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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보리심 전지품[全持品]
1. 삼악도[三惡道]에 [빠진]일체 유정의 고통
그것을 쉬게 하는 모든 선행과
고통에 시달리는 모든 이의 안락처에
기쁨으로 함께[隧喜讚歎, 수회찬탄] 합니다.
2. 깨달음의 씨앗인 선업을 쌓는
그것에 기쁨으로 함께합니다.
몸 가진 윤회의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기쁨으로 함께합니다.
3. 보호해 주시는 분들의 깨달음과
보살들의 경지에도 기쁨으로 함께합니다.
4. 모든 중생에게 안락을 주는
발심[發心] 선법[善法]의 바다와
중생을 이롭게 하심에
기쁨으로 함께합니다.
5. 시방의 부처님께
두 손 모아 바라오니
어둠 속을 헤매는 중생 앞에
법의 등불을 밝혀 주시길 비옵니다.
6.열반에 드시려는 부처님께
두 손 모아 간구하오니
이 눈먼 중생을 [그대로] 남겨 두지 마시고
영겁토록 머무시길 비옵니다.
7. 이와 같이 행한 모든 것에서
제가 쌓은 모든 공덕
이것으로 일체중생의 모든 고통이
완전히 가셔지기를 비옵니다.
8. 이 세상의 중생에게 병이 있는 한
병에서 완전히 나을 때까지
저는 약과 의사와
그들의 간병자로 남기를 바라옵니다.
9. 먹을 것과 마실 것의 비가 되어
굶주리고 목마른 자의 고통을 없애주며
길고 긴 기근의 시절에도
제가 [중생의]먹고 마실 것이 되게 하소서.
10. 절망하고 가난한 중생에게
제가 다함 없는 재물이 되고
그들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도구가 되어
그들 곁에 항상 머물게 하소서.
11. [나의] 몸과 써야 할 모든 것과
삼세에 쌓아 올린 모든 선업까지도
모든 중생의 성취를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모두 다 주겠나이다.
12. 모든 것을 버려야 고통을 넘어서게 되고
내 마음도 고통이 없는 경지를 이루게 됩니다.
모든 것을 포기함과 동시에
그것을 중생들에게 베푸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입니다.
13. 저는 이 몸 전체를
중생이 바라는 대로 맡기렵니다.
항상 죽이고 욕하고 때리는 등
무엇을 하더라도 [그대로] 받아들이겠나이다.
14. 내 몸을 가지고 장난질하며
꾸짖고 비웃는 재료로 쓸지라도
이미 이 몸은 그들에게 준 것이니
이를 아낀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15. 그들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라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나이다.
내가 언제라도 기쁨이 될지언정
의미 없는 일이 되지 않게 하여 주소서.
16. 나로 인해 어느 누구라도
화를 내거나 믿는 마음이 생겨난다면
그 자체가 항상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원인이 되게 하소서.
17. 모두가 나를 나쁘게 말하고
다른 이가 [나를]해롭게 하며
그처럼 조롱해도 좋습니다.
이 모든 것이 깨달음을 이루는 인연이 되게 하소서.
18. 저를 의지할 곳 없는 이의 의지처가 되고
길 가는 이의 안내자 되며
물을 건너는 사람의 배가 되고
뗏목이나 다리가 되게 하소서
19. 저는 섬을 찾는 이에게 섬이 되고
등불을 구하는 이에게는 등불이 되며
침구를 원하는 자에게 침구가 되고
종[奴婢, 노비]을 구하는 모든 이의 종이 되고자 합니다.
20. 여의주[如意珠]나 행운의 보병[寶甁]이 되며
진언이나 효험[效驗]있는 약이 되고
모든 이의 여의수[如意樹]가 되며
몸을 가진 모든 이가 원하는 것을 주겠나이다.
21. 대지[大地]등의 원소[大種]가 되며
허공과도 같이 항상하고
무량의 중생에게
그들 삶을 위한 갖가지 바탕이 되게 하소서.
22. 허공 끝에 이를 때까지
갖가지 모든 중생계에도
그들 모두가 고통에서 벗어날 때까지
제가 그들 삶의 근원이 되게 하소서.
23. 과거의 모든 부처님이
보리심을 일으키고
보살들의 학처[學處]에
그들이 차례로 머무신 것처럼.
24. 이와 같이 중생을 위하여
보리심을 일깨워서
보살의 학처[學處]를 따르며
그와 같이 차례로 배우겠나이다.
25. 이와 같이 지혜를 갖추어
지극한 보리심을 지니고
행하고 또한 넓게 증장시키기 위하여
마음을 이렇게 북돋아 찬탄합니다.
26. 이제 나의 삶은 열매를 맺고
사람으로 태어나 보람 있는 존재가 되었으며
오늘 부처님의 종성[種姓]으로 태어나서
지금은 보살이 되었습니다.
27. 오늘부터 저는 무엇을 하든
종성의 가문에 맞는 일을 할 것이며
허물없고 고상한 이 가문을
더럽히지 않도록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28.소경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보석을 찾은 것처럼
그와 같이 이처럼
보리심을 [나도]일깨우겠습니다.
29. 중생의 죽음을 부수는
최상의 감로[甘露] 또한 이것이며
중생의 가난을 없애고도
줄지 않는 재산 또한 이것입니다.
30. 중생의 병을 완전히 없애 주는
약 또한 이것이며
윤회의 길에서 헤매다 지친
중생의 피로를 풀어 주는 푸른 나무입니다.
31. 모든 중생을 악도에서
건너게 하는 받침대이며
세상의 번뇌 열을 식혀 주는
마음의 달이 솟은 것입니다.
32. 중생의 짙은 무명을
깨끗이 닦아 내는 커다란 태양이며
정법의 우유를 취저어서
버터의 정수[精髓]를 뽑아낸 것입니다.
33. 윤회의 길을 떠나 여행하는 중생이
안락하고 즐거운 삶을 바라는 것처럼
이것은 그들을 최상의 행복에 머물게 하며
중생의 여행에 큰 만족을 주는 것입니다.
34. 제가 오늘 모든 보호자의 눈앞에
중생과 선서[善逝] 자체 [그] 사이에
안락한 손님으로 초대하나니
천신[天神]과 비신[非神]들이 기뻐하리라.
모든 보살의 공덕을 드러내며, 이러한 지(地)의 뜻을 더욱 열어 보이게 하고자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마음 고요하고 항상 화평해
평등하고 걸림없기 허공 같으며
더러운 것 여의고 도에 머무니
이렇게 훌륭한 행 그대 들으라.
백천억겁 동안에 착한 행 닦아
한량없고 그지없는 부처님 공양
성문과 독각들도 역시 그러해
중생을 이익하려 큰 마음 내고,
꾸준하고 계행 갖고 참고 유순해
부끄럼과 복과 지혜 다 구족하고
부처 지혜 구하려고 지혜 닦으며
열 가지 힘 얻고자 큰 마음 내고,
삼세의 부처님들 다 공양하고
갖가지 국토들을 깨끗이 장엄
모든 법 평등함을 분명히 알고
중생을 이익하려 큰 마음 내다.
초지에 머물러서 이 마음 내고
나쁜 짓 아주 떠나 항상 기쁘며
원력으로 선한 법 널리 닦아서
어여삐 여김으로 이지(二地)에 들고,
계행 다문(多聞) 갖추고 중생을 생각
더러운 때 씻으니 마음이 깨끗
세간에서 세 가지 독한 불 관찰
넓고 크게 아는 이 삼지(三地)에 들고,
세 가지 있는 곳이[三有] 모두가 무상
화살에 맞은 듯이 고통이 치성
하여진 것[有爲] 떠나서 불법 구하려
큰 지혜 있는 이가 염혜지 들고,
지혜가 구족하여 보리를 얻고
한량없는 백천의 부처님 공양
가장 승한 공덕을 늘 관찰하면
이 사람이 난승지에 들어가오며,
지혜와 모든 방편 잘 관찰하고
가지가지 나타내어 중생 구하며
위없는 십력 세존 공양하오면
생멸 없는 현전지에 들어가오며,
세상에서 모르는 것 능히 다 알고
나를 고집 않고 유무(有無) 떠나며
법의 성품 고요한데 인연 따르면
미묘한 지혜 얻어 칠지에 들고,
지혜와 방편이며 광대한 마음
행하고 굴복하고 알기 어려워
적멸을 증하고도 항상 닦으면
허공 같은 부동지에 나아가리라.
부처 말씀 적멸한 데서 일어나
가지가지 지혜 업을 널리 닦아서
열 가지 자재 갖춰 세간을 관찰
이러하게 선혜지에 들라 하시네.
미묘한 지혜로써 중생 마음과
업과 번뇌 빽빽한 숲 다 관찰하고
그들을 교화하려 도에 나아가
부처님의 깊은 도리 연설도 하고,
차례로 수행하여 착한 일 구족
구지에서 복과 지혜 쌓아 모으고
부처님의 위없는 법 항상 구하여
부처님 지혜 물을 머리에 붓네.
수없이 많은 삼매 골고루 얻고
삼매의 짓는 업도 분명히 알아
나중의 삼매 이름 직책 받는데
광대한 경계에서 동치 않으니,
보살이 이 삼매를 얻을 적에는
보배 연꽃 어느덧 앞에 나타나
연꽃 같이 큰 몸으로 위에 앉으니
불자들이 둘러 앉아 우러러보네.
찬란한 백억 줄기 큰 광명 놓아
중생의 모든 고통 없애버리고
정수리에 또다시 광명을 놓아
시방의 부처 회상 두루 들어가,
공중에서 광명 그물 모두 되어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좇아 들어가
그 때에 부처님은 이 불자들이
직책 받는 지위에 오른 줄 아네.
시방의 보살들이 와서 살피니
직책 받은 보살들 광명을 펴고
부처님 미간서도 광명을 놓아
여기 와서 비추고는 정상에 들다.
시방의 세계들이 다 진동하고
모든 지옥 고통이 소멸되거늘
그 때에 부처님이 직책을 주어
전륜왕의 태자가 되듯 하니라.
정수리에 부처님이 물을 부으면
법운지에 올랐다 이름하나니
지혜가 점점 늘어 끝단 데 없어
모든 세간 중생을 깨우쳐 주며,
욕심세계 형상세계 무형세계와
법계와 모든 세계 중생세계들
셀 수 있고 없고 허공까지도
이런 것을 모두 다 통달하오며,
일체를 교화하는 위덕의 힘과
부처님이 가지(加持)한 미세한 지혜
비밀한 많은 겁과 범부들까지
모두 다 사실대로 관찰하오며,
태어나고 집을 떠나 바른 도 이뤄
법 바퀴 굴리기도 열반하기도
필경에 적멸하고 해탈하는 법
말하지 않은 것도 능히 다 알아
보살이 법운지에 머물러서는
생각는 힘 구족하여 불법 갖나니
큰 바다가 용의 비를 모두 받듯이
이 지에서 받는 법도 그와 같더라.
시방에 한량없는 모든 중생들
부처님 법 얻어 듣고 지니었거든
한 부처님 계신 데서 들은 불법도
저보다 지나가서 한량 없으며,
옛적의 지혜 서원 위신력으로
잠깐에 시방세계 널리 퍼지게
단이슬 비내려서 번뇌를 소멸
그래서 법운지라 이름한다네.
신통을 나타내어 시방에 두루
인간·천상 경계를 뛰어났는데
이보다 더 지나서 한량없는 억
세상 꾀로 생각하면 마음이 아득,
발 한 번 드는 동안 지혜와 공덕
제구지 보살들도 알 수 없는데
하물며 모든 범부 중생들이나
성문이나 벽지불 말도 마시오.
이 지의 보살들이 부처님 공양
시방의 모든 국토 두루 다니고
지금 있는 성인께도 공양하여서
구족하게 부처 공덕 장엄하였고,
이 지에 머물러선 다시 삼세의
걸림없는 법계 지혜 연설하오며
중생과 국토들도 다 그러하여
부처님의 모든 공덕 이르기까지,
이 지에 있는 보살 지혜 광명이
중생에게 바른 길 보여주나니
세간 어둠 멸하기는 자재천 광명
이 광명도 그와 같이 어둠을 멸해.
이 지에 머물러선 삼계왕 되어
삼승의 모든 법문 연설도 하고
잠깐 동안 한량없는 삼매 얻으며
부처님을 뵈옴도 이와 같더라.
이 지 공덕 지금 대강 말했거니와
전부를 말하자면 끝이 없나니
이런 지(地)는 부처님의 지혜 가운데
열 가지 산왕처럼 우뚝 솟으니,
초지의 모든 예술 끝이 없어서
설산에 여러 약초 모이듯하고
이지의 계율 다문 향산과 같고
삼지는 비다산에 묘한 꽃 피듯,
염혜지는 도(道)의 보배 다함이 없어
신선산에 어진 이들 머문 것 같고
오지의 자재 신통 유간산 같고
육지는 마이산에 과일 많은 듯,
칠지의 큰 지혜는 니민다라산
팔지의 자재함은 작갈라 같고
구지는 계도산에 걸림없듯이
십지는 수미처럼 모든 덕 구족,
초지는 서원이요 이지는 계율
삼지는 공덕이요 사지는 정진
오지는 미묘하고 육지는 깊고
칠지는 넓은 지혜 팔지는 장엄,
구지에는 미묘한 뜻을 헤아려
세간의 모든 길을 뛰어났으며
십지에선 부처님의 법을 받아서
이러한 수행 바다 마를 줄 몰라,
열 가지 행 뛰어나니 초지는 발심
계율은 제이지요 선정은 삼지
깨끗한 행 제사지요 오지는 성취
십이인연 육지요 꿰는 건 칠지
제팔은 금강 당기 위에 두는 듯
구지는 빽빽한 숲 관찰하는 것
십지의 관정(灌頂)위는 왕의 뜻 따라
이렇게 공덕 보배 점점 깨끗해,
시방 국토 부수어 티끌된 것은
한 생각에 그 수효 알 수도 있고
털 끝으로 허공 재어 안다 하여도
이 공덕은 억겁 동안 말로 못 다해.
그 때 금강장보살이 이 뜻을 다시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한량없는 지혜로 자세 살피니
가장 높고 미묘하여 알기 어려워
여래의 비밀하온 곳에 들어가
중생들 이익 주려 구지에 들고,
다라니와 삼매에 다 자재하고,
신통으로 한량없는 세계에 들며
힘과 지혜, 두렴 없고, 함께 않는 법
원력과 자비로써 구지에 드네.
이 지에 머물고는 법장을 호지(護持)
선하고 불선하고 둘이 아닌[無記] 법
샘이 있고 샘이 없고 세간 출세간
사의(思議)와 부사의를 모두 잘 알고,
결정하고 결정하지 못한 법이나
삼승의 할 일들을 다 관찰하며
함이 있고 함이 없는 행의 차별을
이렇게 다 알고서 세간에 들며,
중생들의 마음을 알고자 하면
지혜로써 사실대로 모두 아나니
빨리 굴고 헐리고 헐리지 않고
바탕 없고 끝이 없는 여러 모양들,
그지없는 번뇌와 함께 있으며
자고 일어남 한 뜻이고 갈래가 계속
업의 성질 가지가지 차별한 것과
인이 가고 과가 모임 모두 다 알고,
여러 근기 하품 중품 상품되는 것
앞과 뒤가 한량없이 차별한 일과
지혜나 근성이나 욕망도 그래
팔만 사천 가지를 모두 다 알고,
중생은 번뇌 소견 따라 얽히고
비롯없는 빽빽한 숲 찍지 못하니
깊은 뜻과 마음과 함께 나면서
항상 서로 얽혀서 끊지 못하며,
허망한 생각이란 참이 아니니
마음을 안 여의나 처소가 없고
선정 경계 등지고 물러나나니
금강도(金剛道)에 멸해야 끝이 나리라.
여섯 갈래 태어남에 각각 다르고
업 밭에 사랑 붓고 무명 덮으며
식이란 종자에서 후생 싹[名色芽] 나서
삼계가 언제나 계속하더라.
번뇌 업과 습기로 육도에 나니
이것만을 여의면 다시 안 나며
중생들이 세 종류[三聚]의 가운데 있어
소견에도 빠지고 도(道)도 행하네.
이 지에 머물러서 잘 관찰하고
그 마음과 근성과 이해를 따라
모두 다 걸림없이 묘한 변재로
적당하게 분별하여 연설하는데,
법상에 앉아 있어 사자도 같고
우왕(牛王)이나 보배산의 왕도 같으며
용왕이 빈틈없는 구름을 펴고
큰 비내려 바다에 가득하듯이,
법의 성품 깊은 이치 모두 잘 알고
여러 가지 말을 따라 연설하오며
백만 아승기 다라니문은
큰 바다가 많은 비를 받아들이듯,
다라니와 삼매가 모두 청정해
한 생각에 많은 부처 모두 뵈오며
부처님께 낱낱이 법문을 듣고
미묘한 음성으로 연설하더라.
언제나 삼천대천 넓은 세계서
수많은 중생들을 교화하려면
구름이 온 세계에 널리 퍼지듯
근기와 욕망 따라 기쁘게 하며,
털 끝에 부처 대중 수가 없으며
중생의 욕망들도 끝이 없거든
그 마음 모두 따라 법 일러 주며
한량없는 법계에도 그와 같더라.
보살이 부지런히 더 정진하면
더 훌륭한 공덕을 다시 얻어서
저러한 모든 법문 들어 가지기
땅덩이가 온갖 만물 받들고 있듯,
시방세계 한량없는 모든 중생들
모두 와서 회중(會中)에 친근히 앉아
마음 따라 제각기 문난하는 일
한 소리로 응대하여 만족케 하네.
이 지에 머물러선 법왕이 되어
근기 따라 일러주기 게으름 없고
밤낮으로 부처 뵙고 버리지 않아
깊은 적멸(寂滅) 지혜 해탈 들어가도다.
부처님들 공양하여 밝음 더하니
전륜왕이 보배관을 머리에 쓴 듯
또다시 중생들의 번뇌 멸하니
대범천왕 밝은 광명 널리 비치듯,
이 지에서 흔히는 대범왕 되어
삼승의 법문으로 중생을 교화
수행한 선업으로 이익케 하니
마땅히 온갖 지혜 이루게 되리.
한 생각에 들어간 여러 삼매들
아승기 세계 안에 티끌수 같고
부처 뵙고 법 말함도 그러하거늘
원력으로 짓는 것은 그보다 많아,
이런 것이 제구의 선혜지에서
큰 지혜 보살들이 행하는 데니
매우 깊고 미묘하여 볼 수 없거늘
내가 지금 불자 위해 일러주노라.
정거천(淨居天) 하늘 무리 나유타들이
이 지의 좋은 행을 듣고 나서는
공중에서 뛰놀며 마음이 기뻐
정성으로 부처님께 공양하오며,
헤아릴 수가 없는 보살 대중도
허공 중에 있으며 크게 즐거워
뜻에 맞는 좋은 향을 모두 사르어
대중에게 풍기어 청정케 하네.
자재천의 임금과 하늘 무리들
한량없는 억 사람 허공에 있어
하늘 옷을 흩어서 부처님 공양
백천만 가지들이 술술 내리며,
하늘의 채녀들도 한량이 없어
환희하게 공양하지 않는 이 없고
제각기 묘한 풍류 소리를 내어
이런 말로 부처님을 찬탄하리라.
부처님 몸 한 국토에 앉아 계시나
온 세계에 여러 몸 나타내시니
몸매가 단정하기 한량없으사
크고 넓은 법계에 가득 차시고,
한 털구멍 속으로 광명을 놓아
세간의 어둔 번뇌 두루 없애니
세계의 티끌 수는 헬 수 있지만
이 광명은 헤어서 알 수가 없고,
혹은 여래 모든 몸매 모두 갖추고
위없이 바른 법륜 굴림을 보며
여러 세계 다니심을 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고요하여 동치 않으며,
어떤 때엔 도솔천궁 계심을 보고
어떤 때엔 내려와서 모태에 들고
혹은 태에 머물다가 혹은 나와서
한량없는 국토에서 보게 하오며,
어떤 때는 집을 떠나 도를 닦다가
어떤 때는 도량에서 정각 이루고
법문을 말하기도, 열반에 들어
시방세계 중생들이 보게도 하니,
비유하면 요술장이 요술을 부려
대중에게 여러 물건 나타내나니
부처님의 지혜도 그와 같아서
세간에서 여러 가지 몸을 나투네.
깊고 참된 성품 속에 부처 계시어
고요하고 형상 없어 허공 같지만
제일이고 진실한 진리 가운데
가지가지 행할 일을 보이시나니,
중생을 이익하려 짓는 일들이
법의 성품 의지하여 있게 되나니
형상 있고 형상 없음 차별이 없이
필경에 들어가면 모두 없는 것,
여래의 깊은 지혜 얻으려거든
갖가지 허망 분별 여읠 것이니
있고 없음 통달하면 모두 평등해
천상 인간 대도사(大導師)를 빨리 지으리.
한량없고 그지없는 하늘 아씨들
가지가지 음성으로 칭찬하더니
몸과 마음 고요하고 함께 즐거워
부처님 앙모하며 잠자코 있네.
그 때에 우두머리 해탈월보살
모인 대중 고요함을 살펴서 알고
금강장보살에게 청하는 말씀
두려움이 없으신 참된 불자여,
제구지로부터 십지에 드는
여러 가지 공덕과 모든 행상과
아울러 신통으로 변화하는 일
지혜 있는 보살께서 말씀하소서.
그 때 금강장보살이 이 뜻을 다시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칠지에서 방편 지혜 닦아 행하며
도를 돕는 큰 원력을 잘 모두었고
세존의 거둬주심 다시 얻어서
나은 지혜 구하려고 팔지에 올라,
공덕을 성취하고 늘 사랑하며
지혜가 넓고 크기 허공과 같고
법 듣고 결정한 힘 능히 내나니
이것이 적멸(寂滅)하온 무생의 법인
법이 나고 일어남이 없음을 알며
이루고 파괴하고 다함도 없고
생사 없고 평등하고 분별도 없어
마음 작용 초월하여 허공과 같네.
이 인(忍)을 성취하고 희론(戱論)을 넘어
매우 깊고 동요 없어 늘 적멸하니
모든 세간 아무도 알지 못하며
마음으로 집착함도 모두 여읜다.
이 지에 머무르면 분별이 없어
멸진정(滅盡定)에 들어간 비구와 같고
꿈에 물을 건너도 깨면 없어져
범천에 난 사람이 욕심 없듯이,
본래의 원력으로 권장도 하고
좋은 인(忍)을 찬탄하고 관정(灌頂)하면서
우리의 여러 불법, 그대가 아직
다 얻지 못했으니 노력하시오.
그대는 번뇌의 불 비록 껐으나
세간에는 아직도 번뇌 성하니
본래 원을 생각하고 중생 건지어
좋은 인을 닦아서 해탈케 하라.
법의 성품 참되고 생각 여의어
이승들도 이런 것 능히 얻으매
이것으로 세존이 되진 못하니
매우 깊고 걸림없는 지혜뿐이라.
천상 인간 공양받는 부처님께서
이렇게 지혜 주어 관찰케 하니
그지없는 부처님 법 다 성취하고
한 생각에 예전 수행 뛰어넘더라.
보살이 묘한 지혜 이 지에 있어
광대한 신통의 힘 금방 얻고서
한 찰나에 몸을 나눠 시방에 두루
바다에 떠 있는 배 순풍 만난 듯,
마음은 작용 없는 지혜 힘으로
국토가 성취하고 무너지는 일
여러 세계 갖가지로 모두 다르며
작고 크고 무량함을 능히 다 알고,
삼천대천세계의 사대종(種)들과
여섯 갈래 중생의 몸 각각 다르며
여러 가지 보배와 티끌의 수효
지혜로 살펴보아 남지 않으니
보살이 여러 종류 몸을 다 알고
중생을 교화하려 그 몸 같게 해.
한량없는 국토도 각각 다른데
형상을 나타내어 모두 두루하네.
비유하면 허공에 뜬 해나 달이
모든 강물 가운데 영상 비치듯
법계에 있는 보살 변동 없지만
마음 따라 나투는 영상도 그래.
좋아함이 각각 다른 마음을 따라
여러 중생 가운데 몸을 나투되
성문이나 독각이나 보살들이나
부처님 몸까지도 모두 나타내,
중생 몸과 국토 몸과 업보의 몸과
성인들의 지혜 몸과 법의 몸들과
허공인 몸까지도 모두 평등해
중생을 위하여서 두루 나투네.
열 가지 성지(聖智)를 널리 살피며
자비한 마음으로 모든 업 짓고
여러 가지 불법도 성취하여서
계행도 수미산과 같이 부동해,
열 가지 힘 이루어 동요 않으니
모든 마군 어찌할 길이 없으며
부처님이 호념하고 천왕이 경례
비밀한 금강신이 항상 지키네.
이 지의 큰 공덕이 그지없으며
천만억겁 말하여도 다할 수 없고
부처님께 공양하여 더욱 밝으니
전륜왕 머리 위의 장엄과 같네.
보살이 제팔지에 머무르고는
흔히는 범왕되어 천세계 주인
삼승법 연설하기 다함이 없고
자비 광명 널리 비쳐 번뇌 없애네.
한 찰나에 얻은 바 모든 삼매가
백만 세계 티끌수 같이 많으며
여러 가지 짓는 사업 다 그렇거든
원력으로 나투는 일 이보다 많아,
보살들의 여덟째 부동지 공덕
그대에게 간략히 말했거니와
차례차례 자세하게 분별한다면
억만겁 지내어도 다할 수 없다.
보살이 제팔지를 말씀할 적에
여래께서 큰 신통 나타내시어
시방의 모든 국토 진동하나니
한량없는 억천만 부사의하고,
일체를 알고 보는 부처님께서
몸으로 큰 광명을 널리 놓아서
한량없는 저 국토 밝게 비추며
중생들로 하여금 안락 얻게 해,
한량없는 백천억 저 보살들이
한꺼번에 허공에 솟아 있으며
하늘보다 더 좋은 공양거리로
가장 설법 잘하는 이에게 공양.
대자재(大自在)천왕들과 자재천왕이
모두 같이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제각기 여러 가지 공양거리로
깊고깊은 공덕바다 공양하오며,
또 다시 억천만 명 하늘 여인들
온 몸에 기쁜 마음 가득하여서
한량없는 가지가지 풍류를 잡혀
천상 인간 대도사(大導師)께 공양하더라.
여러 종류 음악을 동시에 연주
가지각색 곡조가 각각 다르나
모두 다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묘한 음성 내어서 찬탄하는데,
고요하고 부드럽고 때 없는 이들
들어가는 지위 따라 닦아 익히니
마음이 허공같이 시방에 가서
부처님 법 말하여 중생 깨닫게,
천상이나 인간에 가는 곳마다
독특하게 묘한 장엄 나타내시니
여래의 공덕으로 생겨나는 것
보는 이들 부처 지혜 즐겨하도다.
한 나라 떠나잖고 각국에 가니
한 달이 여러 세간 비추이듯이
음성이나 생각이 모두 없지만
골짜기에 메아리 울려 퍼지듯,
어떤 중생 생각이 용렬하거든
그에게는 성문법을 연설해 주고
마음이 총명하고 영리한 이겐
벽지불의 도리를 말하여 주며,
자비로 이익하기 좋아하거든
보살의 행할 일을 말하여 주고
가장 나은 지혜를 가진 이에겐
위없는 여래의 법 보여 주나니,
요술장이 여러 일을 지어내는데
가지각색 형상이 참이 아니듯
보살의 지혜들도 그와 같아서
모든 것 나투지만 있는 것 없어,
이렇게 아름다운 여러 음성들
부처님 찬탄하고 잠잠했는데
이제 대중 청정하니 구지에 올라
행할 도를 말하소서, 해탈월의 말.
첫째가는 지혜와 삼매의 길을
육지에서 수행하여 마음이 만족
그 자리에 방편 지혜 성취하여서
보살이 제칠지에 들어가나니,
삼해탈 밝혔으나 자비심 내고
여래와 평등해도 부처님 공양
공함을 관찰코도 복덕 모으니
보살이 제칠지에 올라가도다.
삼계를 여의고도 삼계를 장엄
번뇌 불 멸했으나 불꽃 일으켜
둘 없는 법 알고도 업을 지으며
세계가 공하지만 장엄 좋아해.
법신이 부동(不動)하나 상호 갖추고
소리 성품 떠났지만 연설 잘하며
한 생각에 들었지만 일은 갖가지
지혜론 이 제칠지에 올라가더라.
이런 법 관찰하여 분명히 알고
중생들 위하여서 이익을 내며
그지없는 중생계에 들어갔는데
부처님의 교화 사업 한량이 없고,
국토와 모든 법과 한량없는 겁
이해 욕망 마음과 행 다 들어가서
삼승법을 말하기 한량없나니
이렇게 모든 중생 교화하더라.
보살이 가장 나은 도를 구하여
어느 때나 방편 지혜 버리지 않고
부처님의 보리로 회향하여서
찰나마다 바라밀 성취하는데,
발심하여 회향함은 보시가 되고
번뇌 끊고 침해 않는 계행과 인욕
선을 구해 만족 없어 정진이라고
보리도에 부동(不動)하니 선정이 되며,
무생법인 아는 것 반야라 하고
회향은 방편이요 구함은 서원
꺾지 못할 힘이며 잘 아는 지혜
이렇게 온갖 것을 모두 만족해.
초지에선 반연으로 공덕이 만족
이지는 때 여의고 삼지에 쉬고
사지는 도에 들고 오지 순종코
육지에는 남이 없는 지혜 빛나며
칠지에서 보리의 공덕 원만코
가지가지 큰 원을 모두 구족해
이것으로 팔지에 오르게 되면
여러 가지 짓는 일이 청정하리라.
지나갈 수 없는 칠지 지혜로 초월
비유하면 두 세계의 중간 같으며
전륜왕이 물들지 않았지마는
인간을 초월했다 이름 아니해,
지혜인 제팔지에 머문 뒤에야
마음의 경계들을 뛰어넘나니
범천에서 인간을 초월하듯이
연꽃에 물이 묻지 아니하는 듯.
이 지에서 모든 번뇌 초월했으나
번뇌 있다 번뇌 없다 하지 않나니
번뇌 없이 그 속에서 행하지마는
부처 지혜 구하는 맘 만족치 못해,
세간에서 행하는 모든 기예와
경전이나 언론을 두루 다 알고
선정이건 삼매건 모든 신통을
이렇게 수행하여 성취하더라.
보살이 칠지의 도 닦아 이루어
일체의 이승행을 초월하나니
초지에선 원력이요 이 지는 지혜
왕자의 자기 힘이 구족하는 듯,
깊은 법을 성취하고 도에 나아가
마음이 적멸하나 증치 않나니
배를 타고 바다에 들어가듯이
물 속에 있으면서 빠지지 않아,
방편 지혜 행하여 공덕 갖추니
일체 세간 사람을 아는 이 없고
많은 부처 공양하여 마음 밝으니
보배로써 진금을 장엄한 듯이,
칠지 보살 지혜가 가장 밝아서
햇빛이 애욕 진창 말리우는 듯
흔히는 자재천의 임금이 되어
중생들을 바른 지혜 닦게 하더라.
이 보살이 용맹하게 정진한다면
많은 삼매 얻고서 많은 부처님
백천억 나유타를 보게 되지만
자재한 원력으론 이보다 많아,
이것은 보살들이 원행지에서
방편 지혜 청정한 공덕들이니
모든 세계 천인이나 여러 사람과
성문과 독각들도 알지 못하리.
이 때에 천왕들과 하늘 무리들
이 좋은 행을 듣고 모두 기뻐서
자비하신 부처님과 한량이 없는
거룩한 보살들께 공양하려고,
묘한 꽃과 깃발과 당기와 일산
향과 화만, 영락과 옷을 내리니
한량없고 끝없는 천만 가진데
모두 다 마니로써 곱게 꾸미고,
천녀들은 같은 때에 하늘 풍류로
가지가지 음성을 두루 내어서
부처님과 불자들께 공양하면서
한꺼번에 말을 내어 찬탄하기를,
모든 세간 보시는 부처님께서
중생을 애민(哀愍)하사 신력 나투어
여러 가지 모든 하늘 음악 속에서
아름다운 소리 내어 듣게 하신다.
백천만억 나유타 많은 국토를
부수어 가루 만든 티끌수처럼
그렇게 한량없는 부처님들이
한 털 끝에 계시어 법문을 연설.
한 털구멍 들어 있는 수없는 세계
세계마다 사천하와 바다가 있고
수미산과 철위산도 그러하거늘
털구멍에 있어도 비좁지 않고,
한 털 끝에 여섯 갈래 들어 있으니
삼악도 인간과 천상
용왕과 신중들과 아수라들이
제각기 업을 따라 과보 받으며
저러한 모든 세계 국토 가운데
부처님 계시어서 묘한 소리로
수없는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가장 높은 법륜을 운전하시며,
세계 안에 가지가지 중생 몸 있고
몸 가운데 가지가지 세계가 있어
천상 인간 여러 갈래 각각 다른데
부처님이 다 아시고 법문을 연설,
큰 세계가 생각 따라 작게 변하고
작은 세계 마음대로 크게 되나니
이러한 신통 변화 한량이 없어
온 세상이 다 말해도 끝낼 수 없어.
이와 같은 묘한 음성 두루 내어서
여래의 크신 공덕 찬탄하고는
모든 대중 환희하며 잠자코 앉아
일심으로 앙모하고 법을 듣더니,
그 때에 해탈월이 청하는 말씀
여기 모인 대중이 적정하오니
바라건대 이 다음에 들어가려는
제팔지의 행상을 말씀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