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팔아서 돈 벌 생각 못하게 됐습니다”
-스톰프뮤직 김정현 대표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로 이름난 이루마의 앨범을 내고 있는 스톰프뮤직은 연주음악이나 재즈, 제패니메이션과 우리 영화 OST 등을 주로 다루는 음반사다. 김정현 대표는 가요보다는 덜 타지만 소리바다와 벅스뮤직의 영향 아래에 놓여있다고 말을 꺼낸다.
“스톰프뮤직은 나우누리 뮤직비지니스 동호회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로 저도 네티즌이고 PC통신을 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요즘 음반 다운로드 하는 거 보면 음반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답답합니다. 생사의 존폐 위기란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져서 돈이 없다곤 하지만 예전에도 주어진 용돈으로 다른 것 다 하면서도 CD를 샀는데 요즘엔 그 돈이 휴대폰 요금 내는 데나 쓰이지 CD 구입에 쓸 생각이 전혀 없다.
“예나 지금이나 음악은 똑같이 듣습니다. 음악을 안 듣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음악을 사지 않아도 인터넷에서 다운 받거나 벅스뮤직 같은 곳에서 원하는 음악을 언제나 들을 수 있으니까 굳이 CD를 살 이유가 없어진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CD 구매층은 줄어들고, CD를 팔아서 돈을 벌던 사람들은 수익이 줄어드니까 망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 타이틀이 100장 나갔다고 하면 지금은 50장, 30장으로 줄어든 상태로, 음반이 안 나가니까 내지를 못한다.
“네티즌 반응은 잘 알고 있습니다. ‘벅스뮤직이나 소리바다를 못 쓰게 된다고 해도 다른 곳에서 찾으면 되지, 그렇다고 허접한 가요 음반을 왜 듣냐, 한두곡 좋자고 가요 CD를 사냐?’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가요가 그동안 수준을 올리지 않고 친아이돌 가수로서 판매량에 주력을 했다고 치면, 팝 음반은 안 그렇습니다. 팝은 외국에서 실력 있는 사람들이 제작해서 수준 높은 곡들이 많거든요.”
네티즌의 논리대로 실력 없는 가수들 음반을 돈 주고 사기 아깝다고 하면 가요 음반 매출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실력 있고 작품성 있는 팝 음반은 현상 유지를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팝 음반 매출도 엄청 떨어졌다. 그것에 대해서선 네티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들을만한 음반이 없다고들 하는데 그러면 음악을 아예 듣지 말아야죠. 그런데 MP3 다운받아서 듣고, 또 좋아들 하거든요. 그냥 솔직하게 공짜가 있으니까 돈 내고 사기 싫다고 하면 속이라도 편할 텐데 유료화 됐다 어쨌다하면 꼭 하는 소리가 들을만한 음반이 없다고 하니까 참 답답합니다. 속된 말로 도둑놈 심보라고 남이 열심히 투자해서 만들어 놓은 거 공짜로 가져가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고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크다보니까 공짜로 주는 곳을 없애려고 하는 우리가 욕을 먹고 있습니다.”
가요만 보더라도 예전에는 조성모의 ‘투헤븐’처럼 크게 히트해 누구나 아는 곡들이 있었다면 요즘은 그런 노래가 없다. 그만큼 좋은 작곡가들이 노래를 안 만들고 좋은 가수가 없어졌단 얘기다. 예전엔 엔터테이너적인 자질을 가진 사람이 가수가 되고 싶어 했다면 요즘은 가수보다는 탤런트나 다른 게 되고 싶어 하지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가수나 작곡가들이 수입이 생겨야 일을 할 텐데 수입이 안 생기니 이 일을 굳이 할 필요가 없어진 거죠. 유능한 사람들이 자꾸 이 바닥을 떠나고, 좋은 음악들이 소개될 기회가 점점 없어지는 상황입니다. 다른 여러 대안들을 찾고는 있지만 CD 판매 쪽에선 굉장히 어려운 상황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굿은 누가하고 떡은 누가 먹는다고...
현재 음반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CD 매출과 TV 광고 음악, 휴대폰 벨소리와 컬러링, 인터넷 유료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디지털 싱글 앨범 판매 등이 있다. 그중 마음에 드는 한두곡만 인터넷에서 내려받는 디지털 싱글 앨범이 어떤 대안이 되지 않을까 했지만 기대는 얼마 가지 못했다.
“디지털 싱글 앨범이라고 해도 한 사람이 내려받으면 같은 반 친구 30명은 다 공유를 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론 안 되지만 해킹해서 다 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카피방지 앨범을 내고는 있지만 의미에 불과합니다. 모르는 사람만 못하는 거죠.”
모바일이나 온라인 음악 시장이 엄청 커졌지만 음반 업계로 오는 건 적다.
“휴대폰 벨소리와 컬러링 등 모바일 시장도 일본은 그것을 1천원에 팔았다면 음반업계가 700원을 가져가는데 우리나라는 150원이 옵니다. 통신사가 500원을 가져가고 중간에 업자가 얼마를 가져가죠. 저희쪽에서 150원을 가져오는 수익구조로서는 음악을 만들고 재투자를 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온라인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시장도 마찬가지로 음반업계로 오는 돈은 적다.
“제가 소비자 입장에서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 산업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면 다운로드 하는 데 한곡당 1천원에서 1천500원이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일반 사람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죠. 100원이면 사겠다는 소리는 그동안 공짜로 들어왔던 학생들 입장에서 하는 소리고, 그만큼 자기가 듣는 음악,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의 값어치를 떨어뜨려놓는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통 한 장의 음반으로 내는 수익은 CD 매출 50~60%, 공연 등의 행사 수익금 20~30%, 온라인과 모바일이 10~20%를 차지한다. 김대표는 점점 줄어드는 CD 매출 수익을 공연이나 모바일 쪽에서 메꿔 현상을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한다.
“CD 매출의 10~20%와 모바일의 10~20%는 차이가 굉장히 큽니다. CD에선 50%의 마진을 얻었는데 모바일쪽에서 10%밖에 안 되니까 CD에 쏟아 붓는 노력의 10배 이상을 해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되거든요. 또 광고 음악 등의 컨텐츠 활용에도 힘을 쏟을 것입니다.”
앞으로 스톰프뮤직은 이루마 CD를 필두로 국내 좋은 연주자 음반을 많이 발매할 계획이다. 지금 한창 작업 중인 앨범에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박종훈 새앨범과 조성우 음악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 <꽃피는 봄이 오면> <슈퍼스타 감사용> 등의 영화음악, 일본 스타차일드 애니메이션 레이블의 <에반게리온>과 <러브히나> OST를 수입 발매한다.
벅스뮤직이 유료화 돼도 많은 네티즌들은 또 다른 공짜를 찾아갈 것이 뻔하기 때문에 벅스뮤직의 유료화 선언을 크게 반기지는 않는다는 김정현 대표. 그저 좋은 음반을 만들고 공연 착실히 하고, CD 매출 외의 다른 곳에서 수익을 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다만, 지금 이대로 가다간 음악업계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닐지, 그게 걱정이다.
-월간PC사랑 2004년 9월호
첫댓글 뮤지션 자료 아니어도, 스톰프님 자료니까 올려두 되죠..?^-^ 이 글 읽고 많이 생각했어요.. 정말 CD는 사서 들어야 돼요!!
저도 솔직히 징하게 받아듣습니다..하지만 또 징하게 음반 사죠@@ 요즘은 좀 줄어들었지만 한달에 4~5장은 사는데...재수할때 부터 모은게 300장이 넘었어요..@@
그러게요 전 아직 가난한 학생인지라 무료로 많이 듣는 편이긴 한데.. 좋아하는 앨범이 있음 열심히 돈 모아서 꼭 사고말지요ㅋㅋ 스스로 돈을 벌게 되면 좋은 음반 많이 살 거예요^^ 제 보물 1호는 지금까지 모아온 CD 들이랍니당-^^
스톰프님 화이팅!!! 정말 말씀도 잘하시네요.^_^ 씨디는 사서 들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