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비 내리는 오늘 역시 영어점역공부를 위해 복지관으로 향햇다.
세상에 영어점역규정의 일부가 싸아악! 바뀌어서 영어규정집을
가지고 선생님께 배우는 동안 울분을 꾸역꾸역 삼켰다.
아우! 아니 대체 왜 바꾸는 거냐아! 초짜는 어디 살겠어?
배우기도 전에, 다 익히기도 전에, 변하면 어쩌라고오!
그렇게 머리야 터져라! 하고 배운 뒤 집으로 귀가하는 길.
요새는 혼자 다닐 수 있게 돼서 만족스런 길이지만.
머리가 아파서 조금 신경질이 난 듯, 아니면 겁을 살짝 어디 두고 왔든지.
나는 귀갓길 지하철에서 내가 나대학생임을 증명하고 말았다.
비냑하기 그지없는 짧은 영어로 외국인에게 조언 혹은 충고를 건넨 것이다.
헐! 지금 돌이키면 내가 뭔 정신으로 그랬나 싶다.
그 상황은 이렇다.
여차저차해서 지하철에 오르자, 자리는 만원.
때마침 어떤 친절한 남성 분이 케인을 보고 자리를 양보해 주셨다.
그래서 감사를 표하고 그 자리에 앉아 가고 있ㄴ는데
외국인 A와 B 각각 여성과 남성이 탔다.
때마침 내 옆자리가 하나 비어있었는데, 여성 A가 앉았고 남성 B는 앞에 서게 되었다.
그런데, 여성 A가 때마침 같은 지하철 칸에 탄 안내견을 보더니.
엄청 흥분해서 사진을 찍고, 손으로 쓰다듬고 아주 좋아하는 게 아닌가?
얼핏 남성 B와 대화를 나누는 것 보니, 개를 참 좋아하는 여성인 듯.
하지만, 그 개는 보통 개가 아닌, 시각장애인 안내견.
복지관에서 국어점역공부를 하고 귀가하시는 분의 안내견이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안내견을 계속 쓰다듬는 외국인 여성 A.
그 안내견의 주인 분은 전맹이신지 전혀 모르는 듯, 아니면 뭐라 반응을 어떻게 해야할줄 판단이 서지 않는 듯 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
일첬다. 역시 이건 영어점역에 대한 스트레스가 터진걸지도.
되도 않는 영어실력으로 그 외국인 여성 A에게 말을 한 것이다.
다음은 그 대화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원래 안 쓰려다 기념 삼아서 적는다.
나: Excuse me. Plis, No terch the dog.
(실례합니다. 부디, 그 개를 만지지 말아주세요.)
원래 안내견이라고 하고 싶었는데, 영어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dog로 대체햇다.
아무튼 그 말을 듣자 그 여성 A가 Why? 라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실력 떨어지는 영어로
나: Because, The dog working. Thank you.
(왜냐하면, 그 개는 업무 중이에요. 감사합니다.)
내 짧은 영어가 어쨌든 통한 건지 그 여성은 OK라고 한 뒤, 마침
또 다른 여성 친구 C를 만나 동행인 남성 B와 셌이서 대화를 나누다 내렸다.
그리고 나는. 내가 뭔 짓을 한거야아!
하면서 속으로 마구마구 당황했다. 아우! 쪽팔려!
괜히 나댄건 아닌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