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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장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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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없는 말은 없다 |
첫째, 사람·곰 등의 동물이 걷는 모양으로서 비록 달리는 데는 불편하지만 접지면적이 넓고 안정성이 높아 후지만으로도 일어설 수 있다. 둘째, 개·고양이 혹은 치타 등 육식동물의 보행으로, 계관절(fetlock joint) 아랫부분이 땅에 닿게 하여 걷는 형으로서 달리기·먹이포획·나무오르기 등에 적합하다. 셋째, 말처럼 빨리 달리기 좋게 진화된 것으로서 발굽 끝으로 달리는 형이다. 이와 같은 보행 특성 때문에 말을 가축화해 이용하게 된 것이다. 말의 가축화는 기원전 3000년께에 이루어지기 시작해 군사·교통·농경용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현대에 이르러서 레저 스포츠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로부터 ‘굽 없는 말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말에게 있어 굽의 중요성을 잘 말해 주는 것이다. 말이 어떤 용도로 쓰이든 발굽의 손상을 막고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케 하기 위해 발굽의 관리가 필요하게 되었다. 즉 각각의 용도에 맞는 발굽의 관리를 위해 장제를 시작하게 되었다. 장제는 말의 용도에 따라 발달되어 왔는데, 서양과 동양의 근본적인 사고방식 차이가 장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서양은 합리성에서 기인한 ‘편자에 굽을 맞춘다’라는 개념으로 정립되어 왔고, 동양은 자연에 순응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발굽에 편자를 맞춘다’는 식으로 정립되었다. 장제사는 각 말의 발굽에 맞게 장제를 하기 위해 말발굽의 해부생리와 기능 등을 정확하게 익혀야 하며, 다리의 움직임(보행)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경주마가 움직일 때 지면과 굽 사이에 작용하는 힘은 체중, 보법(평보·속보·구보·습보), 속도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각 보법에 따라 발굽에 수직으로 미치는 힘은 평보일 때 자기 체중의 0.7배, 속보시에 자기 체중의 0.9 ~ 1.3배( 8m/초, 25초/펄롱의 속도), 습보시 자기 체중의 1.75배(14m/초, 14.2초/펄롱의 속도)의 힘이 미치게 된다. 그러나 하나의 말굽에서 실제 지면과 닿는 부분은 30㎠에 불과하므로 굽이 땅에 닿는 매우 짧은 시간에 강한 힘이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이해해야 하는 것은, 경주마는 말의 여러 용도 중 달리는 특성만을 살려 ‘육상선수’로 키워낸 것이므로 그에 맞는 장제법을 사용해 경주시 최대의 능력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체검사 - 올바른 신발 신기 위한 검사에는 운동검사와 주립검사가 있다. 지면이 평탄한 곳에서 평보와 속보를 시키며 10m 정도 떨어져서 발의 앞·뒤·옆을 관찰하는 운동검사는 주로 보행시 보폭, 운동기 장해 유무, 발굽 바닥과 지면이 닿는 정도, 이상보행( 파행, 교돌, 추돌 등) 여부 및 장제로 예방·교정이 가능한가 등을 판단하게 된다. 주립검사는 말을 평탄한 곳에 세워놓고 앞, 뒤, 옆에서 관찰하는 것이다. 이때는 발굽의 방향, 발굽과 구절의 각도, 좌우 발굽의 크기, 제벽 손상 유무 등을 살펴보아야 하며 체형·지세·지축과의 관계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하나 하나의 각도나 크기보다는 전체적인 균형이 중요하므로 전체를 비교해 봐야 한다. 발굽의 각도는 앞다리의 경우 견갑골의 경사와 평행을 이루는 게 이상적으로 대략 50도가 되며, 뒷다리의 경우 대퇴골과 평행을 이루는 것이 이상적으로 대략 55도가 된다. 또 발굽의 내외측 불균형은 발굽 길이나 발굽 각도와 함께 아주 중요하다. 아주 작은 차이를 보이더라도 발굽의 내외측 불균형은 착지시 발굽의 제저면 내외측이 동시에 닿을 수 없어 발굽이 내측이나 외측으로 회전하게 된다. 제관절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면 관절에 비정상적인 힘이 가해지게 되어 주변의 인대에 과도한 긴장을 주게 되고, 결국 인대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검사해야 하는 것은 말이 장착하고 있던 편자다. 부분적인 마모 정도, 편자의 추돌(뒷다리가 앞다리와 부딪치는 것) 흔적 유무, 편자 면의 혈흔 유무, 편자의 접합상태 등을 세밀하게 관찰해 장제에 참고해야 한다. 편자! 말의 신발 경주마에게서 편자는 육상선수의 스파이크와 마찬가지다.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첨단소재의 스파이크를 개발해 사용하듯이 경주마 편자도 경주에 맞게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주마 편자는 쇠편자와 알루미늄합금제 편자를 사용하는데, 쇠편자는 주로 조교용으로 사용되며 장제 주기는 40일 정도다. 알루미늄편자는 경주용으로 사용되는데, 경주 출주시 편자를 교체해 줘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그런 까닭에 최근에는 조교와 경주시에 사용할 수 있는 겸용편자의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는 경주 출주시 교체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편자교체에 따른 발굽의 손상이 적어 발굽관리에 유리하다. 4호를 기준으로 하여 쇠편자의 무게는 220g( 1조: 880g)이며, 알루미늄 편자는 85g(1조: 340g)정도 된다. 새신 신고 뛰기 - 구두신고 뛰다 운동화신고 뛰기 경주마에게서 편자는 무게에 비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 1,800m 경주시 부담중량 1㎏은 대략 3마신(0.5초)의 차이가 나게 되나 편자는 540g에 9마신(1.6초) 차이가 난다. 또 쇠편자 대신 알루미늄 편자를 장착하고 경주에 출주하면 경주 중 발생하는 교돌(좌우측 다리가 부딪쳐서 발생하는 외상)이나 추돌의 발생이 감소한다. 일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운동 중 골절률의 경우 쇠편자 사용시보다 알루미늄 편자 사용시에 5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편자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발굽의 미세한 변화가 경주마로서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으므로 발굽의 관리야말로 경주마 관리의 전부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