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숄더백에 수놓인 화분의 잎이 푸르다.
화분은 세로줄의 무늬를 놓았다.
푸른 색이 한나의 눈에 들어온다.
아마존이 느껴진다.
십자수를 놓는 동안, 한나는 머리를 쓴다.
곡선면을 유연하게 수놓으려다,
머리가 아파진다.
어제 먹은 소주와 삼겹살탓에 살이 쪘다.
오늘은 아픈 머리를 움켜쥐고,
간헐적 단식을 한다.
가정의학과 선생님말이 맞았다.
오십살이후에는 먹는 양을 줄여야한다.
두수가 낮술마시고 온 날에,
저녁밥을 안먹던 이유였다.
두수는 날씬하다.
열호가 사무실에 도착하니 유리창너머로,
팀장이 노려본다.
출근시간을 맞춰달라는 압박이다.
어제 팀장이 소집한 회식에 열호는 못갔다.
열호엄마가 자전거를 타다가,
다리를 다쳤다.
현금출납기에서 돈을 뽑아서,
열호가 병원으로 간다.
열호는 엄마아빠의 돈통이다.
열호의 아내가 지방회사에서 일한다.
열호는 주말부부로 사는게,
지지고 볶고 사는 보통의 부부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열호는 그렇다.
아이 둘을 키우는 아내는,
오십대의 시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열호가 그들의 돈통인 걸,
진작에 알아차렸어야 한다고,
열호의 아내가 말했었다.
아내가 집에서 전업할 여자였으면,
열호 자신은 결혼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둘이 벌면, 자신의 월급은 자신이 관리할 수 있다.
앗, 근데 결혼하자 말자, 직장을 그만두거나,
아이를 낳자말자, 그만뒀다는 친구의 아내가 생각난다.
그럴까봐, 열호는 수시로 아내를 세뇌한다.
돈을 버는 아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그런 친구들에게서 학습하길 잘했다.
열호는 그런 친구들이 참 안됐다.
열호엄마가 다치자, 열호아빠가 간병을 한다.
간병인이 있는 병동은 비싸다.
열호는 어젯밤에 지각하는 악몽을 꾸었다.
꿈에서 엄마가 하는 잔소리를 듣다가,
버스를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