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화에 걸맞은 방식으로 복음화 힘써야
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사목신학 교수)
「사목헌장」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표방한 '현대화'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사목헌장」은 사목 현안을 교의 현안과 동등한 반열에 올려놓음으로써 실천에 대한 이론 우위의 스콜라적 관점을 극복했다. 「사목헌장」은 교회 담을 허물고 세상과 더불어 사는 교회를 표방한다. 또 현세에서의 평신도 소명을 강조하며 평신도가 세상에 그리스도 정신을 전하고, 증거자로 불림 받았음을 천명했다.
헌장이 반포된 지 50년이 흘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이 온전히 구현되기도 전에 시대는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로 바뀌었다. 공의회 개혁 비전은 교회 구조와 성직자들 안에 수용되지 못한 채 시대에 뒤떨어진 개념이 되다시피 했다. 한국의 경우 1980년대 이전에 수품을 받은 성직자들에게 체계적으로 교육되지 못했다.
공의회와 관련한 내용이 너무 방대해 신학자들 입장에서도 균형 있게 핵심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몇몇 전공자들에 의해 부분적으로만 인용돼 다분히 이데올로기화 된 측면이 있다. 개념 중심의 교육 탓에 실제 교회 구조와 사목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교황들은 '선교(Missio)'란 말 대신 '복음화(Evangeilztio)'란 용어를 선호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이를 단순히 신앙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적 생활을 하도록 하는 폭넓은 활동이라고 했다. 하지만 바티칸은 새로운 시대적 경향이나 포스트모던 세대의 심성을 부정적 시각으로만 바라볼 뿐, 그 가운데 긍정적 변화 요구를 읽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새 복음화 방안을 위해 '새로움'을 제시해야 한다. 복음 묵상을 통해 얻은 신앙 체험으로 새로운 열정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본당 중심의 교회 운영은 '오라' 구조이다. 하지만 요즘 신자들은 '오라'고 해도 잘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야 한다. 예수님 명령처럼 '가서' 하늘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해야 한다. 오늘날 사람들이 종교를 통해 얻고자 하는 마음의 안정을 위한 복음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SNS세대'로 일컬어지는 젊은층의 감성 코드에 복음을 삼투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 현대 문화 세대에 걸맞은 문화 복음화, 문서 복음화 등으로 세상 복음화에 힘써야 한다.
주일학교 교육만으론 미래 교회가 질적으로 저하될 것은 자명하다. 전통적으로 신앙 대물림을 위한 가정교육이 제도화돼 있는 타종교처럼 가족기도와 신앙을 위한 잔소리가 가정에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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