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면세점 매출이 포함된 것이 아닌 순수 백화점에서만 발생한 매출”이라며 “침체한 국내 소비시장에서 중국인 고객들이 제2의 내수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요우커들의 힘이 커지자 패션업계에서는 중국인 좋아하는 디자인을 채택한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MCM과 질스튜어트액세서리, 루이까또즈는 각각 반짝이는 소재를 특징으로 내세운 가방을 출시했다.
MCM이 선보인 ‘바이오닉 시리즈 컬렉션’은 우주선의 내부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하이테크 업계에서 사용하는 가볍고 광택감 있는 신소재를 활용해 MCM의 ‘M’을 상징하는 워드 그래픽을 부각했다.
질스튜어트액세서리가 새롭게 선보인 ‘프리즘 라인’은 빛을 반사하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입체적인 디자인과 함께 조각 소재를 기하학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미래적인 느낌을 더했다. 기존의 여성스러운 느낌과 차별화된 과감하고 자유분방한 콘셉트라 눈길을 끈다. 루이까또즈도 한정판 ‘메탈릭 벌룬백’을 중국과 한국에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메탈릭 벌룬백은 알루미늄 포일과 같이 반짝이는 광택 소재가 특징인 클러치백이다.
지난해 출시돼 요우커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쿠론의 쎄콰트레백 (사진제공=쿠론) 패션업계가 이처럼 광택감 있는 가방을 최근 연이어 선보이는 배경에는 ‘번쩍이는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출시된 쿠론의 ‘쎄콰트레’백은 광택 있는 화려한 색감으로 요우커들의 주목을 받으며 판매율이 97%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질스튜어트액세서리를 전개하고 있는 LF 관계자는 “현재 국내 유통업계에서 ‘큰손’인 중국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프리즘 라인 기획 시 중국인이 선호하는 색감 등을 좀 더 반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요우커의 힘은 유통업계의 영업시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패션몰 두타는 중국 노동절 연휴를 맞아 5월 한달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영업시간을 오전 10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5시로 5시간 연장했다. 두타는 지난해 창립 15년만에 자정이후 심야영업을 폐지했는데, 요우커가 심야영업을 부활시킨 것이다.
패션몰 두타는 중국 노동절 연휴를 맞아 지난해 폐지한 심야영업을 1년만에 부활했다. 사진은 두타 전경.(사진제공 = 두타)
요우커의 힘은 죽어가던 기업을 부활시키기도 한다. 참존은 1990년대 중반 ‘청개구리 화장품’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2000년대 등장한 브랜드숍에 밀려 힘을 잃더니 결국 2010년에는 적자 기업으로 돌아섰다. 이런 참존이 지난해 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쓰러져 가던 참존을 살린 힘은 바로 ‘요우커’였다.
참존의 ‘참인셀’ 라인이 요우커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실제로 참존의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4%, 2011년 19%, 2012년 21%, 2013년 32%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지난해 700억원의 매출 가운데 중국에서 발생한 매출은 200억원으로 전년대비 42.8%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