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한 중국 최대 경제도시로 손꼽히는 상하이. 이 거대한 도시를 제대로 둘러보려면 일주일도 부족하다. 게다가 주변에 쑤저우, 항저우, 양저우 등 아름다운 운하의 도시까지 두르고 있으니 이들까지 모두 섭렵하려면 짧은 여행 기간에 상하이 관광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을 터. 하루 동안 상하이를 알차게 여행할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한다. 상하이로 똑소리 나는 여행을 떠나보자. ◆확대판 명동을 거닐다 = 중국의 경제발전을 이끌고 있는 상하이는 빠르게 변하는 중국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초고층 빌딩과 고풍스러운 옛 거리가 어우러져 타이베이, 홍콩, 도쿄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도시들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상하이의 총면적은 6340㎢. 서울(605㎢)의 10배에 달하는 넓은 면적이다. 하지만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관광 명소는 중심부에 집중돼 있어 의외로 손쉽게 둘러볼 수 있다. 푸둥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시속 431㎞로 달리는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런민광장으로 가자. 지하철 1, 2, 8호선이 지나가는 런민광장은 상하이 정치ㆍ경제ㆍ문화의 중심지로 항상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상하이 대극장, 상하이 박물관, 시정부청사 등 으리으리한 건물들이 넓은 광장을 호위하듯 서 있고, 그 주변에 녹지가 조성돼 있다. 광장 동쪽 끝은 상하이 최대 번화가 난징루와 연결돼 있다. 난징루는 번화함으로 가득 찬 거리다. 보행자전용도로 양옆으로 쇼핑센터, 백화점, 기념품점, 음식점이 늘어선 모습이 명동과 흡사하다. 그러나 규모는 명동을 넘어선다. 런민광장에서 난징둥루까지 그 전체 길이가 동서 약 5㎞에 달한다. 상점이 너무 많은 탓에 어디에서 무엇을 사야 하는지 고민스럽다. ◆화려한 과거로의 회귀 = 조계 시대에 건축된 유럽풍 건축물과 감각적인 빌딩이 이루는 숲을 헤쳐 나오면 어느새 너른 강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상하이 관광 명소 1번지 와이탄이다. 와이탄은 상하이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숨쉬는 공간이다. 20세기 초 상하이가 아시아의 중심 국제무역항으로 떠올랐을 때 건축된 빌딩들이 황푸강 연안을 따라 1.7㎞가량 이어진다. 지금도 쉼 없이 새로운 빌딩이 올라가고 있고, 그 빌딩들이 이루는 와이탄 풍경이 상하이의 대표적인 풍경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이 장식한 와이탄 거리를 따라 남쪽으로 15분쯤 걸어 내려가면 전혀 다른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번에는 16~17세기 명나라 시대로의 여행이다. 위위안은 명나라 관료였던 반윤단이 부모님을 위해 축조한 중국식 정원으로, 베이징의 궁정 정원인 이허위엔을 본떠 만들었다. 40여 개의 정자와 누각, 인공수로와 그 위의 아기자기한 다리, 기이한 돌 장식이 어우러져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채로움으로 무장한 신천지
= 위위안에서 서쪽으로 20분 거리에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본거지였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승만, 박은식이 사용했던 집무실과 숙소가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당시 독립투사들이 사용했던 가구, 서적 등이 전시돼 있어 생생한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다. 임시정부청사를 나와 다시 걷기를 5분, 이름 그대로의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황피난루에서 태창루까지 이어진 신천지는 2001년 옛 프랑스 조계 지역을 본떠 만든 상하이 최고급 거리다. 난징루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명품 브랜드 매장과 금발의 서양인들이 노천 카페를 점령한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마치 유럽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자, 이제 시계를 보자. 오후 6시 30분이 넘었으면 지하철을 타고 마시청 극장으로, 아직 5시가 넘지 않았다면 버스나 택시를 타고 황푸강 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한다. 마시청 극장은 상하이의 대표적인 서커스 공연장으로 자전거 묘기, 줄타기, 공굴리기, 접시 돌리기, 무술 공연, 오토바이 묘기 등 다양한 공연을 1시간20분 동안 선보인다. 어렸을 적 동네에서 보던 서커스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공연장 규모와 화려한 무대 시설에 입이 쩍 벌어질 것이다. 황푸강 유람선은 화려한 상하이의 야경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1시간 동안 둥팡밍주타워, 푸둥 신개발지구, 와이탄 빌딩 숲을 감상할 수 있다. [글ㆍ신은정 = 여행작가]
출처 매일경제 08.10.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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