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교군수․정병국의원, 양평의 운명을 바꿀 용문-수서간 고속전철의 전망
봄인가 했더니 여름이다. 작년 가을도 그랬다. 가을인가 했더니 이내 겨울이 들이닥쳤다. 그리고 그 겨울은 참 길기도 했다. 경기는 불황, 물가는 폭등, 정치판은 개판…
한낮에 거리에 나서면 복더위가 따로 없지만 어쨌든 계절의 여왕 5월이다. 5월의 정취는 간 데 없어도, 당분간 난방비에서 해방될 수 있으니 휘파람이라도 불고 싶다. 게다가 몇몇 희소식도 전해온다. 양평군이 지역경제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음이 반갑고, 용문 수서간 고속철도 건설계획에 귀가 솔깃해진다.
글로벌시대에 지자체가 제아무리 용을 쓴들 경제불황의 늪에서 얼마나 빠져나올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공직자의 ‘온누리상품권’공동구매 소식에 이번에는 김군수가 정말 뭔가 보여주려나 기대가 커지고, 만날 찬밥 취급하는 경기동부권에 정부에서 고속전철 같은 조단위 국책사업을 펼쳐줄까 싶으면서도 수도권 집중이 망국의 길이니 분산정책으론 이만한 게 없어보일 뿐더러 4선이 되었으니 이번에는 정의원이 정말 뭔가 보여주려나 기대가 커지는 것이다.
해서, 김선교 군수와 정병국의원을 만났다. 두 사람 다 큰소리는 여전했다. 말로만 그러지 말고 제발 좀 뭔가 보여주기를 바라면서, 또 자신 없는 모습보단 신념에 찬 모습이 훨씬 낫다 싶은 마음으로 들었다. 2012년 5월 4일 오전 9시 40분 군청 군수실을 찾았다.
안병욱 : 늘 그래 오셨지만, 요즘 유독 지역경제 살리기에 목소리를 높이셔서 군민들의 기대가 큽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앞으로의 대책을 간추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선교 : 제일 중요한 게 교통망입니다. 관내 소비규모로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불가능한 실정이잖아요. 양평의 교통망을 두고 이 정도면 됐다고 하는 분들이 많지만 전 아직 배가 고파요. 중부내륙고속도, 경춘고속도로, 제 2영동고속도로 자체도 중요하지만 IC가 있어야 제 역할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양동 단석리, 양서 부용리 IC 개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교통이 편리해야 인구유입도 관광산업도 잘 되는 거 아니겠어요? 물론 지금 할 수 있는 경기부양책에도 적극 나서겠지만 성과는 늦더라도 양평 장래에 필수적인 일을 중점적으로 챙기고 있습니다.
안병욱 : 이번 공직자들의 ‘온누리 상품권’ 구입을 두고 군청 내부에서 불만은 없던가요?
김선교 : 직협에서 성과금 10프로씩을 자발적으로 모은 겁니다. 군수라고 공직자들에게 마음 내키는 대로 지시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서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소리는 늘 해왔지만 강압적인 지시에 의한 일은 아닙니다.
그런 측면에서 20사단 나상욱 사단장님이 너무 고마워요. 면회시간을 종전 11시에서 10시로 앞당겨주셨거든요. 군인들은 좀 더 일찍 가족 만나서 좋고, 면회객들은 전날 오셔서 양평구경도 하다가 하루 묵고, 지역경제는 그만큼 이익이 되고 그런 겁니다.
물론 이번 ‘온누리 상품권’ 구매에 대해 일부 불만이 없지 않겠지마는 거의 대부분 공직자들은 당연한 일로 여기고 있습니다. 공직자들 역시 군민 여러분처럼 지역경제를 많이 걱정하고 또 어떻게 하면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 많이 합니다. 이번 일이 군민들께서 폭넓게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오면가면 꼭 시장에 들리는데요. 가서 보면 낯모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어요. 그만큼 외지 방문객이 많다는 소리죠. 자전거매니어를 필두로 양평을 찾는 외부인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건 지역경제에 청신호입니다. 5일장이 아니라 매일 장이 열리는 시장, 그리고 특색 있는 시장 만들기에 요즘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양평시장 장옥 리모델링사업도 곧 착수할 겁니다. 입주상인들께는 감정가에 의한 보상비 드리고, 싹 비운 다음에 멋진 건축물을 만들어낼 겁니다. 아시다시피 양평에는 청소년이나 젊은 층들이 놀 만한 장소가 없어요. 전철 타고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직접적인 피해를 막고, 활기 넘치는 시장상권을 위해서도 젊음의 거리 같은 구간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민자사업으로는 수지타산이 안 맞아 고충이 맞았는데, 김문수지사님이 시책추진금 30억원을 지원해주셔서 내년도까지는 깨끗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병욱 : 정부에 전철 연장과 고상홈 설치를 촉구하셨는데, 전망이 어떤가요?
< 김선교 :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진짜 열 받는 건 총선 끝나자마자 통과역 결정 공문을 보낸 점이에요. 예산 절반 부담해라 해서 두 말 없이 11억 5천만원이나 세웠는데 이제 와서 무슨 말인지 원… 약속했던 철도시설관리공단 이사장도 딴 분으로 바뀌고, BC(비용편익분석)가 낮다는 소리만 되풀이하고… 안 다닌 데 없이 다녀서 겨우 약속을 받아냈던 일인데, 이 꼴이 되어서 정말 군민 여러분 뵐 면목이 없습니다.
어렵긴 하지만 해볼 때까진 해볼 작정입니다. 7일날 관리공단 이사장님 만나기로 했으니, 양평군민의 분노를 그대로 전달하고 무슨 묘책이 없을지 논의도 해볼 생각입니다. 같은 날, 국토부도 방문할 예정이구요. 어쨌든 순순히 물러날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석불역, 매곡역 역세권 개발계획 용역도 시작했습니다. 정확한 근거와 미래상을 제시해서 꽉 막힌 대한민국의 관료조직과 맞서 싸울 생각입니다. 교통병원 유치할 때도 이번처럼 애를 먹었습니다. 물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전망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할 겁니다. 군의회 역시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구요.
오빈역과 비교해서 형평이 맞네 안 맞네 하는 여론이 있는데,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데가 어디 있습니까? 저한테는 오빈역이나 석불역이나 매곡역이나 똑같아요. 만들 수만 있으면 전철역 만들어야 합니다. 역이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여야 경제고 뭐고 발전할 거 아닙니까? 지금 당장 하루에 몇명이 타고 내리느니 수익이 어떠니 하는 건 그야말로 근시안적 사고입니다.
양평은 시(市)가 되어야 합니다. 양평시가 돼야 진정한 수도권 도시가 될 수 있어요. 우선 양평읍에 인구가 5만은 넘어야 합니다. 양평역에서 오빈역까지 걸어서 10분이라고 과장하면서, 불필요한 시설이라는 소리를 아직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잘 보세요. 현재 양평읍이 뻗어나갈 길이 오빈역 주변 말고 보이는지.
교통병원이 이제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갑니다. 책임자 얘기가 공사 끝나는 동안 약 500여명이 양평에서 먹고 잘 거라고 하더군요. 출퇴근 인력 빼놓고 말입니다. 전철역이 있으면 국책사업 따 올 때도 크게 유익합니다. 두고 보십시오. 오빈역이 앞으로 양평에 효자 노릇 하는지 안하는지.
안병욱 : 수서간 고속전철에 거는 군민의 기대가 대단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또 전망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김선교 : 작년 예타(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한 게 사전계획 충실성 미흡이라더군요. 그 부분은 지자체가 간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뭐라 할 말이 없구요. 어쨌든 양평이 사활을 걸어야 될 일이라고 보고, 정의원님과의 공조체제를 더욱 굳건히 해나갈 각오입니다. 수서간 고속철도야 말로 양평이 시로 가느냐 마느냐의 터닝포인트입니다.
일단 양평군차원에서 해야 할 일은 서명운동입니다. 그게 의례적이고 관행적인 일이라고 우습게 봐서는 안됩니다. 인구가 10만인데 한 7만명이 서명했다고 칩시다. 정부에서 절대 홀대할 수 없어요. 지역주민도 뭉치기만 하면 국민의 뜻이 되는 건 당연하지 않겠어요? 행정력을 총집결 각오이니, YPN을 비롯한 지역언론도 시민단체도 전부 나서주기를 진심으로 부탁합니다. 군민이 함께 하지 않으면 제가 무슨 힘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양평을 이끌겠습니까?
안병욱 : 얼마 전 경기일보에서 특강을 하셨습니다. 대상은 어떤 사람들이었고 또 반응은 어땠나요?
김선교 : 경기일보에서 월례조회 특강형식으로 초청한 건데, 회장으로 계시는 임창열 전지사님부터 전체 임직원이 참석했더군요. 제가 할말이 뭐 있나요? 양평군정 말고는. 핵심은 군수는 최소한 10년 앞을 바라보는 직업이다, 입니다. 단위사업별로 그때그때 인기나 끄는 일에 빠지면 지역발전은 물 건너가는 거죠.
저를, 9급으로 시작해서 운신의 폭이 좁을 것이다, 공무원 생활만 해봤으니 마인드가 정형화돼 있을 것이다 정도로 막연히 평가했는데 강의를 듣고 나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기자분들이 여럿 계셨으니 시간낭비는 아니었던 거 같아요. 군수를 좋게 보면 양평에 대해서도 좋은 인식을 갖지 않겠어요?
전부터도 들어온 말이지만 그 자리에서도 몇몇 기자분들이 그러더군요. 천당 위에 분당이라는 말은 이제 옛날 말이고 요즘엔 분당 위에 양평이라는 소리가 흔해졌다고 합디다. 알게 모르게 지도층이나 유명인사들이 꽤 많이 양평에 들어와 살고 있고, 양평 정말 살기 좋다는 소리가 그분들 입을 통해 상류층에 확산되고 있는 거죠.
안병욱 : 현장행정은 군수님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 해서, 거의 매일 군민들과 자리를 함께 하시지만 이 자리를 빌려 특별히 군민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좀 해주시죠.
김선교 : 뒤돌아보면 4년 동안에 군수로서 한 게 없어요. 이것저것 찝쩍대기만 하고 뭔가 양평을 혁신적으로 바꿀 일은 아직 성사시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커요. 다행이 민군수님께서 선각자적인 자세로 출발한 친환경농업이 단계적 발전에 접어들었고, 서울의 관심이 점점 집중되고 있으니 조금만 더 노력하면 정말 필생의 과업 하나는 만들어낼 수 있다 하는 자신감은 더 커져 가요.
주민 없는 지방자치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건전한 NGO 육성과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할 터이니 군민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 비판과 대안을 부탁드립니다. 하드웨어만 갖고는 절대 성공 못합니다. 소프트웨어가 성패의 키포인트인데 하드웨어야 관에서 짓는다고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운영할 분들은 바로 군민 여러분 아니겠습니까? 거듭 군민 여러분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용문에서 서울 강남까지 15분, 수서간 고속전철 계획은 양평 역사 최대의 드림프로젝트다. 올해 삽 뜨고 내년에 시승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지만, 계획자체만도 메가톤급의 파급효과를 갖는다. 용문뿐 아니라 양평동부권은 물론 양평읍과 양평서부권까지 가치상승은 수직으로 솟구칠 게 확실하다.
상상해보라. 15분이면 서울 강남에 닿는다. 갈수록 고유가에 친환경정책이 강화될 수밖에 없으며, 행복의 가치와 주거문화도 자연환경 우선으로 바뀌고 있으며, 아파트가 투자상품으로서의 생명이 다해가고 있으니 숱한 도시민이 양평으로 유입되는 광경을.
물론 무작정 인구가 느는 게 최선은 아니겠지만, 이 넓은 양평 땅에서 시(市) 등급의 적정인구 정도는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지 않겠는가. 산수는 수려하고 인구는 20만 남짓의 양평시, 상상만 해도 짜릿해지지 않는가.
짜릿해지는 한편으론 과연 이 거대한 희망이 현실이 되긴 되는 것일까 조바심을 떨쳐낼 수 없다. 조바심치면서도 평창동계올림픽이며 강원도와의 연계성을 부풀리며 안도한다. 완전히, 떡 줄 사람 속은 알 길이 없으면서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다. 2012년 5월 3일 점심시간 강하면 한 식당에서 정병국의원을 보자마자 수서간 전철 속내부터 묻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으나, 점잖은 체면을 지키느라 축하부터 건넸다.
안병욱 : 축하인사가 늦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됐지만 득표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며, 야풍이 거셌던 수도권에서는 단연 일등입니다. 양평군민들께 특별한 감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정병국 :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쓴 소리도 하시고 저 개인에 대한 오해도 많으셔서 솔직히 걱정이 많았습니다. 개표가 끝나고 나니 정말 가슴이 울컥하더군요. 감사한 마음이야 어찌 다 말로 표현이 되겠습니까? 수도권뿐만 아니라 영호남을 제외한 전국 최고의 득표율에 정말 감격했습니다. 옛날 같으면 제가 잘나서 그런 건 줄 알았겠지만 지금은 생각이 전혀 달라요. 부족한 것도 많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많지만 양평에 일꾼 하나 키우자는 군민 여러분의 염원을 가슴 깊이 새겼습니다.
양평 역사에 없던 4선 국회의원이 제게는 둘도 없는 명예이며, 무엇보다 무거운 책임입니다. 군민 여러분께서 제게 보낸 성원과 바람을 늘 가슴에 새기고 살겠습니다. 4선 국회의원의 자부심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양평, 가평, 여주 모두의 자부심입니다. 그 자부심에 흠집이 가지 않도록 제대로 해내겠습니다.
안병욱 : 용문에서 수서까지의 전철이 아직은 계획단계이지만 군민들의 관심이 대단합니다. 특히, 정의원께서 이 사업 실행에 전력을 기울이고 계시다는 소식까지 더 해져 기대가 하늘을 찌를 정도입니다. 전망이 어떤지 또 어떻게 해결해나갈 예정이신지 무척 궁금합니다.
정병국 : 국가기간철도망은 5개년 10개년 사업으로 나뉩니다. 국가살림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사업 가운데에서도 비중이 매우 높은 사업이고, 올해 재심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국회의 상임위원회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어느 상임위에서 활동을 해야 유리한 지 꼼꼼히 따져보고 있습니다.
지금 군민 여러분의 관심이 석불역과 매곡역에 집중되고 있는데, 잘못 알려진 게 많더군요. 아직 석불역과 매곡역의 기능은 결정된 게 없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지역에서 원하는 도시철도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서울에서 1시간을 벗어나는 구간은 도시철도에서 제외됩니다. 이 원칙은 세상없어도 바뀌지 않아요.
그렇다고 폐쇄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당분간은 혼란스러워도 기차가 서고 승객이 타고내리는 기능은 확실히 유지됩니다. 문제는 ITX(준고속) ETX(고속) KTX(초고속) 가운데 어느 노선이 되느냐 입니다. ITX는 지금 수준이고, 현재 춘천노선인 ETX로 결정날 경우 원주까지 청량리에서 45분, KTX로 결정날 경우 청량리에서 원주까지 30분이면 돌파합니다. 물론 모든 기차가 석불이나 매곡에서 정차할 수는 없지만, 지그재그 형식으로 배차가 됩니다. 애초 약속을 철도공사에서 번복한 건 저 역시 크게 불쾌하지만, 아직 분노하거나 데모에 이를 시점은 아닙니다.
수서간 전철은 국토해양부에서 전국의 교통망을 연계해서 분석하고 결정해서 재정부 심위에 넘기는 사안입니다. 적극적으로 달라붙어서 우리 지역에 유리하게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군민의 은혜를 갚는다는 의미도 크지만 국가의 균형발전, 수도권 분산과 주거문화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국책사업이라고 확신합니다.
이포교 근처에 미니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입니다.
수서에서 출발해서 이포를 거쳐 용문에 닿으면 서울 강남권이 양평까지 더 나아가 강원도까지 이어지는 효과를 창출해낼 수 있는 건 너무도 당연한 얘기 아니겠습니까? 하여튼 제가 할 수 있는 범위가 백이라면 이백, 삼백의 노력으로 나설 각오입니다. 김선교군수님도 뜻을 같이 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습니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군민 여러분께서도 각별한 관심과 동참에 나서야 더욱 전망이 밝아진다는 사실이겠습니다.
안병욱 : 이제 대한민국 정치세계의 중진이 되셨습니다. 국회와 새누리당 당내에서의 역할이나 위상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듯싶습니다만?
정병국 : 지역에서의 지지율은 국회의원의 배경입니다. 지지율이 낮으면 힘도 약하고 지지율이 높으면 아무래도 힘이 커지죠. 거듭되는 말씀이지만, 군민 여러분 덕분에 제 배경이 아주 든든해졌습니다. 그 배경을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군민 여러분 모두를 위해 써먹을 겁니다.
군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신 덕분에 저는 이제 정치계 지도자급 반열에 올랐습니다. 전당대회 직전에 원구성이 있는데 그에 걸맞은 역할은 당연히 수행해 나가야죠. 하지만 대선 등 여러 가지 정치적 이해관계가 상충할 시기이니 매사에 신중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쉽게 노선을 정해서 스스로 틀 안에 갖힐 이유가 없죠. 지역을 위해서도 제가 중앙정치무대에서의 역할비중이 커져야 합니다. 어쨌든 원구성까지는 시간이 좀 있으니, 그동안 부족했던 지역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안병욱 : 본인의 견해와 무관하게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끈질기게 나오고 있습니다. 당대표에 도전할 거라는 관측도 많습니다. 의례적이고 애매한 답변 말고,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이러한 부분에 답변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병국 :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시시각각 환경이 바뀐다는 소리겠죠. 예전 같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이런 소리 저런 소리 막 해댈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경거망동할 위치가 아닙니다. 건방을 떠는 게 아니라 지역의 당면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신중해야 합니다. 앞뒤 살피지 않고 과욕을 부리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일은 저를 지지를 해주신 군민 여러분께서도 결코 바라는 일이 아닐 겁니다.
언제 무엇을 하는가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게 지역발전에도 국정에도 또한 저 자신에게도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발전을 위해 또 올바른 국정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제 의지는 변함이 없으니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 오면 먼저 군민 여러분의 지혜를 얻고 동의를 얻겠습니다. 지금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안병욱 : 지역구 면적이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지역에 자주 내려오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당선되고 나더니 얼굴 보기 힘들다며 섭섭해 하는 군민들이 많습니다. 이분들에게도 한 말씀해주시죠.
정병국 : 서울전체면적의 4배, 경기도의 4분지 1이에요. 선거 이후에도 매일 내려오고 있지만 지역 곳곳을 방문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제 몸이 열개가 아닌 바에야 어쩔 수가 없는 일인 거죠. 국회 개원 전까지 아예 지역에서 살려고 마음먹고 있지만, 만나 봬야 마땅한 분들을 일일이 다 만나 뵐 시간이 안 나와서 영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전화만 드리기도 뭣하고…
지금은 시간이 좀 있어서 지역에 다니지만, 일은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닙니다. 직접 인사를 드리지 못하니 섭섭하시더라도 정병국이가 지역에 얼굴을 비치지 않아도 여의도에서 지역 생각을 잊는 시간이 한 때도 없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역에서의 움직임은 저 자신을 위한 것이고 지역을 위해서는 오히려 중앙에서 일해야 하는 게 정치계의 생리입니다.
하지만 현안 문제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연락을 주십시오. 제가 와서 도움이 될 일이라면 언제든지 내려오겠습니다. 국정에 반영할 수 있는 현안이라면 제 힘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그리 자주는 아니더라도, 정기적인 군민과의 만남도 구상 중입니다.
안병욱 : 앞으로의 주요 의정활동을 어떻게 잡고 계시는지?
정병국 : 싸움 좀 하지 말라는 말씀을 선거운동 과정에서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상대를 인정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정치, 공존과 상생의 정치를 실현하겠습니다. 이제 정치 지도자의 일원으로 우리나라 정치문화 개선 에 앞장서겠습니다. 지역주민의 원하는 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겠습니다. 4선의원의 실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중앙정치가 지역발전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겠습니다.
특히, 기초의회의원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데에 주력하겠습니다. 선거가 지역분열로 이어지는 현상을 타파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안병욱 : 군민들께서 큰 기대를 갖고 의원님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군민께 드리는 말씀으로 오늘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정병국 : 지극한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신망에 결코 흠집을 내지 않겠습니다. 작은 씨앗에 불과했던 저를 여기까지 키워 오신 건 군민 여러분입니다. 마을을 지키는 느티나무처럼 군민 여러분의 곁을 지키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꼭 은혜를 갚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