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안녕하세요. 구성주의를 복습하다가 질문이 생겨 올립니다.
1. '정체성의 정치'의 정확한 개념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국가가 선택하고 행사하는 전략이 아니라, 일국의 정체성이 형성되고 그것이 타국의 정체성과 상호작용하는 총체적 과정 또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인가요?
예를 들면, 한일관계에서 한국이 일본과 협력적인 역할정체성을 형성해 일본이 군국주의 팽창이라는 과거의 경험을 성찰적으로 재해석하여 한국에 더욱 협력적인 역할정체성으로 피드백하도록 '만드는' '전략'을 정체성의 정치라고 하는 건지, 아니면 그렇게 상호작용을 통해 정체성이 구성되는 과정을 정체성의 정치라고 하는 건지 헷갈립니다.
2. '구조'란 '주어진 물질적 조건을 해석하고 그에 의미를 부여하여 형성되는, 국가를 구속하는 규칙과 자원'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개별국가는 자신이 몸담은 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역할정체성과 집합적 정체성을 형성할 것인데, 그렇다면 지역별로, 또는 모든 양자관계별로 상이한 각각의 구조를 갖게 되는 건가요?
3. 관념적 구조를 구성하는 요소로 인식, 문화, 규범, 정체성이 제시되어 있는 한편, 구조가 국가를 구속하고 국가가 구조를 재구성하는 상호작용의 경로로는 정체성만이 제시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때 나머지 요소인 인식, 문화, 규범은 어떤 위치에 있는 건가요? 정체성 밖에서 정체성에 영향을 주는 외생적 요소인가요?
추신) 지난 번 쉬는 시간에, 연성권력론 부분에서 'Suez 운하 위기가 반미감정의 원인이 되었음'에 관하여 질문 드렸는데 혹시 이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너무 깊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이해하고 넘어가고 싶어서 질문 드립니다. 훌륭한 교수님께 직접 배울 수 있어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우선 추신) 관련 답변을 할께요.... 수에즈 운하 위기 사건은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이 공모하여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국유화를 좌절시키려던 군사적 도발이었습니다. 미국은 원유자원을 갖고 있는 중동국가들의 반발을 고려할 뿐만 아니라, 서방의 리더국인 미국의 사전동의 없이 이루어진 운하 위기 발생에 대해 불만이 있었습니다. 결국 미국의 압력이 작용하는 등으로 영국, 프랑스는 스웨즈 운하에서 철수하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서방 리더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이 약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이 미국 연성권력의 약화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도발한 영국, 프랑스 등에 대해 압력을 행사해 원상을 돌려 놓았다는 측면에서 국제적 연성권력이 높아지지 않았나 볼 수는 있겠지만,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에 의해 미국의 서방진영 리더국으로서의 위상과 이미지가 약화된 것이 더 심각한 것으로써 연성권력이 약화된 사건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입니다.
답변 1 : 정체성의 정치는 국내정치적, 국제정치적 의미가 약간 상이한 점은 있습니다. 국내정치적으로 보면 한 사회의 일반적인 정체성이 아니라 그 속에서 소수자 집단이 갖는 인종, 민족, 종교 등에서의 특수한 정체성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수자 집단의 정체성에 대한 국가이 탄압, 포용, 배제 그리고 이에 대한 소수자 집단의 반응 등과 관련된 정치적 과정이나 내용을 정체성 정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제정치적으로 보면 국가들마다 상이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고, 이러한 정체성이 국가 간의 갈등이나 협력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나 그 내용을 정체성 정치로 볼 수 있습니다. 한 국가가 자신 및 다른 국가의 정체성의 내용이나 변화에 영향을 미치면 이것이 국제정치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군사력, 경제력 등 물질적 힘에 의한 국제정치가 아니라 정체성에 따라 전개되고 변화되는 국제정치의 모습이 국제정치적 차원에서의 정체성 정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답변 2 : 역할 정체성은 국가의 쌍마다 달리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미국에 대한 정체성(예로서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선진국, 한국전쟁 시 도움을 준 동맹국 등)은 높은 수준으로 협력적이나, 일본에 대한 정체성(예로서 일본은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를 하였던 제국주의적 역사를 가져 경계해야 할 국가, 새로운 팽창을 시도할 수 있는 우려 대상 국가 등)은 협력과 더불어 갈등의 요소가 공존하는 측면이 있듯이요...집단정체성은 집단의 단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리 논의될 수 있습니다. 한반도 내에서는 한민족의 집단 정체성 문제가 논의될 수 있으나, 동아시아 차원에서는 이 지역 국가들 모두 간의 집단 정체성이 논의될 수 있구요.... 따라서 지역별로 다른 정체성이 존재하거나 추구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정체성의 내용은 지역별로 다루겠지만 각 지역에서 각자의 집단 정체성이 증진되면 그 지역에서의 협력과 통합이 촉진될 수 있겠지요.... ASEAN의 경우 자신들 만의 지역 정체성이 형성되어 왔으며 그것이 ASEAN 지역에서 상호협력의 토대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유럽의 집단 정체성 내용과는 다른 것이구요....
답변 3 : 비물질적인 관념적 구조를 구성하는 하는 것은 다양할 수 있으며, 인식, 문화, 규범, 정체성 등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정체성은 다른 것과 구별되기도 하지만 인식, 문화, 규범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인식, 문화를 구태여 정체성의 하위요소로만 보지 않고 구별해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규범의 경우 정체성이 제도화되어 나타난 것으로 보아 정체성의 하위유형으로 보기도 하지만, 실제 학문적으로는 국제적 규범에 대한 논의가 별도로 전개되기도 하여 정체성의 하위유형의 성격만 강조하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인식, 문화, 규범, 정체성은 서로 구분되는 측면과 일부 중첩되는 측면이 함께 있는 개념으로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