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휴가는 예전과 다르게 월요일에 제주로 출발하기로 하였다. 아내(예쁜 마눌님: 내 스마트폰에 입력해 놓은 본인애칭)가 금토일 3일간 경마장 주차관리 알바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겹치기 일이 발생하였다. 일요일에 처의 셋째 삼촌이 칠순잔치를 한다는 것이다. 아내는 일요일 알바를 쉬고 연회에 가기위한 준비를 하였고, 나와 막내는 성당미사를 갔다왔다.
연회는 11:30분에 시작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바로 성남으로 출발하였다. 제2경인로가 새로 개통되어서 북의왕IC를 출발하여 성남시청에서 빠져나와 연회장으로 가니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연회장 주차장을 지나치는 바람에 주택가 근처에 주차를 하고 연회장으로 갔다. 이미 많은 분들이 와 계셨다. 근래에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지 못했었는데 장인,장모님도 뵙게되어 인사를 올렸고, 처가식구들과도 모처럼 상봉하였다. 진행자의 멘트로 식사가 시작되었는데 메인 메뉴는 성인1당 스테이크 1접시, 나머지 뷔폐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다들 스테이크가 부드럽고 맛있다고 하여 먹어보았는데 역시 그러하였다. 단지 양이 조금 부족하였다. 식사하고 여흥타임이 있었는데 노래하고 춤추고 한껏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아내는 처가집 식구들과 휴가계획을 이야기하며수다를 떨었는데, 월요일 아침 9시 비행기편에 대해 불평을 털어놓았다. 너무 이르다. 새벽에 일어나서 준비해야 한다. 여유있게 오후 비행기편을 해야지 생각이 없다. 등등. 예전에는 내 계획에 대해 별다른 토를 달지 않았었는데, 본가에 가는게 모든 여자들이 불편사항인가? 보다.
연회장은 100명 규모의 작은 곳인 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 흥을 돋우니 많이 무척 더웠고, 더구나 볼륨을 크게 올려놓아서 귀가 멍멍하다 못해 아팠다.밖에 있는 로비로 나오니 시원하고 소음도적었다. 막내가 싫증이 났는지 집에 가자고 하여 집으로 왔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연회는 내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토요일에 늦게까지 일한것도 있지만 피곤하였다.
드디어 월요일 아침, 4:30분에 알람이 울려 일어났다. 6시에 출발하기 위해서다. 제주에서 렌트카를 이용하여 예전에 가보지 못한 곳을 구경하기 위해서 이른 비행기편을 예매했다고 해명하고 나서야 불평불만이 사라지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났다.
이번 여름 휴가는 셋이서 가는 여행이다. 큰아들은 어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 위하여 뉴욕에 갔고, 둘째는 군복무를 위해 해병대 복무중이다.
수하물을 보내고 시간이 나서 공항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소불고기, 짜장면, 돈까스를 식혀먹고도 시간이 남아서 커피숍에서 커피까지 마시는 사치를 누렸다.
제주에 도착하여 렌터카업체에서 보내준 메시지에 따라 공항주차장으로 갔는데 8번 터미널이 보이지 않았다. 한바퀴돌고 제자리에 왔을때 바로 그곳에 8번에 주차된 셔틀버스가 있었다. 시작부터 시험에 들게하였다. 렌트카를 받았는데 외관이 가관이었다. 찌그러지고, 깨지고, 긁히고,,,,
외관사진을 찍어두고, 연료게이지도 찍었다. 네비를 찍고 출발하려는데 안내멘트가 나오지 않아서조작을 해보았는데 역시 되지 않았다. 직원에게 부탁하여 셋팅하고 출발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엑셀을 밟아도 가속이 한참늦게 이루어져 추월시에 매우 조심하게 하여야 했다. 드라마월드로 향했는데 제주시를 벗어나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12시경에 드라마월드에 도착했는데 네비안내를 잘못이해하여 교가밑에서 좌회전하는 바람에 오던길로 다시들어서게되어 한참 올라가서 다시 U턴해서 왔다. 이번엔 제대로 갔는데 웬걸 출입문이 닫혀있었고 분위기가 수상하였다. 몇몇이 서성거리고 있었는데 물어보니 문을 닫았다고 한다. 두번째 시험이었다.
산방산으로 가기위해 다시 출발하였는데 조금가니 그리스신화박물관이 있었다. 그냥 갈까하다가 얼떨결에 들려보았다. 정오의 햇살은 뜨거웠다. 매표를 하고 들어가면서도 별거 있겠어하며 기대를 낮추었다.
박물관 정원에 들어서자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켄타우로스 동상들, 진입로에 줄지어 서있었다.
박물관 안에는 그리스신화에 대한 내용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예전에 알고있던 기억들을 되살려보는 계기가 되었다. 막내도 무척 진지하고 관심있게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하였다.
이곳의 주제는 제우스신을 기준으로 그의 행적과 아들, 딸들의 행적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소원종이에도 각자의 소원을 담아 매달아 놓았다. 모두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다음 건물로 이동했는데 이곳은 트릭아트 전시관이었다. 트릭아트는 이제 많이 친숙해져 낫설지 않았다. 막내가 트릭아트 찍는 앱이 폰에 설치되지 않는다고 투덜거렸다. 그곳에 있는동안에는 끝내 설치되지 않아서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트릭아트 앱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으면 배경은 그런대로 잘 나온는데 인물이 흐릿하게 나오느데 개선할 수 없는건지 궁금하다.
여행은 계획한다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설령 계획한 대로만 된다면 가장 재미없는 여행일 것이다. 계획과 틀어지고 예상치못한 일정으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이야기 꺼리가 되고 그게 아마도 추억이 되는것이 아닐까? 이번 여행도 우리가족에게 더 많은 이야기 꺼리를 선물로 주실것이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