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은 숯불 바베큐.
먹을 것은 우리가 가져와야 한다.
이집에서는 참나무로 장작불을 피워주는 일만 담당한다.
숯불 피울 준비를 할 동안, 뒷산에 둘러보고 오라고 한다.
간간이 나무 사이에 해먹이 걸쳐있었지만, 그날은 해먹도 땅도 비에 젖어있어 타고놀 수 없었다.
이집 아들이 불쏘시개할 나뭇가지를 주으러 산을 쏘다니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능선까지만 올라가보자고 했다.

장작더미를 보며
나이테를 살펴보고
등거리에 핀 버섯도 관찰한다.

꽥꽥~
낯선 사람 왔다고 시끄러운 거위들.
한옥집 거실 탁자 위에 놓인 커다란 알의 주인이다.

꽃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리안이. 글자 그대로 다리에 힘을 잃고 주저앉는다.

이집 주인마님의 장독대.
항아리 행렬의 반만 찍은거다.
이집으로 올라오는 길 입구에 달려있던
'한국 옛식문화 연구소'라는 간판이 떠올랐다.
안내한 젊은이에게 항아리가 왜 이리 많으냐니까 자기 어머니가 우리 전통 음식을 공부하신단다.
팔지는 않고 오로지 취미로 하신다고.


우리도 불쏘시개 할 나무가지를 몇 개씩 들고 내려왔다

그동안 불피울 준비가 다 되어있다.

방에 들어가서 잠시 쉬기로 한다.
온돌바닥이 따끈따끈하다.
수도간에서 흙을 씻느라 적신 옷을 벗겨 아랫목에 펴놓으면서, 아이들에게 아랫목과 웃목이 무엇인지, 그 사용법을 들려줬다.
하필 전날 읽어준 책이 아랫목에서 밥먹고, 웃목에서 똥누고, 종일 누워 뒹굴대는 게으름뱅이 이야기였던지라
자연스럽게 시청각교육이 이루어진 셈이다. ㅋㅋ

이집 안주인이 먹으라고 주신 순무 김치.
아유~ 지금 다시 봐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밖에서는 사위가 고기, 버섯, 토마토와 파인애플 등을 굽는다.
이집에 있는 약소금으로 구웠다.
맛이 좋다

안에서는 아이들 먼저 밥을 먹인다.
티비가 없는 이집에서 종일 앞산 뒷산 뛰어다닌 꼬맹이들이 이제서야 유투브로 좋아하는 프로를 보고있다.

집주인이 순무 김치랑 함께주신 오이피클.
새콤달콤 무지 맛있다.

호일에 싼 토마토

파인애플

잘 구워진 한우

양송이 버섯과 갑자기 이름을 잊어버린 다른 버섯 ㅋㅋ

이집 여주인이 준비해놓은 약념(양념 아님ㅋ)들.
그중 황기된장 맛이 일품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나중에 말씀드렸더니, 파는 건 아니지만 알아봐주시니 그냥 나눠드린다며 커피병으로 하나 담아주신다.
와우~ 감사~♡
아래 사진의 차들도 주인이 직접 만드신 것들.
오자마자 쑥차와 결명자차, 오미자차를 마셔봤다.
이튿날 아침에 만난 여주인과 차나 음식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느라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여기 오시는 분들 모두에게 차즈기 발효식초를 한 병 주신단다.
차즈기가 뭔지도 모르고, 소중히 들고와서 아침 샐러드 소스에 넣어 먹는다 ㅎㅎ

첫댓글 리안이는 예뻐졌고
수현이는 의젓한 오빠가 되었네ㅎㅎ
잘 자라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