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트리 브랜드로 아파트 사업을 해 온 중견 건설업체 (주)신일이 13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농협중앙회 수원인계동지점은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신일이 어음 12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했다고 밝혔다.
신일은 지난 12일 신한은행 전주지점 40억 어음을 포함, 국민은행, 외환은행, 농협 등에 돌아온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가 났다.
건설업계는 신일의 부도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한다.
신일은 그동안 주공아파트 도급공사를 통해 기반을 닦아왔지만 작년 대구 주택사업에 승부를 걸면서 자금흐름이 경색됐다. 대구 분양시장이 극도의 침체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수천가구의 물량을 밀어냈기 때문이다.
신일은 올해도 분양시장이 위축된 천안에서 3곳 동시분양을 추진했지만 저조한 계약률을 기록해 자금경색이 심화됐다.
현재 공사 중인 아파트는 △신서2차(934가구) △센트럴(369가구) △수성카루스(615가구) △각산(839가구) △진천역1차(431가구) △진천역2차(400가구) △신서1차(588가구) 등 대구지역 사업을 비롯해 김해 율하(630가구), 울산 남구(403가구)·북구(572가구), 구미 임은동(690가구), 시흥 능곡(315가구), 화성 동탄(794가구) 등 이다.
금융권에선 신일이 최종 부도처리된뒤 화의나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일의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해당 사업장의 공사는 계속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주택보증기관인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통상 건설사가 부도날 경우 해당 사업장의 계약자에 분양대금을 환급해 주거나 승계시공사를 정해 공사를 진행하지만, ㈜신일의 경우 법정관리로 들어가면 공사는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주택건설업체인 한승건설이 어음 30억원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 회사는 1992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2160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중견 건설업체 줄도산 신호탄인가
한승건설은 최근 2년 68억원, 85억원의 세후 순이익을 거뒀지만, 올해 초 미분양 아파트 발생 및 공사대금 미회수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2월의 경우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겼는데 미분양 아파트로 대물 변제해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중소건설사들이 연이어 부도를 맞는 데는 경기 침체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지방 건설시장이 침체되면서 이들 지역에 대규모 사업을 벌인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현실화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 한국신용정보 자료에 따르면 주택전문건설업체의 경우 PF지급보증과 순차입금의 합계액이 지난해 말 현재 자기자본의 68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2005년말 404.7%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특히 지방 사업비중이 높은 일부 건설사의 경우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시행사 등의 부도로 인해 지급보증한 채무를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지역은 땅값이 높아 중견건설사들의 진입이 어렵고 결국 지방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며 “지방 건설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해당 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됐고, 결국 줄도산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해피트리 입주 예정자 어떻게 되나
신일이 최종부도 처리될 경우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어떻게 될까.
우선 시행과 시공을 함께하는 자체사업의 경우 대한주택보증에서 책임준공을 해 준다. 입주자들이 돈으로 돌려 받기를 원할 경우 환급이행도 가능하다. 신일이 자체사업을 진행 중인 사업장은 안양시 동안구 80가구짜리 1곳으로 오는 6월 30일 준공되기 때문에 입주에 별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신일이 시공만 하는 도급사업의 경우는 시행사에서 시공사를 재선정하던가 입주민에게 분양대금을 돌려주고 사업을 취소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신일이 도급사업을 하는 사업장은 18곳이다.
그런데 신일의 관계회사인 신일하우징이 시행하고 신일이 시공하는 3개 사업장은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이행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신일하우징이 시행을 맡은 곳은 대구 동구(588가구), 화성 동탄(794가구), 김해 율하(630가구) 등이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최종부도가 나면 3개월 안에 환급이행으로 할지 준공이행으로 할지 보증이행방식을 결정한다"며 "부도사업장의 경우 최대 3개월 정도 입주가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일이 시공 중인 주공아파트는 총 14곳 1만339가구이다. 주공은 시공사가 부도처리될 경우 신일 보증업체에게 시공권을 넘겨 입주일정에 맞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만약 공사이행보증업체가 없는 경우는 대한주택보증 등 보증기관이 이행업체를 선정,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신일이 공사이행업체가 없는 사업장은 대구남산 4-3, 광주동림(2) 3블록, 성남판교, 남양주 장현 등 4곳이다.
주공 관계자는 “지금까지 주공아파트를 시공했던 업체가 부도가 나도 입주지연이 발생한 적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면서 “공사마다 보증업체가 있기 때문에 공사수행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MF를 거치면서 부도업체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 있기 때문에 어느 한 현장에서 부도가 나더라도 큰 무리없이 공사를 진행시킬 수 있다”면서 “신일현장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 입주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일 1985년 설립
㈜신일은 1985년 1월 설립된 중견 건설업체다. 수요자들에게는 `신일 해피트리`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관계사로는 ㈜신일하우징, ㈜일등건설, ㈜아성건설, ㈜신일산업개발, ㈜창선개발이 있으며, 신일은 주로 아파트 시공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신일은 전라북도 익산에서 사업을 시작해 90년대 후반 수도권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시공능력평가액 3728억원을 기록, 업계 57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신일의 부도 원인으로는 무리한 공격 경영과 지방 주택경기 침체가 겹친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 4687억원, 당기순이익 180억원을 기록했지만 미수금은 300억원을 넘었다.
비상장회사인 신일은 관계사인 ㈜신일하우징이 발행주식의 42%인 251만9825주를 가지고 있으며, 심상권 회장이 40.98%인 245만9195주를 보유하고 있다.(2006년말 기준)
■㈜신일 개요
▲상호: ㈜신일
▲대표자(경영실권자): 최완근, 심상권
▲설립일자: 1985-01-24
▲기업형태: 외감법인(결산직전년도 총자산 70억 이상)
▲시공능력순위: 57위
▲소재지: 전북 전주시 완산구 남노송동 531-1 101호
▲관계사: ㈜신일하우징
▲경영규모(단위 : 억원)
2006년 총자산 2418, 자기자본 977, 매출액 4687, 순이익 180(신용등급 B)
2005년 총자산 1540, 자기자본 697, 매출액 4014, 순이익 247(신용등급 A+)
2004년 총자산 999, 자기자본 390, 매출액 3041, 순이익 81(신용등급 B+)
#신일 도급사업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