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월
지금, 또 지금
억겁, 永劫,(영겁) 셈 할 수 없는 인연 엮어
번뇌로 못 이기는 불면의 통증
끝과 시작 다함없이 부딪혀도
언제까지나 바위를 부숴 조약돌을 만들고
스스로 부서지는
파도처럼
상처로 상처를 싸매
곱 디 고운 옹이를 새겨내고
늙어진 나무처럼
원치도 않고 받아 드릴수도 없는 異物 (이물)
구덕 살이 덧나고 덧나
끝내 진주를 품지 못한 조갑이 라 해도
긴 가시에 깊이 찔린 가시나무새의
고통스런 마지막 비명이
아름다운 노래이듯
아무에게도 들키지 말고
기꺼이 蒺藜(질려)의 세월 을 걸어가리
荊棘(형극)의 세월 을 걸어가리
동이 트고 霎時(삽시)에 밝아올 채색 구름으로 말갛게 씻고
아주 인색하게 내민
해의 얼굴 마주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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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구
친구!
이런 호칭으로 불릴 이가 내게 있었나?
고뇌로 얼룩진 삶 가운데
주마등이었던 가고 없는 순간들
古稀(고희)에 걸쳐진 이 연식에
어느 누구에게 좋은 친구인적 있었을까?
그렇다고 할 용기는 도무지 없다
그럼에도 내게는 동상(동생)인 친구가 있다
한해의 오뉴월을 덜 살아 동상인데 성(형)같은 친구
가진 것은 나에게 아낌없이 나눴고,
넘치도록 섬김을 받았고
내가 무엇이라고.... ?
길 조차 없는 곳, 기꺼이 거기에 길을 내 같이 걸어가 주었고
기대와 소망 그런 생각만으로도 사치스런 日常(일상)을
통 트는 새벽, 향기로운 微風(미풍)을 품고와
날 숨 쉬게 하는 동상아 !
절망, 고독의 深淵(심연)에 오래 貯藏(저장)된 삶 가운데
눈부신 빛이 아니어도
희뿌연 黎明(여명)일지라도
큰 의미로 손 내밀어 움키고
흐르는 시간과 歲月에 기대어
詩를 썩 잘 쓰는 사람 이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눈물로 감동하는 그런 詩를 헌정(獻呈) 하려고,
동상이 기다려만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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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경 숙
1953년: 제주시 출생
1971년 :제주시 신성여자고등학교 졸업
1971년 ~ 1974 :제주시 농협근무
2001년 : 제1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합격
2001년~현재
서울시 강남비전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