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된 회화나무가 꽃을 피웠다
주말이면 찾게 되는 동네 카페 안단테.
열심히 정원을 가꾸던 또래의 집주인이 살던 집터에 세워진 제법 큰 카페이다.
원래 백운산으로 올라가는 길 좌우로 화초를 가꾸는 농원이 즐비했고, 산자락에서 이어지는 왕곡천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길은 하루 운동량을 채우기 안성맞춤의 길이다.
정조가 화성 행차할 때 들렀다는 동네라 <왕림마을>이름이 붙여진 이 동네는 중종반정(中宗反正)에 공을 세운 청풍 김씨의 집성촌이었다는 안내비가 있다.
역사에서 반정(反正)이라고 했으니 그렇게 긍정적인 표현이 아닐 것 같은데 세상에나! 동쪽으로는 백운산(白雲山), 서쪽으로는 오봉산(五峯山), 남쪽으로는 지지대(遲遲臺), 북쪽으로는 모락산에 이르기까지 사방 십리를 사패지로 받았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어쨌든 카페 안단테 옆에는 500년 된 회화나무와 은행나무가 그 역사를 다 알고 서 있다.
눈 내리는 겨울밤, 카페의 장작불 난로 곁에서 그 고목에 쌓이는 눈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것도 참 좋고, 막 새순이 돋을 무렵에도 다시 살아난 모습에 반갑게 인사를 나누곤 한다.
엊그제 아우 부부와 이른 저녁을 먹고 안단테를 찾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밖을 내다보니 나무가 온통 꽃으로 덮여 있다.
이런, 회화나무가 꽃을? 그것도 500년 된 고목이?
혹시 향기가 있을까 곁에 가 킁킁 대지만 냄새는 없다.
그러더니 동쪽 하늘에서 시커먼 구름이 몰려와 “오늘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더니 기상 예보가 제법인데?” 했다.
그런데 웬걸? 소나기 대신 바람이 휘몰아치며 회화나무꽃이 눈처럼 떨어져 수북하게 쌓인다.
초여름에 피었다면 아카시아꽃을 닮아 헷갈릴 만도 하고, 가을엔 열매도 맺힌다고 또래의 여사장님이 귓뜸한다.
이 나이에 왜 이렇게 처음 알게 되는 것이 많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