한다면서...
결국은 뭐가 잘 못 됐는지 나올 때 계산이 잘 못 되서 투덜투덜...
수련회에 간 지체들은 잘 있을까?
보고 싶다.
후지다 전도사님에게 찬양 MD를 선물로 주시면 안 되냐고 했더니 주시긴 했는데 왠지 그 표현이 잘 못 된 것 같아서 맘에 걸린다.
그냥 달라는 식으로 표현한 것 같아서...
화연이가 빠진 윗방 사람들은 김현 쇼의 절정인 맥도날드 아가씨의 코맹맹이 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잘 수가 있었다.
30일(수요일)
어제 조금 일찍 자서 새벽 QT에 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결국은 나가지 못했다.
오늘은 가미고리 주변 지역을 전도했다.
오전에는 교회 주변을...
오후에는 조금 더 먼 지역을...
전도지와 성경책을 가지고 조를 나누워서 전도지를 돌렸다.
다연이와 한 조가 되었는데 교회 뒤의 아파트에 전도지를 하나 하나 넣었다.
그 곳에 아이들을 만났는데 매미를 잡고 있었다. 그래서 이게 뭐냐고 물으니깐 ‘세미’라고 했다.
일본에선 매미를 세미라고 하는군...또 한 단어 배웠어...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길래 한 번 타보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자전거를 선 듯 내 주었다.
그 자전거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조금 더 먼 곳까지 전도지를 넣을 수가 있었다.
고마운 녀석들...
어떻게 알았는지 아이들이 교회까지 찾아왔다.
그래서 자전거 빌려준 것도 고마워서 음료수를 한잔씩 주었다.
썬크림을 발랐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햇빛이 뜨거웠나 보다.
잠깐 나갔다 온 것 뿐인데 벌써 팔은 불게 타오르고 있었다.
점심때는 빨래를 했다.
세탁기에 온통 일본어였지만 그냥 빨래를 넣고 세제를 넣고 젤 큰 단추를 누르니깐 돌아가드라구...동생들이 와~ 하고 환호성을 질렀지만 이건 완전히 우연의 일치일 뿐이야...
점심은 현이 한다고 해서 테이블에서 놀 수가 있었다.
일본에서 먹어보는 짜파게티...
절망이었다.
어찌 이리 불었는지...그래도 워낙 못 먹은지라 지체들은 불은 짜파게티를 맛있게 먹었다.
빨래를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널었다. 전도를 마치고 돌아오면 마르겠지...
빨래를 하고 났더니 속이 다 시원했다. 섬유린스를 하지 못 해서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점심을 마치고 나선 목사님의 차를 타를 이 곳과 조금 떨어진 곳에 전도를 갔다.
후우카짱의 집 앞에 차를 세우고 또 다시 조를 나누어서 흩어졌다.
이 곳은 교회가 있는 곳 보다 집들도 크고 차도도 넓었다. 소위 말하는 부촌인가?
미용실도 보이고 목공소도 보이고...
여전히 사람을 찾아 볼 수가 없고 집들을 돌아다니면서 전도지를 넣었다. 그렇게 이 전도지가 들어간 집에 복음이 들어가기를 기도했다. 주님을 알기를...
자꾸 떨어지는 땀방울을 아무리 닦아도 자꾸만 흘렀다. 지금까지 젤 더운 날씨인 것 같았다.
젤 먼저 도착했다. 목사님과의 서먹서먹한 시간이 흘렀다. 어찌나 이 시간이 길게 느껴지던지...
더 많은 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목사님이 한참을 걸어 가시더니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빼 오셨다.
미리 말씀하시지...같이 가게...
너무도 죄송한 마음에 음료수를 받아 들었다.
지체들이 모두 모였을 때 차를 타고 가미고리 동사무소 같은 곳에 들렀고 오는 길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에 들렀다. 그 곳에 아주머니께서 냉커피를 주셨는데 정말 한국에서 맛보던 그런 냉커피였다. 밍밍하지 않은 맛이 강한 그런 커피...아...행복해라...
환한 웃음 속에 왠지 모를 어둠이 보였다.
외국에서 생활하셔서 그런가?
이 분을 위해서도 짧은 기도를 해야겠다.
교회에 도착했을 때 수련회에 갔던 지체들이 돌아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그런 느낌이었다.
건강하게 돌아와줘서 감사하고 다시 함께 동역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저녁에는 사아야네 집에서 가정 예배가 있었다.
코리안 나이트 준비 때문에 참여는 할 수 없었다.
혜영이 화연이 현 이렇게 네 명이서 교회에 남아 있었다.
항상 시끌버쩍 했는데 이렇게 네 명만 남아 있으니... 고요하기까지 했다.
이 놈의 수정과는 왜 이렇게 안 끓는지...
교회가 온통 수정과 냄새다. 화력이 생각만큼 강하지 않아서 마음을 조급하게 했다.
정작 코리안 나이트 때 수정과를 먹을 수 있는 것일까?
31일(목요일)
7월의 마지막 날이다.
이 곳에 온지 몇 개월은 된 것 같다.
사람들의 모습에서 피곤함이 베어 나온다.
그래도 우려했던 현이 많이 건강하고 같이 동역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감사할뿐이다.
사요로 테크노로 그리고 오사카로
효현오빠와 혜영이 현 선화와 난 오사카로 갔다.
간증을 해야 한다는 긴장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아침을 먹고 나서도 점심을 먹고 나서도 차 안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쿄도를 지나 고베를 지나 오사카에 도착했다.
큰 집회인줄 알았는데 가정예배였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계시는...
교회에서 만났던 어떤 여자분의 집이라고 했는데 생각이 안 난다.
우리가 온다고 음식을 잔뜩 해 놓으셨다.
내 입에 맞는 음식은 소시지와 야키소바 그리고 음료수들뿐이었다.
귀한 손님들에게만 접대한다는 마로 만든 음식도 있었는데
도무지 끈적끈적하고 미끈거려서 먹을 수가 없었다.
이또상이 먹어보라고 자꾸 권해서 혜영이와 현과 함께 먹어 보기로 했다.
언니가 먹는거 보고 자기들도 먹는다고 철석같이 약속을 해 놓고 결국은 나만 먹고 말았다.
나쁜 동생들...
토하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식사를 마치고 선화와 내가 간증을 했다.
어찌나 떨렸는지...지금 생각 해 보니 간증문의 한 단락을 몽땅 빼 먹고 읽은 것 같았다.
내용이 연결이 안 되니 얼마나 답답하셨을까...뭔 말인지도 모르고...
간증이 끝나고 목사님이 말씀을 전하셨다. 통역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그 말씀이 뭔지는 모르지만 그 곳에 참여하신 분들은 눈을
떼지 않고 목사님의 말씀에 집중했다.
설교를 마치고 차를 마시며 교제를 나눴다. 효현오빠의 넉살 좋은 입담에 할머니들은 기뻐하셨고 우리들도 덩달아 즐거울 수 있었
다.
자꾸 챙겨주시고 말 걸어주시고...
갈때는 손 잡아 주시고 꼭 안아 주셨다.
엄마의 냄새...
엄마 보고 싶다.
음식 중에 맛있는 게 몇 개 있었는데 남겨두는 게 아까웠다. 그 마음을 아셨는지 개인별로 포장을 해서 주셨다.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피곤했는지 차 안에서 모두 잤다. 좀 덥기도 하고...
혜영이 어깨에 기대서 잤는데 어깨 아팠을텐데... 참아준 혜영이가 고마웠다.
한국에 가면 맛있는 것 많이 사줘야지...
교회로 그냥 가는 줄 알았는데 또 전자상가 같은 곳에 들렀다.
피곤해서 그냥 갔으면 했는데...
잠깐 구경을 하고 교회에 도착했을 땐 다카코 전도사님이 이끄시는 기도회가 시작되고 있었다.
중간에 들어가서 참여했는데 카세트에서 설교가 나오고 있었다.
뜻은 알 수가 없었지만 그 테잎에선 ‘스바라시 슈’ 가 끊이지 않고 나왔다.
설교는 좀 길었다. 통역이 안 되서 시간이 지나자 지루해졌다. 피곤하기도 하고...
모임을 마치고 난 수정과를 또 다시 끓이고...
본당에 올라가서 스킷과 워쉽 그리고 야광봉 연습까지...
이렇게 해서 우리들의 밤은 늦은지 모르고 흘러갔다.
모두들 피곤해 하면서도 낼 있을 코리안 나이트를 기대하면서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좋았다.
정말 늦게 숙소에 돌아왔다.
자야 하는데...
오늘도 김현 쇼는 시작되었다.
오늘의 주제는 양호부...
양호부~~
담에 써 먹어야지...
다들 곤하게 잘도 잔다.
주님...우리에게 오늘을 허락하셔서 전도하게 하시고 동역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1일(금요일)
이젠 일본에서의 생활도 막바지에 다다르는 것 같다.
아침부터 음식 만들기에 바빴다.
지지미, 떡볶이, 잡채, 불고기.
수정과는 다행히 잘 되어서 시원하게 마실 수 있었다.
1시부터는 일본분들이 부엌을 사용하신다고 해서 아침에는 몇 가지 할 수가 없었다.
다른 지체들이 본당에 가서 연습을 할 동안 부엌을 사용할 수 없는 난 현과 숙소에 가서 음식들을 준비하고 다듬었다.
더운 날씨에 쫓아 다니면서 도와준 현이 정말 고마웠다.
3시부터는 다시 부엌을 사용할 수 있었다.
6시까지 음식들을 모두 마련했다.
분주함속에서도 차분하게 도와준 동생들이 정말 고마웠다.
사아야가 와서 계속 떡볶이 먹겠다고 해서 하나 주었더니 메워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난 맛 있는데...
사아야 어머니도 드시고는 정말 좋아한다고 하셨다.
사아야는 부엌을 떠날 줄을 모르고 도와주려고 했다.
고마운 녀석...
코리안 나이트는 시작되었고
그간 땀 흘려 준비한 스킷과, 찬양, 워쉽 등을 보여 드렸다.
그 중에 인기는 역시 야광봉이었다.
아이들의 함성...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부르면서 우리 팀은 모두 울었다.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기도로 마무리 했다.
이렇게 사역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생각보다 많은 지체들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잘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사요집회 때 오셨던 지체도 오셨고, 목사님께서 생각하셨던 수 보다 많은 지체들이 코리안 나이트에 참여해 주셨다.
사모님이 준비하신 음식과 우리가 준비한 음식을 먹으면서 정말 한 가족이 된 듯한 분위기에서 교제를 할 수 있었다.
시키토라고 하는 꼬마는 우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어깨를 주물러 주고 시원한 바람을 불어 주었다.
우리 팀 모두 상기된 모습이었다.
밤이 되어서 한 두명씩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고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뭔지 모를...
정리를 하고 숙소에 돌아와서 평가회를 가졌다.
한국에서 오신 박종현 전도사님, 길 헤매느라고 힘들었을 현아...
이들이 있었기에 더욱 더 풍성한 코리안 나이트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젠 이 곳에 있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2일(토요일)
오늘은 치즈 마쯔리에 갔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숙정과 화연 그리고 선화...예쁘다 예뻐.
마쯔리라고 해서 많이 화려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우리 팀도 한 쪽에 가판을 설치하고 지지미를 붙였다.
몇 장 붙여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안녕하세요’ 하면서 아주머니들이 오셨다.
그리고 지지미와 김치를 사 가셨다.
이 곳은 한국과 자매결연을 맺어서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고 한국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살다 오셨다는 분이 목사님을 찾으시면서 우리를 도왔다.
믿는 분은 아니었지만 한국에 관심이 많은 분이셨다.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자 마쯔리는 절정에 다다르는 것 같았다.
약간 술에 취한 사람들도 보였고 사람들도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했다.
카시하라상 부부가 와서 일을 도와주셨다.
카시하라상은 초상화를 그려주셨고 사모님은 더운 날씨에 지지미를 열심히 만들어 주셨다.
지지미는 지치지도 않고 팔렸다.
결국은 밀가루와 재료들이 다 떨여져서 다시 구입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으니깐...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사역했다.
야스시상은 혼자서 이 힘든 사역을 하고 있을테니깐.
야스시상이 힘든지 자꾸 물을 마셨다.
몸도 많이 긁고...안타까웠다.
사역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기열오빠와 기민이의 태권도
그리고 남은 물건을 모두 가지고 나가서 팔고 온 현.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가판에 있던 한국 물품은 몇 개 팔리지 않았는데 현으로 인해서 다 팔 수가 있었다.
정리하고 지지미 붙이느라고 같이 나갈 수는 없었지만 기뻤다.
꽤 많은 돈을 벌었다.
그리고 이 돈은 헌금으로 쓰여질 것이다.
치즈 마쯔리가 끝남으로써 우리가 해야 하는 큰 사역은 거의 끝나는 것 같았다.
지지미 붙이면서 기름이 좀 튀겼는데 그 자리가 쓰라리고 아프다.
낼은 수련회에 간다.
잘 할 수 있을까?
주님...
끝까지 잘 할 수 있도록...체력과 능력을 주세요.
3일(일요일)
주일이다.
오전 예배 때는 박종현 전도사님이 말씀을 전했다.
역시 한국말로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평안해 졌다.
예배를 마치고 나니깐 아이들이 교회로 오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이 가는 것 같았다.
숙소에 가서 수련회에 갈 짐을 챙기다가 잃어 버렸던 콜라를 찾았다.
오~ 주여...감사함다
마츠모토 전도사님의 차를 타고 갔다.
그 차에는 후우카와 후우카 친구 안나, 요리코와 요리코의 친구 아오바가 탔다.
처음에는 좀 서먹했는데 차를 타고 가면서 많이 친해진듯한 느낌이었다.
팔짱을 낄 만큼...
캠프장은 참 깨끗했다.
조를 나누었고 다카코 전도사님과 요리코, 안나 이렇게 4명이서 한팀이 되었다.
2층 침대가 있는 숙소를 배정 받았고
각자 배게 커버와 이불 커버를 받아서 씌울 수 있었다.
깨끗하게 세탁된 커버들 잠시 자유 시간 동안 그 곳에서 꿀 같은 낮 잠을 잘 수가 있었다.
자면서도 기차 소리와 김현 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별로 기도를 했다.
이 아이들의 복음이 씨앗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금방 저녁이 시간이 되어서 저녁을 먹었다.
역시 입맛에 맞는게 없어서 빵과 커피만 마셨다.
우리 언제 바비큐 먹냐고요...참말로...
저녁에는 우리가 준비한 핸즈를 보여주었다.
안나가 그 장면을 보고 비웃는 듯한 웃음을 보이고 냉냉한 표정에 마음이 아팠다.
이 곳에 온 아이들은 믿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냥 캠프가 좋아서 온 아이들도 있었다.
그 아이들이 결단하고 믿음을 갖도록 기도했다.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흔들리고 있는 아이들을 붙잡아 달라고 기도했다.
다 같이 목욕을 했다.
쑥스럽게 시리...
우리나라 공중목욕탕 같은 곳에서...
오래간만에 따뜻한 물에 씻어서 피곤도 풀리고 좋았다.
오늘은 푹 잘 수가 있겠다.
4일(월요일)
정신없이 자가다 깼다.
꿈에선 여전히 기차소리가 들리고 우리 팀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맛없는 아침식사였다.
매주 같은 이상한 콩이 용기에 담겨 있었는데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났다. 그것을 야스시상은 맛있다고 3개나 가져다 먹었다.
웩~
결국은 빵이랑 우유랑 쥬스랑 커피랑 이런 것들만 잔득 먹었다.
집에 가서 밥 먹고 싶다.
아침을 먹고 정리를 해서 필드(?)로 나갔다.
강에 나가는 줄 알았는데 골프를 친다고 했다.
왠 골프, 한 번도 쳐 본적 없는데...
골프채는 어디에 있고?
필드라고 해서 나간 곳은 그냥 풀밭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긴 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오는건데...
풀에 다리를 베어 온통 상처뿐이었다.
골프라고 해서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결국은 원반 던지기였다.
1번부터 9번까지 아홉 개의 원반 던지는 곳이 있고
그 코스를 누가 먼저 가냐 그런 게임이었다.
한 명씩 원반을 던져 1번 코스에 먼저 다다른 팀이 1점을 따고
또 다른 코스를 먼저 간 팀이 1점을 따고
그렇게 해서 야스시상 조가 1위를 하였다.
1위에게는 어떤 상품이 돌아갔는지 모르겠다.
너무 더운 곳에 오래 있었는지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다.
기민이의 도움을 받아 겨우겨우 숙소에 도착했다.
도저히 식당까지 갈 수가 없어서 침대가 있는 곳에 돌아와서
다른 이들이 식사를 할 때까지 잠을 잤다.
1시간 가량 잠을 청했을 때 다카코 전도사님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음료수를 건냈다.
안 그러셔도 되는데...죄송스러웠다.
약간의 자유 시간을 갖고 조금 떨어진 곳에 케익을 만들러 간다고 했다.
케익?
점심도 못 먹었는데 입맛이 당겼다.
예쁜 케익을 기대했었는데 핫케익 반죽을 좀 되게 만들어서 긴 대나무 막대기에 반죽을 돌돌 말아 불에 구워먹는 일종의 핫도그 같은 거였다.
일본에서 이런거 많이 하는지 아이들도 잘 하고 전도사님들도 능숙하게 잘 하셨다.
우리팀 익었다 싶어 한입 깨물어 보면 속에는 다 안 익어 있고
결국은 다카코 전도사님이 내꺼를 가져가시고 선생님 것을 주셨다. 죄송 죄송
케익을 다 만들고 또 자유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에 여자 아이들과 반지를 만들었다.
가져간 비즈로...
말도 없고 눈빛도 잘 마주치려고 하지 않던 아이들이
말도 걸고 이것저것 물어 보기도 하고 깔깔되고 웃기도 했다.
어렵다 어려워...이 아이들과 친해지는게...
반지를 하고는 기분이 좋았는지 그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보여주었다.
스티커도 주고...
저녁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베큐 파티가 있었다.
고기와 야채
한국과 별 다르지 않는 그런 음식들이었다.
당근이 맛있게 보여서 그냥 조금 깨물어 먹었더니 마츠모토 전도사님이 야만인 보듯이 보면서 어떻게 당근을 생으로 먹을 수가 있
냐고 했다.
이상한가?
맛만있구만...
유난히 눈에 드는 아이가 있었는데 네오였다. 목사님이 되고 싶다면서 많은 이들을 섬겼다.
물도 갔다주고 청소도 먼저 하고 정리도 하고...
아이들이 끝까지 신앙을 가지고 가기가 힘들다던데...
주님...이 아이를 붙들어 주시옵소서...아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모임을 가졌다.
다카코 전도사님의 찬양
기열오빠의 간증
마츠모토 전도사님의 말씀
아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아오바와 요리코는 기도를 해주자 울기 시작했다.
난 이 아이들이 헌신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아이들은 자신들이 온전히 헌신 되지 않았다고 고백하면서 기도했다.
후우카도 맨 처음에는 아무런 생각 없는 아이처럼 멍하니 서 있더니 결국은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자꾸 안나에게 신경이 쓰였다.
기도해주는 것을 피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그 아이가...
그렇게 밤은 깊어 갔고 무흣한 목욕과 함께 잠자리에 들수가 있었다.
5일(화요일)
드디어 교회에 가는구나
동생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
아침을 먹고 게임을 했다.
마츠모토 전도사님의 귀여운 모습...
게임에 지고 우겨 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몸이 좀 안 좋아지고 있는 걸 느꼈다.
미열도 나고...
낼은 집에 가는구나...한국에...
이 곳에 꽤 오래 산 것처럼 느껴졌다.
교회에 가는 길에 또 맥도날드에 들러 햄버거를 먹었다.
감자를 시켰는데 이들은 캐찹도 없이 잘도 먹었다.
그래서 캐찹 안 주냐고 하니깐 캐찹도 돈 주고 사야한다고 했다.
역시 울 나라가 좋구나...
오면서 차안에서 또 정신없이 자고...
교회에 도착했다.
반겨주는 사모님과 동생들
순간 눈물이 날 뻔했다.
며칠 만에 보는 동생들이었는데 꽤 오랜 시간 못 본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 곳에 열흘 남짓 있었는데 꼭 고향집에 온 것 같았다. 늘 살았던...
신기하게...
이 곳의 상점들도 거리도 늘 다녔던 것처럼...
교회에 도착해서 쇼핑을 했다.
내 마니또 현의 선물도 사고...난 숙정이의 마니또였다는...
숙정이에게는 편안한 슬리퍼를 선물로 받았다.
고마워요 숙정~ 그리고 수고 많았어.
사랑해~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없어졌던 콜라가 있음으로 인해서 동생들이 많이 놀란 것 같았다.
에구구...미안~
저녁에는 교회에서 준비해주신 스키야키를 먹었다.
샤부샤부 같은건데 이걸 왜 생 달걀에 찍어 먹는지...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이 음식 아주 친한 사람들과 먹는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대접을 해주시는 걸 보니 이젠 가족인가?
호호*^^*
개인 젓가락으로 각자의 접시에 조금씩 떠서 먹는다고 들었는데 같이 젓가락 담그고 먹던 젓가락으로 다시 휘져어서 먹고...정말
이젠 가족인 된 것 같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그 동안의 소감들을 이야기했다.
다시 오겠다고...꼭 다시 오겠다고...
정말 내년에 이 멤버들 다시 올 수 있을까?
기도해야겠다.
3년을 기도해서 이 곳에 왔다.
2000년부터...
기도하면 또 보내주시겠지...준비하게 하시고...재정적으로도 부어주시겠지...
교회에서 숙소로 걸어오는 길, 그냥 많은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 도착해서 평가회를 가졌다.
도착했을 때 약간의 쌔한 분위기...
그때도 감돌았다.
윗층에 올라가서도...
청소를 했는데 정말 장난아니게 더러웠다.
12일 동안 이러고 살았던가...
오늘은 늦게까지 김현 쇼를 들어도 무리가 아니겠다.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기대 기대...
6일(수요일)
새벽에 일어나서 QT에 전원 참석했다.
QT에 일본 분은 한분 오셨었다.
그 한분을 위해 QT를 준비한 야스시상...
수련회에 갔다 와서 몸이 더 안 좋아졌는지 자꾸 피부를 긁었다.
숙소에 가서 짐 정리를 해서 교회로 왔다.
아오바랑 요리코가 와 있었다.
이른 시간이었는데...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아침을 먹고 있을 때 마나미도 사아야도 아오이도 와 주었다.
짐을 싣고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내년에 또 볼 수 있겠지...
많이 커 있겠지...
눈물이 너무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13일 동안 도와주신 교회 분들도 정말 감사하고...
피곤은 하지만 창 밖으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이 곳을 내 눈에 내 마음에 조금이나마 많이 담아두고 싶어서...
숙정이는 선교사님 자녀들 공부를 위해서 동경으로 향했다.
13일 동안 젤 고생 많았고 맘고생 많았을 우리 리더 숙정이...
숙정이를 축복합니다. 주님~
아쉬워서 자꾸만 걸음이 느려졌다.
가지 않고 끝까지 배웅해 주시는 목사님, 전도사님...
자꾸 눈물이 났다.
이 곳에 올 때는 오붓하게 비행기 안에 거의 우리 팀만 있었는데
갈 때는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에 탔다.
기상이 안 좋았는지 많이 흔들렸고 불안했다.
한국에 도착했다.
손성원 집사님이 마중 나와 주셨다.
감사했다. 건강하게 사역하고 오게 해 주셔서...
그 땅을 밟게 해 주셔서...
교회에 도착해서 다 같이 점심을 먹었다.
한국 음식, 한국 돈...
모두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집에 와서 짐을 풀었다.
그 곳 냄새가 난다. 다다미 냄새...
그립다.
대충 정리를 하고 샤워를 하고 잤다.
자면서도 일본 밤 하늘의 별을 보았고 기차 소리를 들었다.
이제 2주간의 휴가 중에 2틀만 남았다.
피로를 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그리고 내년 단기선교를 위해, 일본을 위해, 목사님과 전도사님,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야지...
다연이의 마이니치 마이니치, 순칸순칸, 화연이의 무흣, 현의 쉬지 않고 나오는 재미난 이야기...그리워지겠지...
첫댓글13일 아니 13개월의 단기산교^^ 그때 멤버들 모두 보고 싶네요..일본에서 일기 형식으로 조금씩 썼었는데 이제서야 정리해서 올려요. 작년에 갔다와서 바로 정리해서 올리고 싶었는데.. 올해 단기선교를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마음이 좀 어려운 문제들이 있긴 한데 주님께서 잘 보다듬어 주실 줄 믿어요...
첫댓글 13일 아니 13개월의 단기산교^^ 그때 멤버들 모두 보고 싶네요..일본에서 일기 형식으로 조금씩 썼었는데 이제서야 정리해서 올려요. 작년에 갔다와서 바로 정리해서 올리고 싶었는데.. 올해 단기선교를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마음이 좀 어려운 문제들이 있긴 한데 주님께서 잘 보다듬어 주실 줄 믿어요...
은진 언니, 감사해요~! 작년 일본 단기선교가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글 읽느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