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시집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수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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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의 시 **“꽃”**은 존재의 의미와 인식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에서 '꽃’은 단순한 자연의 대상이 아니라, 이름을 통해 의미를 부여받은 존재를 상징합니다.
주요 내용
이름의 중요성: 시인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대상이 의미를 갖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존재의 인식: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대상은 단순한 존재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 변화합니다.
연대의식: 시인은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라는 구절을 통해,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인간의 소망을 표현합니다.
시의 구조
이름을 불러주기 전: 무의미한 존재
이름을 불러준 후: 의미 있는 존재
의미화되기를 갈망하는 화자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은 우리의 소망
이 시는 단순한 꽃에 대한 묘사를 넘어, 인간의 삶과 존재를 상징하는 은유적 존재로서의 꽃을 통해 인생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되돌아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