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이 시급했던 중국 근대사에서 '장수(長壽)'란 한동안 잊혀진 단어였다.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사회가 안정되면서 중국에서도 1백세 이상의 장수 노인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 노령(老齡)과학연구센터 공공정책연구실 위안예(原野)부주임을 찾아가 얘기를 들었다.
-중국의 대표적 장수 지역은 어디인가.
"중국에서는 인구 1백만명당 1백세 이상 노인이 30명을 초과하는 지역을 장수촌으로 부른다. 그 같은 장수촌이 여섯곳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으로는 광시(廣西)성의 바마(巴馬)현과 장쑤(江蘇)성의 난퉁(南通)을 꼽을 수 있다. "
-광시성 바마현 주민들의 장수 비결은 무엇인가.
"첫째 죽으로 대표되는 소식(小食)이다. 바마현엔 소수민족인 야오(瑤)족이 많이 거주하는데 먹을 것이 많지 않은 탓에 이들은 하루 세끼를 옥수수죽으로 해결한다. 다른 음식 재료도 모두 이 옥수수죽에 함께 넣어 먹는 습관이 있다. 이 같은 식생활은 위에 부담을 전혀 주지 않으며 끓여 먹는다는 점에서 위생적으로도 좋다는 장점을 갖고 있었다.
둘째 기름으론 평생 식물성 기름만을 섭취했다는 점이다. 이 지방 특산인 훠마유(火麻油)란 식물성 기름엔 땅콩기름과 참기름에 많이 들어 있는 아마산이 23%나 포함돼 있었다. 야오족 80~90세 노인들 소화기관엔 특히 장(腸)내 영양분 흡수를 촉진시켜 건강을 지켜주는 비피더스(Bifidus)균의 양이 다른 지역의 40대 주민들이 갖고 있는 양만큼 되는 점도 발견됐다. 이로 인해 중국 곳곳에서 비피더스균을 많이 함유한 요구르트 상품이 개발돼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바마현은 자연환경 또한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 공기가 매우 깨끗하며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하다. 연평균 기온이 21도 정도로 천연적인 신체 양생(養生)에 매우 적합한 온도다. 또 야오족의 청결한 위생 습관도 주목 대상이다. 야오족은 전주민이 매일 목욕을 한다. 해 지기 전엔 남자들이 강에 나가 먼저 목욕을 하고 해가 떨어지면 여자들이 목욕하는 등 항상 청결한 몸 상태를 유지한다. 이 같은 청결 유지는 소수민족들 사이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
-중국인들의 장수를 위해 전국적으로 보급하는 운동이 있는가.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태극권(太極拳)이다. 중국의 오랜 심신수양법이며 중국인들이 오랜 세월 자발적으로 하고 있는 일종의 체조다. 따로 보급운동이 필요없을 정도다. 중국 각 지역의 공원마다 태극권을 연마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