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100명과 전문가에게 물었다!
과음한 다음날은 정말 꼴이 말이 아니다.
속이 쓰리고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오고….
이때 내 몸에 맞는 해장법을 알아둔다면 좀더 빨리 지긋지긋한 숙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당신은 술마신 다음날 무엇을 먹는가. 그리고 무엇을 하는가? 술을 좋아하고 즐기는 100명에게 물었다. 그들이 터득한 노하우가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일까?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자.
1. 콩나물해장국
콩나물해장국은 전라도 지방에서 유래한 해장국이며, 콩나물국밥이라고도 불린다. 모주와 짝을 이루는 해장 음식으로 1위에 등극했다.
콩나물해장국은 전라북도 전주의 대표적인 먹을거리. 예로부터 속을 풀어주는 술국으로 널리 주당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동의보감에는 독이 없고 맛이 달며 오장과 위의 맺힘을 풀어 준다고 기록되어 해장국으로서의 효과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몸에 있는 열을 제거하고 수분대사를 원할히 해주어서 체내의 알코올 등을 땀으로 배설시켜 주는 작용 때문이다. 콩나물은 잔뿌리를 제거하면 효과가 떨어지니 주의할 것.
2. 황태해장국
황태는 명태에 여러 차례 바닷물을 끼얹어 바닷바람과 햇빛에 동결, 해동, 건조하는 과정에서 태어난다.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맛으로 2위에 올랐다.
황태는 지방 2%, 단백질 56%를 함유한 현대인에게 필요한 '저지방 고단백'의 대표 식품. 특히 다른 생선보다 지방 함향이 적어 개운한 맛을 내며 메티오닌과 같은 아미노산이 많기 때문에 속을 풀어주는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도 기록되어 있듯이 공해, 음주, 흡연으로 인한 각종 독소를 해독하는 기능을 한다. 지방 함량이 적기 때문에 당현히 여성에게는 다이어트 식품으로서 좋은 식재료다.
3. 복국
복지리는 가격이 비싸 대중화하지 못했지만, 최근 복해장국이라는 형태로 많이 알려졌다. 효능이 탁월해 해장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복어는 기름기가 적고 단백질, 칼슘, 인이 풍부하다. 간장 해독 작용, 숙취 제거와 알코올 중독 예방에 효과가 있드며, 혈액을 맑게 해준다. 또한 특유의 독성은 아무리 손질을 잘 해도 약간 남아 있게 되는데, 이것이 온몸으로 퍼지면서 몸을 데워 피로를 풀고 알코올을 중화시켜 숙취를 제거한다. 또 고혈압, 당뇨병, 신경통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으며 비타민 B가 풍부해 성인에게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4. 뼈다귀해장국
뼈해장국, 흔히 감자탕이라고 불리는 이 음식은 해독보다는 영양을 보충하는 역할이 더 크다. 그래도 술과 함께 서민들이 즐겨 찾는 해장 음식이다.
뼈다귀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비타민 E,B2,B1(쇠고기의 10배 함유),칼슘 등의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어 어린이 성장 발육을 촉진하고 술, 담배 해독 작용과 피로 해소, 빈혈을 예방한다. <동의보감>에는 '뼈다귀 고기는 허약한 사람을 살찌게 하고 음기를 보하며, 성장기 어린이와 노인의 허약을 예방하는 데 좋은 약이 된다"고 쓰여 있다. 이는 해장의 한 요소인 기를 보하고, 에너지원을 보강한다는 측면에서도 효과를 짐작하게 한다.
5. 해장 라면& 쌀국수
퓨전 음식이 많이 등장하는 요즘, 라면도 다양하게 조리되고 있다. 해장 라면은 콩나물과 약간의 야채만 있으면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라면으로는 사실 해장이 어렵지만 해장 라면은 라면에 콩나물과 야채를 듬뿍 넣어 해장 기능을 한다. 콩나물의 성분이 간의 독소를 풀어줘 해장에 좋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여기에 아미노산 등을 함유한 해물을 넣으면 해장 기능이 배가된다. 베트남 쌀국수는 소화가 잘 되고 영양분이 고르게 들어 있는데다가 칼로리가 적어서 건강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골 국물이 시원해 해장 음식으로도 좋다.
주당들의 해장법 Yes or No
1. 해장 음식을 먹는다 (Yes)
우리가 습관적으로 먹어온 해장국은 숙취를 해소하고 영양을 공급하면서 동시에 수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해장국에 주재료로 쓰이는 콩나물의 성분은 숙취의 원인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직접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며,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의 기능을 촉진한다. 또 얼큰한 해장 음식은 장 점막을 자극하여 장 운동을 촉진시킬 뿐 아니라, 땀을 내도록 하여 체내 물질을 배출하게 돕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은 피로해진 장에 좋지 않다.
2. 사우나에 간다. (Yes)
땀으로 체내 물질을 배출한다는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 하지만 사우나는 건장하고 열이 많은 사람 등 체질에 맞는 사람에게만 권한다. 고혈압이나 천식, 저혈압 등이 있는 사람이 사우나를 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된다. 이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땀을 빼야 한다.
3. 해장 술을 마신다 (No)
술을 많이 마시면 간과 위장은 해독작용으로 지친 상태가 된다. 이때에 해장을 위해 또 술을 마시면 잠깐 동안 두통과 속쓰림이 가시는 듯하나 사실은 해장 술이 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잠시 숙취의 고통을 덜 느끼게 할 뿐이다. 해장 술로 알려진 '모주'는 당분과 한약 성분이 숙취에 도움이 되기도 하나 이 역시 알코올 성분이 있어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4. 잔다. (Yes)
지쳐 있는 몸을 쉬게 하고 활력을 회복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먹지 않고 무조건 잠만 잔다고 해서 회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분이나 과즙 등의 에너지원을 섭취하면서 알코올 성분을 배출하는 일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해장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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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러시아의 '라솔', 영국의 '블러디 마리', 태국의 '까이 룩 꿰이'. |
마실 땐 즐겁지만 자고 나면 숙취가 두려운 것이 술.
술이 깨고 머리가 지끈거릴 때 한국인에게는 콩나물국, 북어국, 선지국, 재첩국 등이 울렁거리는 속을 다스리는데 제격이다.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것이 술인데 숙취해소 아이디어가 한국인만의 전유물은 아닐 터. 그러면 세계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숙취를 해소할까?
중국은 칡차, 일본은 우매보시, 태국은 '사위달걀'
가까운 이웃나라부터 살펴보자.
독주 많이 마시기로 유명한 중국인에게는 '싱주링'이라는 특효처방이 있다. 싱주링은 인삼, 귤 껍질, 칡뿌리 등 6가지 천연재료를 섞어 만든 전통차로 기원전 200년 전부터 중국인의 숙취법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아침에 한잔 쭉 들이키면 술이 확 깬다고.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험실의 쥐에게 싱주링을 9개월간 먹이자 나중에는 술을 입에도 대지 않게 됐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미국의 한 연구팀은 이 성분이 알코올중독 치료에 특효약임을 입증하기 위해 250만 달러의 연구비까지 신청했다는 소식.
그러면 일본인의 해장법은 무엇일까? 한국의 콩나물 해장국처럼 대표적인 숙취해소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과 매실을 절인 우매보시가 그래도 사랑받는 해장 법 중 하나다. 일본에서 사케를 너무 마셔 속이 울렁거릴 때는 콩나물국만 찾지 말고 우매보시 한 덩이를 뜨거운 물에 떨어뜨려 들이켜보면 어떨까?
술먹고 울렁거리는 속에 느끼한 음식은 상극으로 여기는 것이 한국인의 정서지만 태국에서는 기름에 튀긴 삶은 달걀에 매콤한 소스를 듬뿍 얹은 '까이 룩 꿰이'라는 음식이 전통적인 해장 음식이다.
이 음식의 뜻은 '사위달걀'이라고. 한국의 처가에서는 사위에게 씨암탉을 삶아주지만 술독에 고생하는 사위에게 태국의 장모님은 달걀을 삶아 튀겨준다. 꼭 해장이 아니라도 일반 음식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음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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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유럽에서는 청어를 절이거나 날로 먹어 숙취를 해소하는 것이 관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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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와 소금 섞으면 '라솔', 보드카에 토마토주스 섞으면 '블러디 마리'
술 잘 먹기로 치면 한국과 함께 1·2등을 다투는 러시아는 어떨까? 술 취하지 않는 약 RU-21을 개발한 나라답게 어엿하게 상품화된 숙취 해소음료가 있다.
바로 '라솔'. 라솔은 양배추와 오이즙에 소금을 섞어 만든 음료로 2차 대전 승전기념일인 5월 9일 저녁에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또 소금에 절인 오이나 토마토 즙도 전통적인 숙취해소법이다.
위스키의 나라 영국 역시 다양한 해장법을 자랑한다. 아이리쉬 지방에서는 달걀 프라이, 토마토, 소시지, 버섯 등을 함께 먹는 '얼스터 프라이'라는 음식이 유명하고 영국인 일반에게는 보드카에 토마토주스와 소스를 넣은 '블러디 마리'도 해장에 특효다.
숙취 해소에는 미신도 많아서 한국인이 계피를 갈아넣은 달콤한 모주 한잔을 최고의 해장술로 치는데 반해 영국인은 어젯밤 술을 마신 바로 그 술집에 가서 술을 한 잔 들이키면 숙취가 해소된다고 믿는다.
영국인은 아침에 마시는 이 해장술을 '개털(Hair of the Dog)'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가 재미있다. 개에 물려 아플 때는 자신을 문 개의 털을 한 움큼 뽑아서 덧대면 상처가 낫는다는 속설에서 나온 말로 숙취의 원인이 된 술집을 꼭 찾아가서 술을 마셔야 술이 깬다는 허무맹랑한 영국의 풍습이다.
날이 추워 독주가 사랑을 받는 북유럽에서는 청어가 특효 해장음식이다. 보통 절이거나 날로 먹는 경우가 많으며, 히딩크의 나라 네덜란드에서는 듬뿍 썰어 올린 양파 더미 위에 청어 사시미를 올려 먹는다.
이라크에서도 과음이 사회문제... 해장용 염소머리 없어서 못 팔 지경
미군 주둔 이후 엄격한 이슬람식 사회분위기가 많이 풀린 이라크에서도 최근 과음이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라크 인들은 어떻게 해장을 할까? 남편이 과음을 하고 돌아와 속앓이를 하면 이라크의 여인네들은 시장에서 염소머리를 사와 통째로 푹 고은 뒤 이 국물을 먹인다. 바그다드에서는 최근 술 소비가 늘면서 이 염소머리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술은 이제 남자들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여자들도 숙취해소에 관심이 많다. 최근 영국에서 여자들과 청소년들의 과음이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영국의 여성 사이트인 '아이빌리지(www.ivillage.co.uk)'에서는 과음한 여성에게 바나나 밀크쉐이크나 굴 또는 블러디마리 같은 처방을 권한다. 해장음식도 이 정도면 예쁘고 여성스럽다고 해야 할까?
숙취는 과도한 양의 알코올이 몸 속에 들어가면서 간에서 '아세트 알데하이드'라는 독성을 띈 물질로 분해되면서 발생하는데 이것이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또 술에 함유된 에탄올은 탈수 증세를 일으킨다. 좋은 해장국은 이런 몸 속의 독소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하는데 비타민C나 미네랄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숙취 방지법은 당연히 아예 처음부터 과음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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