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안동 사는 친구가 청송 한번 내려 와 달란다.
멋진 한옥 별장이 있는데, 나무 때문에 산수화 같은 하천이 안 보인다고 가지 좀 쳐 달란다.
멀기도 하고, 가지치기는 인근의 일하는 사람 불러서 할 수도 있어서 완곡하게 거절을 한다.
굳이 나무의사가 와서 해야 한다고 한다. 별장 주인한테 구라를 쳤던 모양이다.
그래 콧바람 쇠러 내려가자.
일은 장비가 하는 것.
엔진톱,고지톱, 고지가위 등등. 그리고 암벽 장비를 몽땅 챙겨서 간다. 아보리스트 흉내도 내볼려고.
오전 6시 출발- 9시30분에 청송 어름골에 도착한다.
하루 2시간 이상 노동을 하기에는 무리인 나이인지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시작한다.
왠걸, 나무를 타고 오르 내리고, 하네스 차고 슬링바 걸고 안정장치 하고, 자르고 내려오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어차피 오전에는 택도 없다. 점심으로 간장 갈비를 내왔다. 안주가 좋으니 막걸리 한잔 안 할 수가 있나.
직접 담근 막걸리는 너무 독하다. 대신 느린마을 한병을 뚝딱하고 나머지 가지치기를 한다.
가지라기엔 너무 굵다. 직경 15~20cm 부터 죽은가지등 말끔히 제거한다.
엔진톱으로 하는 작업이 끝나고 나니, 미친년 산발한 듯 한 주목과 향나무가 거슬린다.
전지가위 고지톱으로 말끔히 이발도 해주고 나니, 어느 덧 오후 5시가 넘어간다.
역시 장비의 힘이 크다.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 사진 한장 못남겨 아쉽다.
근처 주산지 둘러보고 청송 소노벨 솔샘온천에서 오랜만에 온천을 한다.(물이 좋은지 그다음날까지도 뽀송뽀송하다)
나오니 비가 억로 온다.
차선도 보이지 않은 도로를 빗속에서 한시간 운전하여 안동까지 간신히 와서 친구 집에 들리니 벌써 9시다.
에궁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