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는 뛰고…미분양은 늘고…
평당 800만원 이상 속출 '천정부지'
할인제 도입 등 잔여물량 처리 고심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신규 아파트 청약률이 저조한데도 불구하고 고분양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 물량 처분을 위해 분양가를 할인하는 업체들이 잇따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 업체인 청아종합건설은 20일 부산진구 부전동에 건립 중인 '서면 청아리치타운'(108가구)의 분양금액 50%를 입주 후 1년 안에 받는 조건을 제시했다.
만약 분양금 전액을 선납할 경우 1년치 대출이자 만큼 할인해 주기 때문에 평당 510만~530만원인 분양가를 사실상 할인한 셈이다. 업체측은 "잔여물량 처분을 위해 분양가를 실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선납할 경우 총분양가의 3~5% 할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 부산 남구 용호동에 평당 분양가 590만~610만원에 분양했던 '오륙도 롯데낙천대'(430가구)의 잔여물량 처분을 위한 분양가 조정에 들어갔다. 롯데건설측은 5층 이하 아파트의 분양가를 깎아주는 직접적인 분양가 조정이나 입주 1년 뒤 잔금 납부 등과 같은 간접적인 분양가 할인 등의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남광토건이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건립예정인 '서면 쌍용스윗닷홈 스카이'(544가구)도 미계약분 처분을 위해 마감재 등 설계변경과 분양조건 재조정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올 하반기에 입주 물량이 있는 S사의 경우 입주기간이 끝난 뒤 미입주 가구에 한해 분양금 선납 할인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정 기간 잔금납부 유예를 통한 분양가의 간접할인은 외환위기 당시 유행했던 분양방식"이라며 "현재 입주 물량은 급증하고 있지만 청약률 회복은 늦어져 미분양 아파트 처분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간접 할인방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같은 상황에서도 신규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는 평당 800만원을 웃도는 고분양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8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포스코건설의 '망미동 포스코 더 샵'(862가구)의 평균 분양가는 평당 820만원이며, 같은 날 분양에 들어간 현대건설의 '광안 현대 하이페리온'(265가구)의 평당 분양가는 평균 950만원을 넘어섰다.
오는 8월말 부산 남구 용호동에 분양예정인 '오륙도 SK뷰'(3002가구)의 평당 분양가는 평균 850만원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