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씩 보내고 나면 내겐 하나도 남은것 없이 허탈해 집니다..
이제 우리 다시 만날 날이 언제일까요?
그때를 기약하며 글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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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아 겜방가자!"
지금도 그녀석의 전화가 올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2000년 5월 10일
기분이 좀 어떻니? 란 물음에 그녀석은 말없이 웃기만 하더군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슬픔을 그녀석은 항상 웃음으로 감추고 다닙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
나 : 임마! 넌 걱정도 안돼냐?
최 군 : 난 아직 모르겠어 가봐야 알겠지.. ^_^
앞으로 다른세상에 혼자 떨궈지게 될 그녀석에게 제가 해줄수 있는거라
곤 그저 잘갔다 오라는.. 몸건강하라는 말밖에 없었습니다
오후 느즈막에 친구와 피씨방을 갔습니다
다른때와는 달리 그녀석은 제일 먼저 메일확인을 했습니다
편지가 한통 와 있더군요 사귀는 누나에게서 온 편지 였습니다
나 : 야 메일 그만 확인하구 겜하자
최 군 : 잠깐만 우리 자기한테 편지 좀 쓰구..
오늘이 아니라면 그녀석의 머릿통을 한대 쥐어박으면서 답장은 나중에 보내라고 말했을겁니다
하지만 오늘은 제가 아무말도 할수 없습니다
한 30분이 흘렀을까..
그녀석이 자판을 치다말고는 한숨을 푹푹 쉬길래 왤까 쳐다봤습니다
그때 그녀석의 눈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눈물이 가득 고여있더군요
나 : 많이 슬프니? 힘들어?
최 군 : 아..아니야.. 담배연기가 너무 맵다 여기.. 하하..
이제 알겠습니다 항상 그녀석의 얼굴을 볼 때면 그 웃음뒤에 감춰진 슬픔
오늘과 같은 그 미소 그 슬픔을..
2000년 5월 11일
늦게 일어났습니다 2시쯤 그녀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최 군 : 2시 40분까지 우리 집으로와 오늘은 꼭 늦지마! 꼭..
나 : 아.. 알았어
오늘도 또 늦었습니다 젠장..
다른날에는 늦어두 아무 죄책감없이 "내 스타일 알좌낭?" 이말을 하고 때웠는데
오늘은 정말 미안하더군요
가보니 혼자계시는 어머님과 얼마나 울었던지 눈이 빨갛게 부어오른 사귀는 누나가 있었습니다
나 : 누나 좋겠어요? 저녀석 군대보내서요..^_^;
누 나 : 흑흑.. 너 정말 죽을래!! ㅠ0ㅠ++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군요.. -_-;
5시쯤 기차역으로 가기위해 집을 나왔습니다
최 군 : 엄마 이제 그만 들어가 나 잘다녀오께 엄마 몸건강하구..
어머님: 아니 그래두 엄마가 저기 앞까진 바려다 줄게
최 군 : 아니야 엄마.. 친구가 여기 앞까지 차끌고 온다 그랬어 얼른 들어가!
어머니는 끝내 친구의 차까지 배웅을 나오셨지요
최 군 : 엄마 나 엄마 들어가는 모습 보고 갈게
어머님: 아냐 엄마는 집이 바로 코앞인데 너부터 가~
그녀석은 혼자남게 될 어머니를 꼬옥 한번 안아주고선 차에 탔습니다
차는 출발하고 그녀석은 차안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친 구 : 야 최씨 너두 울 줄아네?
나 : 그만 울어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금방 100일 휴가나오고
또 나중에 제대해서 어머님께 효도하면 되잖아
그렇게 그녀석은 가는 길에 펑펑 울었고 어머님은 가는 그 순간까지 그녀석을 밝은 미소로 보내주었답니다
후에 친구가 그러더군요 자기 기억으론 그때 어머님을 처음 안아본거라고..
영등포역에 일찍 도착했습니다 한시간여 가량 여유가 생기더라구요
그녀석은 잠깐 할게 있다며 누나의 손목을 꼬옥 잡고 끌고 갑니다
저도 따라갔지요
그녀석이 멈춘곳은 핸드폰 대리점..
들어가서 이것 저것 살펴보고 또 물어보며 아쉬워하고 또 아쉬워 합니다
최 군 : 야 니가 보기엔 어느게 이뿌냐?
나 : 왜 너 이거 필요없자나 내일 군대가는 넘이 무슨 핸드폰이야
최 군 : 아니 내가 쓰려는게 아니구..
나 : 그럼?
최 군 : 은영이 핸드폰이 너무 오래됐거든 맨날 바꿔줘야지 바꿔줘야지
생각은 있었는데 결국은 마지막 가는날 바꿔주게 되네.. ^_^;
나 : 음 그래.. 난 저게 이뻐보이는데 저거 은영이누나한테 사줘라
최 군 : 나도 그게 이뿐데 돈이 조금 모자라네
나 : 우리 논산가서 쓸 돈에서 조금 보태서 사줘
최 군 : 안돼! 은영이랑도 지금 헤어지지만 너랑두 마지막인데..
나 : 그래두 나중에 후회하지 말구..
최 군 : 은영이는 휴가 나오면 만날 수 있지만 우린 정말 2년동안 한 번도 만나기 힘들잖아..
그리곤 결국 그거보다 조금 싼 다른걸 누나에게 사주더군요 ㅠ_ㅠ
영등포 거리를 조금 돌아다녔습니다
두손을 꼬옥 잡고 있는 내앞에 저 커풀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리곤 저 두 커풀이 우리나라 아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더라면..
그래서 이런 헤어짐을 겪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점차 열차 시간은 다가왔고 누나의 얼굴도 점점 어두워져 갔습니다
역으로 올라가서 7시 14분 기차를 타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7시 14분 열차를 타실분은 속히 입장해 달라는 방송이 들려오자
누나는 참았던 눈물을 터억하고 터트렸습니다
친구는 누나의 모습이 안스러웠던지 사람들이 다가고 난후
마지막에 들어가자며 서있던 줄을 나왔습니다
최 군 : 은영아! 잘가따 오께 울지말구 몸건강하구..
괜히 혼자 아파서 쩔쩔매지 말고 아프면 바로 병원가구..
누 나 : 엉엉 자기두 항상 조심하구.. 엉엉.. *ㅠ0ㅠ*
최 군 : 이제 정말 들어가야 겠다 은영아 갈게 사랑해!
누 나 : 조금만.. 조금만 더 있고 싶어 엉엉.. 딱 1분만..
최 군 : 바보같이 왜 자꾸 울어 ㅜ_ㅜ
자기야 무사히 잘 다녀올께 충성!
그때 전 그녀석의 세 번째 아름다운 눈물을 보았습니다
계단을 내려가기전까지 누나는 계속 울면서 최군을 바라보고 있더군요
하지만 최군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런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
열차를 타기 전에 친구와 담배하나를 나눠 폈습니다
고등학교때부터 점심시간 때가 되면 항상 화장실에서 같이 쪼그려앉아폈던
그 담배가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열차에 올라탔습니다
그녀석은 오랜시간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녀석의 모습이 너무도 안쓰러워 전 열차가 논산을 도착하기 전까지
그녀석의 마음을 달래고 또 달랬습니다
10시가 다 되서야 논산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바로 연무대로 갔습니다 그리고 연무대 주변의 식당여관을 잡았습니다
(남자만들긴가 먼자 촬영장소 였다고 하던데..-_-;)
허름한 여인숙 분위기에 차디차고 좁은 방..
나 : 야 너 사제에서 마지막 밤인데 이런데서 자야돼? -_-;
최 군 : 괜차너 나 아무 곳에서나 잘자 ^_^
나 : 여기 너무 춥지? 밤이라서 그런가? 보일러 좀 올려달라 그럴까?
최 군 : 아냐 됐어 나 지금 더운걸.. 나때메 힘들텐데 편히 셔 ^_^
우린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지난 고등학교 좋았던 얘기와 서로 얼굴 붉히며 싸웠던 얘기 수많은(?) 여자얘기 -_-;
그렇게 친구의 마지막 밤은 홀랑 지나가 버렸습니다
2000년 5월 12일 <입소식날>
시계 알람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최군은 콜록 콜록 거리며 계속 자고 있더군요
아마도 어제 보일러 불을 높혀달라 말할걸 그랬나 봅니다
이불을 다시 덮어주고 전 그녀석을 깨우지 않았습니다
호모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_-;
전 한참을 그녀석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아침 10시쯤 그녀석이 일어나더군요
최 군 : 헉! 왜 그리 게슴치레한 눈으로 날..
나 : ...-_-;
최 군 : 너 혹시 나 잘 때 뽀뽀했뉘? -_-+
나 : ...*-_-*
최 군 : 볼에 피어나는 저 빨간색 수둡음은? -_-++
나 : 매를 벌어라 벌어 -_-;
최 군 : ^_^;
아침은 갈비탕으로 먹었습니다
근데 그녀석이 도통 잘 먹지를 못하고 반이상을 남기더군요
더 먹으라고 해도 속이 않좋다며 안먹겠다던 그녀석이 안쓰러워서..
나 : 너 군대가면 지금 남긴 이 갈비탕이 그리울때가 있을꺼다
그랬더니 억지로라도 꾸역 꾸역 먹더군요
아침 겸 점심을 먹고 훈련소쪽으로 그녀석과 함께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날씨 하나는 우라지게 좋더군요 내심 비오길 고대하고 있었눈데..-_-;
뚜벅 뚜벅 걸어간지 10여분
드디어 논산 훈련소가 보입니다
연병장에는 군악대가 멋진 폼을 잡고 서있고 그 중간 중간에 교관들이 한명 한명씩 서있습니다
그리고 연병장 주위로 부모님 애인 친구들이 주루룩 있습니다
도착한지 5분이 지났을까? 훈련병 집합이라는 소리가 들리고..
전 그녀석과 정말 짧지 않은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최 군 : 나 가께.. 논산까지 와줘서 고맙다.. 잘지내고..
나 : 그래 가라! 항상 몸건강하고 누나생각 마니하고..
최 군 : 그래.. 그리구 잠깐만.. 이 반지..
이 반지 은영이 좀 가따 줄래?
나 : 이거 무슨 반지야?
최 군 : 응 이거 우리 저번에 커플링 하러 갔을 때 은영이가
지금 낀 반지랑 지금 이 반지랑 보면서 되게 마니 고민했거든
이것두 이뿌고 저것도 이뿌다구..
그래서..
내꺼까지 가지고 있다가 나 군대제대하면 그 반지 선물로 받고 싶다고 말해줘..
그렇게 그녀석은 정말 다른 세상속으로 떠나갔습니다
그녀석을 보내고 파란나무들로 우거진 훈련소를 걸어나오면서 전 마음이 이상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녀석이 국군 아저씨면 나도 아저씨? 아 마음이 심란하다.. ㅠ_ㅠ
끝까지 도움이 안되는 쉑히! 그래두 친구야 부디 몸건강히 훈련 잘받아라!
우리 2년후에 멋진 아저쒸가 되서 만나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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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자마자 누나에게 반지를 전해 줬습니다 누나는 한번더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말 난감하더군요.. -_-;
누군가가 날 위해서 울어준다면 그건 정말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요?
어디 날 위해 울어주실분 없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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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0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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