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흥에 자사차호 구하러
한 일주일 다녀왔습니다. 일부러 출장 일정을 길게 잡아서
의흥 정촉진 여러군데를 천천히 구석구석 골고루 많이 보고 왔습니다^^
갈때 마다 느끼지만 의흥은 여러면에서 급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차호 상점이 많이 이뻐지고 많아지고 있지요. 그런데 아이러니 합니다.
미리 개발해두고 꽌시(관계)가 있는 가게는 다르지만,
그냥 지나가다 좋아 보여서 무작위로 방문한 그 많은 가게에서 제대로 된 물건을 찾기란 참 힘듭니다.
그리고 조금 좋아보이면 직급도 없는 사람들인데도 '봉'인줄로 알고 3천 위엔 ~ 5천 위엔을 불러댑니다. 그러니까 환율 175원으로 계산하면 그들의 판매가격이 한국 원화기준으로 오십만원에서 백만원 사이지요. 물론 조금 절충하면 가격 인하도 가능하지만 그렇게 얼토당토 않게 불러대는 주인의 관상을 보는 순간 만정이 떨어져서 얼릉 나와버립니다^^
예전에도 그렇지만 좋은 원광자사니료로 만든 차호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좋은 고급 원광니료로 만든 차호를 길거리 가게에서 찾기란 일반인의 기준에선 아주 힘듭니다..
물론 명성이 자자한 자사1창이나 기타 유명 시장에 가보면 좋은 차호들도 제법 있지만 가격이 장난이 아닙니다. 삼년 정도 전과 비교하면 적어도 세배 가까이 올랐지요. 더구나 직칭이 있으면 직칭이 없는 민간도예가의 가격보단 또 30%~50%정도 비싸집니다.
의흥에서 자사차호 만드시는 분들의 '직칭'이 있지요.
공예미술원, 조리공예미술사, 공예미술사, 고급공예미술사
고급공예미술사 란 공식직칭중에서 오랜 경력과 뛰어난 기능을 보유하신분들에 대한 명예직칭으로 성급명인, 성급대사, 국가급대사로 또 나누어서 불리어집니다. 지금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국가급대사는 아마 8~9명 정도 됩니다. 13억 인구중에서 이 인원이니 참으로 대단한 일이지요. 이 대사급 차호의 가격은 이젠 천만원 이상입니다. 2007년 람가헌 중국 여행답사팀이 방문한 의흥의 '장락홍'이란 곳이 '서수당 대사'가 운영하는 자사공방이지요^^ 그리고 이전에 판매했던 100년 가까이 진방한 노주니로 만든 철지호가 '서한당 대사'가 만든 명품이지요.
직급은 자격시험을 쳐서 획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해서 차호 직급시험을 치고 합격하면 자격증이 나옵니다. 이 자격증 발급하는 기관도 하도 많아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데 이유야 어찌되었든 공식적인 직칭발급은 '의흥시 도자행업협회'에서 주관하는걸로 압니다.
그런데 무석시나 북경시 기타 자기가 속한 단체의 이름으로 직급을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그렇지만 이런 것들이 그들의 관행이고 대세이니 무엇이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다만 눈 밝은 이는 그런걸 감안해서 판단하고 구매해야 될일이지요.
자사박물관을 돌다가 들른 한 곳에서의 에피소드입니다. 가게에 고급공예미술사 ***라고 광고를 해놓았습니다. 제가 직칭이 뭐~냐고 물으니 '고급공예미술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의흥도자행업협회"에서 공식발급한 직칭명단이 적힌 수첩을 꺼내니 순식간에 그 사람 안색이 똥색으로 변했습니다.
그래도 그 친구는 양호한편입니다. 그래도 직칭이 있었으니까요. 그는 "조리공예미술사" 였습니다^^
좋은 작품이 있어 가격을 물으니 비싸게 부릅니다. 그런데 직칭 정확하게 파악하고 난 후 다시 물으니 가격이 40%정도 내려갑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자격증도 꽌시에 의해서 취득할수도 있으니 요즘의 제 관점에선 그리 직칭이 중요하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그런 직칭없이 차호를 만들고 판매하는 사람이 의흥에 훨씬 더 많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그들의 작품수준이나 노력이 직칭 가진 작가들에 비해서 꼭 떨어지지만도 않습니다. 오히려 어리버리한 직급있는 작가보다 재질도 좋고 작품공예도 뛰어난 이도 제법 있지요.
요즘 제가 차호를 선택하고 고르는 기준은 바로 이런 점입니다. 그런 이를 찾아내는겁니다. 물론 일반인의 관점에서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전 대사급, 성급 대사, 성급 명인, 고급공예미술사가 만든 차호를 소장도 해보고 판매도 해보았기에 그나마 조금 안목은 있는 편입니다.
사람의 안목이란 무섭습니다. 보면 잘 만들었는지 못 만들었는지, 좋은 원재료를 사용했는지 그렇지 않는지를 금방 알수가 있지요. 물론 초보자 수준에서 만만치는 않습니다만^^
물론 직급도 있고 작품도 좋으면 금상첨화이지만 당연히 가격이 장난이 아니지요^^ 요즘은 '조리공예미술사 작품'도 조금 괜찮아 보이면 최소 50만원 정도에서 시작합니다. 공예미술사 직칭이 있으면 백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아는 작가 중 이전에 한 삼십만원 정도에 판매하던 이가 이번에 가보니 이백만원 정도로 소비자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직칭있는 작가의 좋은 작품을 사기란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닐 듯 싶습니다.
물론 인연이 닿으면 그런 작품들도 얼마든지 취급 가능하지만 저희같은 중산층이 구매하기엔 이젠 너무 비싼가격으로 날아가버렸습니다-.- 물론 앞으로 세월이 흘러도 같은 소리는 나올겁니다.
한 십 여년 꽤 많은 차호를 판매도 해보고 양호를 해본 제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좋은 차호를 소장하는 비법은, 꼭 비싼차호를 구매하는게 아니라 '양호'인것 같습니다. 적당한 가격대에 자기가 좋아하는 형태나 니료로 만든 차호를 구매해서, 잘 양호하면 몇백만원 짜리 차호가 부럽지 않습니다.
반대로 몇백만원짜리 차호일지라 하더라도 양호를 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몇만원짜리 차호에도 비기지못할 수도 있습니다.
차호는 차를 우리는 도구입니다. 물은 사람의 감정을 담는다고 하지요.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만물에 다 감정을 담을 수 있다고 봅니다. 차호는 물을 담고 차를 우려냅니다. 차호를 다루는 이가 차호를 아끼고 이뻐하고 사랑하면서 양호를 한다면 그 차호에는 이뻐하고 사랑하는 맘이 함께 녹아있습니다. 그러니 그 차호로 우려내는 차는 당연히 감로수이지요^^
그 사람의 사랑하는 맘과 이뻐하는 맘을 함께 얻을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니 여러분도 차호 養壺(양호) 잘 하세요. '기를 양'에 '차호 호', 그러니까 차호를 기른다는 뜻이지요.
어린 애완동물 하나 분양받았다고 생각하시고, 때 되면 밥주고 목욕시키고 운동시키고...
사람도 잘 먹고 잘 쉬면 땟깔이 좋아지는데 당연히 차호도 마찬가지입니다. 양호가 잘 된 차호는 속에서부터 빛이 납니다. 아마도 사랑하는 맘이 변한 따뜻한 밝음이겠지요.
판매된 차호를 나중에 우연히 그 분 집에서 볼 때 이쁘고 사랑스러우면 시집보낸 딸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들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구박받고 박대받는 딸이라 애처롭기도 하고 시집 잘 못 보낸 아빠의 심정으로 맘이 좀 불편하게 됩니다-.-
제 딸들을 잘 보살펴 주십시오~ 저는 고아원 원장이고, 매일 챙겨주고 보살펴야 될 차호가 많습니다. 부디 분양받은 차호는 정성껏 잘 길러주십시오. 그 정성주고 사랑주는 맘이 사랑을 기르고 꾸준함을 배양하는 늦은듯 하지만 질러가는 방법입니다.
나마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