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을 만들고, 여행자들에게 쉴 곳을 제공해주는 순천 대대교회. 마을이 필요로 하는 사역을 펼치다 보니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 될 교회로 자리잡았다. 대대교회 공학섭 목사는 "지역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을을 섬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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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과 가장 가까운 마을인 대대동에 위치한 순천 대대교회. 지역사회 섬김과 환경보존에 앞장서고 있다.ⓒ데일리굿뉴스 |
주일학교 사역으로 설립한 교회…지역아동 섬김에도 앞장 올해로 창립 91주년을 맞은 순천 대대교회는 순천만과 가장 가까운 마을인 대대동에 위치해있다. 1926년 매산학교 교장이었던 원가리 선교사와 학생들이 마을로 찾아와 확장 주일학교 사역을 하면서부터 교회가 시작됐다.
김구 선생과 함께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조상항 장로가 말년에 순천에 정착해 신앙생활을 한 곳도 대대교회였다. 조 장로는 성경구락부를 통해 후학들을 키우는 일에 열심이었다고 한다. 다음세대를 키우는 일에 열심이었던 전통 덕분인지 대대교회에서 배출한 목회자만 김상봉 목사(예장합동 증경총회장), 조재태 목사(예장고신 증경총회장), 서철원 박사(전 총신대 신대원장), 박종구 목사(월간목회) 등 35명에 달한다.
대대교회 공학섭 목사는 "상당히 이른 시기에 시골까지 복음이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선교사와 매산학교 학생들 덕분이었다"며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모아 놓은 헌금이 마중물이 되어 지금의 교회 터를 샀다. 어린이들의 신앙으로부터 시작된 교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손 꼽히는 순천만은 바람에 넘실거리는 갈대군락지, 아름다운 일몰과 낙조를 볼 수 있어 순천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찾는 필수 코스 중에 하나다.
공 목사는 게스트하우스라는 말이 생소하던 때부터 순천만을 방문한 관광객들과 기독교 유적지를 순례하는 이들에게 교회 공간을 제공해오고 있다. 교회는 지역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곳이 돼야 한다는 목회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스트하우스를 통해 얻는 소정의 운영비는 100% 이웃을 위한 나눔에 쓰고 있다.
"방학이나 휴가철이 되면 하루에 많게는 3~40명이 묶고 갈 때도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워낙 좋은 숙박시설이 많이 생겨서 이용하는 분들이 줄었죠. 교회에서 하루라도 편하게 묶었던 사람들이라면 나중에 교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선교하는 마음으로 감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회가 운영 중인 지역아동센터와 순천만작은도서관에는 근처 마을은 물론, 순천 시내에 사는 아이들도 찾아온다. 학부모들도 교회가 아이들을 잘 돌봐주고 있다며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 사역을 통해 교회에 출석하거나 마을에 정착하는 가정도 생겼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마을의 특성에 따른 맞춤 사역도 펼치고 있다. 독거노인들을 위한 반찬 나눔 사역과 평생교육 차원에서 진행한 노인대학이 대표적이다.
노인대학은 마을의 어르신들 중에 모두 수료한 덕분에 할 수 없이 중단한 상태다. 신규 인구 유입이 흔하지 않다 보니 일어난 일이다. 한동안은 거동이 불편한 근처 마을의 어르신들을 위해 '찾아가는 노인대학'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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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연안습지로 손 꼽히는 순천만. 순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명소다.ⓒ데일리굿뉴스 |
"환경 보존은 그리스도인들의 의무" 공 목사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 공모사업에 지원해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환경 보존을 위한 생태지도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예장합동 순천노회 차원에서 농어촌부도 신설해 농촌목회의 필요성과 노하우를 지역 목회자들에게 아낌없이 나눈다.
"환경 문제는 시민단체나 운동가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도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영역입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분이 지으신 세계를 잘 관리하라는 책임을 맡겨 주셨기 때문이죠. 교회에서 잔반을 남기지 않거나 이면지를 쓰는 일처럼 작아 보이지만 일상에서 실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교회는 지역사회의 필요에 민감히 반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공 목사는 앞으로도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선포하고 싶단 바람을 전했다.
"목사의 사명은 매일 주어진 삶 가운데서 말씀과 기도로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대교회 성도들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하나님의 백성들로 바로 섰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