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극 페스티벌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이선희 작 정세혁 연출의 헤드락
공연명 헤드락
공연단체 극단 신기루만화경
작가 이선희
연출 정세혁
공연기간 2014년 11월 26일~30일
공연장소 연우소극장
관람일시 11월 30일 오후 4시
혜화동 연우소극장에서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이선희 작, 정세혁 연출의 <헤드락>을 관람했다.
이선희는 서울예대 극작과출신으로 <보고싶습니다> <행복> <종일본가> <모두 잘 지냅니다> <엄마의 18번> <어둠이 떠오를 때> <so love 시리즈> 외 다수작을 발표 공연하고, <강풀의 순정만화> <30분의 7> <티레지아스의 유방> 등을 각색한 앞날이 기대되는 작가이자 출중한 연기력을 보유한 성격파 여배우다.
이선희는 이번 <헤드락>공연에도 출연해 탁월한 기량을 발휘한다.
<헤드락(headlock)>은 레슬링에서, 상대 선수의 머리를 팔로 감싸는 잡기 기술을 말한다. 자칫 목에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편의 팔 하나가 감싸인 팔 안에 있지 않으면 반칙 행위가 된다. 챈서리(chancery)라고도 한다.
무대는 긴 빨래줄이 배경 가까이에 매어져 있고, 그 위에 이불 세 개를 널어놓았다. 무대 가운데에는 평상이 있고, 젊은 남성의 영정사진과 소반, 그리고 밥상이 장면변화에 따라 평상위에 올려 진다. 무대 하수 쪽에는 수도가 있고, 커다란 비닐 대야가 몇 개 눈에 띈다. 평상위에는 전화기가 놓여있다.
연극은 도입에 백발이 성성한 남성이 인형으로 레슬링의 <헤드락> 장면을 널린 이불 뒤에서 연출해 보인다. 그러다 인형이 객석방향인 이불 안쪽으로 떨어지자, 놀이를 그치고 이불 안쪽으로 돌아들어와 인형을 집는다. 전화벨 소리가 들리고 나이든 남성은 전화통화를 한다. 무슨 대형매점상인과 통화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때 딸인 듯싶은 여인이 건장한 체격에다 운동복차림으로 등장해, 나이든 남성에게 아버지, 아버지 하며 다정하게 군다. 그런데 딸을 대하는 아버지가 자상스럽지 않고 퉁명스럽기 그지없다. 딸은 프로레슬러로 소개가 되고, 현재는 라이벌 선수에게 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육중한 레슬러답지 않게, 딸은 마냥 곱살갑고 귀엽기까지 하다. 딸의 손은 소녀의 손처럼 예쁘기까지 하다. 날씨가 겨울이 임박했는지 두 사람의 대화로 현재 거주지 밖의 길바닥은 얼어붙어 미끄러운 것으로 소개가 된다. 두 사람은 제사상을 차린다. 딸은 아버지에게 제사물건을 사오라고 부탁을 하지만, 아버지는 길이 미끄러우니 딸보고 대신 가라고 하며 제사용품 사올 장소를 지적까지 한다. 딸은 하는 수 없이 장을 보러 나간다.
바로 오늘이 죽은 아들의 열 번째 기일인 것으로 알려지고, 여인은 딸이 아닌 며느리이고, 남편 기일에 맞춰 귀가한 것임을 알게 된다. 남성은 다시 매점에 전화로 며느리를 보냈다고 알리는 게 어쩐지 심상치가 않다.
장면이 전환이 되면 며느리가 즐거운 표정으로 귀가를 한다. 매점에를 가보니, 자신보다 두 살 연하의 인상 좋은 남자가 여인을 반기고, 남자는 차사고로 상처를 한지 1년밖에 아니 되었고, 재혼을 원하고 있으며, 여인을 보자마자, 첫눈에 맘에 들어 하며, 손까지 꼬옥 잡고,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더라고 시아버지에게 자세히 털어놓는다. 그리고 서로 마음이 끌려 뽀뽀까지 했노라고....시아버지는 잘 되었다고 고개를 끄덕이기는 하지만, 얼굴표정은 전혀 밝지가 않다. 자신이 며느리를 시집보내려고, 중신을 선거나 마찬가지인데도, 며느리의 즐거워하는 표정에 신통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사온 물건으로 제사상을 차리면서 며느리는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사실은 매점주인인 남성이 시아버지가 자신을 재혼시키려는 남성이라는 것을 눈치 채고, 남편의 기일이지만 일부러 시아버지 마음을 즐겁게 드리려고, 즐거워하는 표정을 지은 것이라고 진심을 털어놓으며, 시집갈 의사가 전혀 없음을 시아버지에게 밝힌다. 그리고 십년동안 하던 것처럼 시아버지가 아닌 친아버지로 대하겠다는 진정한 마음까지... 그리고 곧 있을 레슬링 결승전을 위해 아버지에게 연습상대를 부탁한다. 자신에게 <헤드락>을 해 달라며....
대단원에서 아버지와 딸 두 사람은 널린 이불 뒤에서 인형놀이로 레슬링 결승전을 벌인다, 결승전에서의 딸의 승리를 알리는 함성과 환호성 속에서 연극은 감동적인 마무리를 한다.
시아버지 역으로 박태경, 며느리로 이선희가 출연해, 발군의 기량으로 호연과 열연을 한다. 2인의 탁월한 성격창출과 출중한 연기는 연극을 감동으로 몰아가고 갈채를 받는다.
조명 장영섭, 음악 이영배, 무대 우지은, 의상 김영주, 프로듀서 김태호, 조연출 전익수 하정민 등 스텝 진의 기량과 노력이 돋보여,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이선희 작, 정세혁 연출의 <헤드락>을 친 대중적이고 감동만점의 걸작 2인극으로 탄생시켰다.
11월 30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