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철원여행을 마쳤다.
이번 화곡여행은 귀뚜라미 그룹의 최진민 회장님께서 30년 전 화곡동에 거주할 때 인연을 함께 했던 화곡의 대 형님들과의 잊지못할 추억때문에 초대한 여행이다. 그 당시 부부 동반하여 테니스도 하고 낚시도 하며 시간을 함께 보낸 이종례, 윤복희 형님 때문에 우리 화곡 34명은 1박2일 동안 최상의 서비스로 V. V. I. P가 되었다.
이야기의 내용을 거슬러 가면
이종례 형님의 남편은 최회장님 자녀들의 내과주치의나 다름없었는데 수년전 발병을 해 운명하셨을 때 최 회장님께서 사업상 외국출장으로 그 장례식장에 가지 못한 것이 평생 죄인으로 살게 했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 것이 계기가 되었다.
우리 화곡34명은 철원막국수집에서 한걸음 먼저 가서 기다렸다.
최회장님은 아내까지 동반하여 오셨고 윤복희 이종례 형님과 더불어 과거 20년 전의 추억담을 쏟아내며
"그 때 찾아가지 못해 죄스러웠고 부군들과 밤을 새워 고스톱 치며 귀찮게 해서 미안하다"며 말문을 트셨다.
식사를 마치고 귀뚜라미그룹의 호텔 '한탄리버스파호텔'로 이동, 그토록 쏟아 붓던 장맛비가 그치니 하늘은 짙은 가을 같았다. 우리만을 위해 온천물을 가득 담아놓고 기다리는 수영장과 그림 같은 코트두 면,
세계 3대 게르마늄 온천중의 하나라는 온천욕에 우리들은 최상의 서비스로 대접을 받았다. 그 옆에 있는 한탄강골프장으로 가서 먹은 저녁은 매우 독특했다. 닥터로 빈의 미각을 돋우던 담백한 연어셀러드와 DMZ에서 자란 쫄깃한 토종닭도리탕, 눈치도 안보고 밤이 늦도록 개성 있는 노래들을 마음껏 뽐내도록 배려해 주신 야외 라이브카페,참가한 모두에게 도자기세트 선물까지 잊지 않고 주시니 몸 둘 바를 몰랐다.
답례로 우리는 닥터로 빈처럼 토종 한국의 '혼'을 실은 브랜드 비트로 제품의 하얀색으로
모두 다 준비해서 드렸다. 비트로를 사랑해 달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기까지 애로사항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단 30명 초대했는데 그 인원에 못 미칠까봐 안달복달했던 심정이 첫째였다. 배슬아 총무의 노력으로 34명 참석, 신정일 형님의 수박과 떡 협찬
이종례 윤복희 형님은 귀뚜라미 그룹의 직원들을 위해 떡 간식을 선물했다.
화곡클럽의 저력은 외부에서는 절대 알 수 없다. 노래면 노래, 테니스면 테니스, 미모면 미모, 모두가 다 최고의 수준이다. 하나같이 개성 찬란해서 절대 화합이 어려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스스로 품격을 인정하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명품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듯 명품 클럽도 저절로 되지 않는다.
대추 한 알이 익기 위해서도 숱한 태풍과 비바람을 견뎌야하듯이 37년 세월동안 형님들 스스로 '최고'가 되기 위한 땀과 노력이 배여 있다.그 뒤를 잇는 후배들은 형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해 가다보니 오늘에 이르렀다.
최 회장님께서는 "어떤 단체든 37년간 흐트러짐 없이 이어져 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화곡클럽을 보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고 했다.
화곡의 철원여행은 감동과 감사로 점철되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최 회장님과 화곡형님들과의 아득한 역사 속에 피어난 '아름다운 인연'이 이토록 많은 화곡회원들을 감동시켰다. 20년이 넘는 그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잊지 않고 기어코 만남을 주선해 베풂을 실천하신 회장님의 따뜻한 인간미에 화곡가족들 모두 행복을 느끼고 돌아오게 되었다.
나는 집으로 귀가하는 회원들과는 달리 '한탄리버스파호텔'을 떠나 철원의 제2땅굴부터 월정리역까지 구경하며 하나를 더 보태고 왔다. 우리의 기가 막힌 현실을 내 몸 안에 심어왔다.
제2의 땅굴 맨 마지막 지점에서 어느 종교 단체가 와 바이올린과 기타로 연주하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곡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어느 누구도 대한민국의 분단현실을 부정할 수가 없고 끝없이 남침을 계획하는 북한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새겨왔다. 원래 사진촬영과 악기연주는 금지된 곳이지만 특별히 외국인들이 많아 부분 허용된 그곳에서의 뜻밖의 공연은 또 다른 보너스였다.
주변 구경을 마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나무 밑에 돗자리를 깔고 쉬면서 책을 보았다. 최근에 황농문 박사가 낸 '몰입 두 번째 이야기'다. 선잠이 우리의 기억력을 높여준다는 전혀 예상이외의 뇌과학에 대한 눈을 떴다. 공부하다 졸리면 자라는 거다.억지로 책상에 앉아있다고 효과가 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과학적인 뒷받침을 읽으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세 시간 가량 쉬다가 아침일찍 골프를 나간 화곡회원들(이수은 윤복희 이영순 손동숙)과
합류하여 한탄강 골프장 식당에서 맛있는 들깨버섯탕을 얻어먹고 왔다. 집에 도착하니 얼마나 노을이 붉던지 기어코 주방 창틀까지 기어 올라가 그 노을빛을 바라보았다. 꼭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스와코문트에서 보았던 노을빛과 똑 닮았다.
이번 화곡철원 여행을 따라갔던 유길초 선생은 "진짜 화곡은 대단한 클럽이다"며 명품클럽다운 면면에 놀라웠음을 전했다. 그 유 선생은 저녁 내내 라이브카페에서 노래한 화곡회원들의 노래를 동영상으로 만든다고 밤 열두시까지 꼼짝 안하고 작업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잠이 들었다.
이제 막 최회장님께 감사메일을 드렸고
한 여름 방학 내내 화곡 가족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라며 여행기를 접는다.
참석자 명단
* 개나리 - 김선영,문희,함경숙,신숙이,배진희,함수진,(총6명)
* 국화 - 한형숙,정홍임,김하정,이수령,손동숙,서현숙,백경희, 이병숙,권옥순,신경옥,강성희 (총11명)
* 장년 - 박영민,이종례,정규복,김유희,김정옥,이수은,윤복희,이영순,손의정,김춘자 윤연옥 (총11명)
* 임원 - 송선순(유길초),배슬아,서명애,주연화,한인경(총6명)
첫댓글 화곡 화곡 하길래 화곡이 얼마나 대단한 클럽인가 했는데 이번에 확실히 보게 되었습니다. 나이를 초월하여 함께 어울려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것을 보며 아! 정말 이것이 바로 사람답게 사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화곡,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