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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학신문] 취업 앞둔 대학생들 ‘한자 비상’ 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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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5단체 한자시험 권고안에 긍정적 반응 |
‘한맹’들 한숨소리 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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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영어, 경력, 자격증에다 이제 한자까지.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의 한숨 소리가 길게 흘러나온다. 경제 5단체의 입사시 한자시험 권고안에 대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면서 한자시험을 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대학생들은 대부분 ‘한맹’인 한글전용세대. 이래저래 취업 부담감은 가중될 수 밖에 없지만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는 취업난을 돌파하기 위해 취업 준비생들은 한자 시험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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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시 한자시험 보는 기업 늘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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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5단체의 입사 시 한자시험 권고안에 대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부터 채용시 한자시험을 보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 대표 이광석)가 주요 대기업 145개사를 대상으로 ‘한자시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6.6%(111개사)가 ‘경제 5단체의 입사시 한자시험 권고안’에 찬성한다고 응답해, 채용시 한자시험을 보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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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자시험을 볼 계획인 기업은 37개사로 지난해(20개사)보다 85%나 늘어날 예정. 게다가 36개사가 올해 채용 한자시험을 볼지 여부에 대해 검토중이거나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한 상태여서 한자시험을 보는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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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생명, 대덕전자, 제일기획, 한국공항공사, 한국전력공사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채용시 한자시험을 볼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금호석유화학 등의 금호그룹사는 공채시 한자시험을 진행해 왔으며 LG유통, 한국마사회, 조흥은행 등도 채용시 한자시험 도입을 검토중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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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입사시 한자시험을 도입할 계획은 없지만 한자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주겠다는 기업도 40개사(27.6%)나 됐다. 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 삼성SDS, 제일모직 등은 한자시험 도입계획은 없지만 한자 관련 자격증 소지자에게는 채용시 가산점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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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업들이 채용시 한자시험 보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이유는 중국을 비롯 동남아 국가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채용시 한자시험 권고안에 대한 찬성이유로 기업의 40.5%가 ‘한자문화권 국가와의 비즈니스 확대’를 꼽았다. 이밖에 찬성 이유로는 ‘한자실력이 부족한 젊은 사원이 많아서’(28.8%), ‘한자를 몰라 생활에 불편을 겪어와서’(15.3%), ‘기업 내에서 한자의 업무활용이 많아서’(11.7%) 등의 순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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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채용시 한자시험에 반대하는 기업은 23.4%(34개사)에 그쳤다. 반대 이유로는 ‘한자의 업무활용도가 낮아서’란 응답이 38.2%로 가장 많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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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적으로 사용되는 한자 사용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32.4%나 됐으며 ‘취업 준비생들에게 부담이 될 것’(17.6%)을 우려하는 기업도 있었다. ‘한자를 잘 안다고 중국 및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11.8%)이라는 응답도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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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맹 탈출’해야 취업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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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태를 반영하듯 대학가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한자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또 한문학원도 예년에 비해 수강생이 크게 증가했으며, 서점가는 천자문이나 펜글씨 교본이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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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앞둔 준비생들은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영어, 학점, 자격증, 경력에다가 ‘한자’라는 한가지 짐을 더 안게 된 셈이니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대학 재학생들은 이른바 ‘한글 전용세대’의 대표주자들로 ‘한맹’에 가깝다는 점이다. 9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제도가 도입되면서 ‘한문’ 과목이 대학입시에서 제외돼 한문은 말 그대로 ‘찬밥’ 신세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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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 시험에서 역시 한문 과목이 사라지면서부터 이들 세대는 한문 공부에 손을 놓은지가 한참됐다. 결국 ‘한맹 탈출’을 위한 한글전용세대의 갈 길은 멀고 험난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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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자시험을 보는 기업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동아제약은 서류전형시 한자·한글 혼용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인력개발실 성수기 과장은 “요즘 세대를 한자를 쓰기 귀찮아 하기 때문에 이력서에 깃든 정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라며 “보통 지원자들이 3∼4시간에 걸쳐 작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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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역시 논술시험에서 ‘한자어를 혼용하여 작성하라’고 지시한다. 이 업체 관계자는 “2차까지 통과한 지원자들은 하나같이 학점도 높고 영어 실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인재 선별 방법으로 부득이하게 한자 시험을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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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하나·이화여대 02학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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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공부 위해선 어차피 알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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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문학 기피현상으로 학문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자는 한글의 그 근간이 되기 때문에 우리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대학의 전공서적은 대부분 한자어다. 어차피 대학 공부를 위해서는 한자 공부를 따로 해야 할 정도로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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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공부를 사대주의 시각으로 보는 경향은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영어는 라틴어에서 유래됐지만 영어권의 국가에서 라틴어를 배척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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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우리도 한글을 뿌리에 두고 수용할 것은 수용해서 발전시켜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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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생들은 편하고 쉬운 것만 쫓는데, 그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나 역시 한자교육을 받지 않아 사실은 한문을 잘 모르지만 이번 여름방학부터 당장 한문 공부를 시작할 작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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