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전인지 두해전인지 가뭇 거립니다.
녹색연합에서 숲해설가분들의 교육 자료를 써달라고 해서
준비한 것입니다.
시의성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날의 열정을 보니 충분히 읽으실만 하다고 판단되어 카페에 가입을 하고 글을 올려 드립니다.
틈나는대로 다른 글들도 올리도록 할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숲 해설가의 효과적인 숲 가이드 기법을 위한 제언
동강대학 관광정보과 전고필
시작하는 말
글의 형식에 구애를 받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그동안 폭염과 싸우며 숲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그런 애정을 가슴 깊이 간직하지만 않고 행동으로 옮겨 해설하기 위해 노력해 오신 여러분에게 약간 분야는 다르지만 관광가이드로서 수행해왔던 안내 활동 중에서 느낀 애로사항을 토대로 내가 이랬더라면 훨씬 더 낳았을 텐데 하는 아쉬운 순간들에 대한 느낌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숲의 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숲 안내를 위한 자세
안내자는 머릿속에 담겨진 학술적 식견(내공)도 중요하지만 또한 옷차림이나 답사자를 응대하는 자세 또한 중요합니다.
사람들 중에는 어떤 특정한 지역이나 문화 혹은 자원해설가를 전문가로 인정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애써 부인하려는 생각들을 간직하는 이들이 의외로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누구에게든 이른 새벽 조신한 숲의 정취와 같은 향기를 뿜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첫인상의 중요함은 그저 면접관에게 보여주는 의례적인 행동이 아니라 나로 말미암아 지상의 식물과 땅과 물과 사람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그리하여 그들과 소통의 관계를 형성하는 첫 만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가이드인 나와의 만남이 아니라 나는 그 매개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그 첫 매개체인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다들 유년의 시절에는 나보다 더 많은 호기심과 사물에 대한 애정이 지극했을 것입니다.
네 살배기 어린 친구와 답사를 갔을 때 친구는 차안에서 바람이 흩날려 책을 넘기자 이렇게 얘기를 하더군요. "어! 바람이 책을 읽네"
어떤 어린 친구는 소금에 대한 인상이 얼마나 강했는지 이른 아침 마당에 가득 쌓인 눈을 보며 "앗! 소금이다"라고 말하고요.
이런 섬세하고 예민하며, 주위의 사물을 단지 그 한가지로만 보지 않았던 시절들을 모두들 겪어 왔을 것입니다.
다만 규격화된 틀 속에 사로잡힌 대한민국의 환경이 그런 시각을 거두어 버리고 쓸모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죠.
그런 잊어버린 순수의 시대를 일깨우는 역할이 바로 숲 가이드가 해낼 수 있는 고유한 일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회상의 문을 만들어 주는 매개자이자. 세상의 숲에 대해 알려주는 해설가가 첫인상에서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면 그 장소에서 백 마디를 말하는 것이 그저 무의미한 것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언어의 선택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정적인 용어의 사용이나 강압적인 권유는 좋은 방법이 되지 못합니다.
잦은 사투리의 사용 또한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다만 탐방객과의 관계가 친숙해졌을 때 어떤 식물에 대한 인식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혹은 서로의 친근감을 유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는 수용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은 탐방객의 태도와 연관하여 재치 있게 풀어 나가야 합니다.
또한 사물에 대해 직설적인 얘기를 하는 것보다는 한번쯤 비유하거나 은유를 통해서 말을 건네는 것이 더 깊이 있게 다가간다는 점도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가을 바람에 나부끼는 미루나무 잎을 보면서 "저기 저 나무는 미루나무입니다" 라고 전하는 것보다는 "저기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는 나무는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들이 매일 진저리나게 만졌던 나무입니다. 무슨 나무인지 군대 다녀온 아저씨들은 다 아시죠?"
이러한 화법들은 곧이어 탐방객들에게도 은유를 통해 말을 걸어오게 만들며 이로 인해 더욱 의미가 있는 숲 기행이 될 것입니다.
안내를 하기 전에 반드시 도감을 비롯하여 안내에 필요한 자료들을 준비하여야 합니다.
4500여종에 달하는 식물을 다 외운다는 것은 수월한 일이 아닙니다. 가이드 또한 모르는 것이 있어야 공부할 기회도 주어지는 법이며, 탐방객들도 가이드가 자신과 동등한 사람이라는 친숙함을 느낍니다.
도록을 뒤적거리며 함께 찾아보는 것 또한 훌륭한 안내 기법중의 하나입니다.
잎의 모양이나 나무의 색깔이나 꽃의 생김새를 따라서 함께 뒤적이다 보면 다른 주변의 식물까지 모두 함께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상구급약을 챙기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뱀으로부터, 벌로부터 독충으로부터 혹은 날선 식물들의 잎사귀로부터 숲에 친근한 여러분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지만 탐방객들은 그들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이나 대처 요령을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들의 몸과 영혼을 구하는 모든 것들이 가이드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아침에 현장을 향할 때 자신감을 꼭 챙기세요.
어떤 일이든 스스로를 제어하고 때에 따라서는 발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미개척의 분야와 다름없는 숲 해설이라는 영역은 숲이 다양한 인간의 삶과 더불어 많은 얘기들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았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밀의 숲이자, 은둔의 숲이고, 신비의 숲이자 우리를 안아주었던 숲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여러분들이 그 숲에 대해 다양한 코드를 통해 접근하면서 풀이할 때, 그때 숲은 더욱 활기를 찾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안내를 받는 이들 또한 그로 인해 든든한 뱃심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여러분에게 대인에 대한 자신감과 숲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을 것입니다.
숲 안내의 절차
어떤 특정한 것을 안내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심성으로 키워 놓아야 됩니다.
자연과 나를 별개로 취급하는 이에게 나무와 풀들은 말을 걸어오지 않습니다.
내가 그들을 향해 마음을 열었을 때 그때서야 그들이 온전히 보이고 그들의 얘기를 탐방객에게 전달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나무가 거기에 있는 것은 언제나 타당한 삶의 조건들이 있을 것이며, 그 이유를 합리적으로 끌어내야 하고, 전달하는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상수리나무가 민가 곁에 많이 있는 이유,
메타세퀘이어가 담양읍내에 심어진 이유,
법성포에 숲쟁이가 있는 이유,
남원 운봉에 선두숲이 있는 이유,
이런 이유들은 조금의 학습 과정만 거치면 숲이 사람의 역사와 잇닿아 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확장해 나가며 설명하는 것입니다. 대개 숲은 자연의 상태에서 외부의 간섭없이 건강하게 자라는 숲과 그렇지 못한 숲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 불이나 간벌로 인한 이유가 있고, 조림사업을 위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각각의 차이를 설명하며, 좀더 폭을 넓혀 가기도 하고 좁혀 가기도 했으면 합니다.
숲을 얘기하고 나중에 개별의 나무와 풀을 얘기하든, 그 반대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가이드에 임하기 전에 왜 하필 우리가 이 숲을 찾아왔는가에 대해 설명할 필요는 교육적 효과를 위해서도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꼭 이런 방법만이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가령 해설이라는 것에 대해 머뜩치 않은 혹은 생각지도 않고 왔다가 불쑥 숲이 어쩌구 저쩌구하는 소리를 들으면 서로에게 불행한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저기 붉은 입술에 밥알 두 개를 물고 있는 며느리밥풀꽃에 관한 슬픈 전설부터 얘기를 하면서 이 꽃과 저 꽃의 얘기, 나무의 얘기, 그리고 숲의 얘기로 진행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틀은 없습니다.
언제나 해설은 가이드의 모노드라마에 의해 진행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숲해설가는 숲의 아름다움과 추함과 비밀스런 부분을 시의적절 하게 드러내고 감춰주고 다시 안으로 깊숙이 자리잡게 하는 연출가일 뿐만 아니라 나무와 풀의 몸짓을 재연하는 배우이고, 그들의 소리를 다시 들려주는 음향기사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감성적인 시인의 말법이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가 되겠지요.
땀이 흥건히 고인 상태의 탐방객들에게 무작정의 안내를 하는 것보다는 숲의 아들 개울에 손을 담그게 하거나 바람결에 들려오는 교향악을 들으며, 바람에 세수를 하게 하는 것이 바로 가이드의 판단에 의해 가능한 것입니다.
숲의 종합 예술가 그것이 바로 숲해설가의 정확한 업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 그러면 이런 안내를 위해 어떤 순서를 가지고 시작할까요?
이 또한 숲해설가 스스로의 몫입니다.
숲을 찾은 이유, 숲이 우리에게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것, 나무와 풀과 곤충과 토양과 물과 공기와 새들과 동물에 관한 얘기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잘 시작하고 맺는가는 각각 방문한 숲에 따라 내용을 달리 하기 때문입니다.
잡목들이 우거진 숲에서 보여지는 모든 것들이 숲의 인자들인데 무엇을 먼저하며, 무엇을 나중에 할 것인지의 여부 또한 숲해설가의 몫입니다.
때문에, 숲해설가는 자기만의 독특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방송국의 작가처럼, 해설에 내 맡겨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전달하기 위해서는 아쉽지만 짜를 것은 짜르고, 부각할 것은 타당한 범위(즉 탐방객의 수준이나, 이해도와 집중력)를 가만하여 시나리오를 사전에 구성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송의 메카니즘을 더 확장해 보자면
숲해설가는 시나리오를 작성한 다음 탐방객들 앞에서는 PD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십시오. 어 저기 꽃이 피었네요. 거것은 버섯인데요. 하며 진행하는 설명 곁에 있는 탐방객의 PD의 사인에 의해 촬영을 하는 카메라맨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방송국의 스텝들은 이러한 촬영의 결과를 가지고 방송국으로 돌아와 시나리오와 영상을 결합하여 한편의 다큐를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숲해설가 또한 숲안내를 마치면서 재확인과 오늘 탐방의 의미를 다시 정리해주는 시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생소했던 그들에게 숲을 다시 환기시켜주고 마음속으로 그 숲을 가져가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숲에 대한 식견을 넓히기 위한 방법과 사례들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김훈은 그의 자전거여행이라는 책을 통하여 "숲"이라고 모국어를 발음하면 입안에서 맑고 서늘한 바람이 인다고 하고 있습니다.
자음 "ㅅ"의 날카로움과 "ㅍ" 의 서늘함이 목젖의 안쪽을 통과해나오는 "ㅜ" 모음의 깊이와 부딪쳐서 일어나는 마음의 바람이며, "ㅅ"과 "ㅍ"은 바람의 잠재태이고, 이것이 모음에 실리면 숲 속에서는 바람이 일어나는데, 이때 "ㅅ"의 날카로움은 부드러워지고 "ㅍ"의 서늘함은 "ㅜ" 모음 쪽으로 끌리면서 깊은 울림을 울린다. 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래서 "숲"은 늘 맑고 깊으며, 숲은 글자의 모양도 숲처럼 생겨서 글자만 들여다 보아도 숲 속에 온 것 같으며, 숲은 산이나 강이나 바다 보다도 훨씬 더 사람쪽에 가깝다 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숲에 대해 다양한 해석들을 하면서 정작 그 글의 조어속에서 표현한 것을 찾은 것은 김훈의 글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숲 하고 발음을 하면 숲의 청신함이 그대로 내 허파로 빨려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숲에 대한 관심은 책을 통해서 타인의 경험과 깊은 사색을 내것으로 만드는데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한다고 믿게 된 것입니다.
하나의 예를 더 들자면 안도현의 시 "애기똥풀"입니다. 그의 시집 "그리운 여우"에 수록된 것으로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코딱지 같은 어여쁜 꽃/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얼마나 서운했을까요/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저런것들이 인간의 마을에서 시를 쓴다고.
비단 안도현 뿐만 아니라 많은 시인과 소설가들이 숲의 전문가들의 전문적인 식견과 일반인들이 가진 지적 호기심 사이에서 징검다리를 놓아주었지요.
설핏 그런 책의 종류를 들자면 조태일 시인의 "국토", 송수권 시인을 비롯한 3인이 노래한 "별 아래 잠든 시인" 신경림의 "길", 이성부 시인의 "지리산",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 곽재구 시인의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시 노래 모임 나팔꽃의 시디를 포함한 시집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등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시인들이 자연의 숲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려운 한시를 쉽게 풀어서 해석을 한 한양대 정민 교수의 "한시 미학 산책"과 같은 글은 옛 사람들의 자연과 조응하는 태도와 그속에서 말을 끌어내는 방법이 또렷하게 담겨 있어 숲을 다시 나만의 방법으로 해체 분석하고 조합하여 상징의 언어를 구사하는데 유익한 도움을 줄 것입니다.
앞서 말한 언론인 김훈의 "풍경과 상처, 자전거여행" 또한 사물을 바라보고 스스로의 코드로 해석을 하는 법에 대한 깊이를 다시 일깨워 줄만한 도움을 제공할 것이고요.
숲 자체와 나무 하나 하나를 말하는 법에 대해서는 이미 기존의 강의를 통해 충분히 섭렵했으리라 여겨지기에 숲을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그 숲에 담긴 낱개의 얼개들이 가지고 있는 표징을 잘 표현해낸 책들이라고 여깁니다.
이러한 책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탐방객들에게 안내를 함에 있어 보다 질 좋은 안내를 할 수 있는 길이라 할수 있습니다.
아울러 직접적인 해설서로는 최근에 나온 박상진 교수의 "궁궐의 우리나무"나 강판권 교수의 "어느 인문학자의 나무세기" 오래전에 출판된 을유문화사의 "양화소록"은 나무 하나 하나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상징성을 옛 부터 어떻게 여겨왔는지를 꼬박 꼬박 토를 달아 전해주고 있는 사전과 같은 책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책에 의지해서는 안되겠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입니다.
어느 한곳을 제대로 안내하기 위해서는 그곳의 계절적 변화와 기후상의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차이와 볕의 차이, 구름의 이동, 시간대별로 보여주는 특징까지도 현장 모니터를 통해 함께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현장의 사람들 특히 지역 주민의 말에 충실해야 합니다.
지역민들은 이런 나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떻게 불러왔는지. 지역민에게 이 숲은 어떤 숲인지를 알아야 만이 제대로 된 해설을 하는 것입니다.
지역민을 배제하고 그저 사전식 지식에만 의탁하여 안내를 하는 것은 기본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맺는 말
숲은 고요하다. 내가 귀를 기울이기 전에 숲으로부터 전해지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이는 없다. 숲은 어둑하다. 그 안에 무엇이 담겨져 있는지 내가 눈을 뜨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저마다 상징의 숲이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들은 잊고 사는데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숲으로 돌아가는 날을 기다리고 있는 존재들이다.
그들의 맑았던 영혼을 일깨우는 최전선에 숲해설가가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깨어나기도 전에 또 다른 사람을 깨워야 하는 것이니 참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신실한 마음으로 그들과 만나면 된다.
어떤 포장이나 가식의 외피를 두르지 않고 나무와 만나고 풀과 곤충과 만나고, 그리고 탐방객을 만나면 되는 것이다.
숲을 향한 진지한 고민속에 들다보면 봄 아지랑이에 솟아나는 노루귀의 꽃들을 만나 환호할 것이고, 어느 빗방울 뚝뚝 떨어지는 여름 저 빗물처럼 물들어가는 내 푸르름을 느끼게 될 것이고, 가을빛 머문 숲에 서면 그대로 저 포근함에 잠들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게 되며, 눈 덮힌 설원에서 서로 얼기고 설긴 나무들의 사이에서 관계란 무엇인가를 한참을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다. 바로 숲에 앵기는 것.
그 앵김이 몰아일체이며, 그것이 득음이다. 그로 말미암아 서서히 숲처럼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전문가로서 자신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첫댓글 참 저의 홈페이지를 오시면 세상을 읽는 저의 방식들이 담겨 있습니다. 참고하십시요. http://tournote.pe.kr
좋은글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