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제목] 달나라와 딸꾹질
[페이지] F01
극단 '거론' 35회 공연
달나라와 딱꾹질
전진호 作(작)
엄경환 演出(연출)
삼일로 창고극장
1979.8.24-8.31
[페이지] F02
토 악 - 질
달나라와 딸꾹질
제작 ...........................
기획 ...........................
작가 ...........................
연출 ...........................
음악 ...........................
의상 ...........................
효과 ...........................
분장 ...........................
조명 ...........................
[페이지] 001
[페이지] 002
[나] 그렇게 언제까지고 신문을 읽고 서 있을 거예요?
[가] (그대로 신문을 읽고 있을 뿐)
[나] 도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서 있을 참이죠?
[가] (주춤거리듯 테이블로 다가온다. 신문을 보며)
[나] 당신은 마치 남의 집을 방문했을때처럼 서 있어요. (하며 의자에
앉는다.)
[가] (못 들은체 신문만을 들여다 본다)
[나] 그렇죠. (마정욱을 빤히 본다)
[가] ---
[나] (날카롭게) 앉아요!
[가] (신문에서 눈을 떼지 않고 의자를 찾아 앉는다)
[나] 그러고도 왜 입을 열지 않죠. 남의 집을 방뭉했으면 말을 해야 할것
아녜요?
[가] (여전히 신문만을 읽는다)
[나] 왜 말을 않죠? 왜 말을 않는 거죠?
[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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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다신 이제 말까지 잊어버렸어요.
[가] (건성으로) 뭐라구?
[나] 남의 집을 방문 했으면 입을 열어야 될것 아니냐구요.
[가] 글쎄? ---
[나] 혹시 당신 말까지 잊어버린 것 아녜요.
[가] 글쎄? ---
[나] 말을 잊어버렸죠?
[가] 글쎄 ---
[나] 그렇다면 왜 말을 않죠?
[가] 무슨 말을?
[나] 아무 말이나.
[가] 아무 말이나?
[나] (의자에 앉으며) 아까 당신은 마치 남의 집을 방문할때처럼 노크를
하고 들어왔어요. 알고나 있어요?
[가] 내가 노크를 했다구?
[나] 그래요.
[가] (머리를 갸우뚱이며) 그랬던가 내가? ---
[나] 그랬던가 내가가 아니고 분명히 그랬어요.
[가] 그랬지.
[나] 왜 그랬죠?
[가] 글쎄 ---
[나] 왜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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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당신이 그랬다고 했잖소.
[나] (자신있게) 그래요.
[가] 그러니까--- 내가 노크를 한거지.
[나]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가] 당신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성미니까.
[나] 왜 했죠? 왜 노크를 했죠?
[가] 글쎄, 몰라 모르겠어.
[나] 나는 진실해요.
[가] 당신은 진리를 추구하는 여자니까.
[나] 진리가 아니고 진실예요.
[가] 그래, 당신은 진실을 사랑하는 여자야. (하며 신문을 본다)
[나] (신문을 밀어 내리며) 왜 노크를 하고 들어왔죠?
[가] (애원조로) 여보, 이걸 마저 읽고 싶은데---
[나] 대답을 해요.
[가] (역시 애원조로) 신문을 마저 읽고 싶어.
[나] 안돼요!
[가] (우물 쭈물거리다가) 그건---
[나] (말머리를 잡아) 그건?
[가] 당신이 있나 없나---
[나] 내가 있나 없나---
[가] 그래 당신이 부흥횔 갔나 안갔나 해서. (머리를 끄덕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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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식사해요.
[가] (식사를 하려 한다)
[나] (총알처럼) 기도!
[가] (입맛을 쓰게 다시며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는다)
[나] (손을 모으고 눈을 감는다)
[가] (주기도문을 빠르게 줄줄 외운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며 나라이임하옵시며--- (우물우물 뇌인다) ---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것같이 우리 죄를 --- (중얼 중얼 뇌이고)
---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있사옵니다--- (숨을 몰아 쉬며
크게) 아-멘.
[나] 아-멘. (눈을 뜨고 식사를 한다)
[가] (눈을 뜬다. 식사를 하려다 앞에 놓인 통조림통을 보고 감격적으로)
여허 희안한데--- 정 신자를 향해) 여보 어디서 났어?
[가] 이게 뭐지?
[나] 당신이 좋아하는 통조림예요
[가] 내가 좋아하는 통조림.
[나] 정어리 통조림.
[가] (실망해서) 정어리?
[나] 뼈 없는 정어리 통조림예요.
[가] 뼈 없는?
[나] 좋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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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울상으로) 좋아 했었지.
[나] 지금도 좋아 하실거예요.
[가] (통조림통을 만졌다가 손을 뗀다)
[나] (건노 보며) 왜 그러죠.
[가] 응 뭐 별로 --- (주저한다)
[나] (자리를 일어나 마 정욱의 앞으로 가선) 끊여다 드리죠. (통조림통을
든다)
[가] 지금은 생각이 없군---
[나] 입맛이 없어요?
[가] 응.아냐, 지금은 먹고 싶지 않을 뿐야.
[나] (알았다는 듯 테이블의 식기를 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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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마 정욱 왔다갔다 한다. 주위를 둘러본다. 의자에 다시 주저 앉는다.
신문을 펼친다. 읽는다. 트랜지스터의 CM이높다. 마 정욱, 신문을 점점
가까이 얼굴에 갖다 댄다. 정 신자, 트랜지스터를 끈다. 정적. 마 정욱,
이제는 손에 경련까지 일으키며 신문과 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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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마 정욱의 하는 양을 이윽히 보더니) 뭐죠?
[가] --- (어금니를 악물고 안간힘을 쓴다)
[나] 뭘 읽고 있어요?
[가] (숨소리가 높다)
[나] 뭐예요?
[가] 으음 (신음까지 뱉으며 안간힘)
[나] (의자를 차고 일어나 마 정욱에게서 신문을 잡이 챈다) 뭘 읽었죠?
[가] (힘없이 신문을 뺏기고는) 어휴 (한숨을 내뿜는다)
[나] 신문을 마 정욱 앞에 놓는다. 박박 구겨서)
[가] (구겨져 있는 신문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꼭 뇌 같은데---
(호리존트, 사람의 뇌와 구겨진 신문지)
[가] 눕고싶군.
[나] 눕다뇨?
[가] 피곤해.
[나] 부흥회 갈 시간예요.
하며 내실로 들어간다. 마 정욱, 넋없이 전화를 본다. 이때 멀리서 교회의
챠임 벨 소리, 마 정욱, 얼굴을 찡그린다. 은은히 들려오는 챠임벨 소리,
소리---
[가] (귀를 틀어막고 기쓰듯 낮게) 미치겠다! 미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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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정 신자, 외출차림으로 복음서를 들고 나온다.
[나] (마 정욱을 향해) 뭣해요?
[가] (듣지 못한다)
[나] (마 정욱의 어깨를 톡톡친다)
[가] (얼결에 귀를 틀어 막았던 손을 풀고 얼굴을 든다)
[나] 옷 입어요.
[가] (슬픈 기색으로) 오늘 저녁 그자가 오기로 했어.
[나] (싸아하게) 안돼요.
[가] (하소조로) 약을 가져 오기로 했어.
[나] (기계적으로) 옷 입어요. 어서.
[가] (의자를 일어선다. 정신자를 힐끔 보고는 천천히 걷는다. 생각에 잠긴
듯이, 문뜩 떠온른듯 뒤돌아서며) 참, 아까 날더러 아무 말이라도 하라거
했지?
[나] 당신은 말을 잊은 벙어리 같았어요. 아까는,
[가] (기가 눌려) 글쎄---
[나] (차갑게) 그래 말이 어쨌어요?
[가] 글쎄--- 왜 그랬을까?
[나] (화를 내며) 물은 건 나예요.
[가] 생각이 안나는데---
[나] 생각이 안나요?
[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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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헛구역질을 가볍게) 그왜-가.그으-가--- (참아낸다)
[가] (멀건히 정 신자를 본다)
[나] (더 이상 참지 못해 달려가듯 화장실로 들어간다)
[가] (멍청하게 정 신자의 뒷모습을)
[나] (화장실에서) 그 웩, 그 웩!---
[가]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다. 사이)
[나] (화장실에서 나온다. 얼굴이 창백하다.)
[가] (근심스레) 어디 아프오
[나] (태연하게 머리칼을 매만지며 의자에 앉는다) 괜찮아요.
[가] (걱정어려) 낯색이 좋지 않은데---
[나] 통조림 때문예요.
[가] 정어리?
[나] (고개를 끄덕인다)
[가] 웬만하면 오늘 부흥회는 빠지도록---
[나] 괜찮아요. (딱 자른다. 사이. 서먹한 침묵)
[가] (침묵을 깨트리려는 듯, 갑자기) 참, 그 여편네가---
[나] (말의 허리를 채어) 당신은 교육을 받은 사람예요. 그런 말투는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즐겨 쓰는거죠. 속이 허전한 자신들의 욕구불만을
채우기 위해서.
[가] (민망해서 정 신자의 눈치를 보며) 그 부인께서 임신중이시라는군---
[나] (일순 놀란듯)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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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힘을 얻어 신나게) 응 출산이 오늘 내일 하는것 같다는데.
[나] 출산?
[가] 일요일 새벽에 요 앞 산부인과 병원에 입원했는데--- 애기가 엄마
뱃속--- (하다 흠칫 정 신자의 옆 얼굴을 보고는) 태아가 모태에서 위치를
잘못잡아, 태아의 위치를 회전시키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군.
[나] (양 눈언저리를 찌푸리며) 태아의 위치를 회전시키는 수술요?
[가] (대답대신 시무룩하게 어깨를 떨어뜨리고 의자에 가 앉는다)
[나] (마 정욱을 보며) 왜 그러죠?
[가] (우는듯한 표정으로) 우리가 언제 결혼했지? (조용하다)
[나] (가만히 뇌이듯 객석을 행해) 3년.
[가] (역시 객석을 행해 가만히) 3년?--- (생각에잠긴다)
(호리존트, 마 정욱과 정 신자의 결혼식 장면)
[나] 뭘 생각하죠? (사이)
[가] 우리 결혼식.
[나] 우리 결혼식? (사이)
[가] 사람들이 많았어.
[나] 꽃들도 많았어요. (사이)
[가] 착한 사람들이였지.
[나] 좋은 분들이었어요. (사이)
[가] 당신은 하얀 드레스를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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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당신은 검정 양복을 입고.
[가] 정말 아름다왔어.
[나] 정말 멋쟁이었죠. (사이)
[가] 꿈처럼 지나갔군---
[나] 정말 그렇군요. (사이)
[가] 그날은 다시 오지 않겠지.
[나] (고개를 천천히 끄떡인다)
[가] 우린 꽤 늙은 것 같은데.
[나] ---
[가] 누가 우릴 늙게 했지?
[나] 시간예요.
[가] 문명이지.
[나] 골프예요.
[가] 버스지.
[나] 바둑예요.
[가] 신문이야.
[나] 술.
[가] 라디오.
[나] (격하여) 담배!
[가] (따라서) 텔레비젼!
[나] 당구!
[가] 선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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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둘만의 숨소리가 거칠뿐--- 마 정욱 뭐라고 소리치려 하나
목구멍에서 막혀 튀어 나오지 않자 머리를 쥐어 뜯으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의자에 털썩 주저 앉는다. 이때 가상의 파리 한마리 이들 부부에게로 날아
다니며 괴롭힌다.
(효과 현대음악) 운명의 굴곡을 나타내야 한다. 부인 구석에서 여전히 숨을
헐떡이며 앉아있다. 마 정욱 장난적으로 파리 잡기 시작한다. 파리 다가와
구겨진 신문 주위를 맴돈다. 달라붙는 파리를 쫓기 위해 구겨진 신문지를
들어 후려친다. 파리 여전히 날아올라 혼란스럽게 한다. 파리를 따라
온방안을 신문지를 들고 겨냥하나 실패한다. 진땀을 흘리며 신문을 박박 찢어
테이블 위에 던진다. 계속적인 행동으로 신경질적이 되어 한쪽 구석에 세워둔
몽둥이를 들어 파리를 잡기 시작한다. 파리룰 잡기 위해서 몽둥이로 방바닥과
벽을 친다. 무대 사면을 두루 응시하며 미친듯이 객석을 향해 몽둥이를
휘두른다. 이때 파리 부인의 머리에 가서 앉는다. 정 신자 아직도 가쁘게
숨쉬며 고통스러운 듯 억지로 눈을 뜨고 흩어진 신문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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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등산!
[가] 냉장고!
[나] 낚시!
[가] 백화점!
[나] 스포츠!
[가] 히스테리!
[나] 노이로제!
[가] 여자!
[나] 남자!
[가] 여자, 여자, 여자!---
[나] 남자, 남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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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남편을 쏘아본다. 마 정욱 당황한다. 순간적으로 부인의 머리에 타격을
준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파리를 잡는다. 정 신자 의식없이 죽어간다. Light
out되면서 조명 아나운서 쪽으로 향한다.
아나운서
인간은 위협받고 있다. 지독한 스모우크 현상으로 눈병, 호흡기병이 겹쳐
세계인의 생명에 위독--- 소음으로 인한 청력상실, 감정장애, 수면의 상실---
성 개방에 따른 도덕의 타락, 어른의 권위상실, 가정파괴--- 내려가는
지구온도, 대기오염이 큰 원인--- 근대의 마법인 과학은 인류의 통일과
진보와 조화에 모든것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세계는 군사분쟁, 기아전쟁이
나날이 되풀이 되고있다.
마 정옥의 늙은 모습. 암전 상태에서 (북소리), (상인들 소리)들리며 Light
in (장송곡) (아기울음) (불경) (찬송가) 효과음으로 들려온다. 마 정욱
신문을 들고 등장, 우뚝서서 신문을 읽고있다. (신문은 人間(인간)의
세속적인 모든것을 상징함) 신문을 읽어 나갈수록 고통스런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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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지으며) 가쁜 숨을 몰아쉰다. (슬픈듯이) 사방을 둘러본다. (힘없이)
벤치에 다가선다. 한쪽 손을 내밀어 벤치 끝을 쓰다듬는다. (더욱 힘없이)
벤치에 걸터 앉아 허공을 응시한다. 이때 키가 크고, 꼭끼는 스포티한
옷차림의 여대생 양손으로 책을 받쳐들고 읽으며 공원에 들어선다. 벤치에
앉아서도 여전히 독서에 열중. 의문점을 자주 발견한듯 탐구자의 예리한
눈빛이 번득인다. 미지에 것에 대한 욕구로 가득차 있어 안타까와한다.
(시계소리)
옆의 노인을 의식하지 못한다. 노인 몹시 괴로운듯 신음소리. 신문을 구겨
애정어린 몸짓을 해 보인다.
(원망스럽게) 여대생을 바라본다. 노인은 죽어가는데 계속해서 여대생은
탐독 (시계소리 고조) 여대생 급히 퇴장 마 정욱의 환상(청년) 젊은
女子(여자) 벤치에 앉아 끊임없이 옛날을 회상하고 있다. 청년 즐거운 약속이
있는 듯 밝은 표정으로 서둘러 공원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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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을 휘둘러 보다 벤치에 앉아 있는 女子(여자)를 발견하곤 다가선다. 두
사람 연인인듯 다정스럽게 벤치에 기대 앉아있다. 연방 웃음 띠우며 이야기
나눈다. 아무도 의식되지 않는 듯 얘기에 열중해 있다. 이때 늙은 거지
한사람 이들에게로 다가와 구걸한다. 두 사람 거들떠보지 않는다. 끈질기게
늙은 거지 사설 늘어 놓으며 달라 붙는다. 청년 거칠게 소리친다. 벤치에
앉아있는 노인 신문지 광적으로 움켜쥐며 괴로와 한다.
(신음소리 고조) 두려움에 떤다. 거지 야릇한 미소지으며 사라진다. 노인
고통스럽게 호흡한다.
[청년] (혼잣말로) 노인들이란 문제거리지. 권위 의식만 내세우는
고집장이, 독선주의--- (동의 구하려는 듯 女子(여자)쪽을 봐주며) 결코 기성
세대에 대한 반발은 아니라구. 정년퇴직 그것이 노인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켰어. 그럼 노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더듬으며) 그거야 양로원, (물음을 피하듯) 아니 공원으로---
은폐될만하지. 젊은 세대를 위해선 당연한 세대 교체를 하고 있는거야.
우리는 이 사회의 주축이될 주인들이야. 여 아원, 고아원, 양로원--- 길 잃은
어린 양을 구원해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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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노인이 되면 모두 구원될꺼야--- 그때 쯤이면--- 두 사람 활기차게
공원을 나선다. 젊은 세대로부터 버림받은 노인 조용히죽어간다. 공원에
어둠이 짙게 덮여 물체 식별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 노인 죽은듯이 벤치에
앉아있다. 이때 경관 한사람 후래쉬를 비추며 공원에 들어선다. 벤치 가까이
비추고 가다가 다시 돌아선다.
[경관] (노인 가까이 다가선다) 여봐, 여봐! 노인양반
[노인] (힘없이 쓰러진다)
[경관] (놀라며) 후래쉬를 얼굴에 바싹 들이대고 숨소리 주시한다 신분을
밝힐만한 물품을 찾으려 애쓴다. 죽음을 확인한듯 노인의 눈을 감기곤 공원
밖으로 급히나가며 손짓한다. 다른 한명의 경관과 함께 돌아와 시체를
들어낸다.
[가] 슬픔은 끝나지 않는다.
[나] 성스런 슬픔.
[다] 사실을 외면하지 말자.
[라] 슬픔만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단말이야
[마] 슬퍼하자.
[바] 슬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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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새로운 슬픔이 창조되는 것이야.
[나] 인간은 슬퍼하려고 태어났다.
[다] 세계는 슬퍼해야만 살 수 있어.
[라] 슬퍼해야 한다.
[마] 울어야 한다.
[바] 열심히 슬퍼해야 신으로 부터 구원을 얻을 수 있어
[가] 세게는 슬픔에 덮여야 한다.
[나] 죽어가고 있다.
[다] 세계는 슬픔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어간다.
[라] 인간의 비극
[마] 범하는 비극
[바] 추방 당하는 비극
[가] 소외 당하는 비극
[나] 헤매이는 비극
[다] 고독의 비극
[라] 승리하는 비극
[마] 패배하는 비극
[바] 미래와 도치된 과거
[가] 과거.
[나] 과거.
[다] 과거.
[라] 시인들이여, 늙은 시인들이여 슬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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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인간은 울때 슬퍼할 때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바] 울고난 다음의 순수한 마음, 이것이 인간의 마음의 고향이다.
[가] 누가 슬퍼한 일이 없다고 자랑하는가.
[나] 누가 슬픔따윈 개에게 던져주라고 외치는가
[다] 슬픔은 사랑이다.
[라] 분노하라.
[마] 분노하라.
[바] 빛의 죽음에 저항하여.
[가] 슬픔으로 세계를 사랑하여야 한다.
[나] 슬퍼할 줄 알아야 한다.
[다] 슬픔의 불신은 거짓이다.
[라] 슬퍼하면 나약한 것이라고 믿는가.
[마] 슬퍼하면 패배하는 것이라고 믿는가
[바] 울어야 한다.
[가] 울어야 도달한다.
[나] 가자.
[다] 슬픔이 머물수 있도록 뜰과 창가를 마련하자.
무대 정면에 오랏줄 늘어져 있다. 다수의 男子(남자) 무대 위에 자유롭게
누워있다.
(광란하듯) 서서이 몸을 비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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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짓이긴듯 몹시 괴로와 한다. 무대 좌우에서 신음소리 이어진다
여기서 보여주는 죽음은 生(생)이 다한 것이 아니라 단지 영혼과 이어지는
미세한 사건, 승화된 죽음을 의미한다. 죽음의 길은 멀고 험하다. "죽음"의
목표를 향해 동시에 출발한다. 첫번째 사람 조금 나아가다 죽음의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죽어간다. 죽음의 경쟁은 生(생)의 경쟁보다 치열하다. 나머지
사람들 여전히 죽음을 향해 전진. 광란하는 가운데 한 남자가 여자에게로
다가가 목을 조른다. 고통에 떨다 여자 죽어버림. 남은 사람들 시체 위로
넘어간다. 고통스럽게 갖가지 형태로 죽어간다. 최후의 진정한 죽음
맞이하려는 듯 마지막 한명의 남자 손을 뻗어 안간힘을 쓴다. 도저히 닿을 수
없는 듯 푹 쓰러진다. 다시 일어나 온몸에 경련 일으키며 손을 떨지만 죽음의
오랏줄은 닿지 않는다.
오랏줄은 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