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사, 엑소시스트 그리고 무당
예전 모 케이블 방송사에서 무속관련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여러 가지 신조어를 많이 만들어 내었다. 가장 먼저 만든 말이 퇴마사다. 퇴마사란 귀신을 쫓는 사람이란 뜻이다. 그러나 이 퇴마사란 용어는 일본에서 시작된 것으로 <퇴마사>란 만화가 일본에서 인기리 판매된 후 한국에도 알려졌다. 방송에서 퇴마사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소위 법사들이 스스로 퇴마사라고 칭하게 되었다. 퇴마사란 용어가 우리에게는 전혀 필요 없는 말인데도 불구하고 퇴마사란 용어는 급속도로 퍼져나가 무교인들도 스스로 퇴마사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글사전에도 없는 이상한 말이 널리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무당이라고 하기보다 퇴마사라고 하면 더 신력이 높고 품위가 높아지는 것처럼 착각을 하는 무당들도 있으니 한심스러울 뿐이다. 우리는 옛날부터 무당들이 귀신을 쫓는 일을 하였기에 퇴마사란 말이 따로 필요 없다. 그러기에 한글사전 뿐만 아니라 한자사전과 중국어 사전에도 퇴마사란 말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냥 한자를 조합하여 만든 문자일 뿐이다.
또 엑소시스트(exorcist) 역시 방송의 영향으로 무당들이 스스로 엑소시스트라고 부르고 있다. 엑소시스트라고 부르면 더 유식해 보이고 품위가 있어 보이고 신력이 뛰어나게 보이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엑소시스트는 서구 유럽에서 가톨릭 신자들 중 귀신들린 현상 즉, 빙의 현상이 많이 발생하게 되니 교황청에서 귀신을 쫓는 교육을 신부들에게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귀신 쫓는 교육을 이수한 신부를 소위 ‘엑소시스트’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도 모르면서 너도 나도 퇴마사니 엑소시스트라 스스로 칭하면서 자기를 포장하는데 급급한 것을 보니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네이버 어학사전을 검색해 보면 퇴마사를 엑소시스트라고 하며 또 다르게 무당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결국 무당이란 말을 외래어로 부르면 더 격이 높아지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무식한 무당들의 넘쳐 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 무교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담겨 있으며 민족의 심성을 나타내는 우리의 민족종교다. 삼신하늘님으로 비롯된 신교는 한인시대, 한웅시대, 단군시대를 지나면서 무교로 바뀌면서 지금까지 민초들과 아픔을 함께하며 내려온 풀뿌리 신앙이며 종교다. 그러나 시대적 배경에 의하여 박해와 탄압을 받으며 천민으로 살다보니 무당들 스스로 자긍심을 가지지 못하고 천한 행동과 언행으로 더욱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었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은 옛날에 비하면 아주 좋아진 세상이다. 이런 좋은 세상에 살면서 무교가 가진 올바른 정신과 사상을 널리 깨우치고 전파하는 참된 무당으로 거듭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돈만 밝히는 무당이 되었으니 삼신하늘님이 통곡을 하실 것이다. 퇴마사나 신부는 단순히 귀신만 쫓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다. 그러나 무당은 단순히 귀신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삼신상제의 말씀을 전해 듣고 깨우쳐 혼탁한 세상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당이란 바로 천지인이 하나라는, 사람이 바로 하늘땅, 즉 우주라는 깊은 철학과 사상을 깨우친 사람이란 뜻이다. 그럼으로 옛날에는 무당들이 제사장으로 나라를 통치하였던 것이다. 큰 깨달음도 없이 어떻게 많은 사람을 가르치고 통제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큰 사명을 가진 무당들이 스스로 무당이란 말을 싫어하고, 격이 낮은 퇴마사나 엑소시스트란 말을 좋아한다는 것은 스스로 무식한 사람이라고 선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스스로 퇴마사나 엑소시스트라고 포장하는 사람들은 필자가 생각하기엔 무당이 가져야 할 조건에서 한참 모자라는 사람이 아닌가 한다.
무당의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점을 잘 봐야 한다. 즉, 귀신들과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조상거리를 잘하는 무당이 가장 뛰어난 무당이라고 할 수 있다. 조상거리는 굿거리 중 유일하게 제가집이 함께 참여하는 거리다. 그 이유는 조상귀신들을 제가집이 충분히 누군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생전 잘하던 행동이나 말버릇 등등 여러 가지를 무당들이 보여줌으로써 자기 조상 중에 누구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고 제가집이 납득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귀신만 들먹이고 그 귀신과 대화를 하는 척하면서 사람들을 현혹하는 퇴마사나 엑소시스트는 대부분 귀신을 빙자하여 돈벌이에 급급한 자격미달의 무당이나 아니면 귀신을 빙자하여 금품을 노리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므로 퇴마사나 엑소시스트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들먹이는 귀신들은 도대체 어떤 귀신인지 알 길이 없다. 그냥 한 많은 귀신이라고만 둘러대니 사람들은 그런가 하는 것이다. 제발 우리 무교인들은 무당이란 명칭이 가지는 깊은 뜻과 무교가 가지는 사상과 철학을 바로 알고 퇴마사나 엑소시스트란 명칭을 사용하지 말았으면 한다.
현재 세계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이지만 아직도 외국에서 들어왔다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박사도 외국박사가 더 훌륭하고, 귀신도 강시에서 시작하여 드라큘라, 그리고 지금은 좀비들이 판을 치고 있어 우리의 전통귀신들은 발붙일 곳이 없다. 그러더니 이제는 무당이란 호칭은 시대에 뒤떨어진 명칭이고, 퇴마사나 엑소시스트로 불러야 하는 웃지 못 할 세상이 되어 버려 그들이 판을 치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외국에서 들어온 타로점이 거리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으니 한심한 무당은 타로점을 배우기까지 하고 있다. 타로점을 배우려면 왜 많은 돈 들여 내림굿을 하여 무당이 되었는가? 바로 타로학원에 가서 몇 달만 배우면 거리에 전을 펼칠 수 있는데 말이다. 이렇게 한심하고 무식한 무당들 때문에 올바르게 무교를 지켜나가는 많은 무교인들이 욕을 먹는 것이다. 제발 이상한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려 하지 말고 무당이면 무당답게 무교를 바르게 지켜나갔으면 한다.
무교인들이 무교를 지키지 않으면 누가 무교를 지켜 줄 것인가? 부디 끊임없는 공부로 무교의 깊은 철학과 사상을 바로 깨우쳐 어렵고 힘든 세상에서 무당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구원의 빛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
출처: 삼신할미 조성제의 무속이야기와 칼럼 원문보기 글쓴이: 삼신할미
첫댓글 우리 말과 같은 뜻을 지닌 외래어가 우리말보다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사람들의 의식은?
외국어를 사용하면 흔히 이야기하면 더 쳐주는 듯한 느낌과 스스로도 더 잘 났다고 느끼기 때문 입니다.
언어의 전달에 따라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거의 무조건 외국어를 내 뱉지요.
외국어를 많이 사용하면 많이 배웠다는 잘난체하려는 교만과 우얼의식인데,
이젠 거의 그런 사고 방식이 뿌리 박혀 난감합니다.조금 식자들이 대담이나 토론장에 나와
떠드는 것 보면,저는 그렇게 많이 알지 못 합니다만,이해 못하는 단어들로 번드르하게 치장하더라구요.
그렇다고 그런 현상을 되돌리기에는 거의 불가능하지요.
아 그렇구나 하면서 필요한 말을 필요한 만큼하면서 살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