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박 가격은 한국 선박보다 훨씬 비싸다.
실제 용선주들이 참고하는 선박간의 연비데이터를 참고하면 2012년 대우조선해양이 인도한
1만TEU급 APL Salalah호는 중국 양쯔장조선이 가장 최근에 인도한 동급의 선박 Hanjin namu호보다 연비는 29.2% 가량 좋다.
특히 APL Salalah호는 과거에 많이 쓰이던 Short stroke구조의 K-Type 엔진이 탑재되었음에도 양쯔장조선이 건조한 선박보다 연비는 매우 뛰어나다.
이같은 연비차이를 금액으로 환산해보자.
두 컨테이너선을 10년 가량 사용한다는 가정 하에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선박과 양쯔장조선이 건조한 선박의 10년 연료비 총액을 5% 현가할인한 금액은 각각 2.2억불과 2.8억불이다. 6,400만불의 연료비가 차이난다. 지난주 Clarksons에서 발표된 1만TEU급 컨테이너선의 신조선 가격은 9,800만불이다.
양쯔장조선에 선박을 발주한 선사는 대우조선해양을 선택했을 때보다 연료비 차이만큼인 6,400만불 가량 더 높은 선박가격을 지불한 셈이다.
중국 선박이 한국선박에 비해 10~20% 가량 낮은 수주선가를 제시하는 것에 만족해왔던 선주들은 실제로는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큰 후회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돈으로 환산되는 선박간의 연비차이를 해운업의 주요 참여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신조선 계약 가격 대비 중고선가 할인폭 역시 중국선박은 매우 크다.
중국선박의 중고선가격 하락폭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비나신조선이 건조한 선령 3년의 56K급 벌크선(Cariboo, 2010년 5월 수주, 수주선가는 29백만불)은 올해 25백만불의 가격으로 중고선으로 거래되었다. 신조선가 대비 중고선 가격 하락폭은 13.8%이다.
한달 후 중국 진하이조선(Jinhai Shipyard)에서 올해 인도된 79K급 벌크선(New excellence, 2007년 11월 수주, 선가는 51백만불)의 중고선 거래 가격은 24백만불이다.
신조선 계약가격 대비 무려 52.9% 하락했다. New excellence호는 14knot의 속도에서 하루 연료소모량은 40톤을 사용한다. 업계 평균인 34톤(14knot)보다 연료를 6톤 가량 더 사용하는 선박이므로 중고선가는 인도되자마자 신조선 계약가격대비 50%이상 하락한 것이다.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을 갖고 있는 선사들은 이 같은 급속한 자산가치 하락에 매우 큰 충격을 안고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중고선 가격 움직임은 실제 해운업의 시황과 선박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므로 신조선 시장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조선업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선박의 건조원가에서 설계원가가 높아지고 있다. 선박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으며 기술적으로 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선수주량이 점점 한국으로 몰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여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조선소간 설계능력의 차이로 조선소 간 수익성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기본설계능력이 우수한 조선소는 설계원가 상승이 제한적이겠지만 설계능력이 부족한 조선업체는 건조원가가 대폭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가를 높여 받더라도 설계능력의 부족으로 인도가 지연되면 해당 선박의 건조수익성은 훼손되며 다른 프로젝트의 건조작업에도 차질을 불러오게 된다.
조선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
조선업은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한국 조선업은 다시 한번 성장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미 성장의 초입에 진입한 것으로 볼수 있다. 한국 조선업의 신조선 가격이 지난해부터 상승했기 때문이다. Eco-ship 싸이클은 해운업 50년의 경험에서도 보지 못한 싸이클이다.
해운업에서 경험이 많을수록 앞으로의 해운시황 변화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해운업 경험이 많을수록 중고선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2012년 7월 현대미포조선이 세계 최초로 Eco-ship(50K Class for MR Tanker)을 인도한 이후 선주사로부터 '연비'개선효과가 검증되면서 중고선 투자매력은 완전히 사라졌다. 한국 조선소로부터 Eco-ship 인도량이 늘어날수록 중고선 가격은 하락폭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오랜 해운업의 경험이 알려주는 대로 발빠른 Eco-ship 투자를 주저하고 보유하고 있는 중고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선사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선박의 교체수요 즉, Eco-ship 싸이클은 전세계 26,000척을 상회하는 중고선박들을 10~15년에 걸쳐 모조리 대체하게 될 것이다. 한국 조선소의 진화되고 있는 Eco-design,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와 그에 따른 선박연료의 변화는 조선업의 기술혁신 속도를 높임과 동시에 선박의 교체를 여러번 그리고 빈번하게 이끌게 될 것이다.
Eco-ship 싸이클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연비'가 조선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출처 : 2014. 8. 26, 선박뉴스 (박무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