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면 되게 하라 검은 베레 용사여! 이곳을 거친 자여 조국은 너를 믿노라.
특전동지회 흑표 1372(13공수 72대대)
검은 베레모 용사들의 모임 행사장에 붙은 문구다.
배경사진에 낙하산에 고무보트를 타고 침투하는 특전사 요원들의 부릅뜬 모습만 봐도 가슴이 뭉클하고 32년 전의 군 생활이 재연되고도 남는다.
지난 14일 오후 오산면 영만리 진흥마을 이병호 전 13공수 72대대장(74) 자택에 전역한 특전사 요원과 배우자 등 40여명이 모였다.
장맛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시골집 마당에 천막을 치고 전역 동지들의 배우자들은 음식을 준비하고, 옛 전우들은 군 생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한국 연예 예술단은 구성진 가락을 선보이며 흥을 돋웠다.
익산경찰서 박동열 계장은 "13공수 창설 요원으로 전역한지 32년이나 지났는데 지금도 모이니 이게 과연 보통 사람들이라면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영하 30도의 혹독한 날씨에 동계훈련, 뙤약볕 아래 수영훈련, 천리행군 등 남다른 고생을 했기에 끈끈한 정과 의리가 이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강원, 경기 등 전국에서 흩어져 있는 동지들이 대대장 생가를 방문해 위로잔치를 벌이고 있이면서 연례행사로 이어오고 있다. 벌써 10년째. 이병호 대대장은 당시 훈시를 통해 “너희는 국가에서 기르고 있는 돼지다. 조국이 고기를 원하면 언제든 바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당시 훈시를 생생히 기억을 한다”며 “지금도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다”고 동의했다.
참석자들은 행사를 마칠 때 대대장에게 ‘단결’ 구호를 외치며 거수경례할 때 어느새 눈가엔 이슬이 맺혔다.
익산신문/권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