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구회 40주년은 부산에서
칠구회 40주년을 그냥 보내기는 아쉽고 섭섭하다.
1979년 경북도청(대구시 북구 산격동)에 전입한 친구들이 만든 모임이다.
재직시절 백암온천, 부곡하와이 외 여러 곳에 여행도 다니고, 2004년 경주일성콘도에서 25주년 행사도 했다.
언제부턴가 흐지부지 장부도, 남은 돈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답답한 마음에 ‘2017년 설 인사’ 단체 카톡을 보낸 계기로 매월 둘째 주 금요일 6시에 반월당 밀밭에서 만 원짜리 한 장 들고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정담을 나눈다.
가끔 ‘산한정식, 삼천궁’에서 고급 음식을 싼 친구도 있고, 봄 눈이 많이 내린 다음 날 무궁화 열차로 왜관 나들이도 했다.
벌써 27번 모임을 했다.
좋은 계절이라는 5월하고도 18일 토요일이다.
서울에서 40년 지기 친구가 보고 싶어 SRT를 타고, 아내 수술 후 회복 중이나 KTX로, 왜관, 경산에서 아내 손 잡고 무궁화 열차로 속속 부산역에 모였다.
비가 오면 오는 데로 여행은 즐겁다.
해운대 영화의 거리 산토리니광장 한중우호마당에서 비를 맞으며 마린시티, 광안대교, 수영만 요트장을 보았다.
산토리니광장은 영화 촬영 모습을 형상화 한 조형물이 있다.
중국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별에서 온 그대’와 중국 프로그램이 전시 되어 있다.
김수현과 중국 연예인의 핸드 프린팅도 있다.
오륙도스카이워크(부산시 남구 오륙도로 137)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걸어보지 못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덧신을 신고 투명한 유리 바닥을 걸으며 오륙도와 이기대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제 자갈치 아지매 만라러 가자!
자갈치시장 2층 키다리횟집(부산시 중구 자갈치해안로 52)에서 늦은 점심에 허기를 채웠다.
회, 곰장어, 낙지, 전복, 매운탕에 소주, 맥주, 막걸리 반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90이 넘은 노모를 모시고 있는 친구는 어머니 생각에 갈치를 산다. 효성이 지극하다.
배도 부르고 공원을 찾았다.
암남공원(부산시 서구 암남동 산 193번지 일원)은 진정산 일대 자연공원이다.
해풍을 맞으며 탁트인 남해 바다를 불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암남공원에서 송림공원으로 가는 해상케이불카를 탈 수 있다.
공원 아래 바닷가에는 많은 조개구이포장집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그곳에서 송도해수욕장으로 가는 1.2km 해산산책로를 걸으면 힐링이 되고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묘박지 안내판이 인상 깊다.
배들이 며칠씩 쉬어가는 주차장이다.
은하수를 별들의 고향이라 부르듯,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지는 배들의 고향이다.
떠나고 들어오는 그곳에는 설렘도 반가움도 아쉬움도 있다.
비 오는 날은 커피 향이 코 끝을 자극한다.
암남공원 도로변 이디아 커피집에서 고구마라떼, 아메리카노, 카페라떼를 마시며 송도 앞 바다를 바라보는 낭만과 여유도 가졌다.
찻집에 사람이 많은 가운데 이언주 국회의원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일행도 있었다.
다행히 비가 그치고 송도구름산책로(부산시 서구 암남동 129-4)를 걸었다.
성공과 재복, 장수와 건강을 가져다주는 거북섬!
‘송도구름산책로 365’를 걸은 일행 모두는 내내 건강하고 만사형통 할 것이다.
돌아오기 위해 조금 일찍 부산역에 왔다.
부산에서 유명한 환공어묵 선물셑트를 사서 나눠 주었다.
선물은 주면 즐겁고 받으면 더욱 고맙다.
헤어지기 섭섭하여 일행 중 한 명의 제안으로 4명이 부산역 부근 포장마차에서 똥집과 소주 한 잔하고 비 오는 날의 부산 여행은 끝났다.
부산,
날씨가 좋은 길일에 다시 오고 싶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없는 내 형제여
---(생략)
조용필 노래가 생각난다.
카메라를 가지고 갔으나 비가 많이 와서 꺼내지도 못했다.
사진 기록이 없는 여행이다.
또 떠나고 싶은 게 여행이다.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우정을 함께 한 친구들!
건강할 때 건강 잘 챙기고,
건강하게 다시 만나기를 기원한다.
2019년 5월 18일
토요일
칠구회 40주년 여행을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