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술사 [Le Bateleur, the Juggler]
첫번째 메이저 카드는 [Le Bateleur] 로, 마술사(the Juggler) 라 불리며,
쿠르 드 제블랭(Court de Gebelin)에 따르면 삼라만상이 꿈일 뿐이고,
존재라는 것은 신적 존재들이 부리는 요술이며,
삶은 주사위 놀이일 뿐임을 시사하는 카드다.
외관상 자연의 기적으로 보이는 것들도 손재주로 부리는 곡예일 뿐이다.
인간은 마술사의 손 위에 놓인 작은 공 같은 존재이며,
그가 자신의 마술 지팡이를 휘둘러 주문을 외면,
짠 하고 공은 사라져
버린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사라졌다고 보이는 것이 실은 여전히
마술사의 손바닥 안에 교묘히 감추어져 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이런 존재는 또한 오마르 카얌 Omar Khayam
(역주: 셀주크왕조 때 수학 천문학의 대가.1040?~1123
시집 루바이야트로 유명)이 "쇼의 마스터"(the master of the show)라 부른
대가(the Apept)이기도 하다. 이는 현자 賢者는 우주 현상을 지배하며,
결코 거기에 속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술사는 수많은 물건들이 펼쳐져 있는 테이블 너머에 서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잔- 성배와 요셉(역주: 야곱의 아들. 형제들의 시기를 받아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갔다가
파라오의 꿈을 해몽하고 능력을 인정 받아
총리대신의 지위에까지 올랐다.)이
벤야민의 봇짐에 넣었던 잔(역주: 이집트 총리대신이던 요셉은 이집트로 온 자신의 가족들이
곡식을 구걸하러 오자 동생 벤야민의 봇짐에 몰래 은잔을 넣어 그를 도둑으로 잡아 구금시켰다.
벤야민을 두고 갈 수 없다는 가족들의 애원과 슬픔을 보고 감동한 요셉은
결국 이를 계기로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화해한다.),
동전- 헌금과 도편수의 급료, 칼- 골리앗의 칼이면서
진실에서 허위를 구별해내는 철학자의 신비한 칼이다.
마술사의 모자는 무한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는 창조 과정의 첫번째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의 오른손은 땅을 가리키고, 왼손으로는 지상의 모든 것- 테이블 위에 있는 물체들-에 대한
지배권을 상징하는 마법 지팡이를 잡고 있다.
그 지팡이는 야곱의 지팡이면서, 끝에 꽃봉오리 같은 모양이 달린 막대기로서,
창조적 지성이라는 덮개를 쓰고 있는 인간의 척추를 의미한다.
假 이집트 타롯에서 마법사는 이마에 우레우스uraeus나 금띠를 두르고 있으며,
앞에 놓인 테이블은 완전한 정육면체 모양이고 그의 허리띠는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영원의 뱀(serpent of eternity)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