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연극의 남주인공이 모든 여자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그런 얼굴을 원해요.
그런데 아무리 연기가 좋아도
저 남자의 얼굴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
연극의 남자 주인공을 뽑는 오디션
자리에서 그 작품을 쓴 작가이며
캐스팅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마이라는 지금 무대 위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레스터를 향해
냉정한 소감을 남기며
그를 탈락시키라고 지시한다.
한 마디로 그의 외모가
로맨틱하지 않아서 탐탁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를 떨어뜨린 마이라에게
비장한 한 마디를 남기고
총총히 사라지는 지망생 레이터.
마이라는 엄청난 재력가이며
성공한 극작가로서
흔한 남자들의 로망이랄까? ㅋ
돈 많은 노처녀였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기차에서
우연인 듯, 필연인 듯
마이라는 레스터를 만나게 되고
사석에서의 대화를 통해
그에게 은근히 매력을 느끼게 된다.
(역시 외모보다는 대화가 통해야..)
돈이 아무리 많아도 스며드는
외로움만은 어찌할 수 없었던
마이라는 새롭게 자기 앞에 나타난 남자,
레스터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되고
둘은 삽시간에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
흥미로운 도입부와
고전영화에서 느껴지는 품위 있는
대사들이 내게는 흥미로웠다.
전개도 나름대로 빠르게 진행되며
적당한 긴장감이 있지만
결코 폭력적이거나 잔인하지 않은
내용이라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다는 것도
고전 스릴러 영화의 장점이 아닌가 한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은 잔혹함의
끝장을 보여주는 요즘 영화들은
보다 보면 불편함을 넘어서
마음이 고통스러워 결국 시청하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말이다.
남자 주인공은 행동은 로맨틱한데
얼굴은 악당 역에 제 격인 인상이라
어딘가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는데
역시나 그는 순수한 마음으로
마이라를 사랑한 게 아니었다.
옛 애인과 공모하여 기회를 틈 타
마이라를 죽이고 막대한 유산을
가로챌 음모를 꾸미지만
우연히 이를 알게 된 마이라에 의해
역으로 공격을 당하며
자신이 쳐놓은 덫에 자신이 걸려들며
결국은 파멸에 이르게 된다.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결말을 보여주는데
뻔하다 할지언정 이런 결말이 속 편한 것은
요즘은 보편적인 가치와 기준이 무너진 시대라
우리 일상 곳곳에서 기절할 만한 악한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마치 댐이 무너져버려 속수무책으로
물이 범람하는 꼴을 당하듯
악한 범죄와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참담한 현실과 이런 현실을 반영하는
쇼킹한 범죄 영화들이 이젠 놀랍지도 않기에
오히려 옛날 스릴러 영화들이 신선한 것은
순전히 내 기분 탓일까?
남편이 애인과 짜고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마이라는
한동안 정신을 가누지 못하는데
이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녹음기였다.
자신이 쓴 글을 녹음하느라
설치되어 있던 녹음기에 레스터와
애인이 속삭였던 말들이 고스란히
다 녹음되어 있었던 것이다.
1950년 대에 만들어진 영화 속에
녹음기가 등장하는 것도 놀라웠다.
작가답게 범인들이 자기 꾀에
넘어가도록 상황을 연출하는
마이라의 역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자신의 손에는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응징을 하게 됐으니 나름대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 영화였다.
1952년 미국영화
감독 : 데이비드 밀러
주연 : 조안 크로포드, 잭 팔라스
서든 피어 (Sudden Fear) Full Movie
(하단의 톱니바퀴 클릭, 자막에서
한국어 선택하면 자막 뜹니다^^)
https://youtu.be/WTs02esVvaM
카페 게시글
용띠들동행
의외로 스릴 만점 고전영화--서든 피어(Sudden Fear)
무비
추천 1
조회 113
23.10.03 17:0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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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처음부터 그놈이 의도적으로 접근했나 봐요.
후반부에 은근한 스릴감이~
멋진 복수~ 안도감과 통쾌함이~
혼자 힘겹게 그들을 상대하는 마이라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믿는 사람 뒤통수치거나 나쁜 짓 하면 안 돼요.
나중에 벌 받아요. 곱게 못 죽는답니다.
영화보다 댓글이 더 스릴 넘치네요~ ㅋ
나중에 봐야겠어요
심심할 때 보면 따봉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