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 내린천 천렵
1.일시: 2019년 8월 8일 목요일~ 8월 9일 금요일
2: 참가인원: 딱선생 바람 그윽한미소 그리고 나
3. 날씨: 장마와 여름 휴가를 피해 늦으막이 잡은 천렵 날짜, 그러나 전 전날 내린 비로 계곡의 물은 꽁무니에 발통을 달았는지 쏜살같이 하류로 탕탕히 흐른다. 고로 어항은 꽝이고, 족대질은 말해 무얼하는가? 목숨을 걸고 고기를 잡을 수는 없질 않은가? 낚시로 승부를 볼 밖에...
출발
네명의 일정을 맞추느라 잡은 날짜가 8월 8일과 9일이다. 이 시기는 휴가철의 절정, 해서 아침 일찍 '그윽한미소' 집 근처에서 '딱선생' 과 1차 만나 출발하기로 했다. 똥꼬에 젖 먹던 힘까지 보태 있는 힘을 다해 달려 왔건만, 주안에서 간발의 차로 급행 기차를 놓쳐 합정역 6시 도착에 10분이 늦었다. 예전 같았으면 지랄 발광들을 할텐데, 나이를 한살 두살 먹더니 철이 드는 가 보다.
도로는 아침 일찍 서둘러서 그런지 생각했던 것 보다 막히는 것이 덜 해, 2차 만남의 장소인 서종면 사무소까지 7시 10분에 도착할 수있었다. 여기 서종면은 '바람'의 나와바리로 탈랜트 이영애와는 같은 면민이었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한다. 사진도 같이 찍었다나 뭐라나!
아무튼 서종면 사무소를 출발하야 내린천 입구로 들어서니, 세속에 찌든 육신 사이 사이로 물소리 바람 소리가 뚫고 들어오니, 세속과는 그 급을 달리한다.
내린천 입구에서 낚시 도구와 미끼를 사려고 수퍼에 들르니, 육덕이 훌륭하신 주인 아주머니가 물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신다. 어제 이곳에서 익사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앝은 물을 방심하다가 급류에 휩쓸려 갔다고 한다.
헐! 똥꼬가 급하게 오므라 드는 순간이다.
"수영 좀 배웠다고 깝치지 말고 물 조심 혀!" 라고 내 뒷덜미에 일갈하던 마누라 얼굴이 불현듯 떠오른다.
그려 다들 내몸이 내몸이 아닌 것이여!
내린천 입구에서 왼쪽으로 천을 두고 조금 더 올라가니 '딱선생' 이 섭외한 '하늘 내린 강산 팬션' 이 보인다. 입구로 들어서니 마당은 이미 도착한 다른 차들로 가득하다.
일단 여장를 풀고 강변에서 간을 보기로 했다. 고기가 잡힐 것인가 아닌가를...
팬션 옆 내린천에서 간을 보는 중.
'딱선생' 이 온라인에서 급하게 산 타프를 설치하고 있다.
내일까지 여기가 우리의 아지트다!
'바람'은 벌써 지쳤는지 꾸벅꾸벅 졸고 있다.
어항을 1차 장착하고 아이스 박스에서 먹어 달라고 울고 있는 맥주를 한캔씩 하고 있다.
이거 일본 맥주 결단코 아님!
점심을 먹으려고 숙소에 들어오니 맥주 한캔에 뻗어버린 '바람'!
점심 동영상!
뭐 볼 것이 있어서 알몸으로 밥을 먹겠는가! 이렇게 세속을 떠나 팬션에서 좀 벗고 있은들 누가 뭐라 할 것이며, 배 불뚝이 나잇살이 열심히 산 삶의 훈장들 아닌가!
조금 후에 옆집에 처자들이 우리 때문에 나오지 못하는 것 같아 방으로 후퇴하고 말았지만 서도...
홍어에 막걸리라!
뭘 봐!
낚시 시작!
이 채비는 바다에서 우럭잡는 채비인데 바늘이 너무 커서 고기가 물지를 못한다.
내가 못잡는 것이 아니라 고기가 입이 작아 먹질 못한다.
30년 된 썩어 문드러진 릴대!
살생을 저어해서 망가질 때까지 쓰려고 한다.
망가지면 낚시 끄~ㅌ!
물살이 얼마나 빠른지 무거운 봉돌이 물속에서 춤을 춘다.
이것들이 이구동성으로 수영해서 건너편으로 건너가 보라고 꼬드긴다. 수영 배운지 거의 2년이 다 되가니 해보란다!
"수영 좀 한다고 깝치지마!" 마누라의 일갈이 귓가에 맴맴을 돈다!
만수무강을 위하여!
졸고 있는 '딱선생'!
어느새 일어났어?
잡았다는 소식은 계속 들려오지 않았다!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지고...
갑작스런 소나기가 계곡을 휩쓸고 지나간다. 한동안 우르릉 꽝꽝하는데, 번개 맞을까봐 똥꼬가 짓무를 판이다.
'바람' 은 미동도 하질 않고 용을 잡고 있다.
용이 "용용죽겠지!" 하고 놀리는 것 같다.
결국 용은 잡질 못했다!
'딱선생'!
똥 나올라!
저 뒤에서 '그윽한미소'가 우중에도 어항을 설치하고 있다.
저녁에 잡은 고기가 적어 내일 먹기로 하고 고기를 못잡을 것을 대비해서 '그윽한미소' 가 동태 고니와 알을 탕으로 끓일 수 있게 준비해왔다. 식탁보는 주인장이 직접 깔아 준 것으로, 비록 먹는 음식은 단사표음이지만, 분위기는 고량진미를 대하는 기분이다!
이 사진은 팬션 주인장이 찍어 준 것이다.
주인장께서 한가한 가을이나 겨울에 오면 경치도 좋고, 쉬어가기 그만이라며 가을 겨울에 올 것을 추천한다.
장기로 3년을 여기서 묶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몸이 병들지 않으면 이곳에서 장기적으로 있을 수 없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병들기 전에는 이런 가치를 모르니 아이러니 아니고 무엇인가?
저녁 동영상!
분주하게 저녁을 먹고 자리에 누우니 '딱선생' 이 여기 저기 아프다고 난리 난리다. 해서 허리와 다리를 지압해주니 시원하다며 허리는 다 나은 것 같다고 한다. 치료비는 한푼도 안주면서 주둥이로만 시원타를 연발한다!
벌써 침대에 올라가서 자는 인간들은 코를 골고, 우리도 꿈나라로 빠져든다.
이른 아침 어제 저녁에 설치한 어항을 점검하러 '그윽한미소'와 천변을 내려와 조우한 풍경!
주인장 아주머니!
이 들 고양이는 이집에서 거둬 먹이는 그야말로 들고양이라고 한다.
한두마리도 아니고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적적한 시골 생활에 작은 활력은 아닐지...
천변의 꽃!
수량은 줄었지만 어제 내린 비로 물이 전날보다 더 흙탕물이다.
아침 내린천의 물 안개!
어제 못잡은 용을 잡으려고 다시 용을 꼬드기고 있다.
그래도 내가 낚시로 제일 많이 잡았다.
지렁이 미끼가 떨어져 더 이상 잡을 수가 없다!
자세 좋고!
거긴 왜 올라간 겨?
아침에 급조한 튀김!
이른 아침에 먹는 해장술은 내장을 거쳐 저 밑 똥꼬까지 아찔하게 알콰해지며 기분이 하늘로 솟구친다.
이런 곳이 아니면 어디서 해장술의 진미를 간파하리요!
가만한 꽃
새가 되어서 날아 가거나
구름으로 떴다가 비 되어 오는것도
마음아 인제는 모두 다 거두어서
가도 오도 않는 우물로나 고일까.
우물보단 더 가만한 한송이 꽃일까.
-서정주-
해장 2차!
해장 2차의 여파로, 홍천 대대 혈투에서 첫판을 '그윽한미소'에게 내줬다!
부랴부랴 다음 들어오는 팀들을 위해 팬션을 체크 아웃하고 '딱선생'의 동창이 하는 목공방을 들르기 위해 인제 합강에 왔다!
인제 합강정에서...
목공방 제품들!
내가 좋아하는 나무로 만든 제품들!
현실적으로 쓰임새가 있는 제품들을 만들면 수요도 생길텐데...
홍천가는 길에 길가에서 사먹은 오리지널 강원도 옥수수!
요즈음 오리지날 강원도 옥수수 만나기가 쉽지않다.
맛이 찰지고 기가 막힌다. 거기다가 감자떡까지!
홍천의 당구장을 이잡듯 뒤져 찾아 낸 대대 당구장!
홍천에서 당구치실 분들은 '이인원 당구장 으로 가시길...
운전 때문에 해장술의 여파를 피해 간 '그윽한미소' 가 1차전은 승리!
2차전은 해장술이 내장에서 소화가 되어 정신줄을 챙긴 내가 승리!
그러면 '딱선생'과 '바람'은 뭐여?
개털이지 뭐!
남은 회비와 3차전 국가 귀속분을 합해 서종면에 있는 맛집 곤드레 나물집에 들러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양평에서 가까운 지평 막걸리를 아니 먹을 수 없어 3차 해장을 곁들렸다.
값은 조금 비싸지만 고등어구이 더덕구이 황태구이 맛이 일품이다. 모두가 맛있다고 이구동성이다.
올해의 천렵은 많은 고기는 잡지 못햇으나 비린내는 맡았으니 그나마 다행이고, 빠른 물살에도 아무도 다친 사람 없으니 그것도 또한다행이다. 안빈낙도 회원 여러분 고생들 했습니다.
내년 천렵을 위하여!
그리고 가을 호남정맥을 위하여!
나의 집 도착 시간 11시!
첫댓글 오랜만에 얼굴들 보는구나.
가을에 일정이 맞으면 임실 치즈축제 (10/3 ~ 10/6)때 와도 좋을 것 같다.
오랬만일세! 잘지내시는가?
작년 이맘 때 보고 일년만이니, 세월 참 빨라! 뭘 하고 살았는지 기억도 제대로 없고, 세월만 하릴없이 흘러가는구만!
호남정맥하게 되면 임실을 거쳐 가게 되니 그때나 볼 수 있을 것 같구만!
그동안 잘지내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