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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六島 高等學敎
"내 갔다 올게"
"그래, 첫 날부터 사고치지 말고, 조심해라"
내이름은 정동원, 중학교3학년때까지 서울에서 살다가 아빠의 직장문제 등등 일로 부산으로 이사오게 되었다. 그래서 학교도 부산에 있는 고등학교로 입학한다. '삼륙도 고등학교'다
학교를 가려면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나는 걸어서 버스 정류장 까지 간다. 삼륙도로 가는 버스는 22번, 131번, 2번, 2-1번이라고 들었다. 마침 131번이 온다. 요금표를 확인한다. 서울이랑은 달랐다. 청소년은 800원이다. 우리학교 애들도 많이 탄 것 같았다. 난 잠시 버스 창문에기대 잠을 청한다.
"다음 정류장은 삼륙도 초, 중, 고등학교입니다"
잠결에 안내말이 들린다. 나는 애들과 같이 버스를 내려 등교한다. 등굣길이 좀 빡셨다. 저기 무서운 애들도 많이 보인다. 살짝 두려웠다. 그래도 난 살짝 '가오'를 잡으며 등교한다. 내가 배정받은 반은 1학년 3반이었다. 4층에 있었다. 4층까지 걸어 올라간다. 힘들었다. 우리반 문 앞에 섰다. 난 폼 좀 잡으려고 문을 세게 연다.
"쾅!"
모든 아이들이 일제히 날 쳐다본다. 조금 두려웠다. 뒷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중이다.
일단은 태연하게 빈자리에 가서 앉는다.
저기 교탁 앞에 서있는 두명이 눈에 띄었다. 한명은 키가 심하게 컸다. 한 190cm정도 되보였다. 무서웠다. 그 옆에 있는 애는 무슨 아저씨 같았다. 여드름이 많고 머리가 짧고 무섭게 생겼다. 멀리 있어서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이 반 1,2통들인 것 같다.
그런데 이때.
"쾅!"
누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두 명의 애들이 한껏 폼을 잡고 들어온다. 난 깜짝 놀랐다. 내 생각이 틀렸었던것 같았다. 진짜 1,2통은 따로 있었다. 딱 봐도 일진들인 것 같았다. 생긴 것도 무슨 연예인 같았다. 난 무서웠다.
난 내 앞에 앉아있는 착해보이는 애들한테 물었다.
"야, 쟤들 누구야?"
내 서울말에 조금 당황한 듯 싶었다.
"니 점마들 모르나? 부산대가리들이다이가. 왼쪽에 있는애가 강인환이고 오른쪽에 있는 애가 림지훈이다"
대가리? 대가리는 뭔 뜻인가. 대충 짱이라는 말인것 같았다. 난 부산에서 적응을 잘 못하겠다. 그리고 림지훈? 이름이 특이했다. 북한 앤가? 그런 것 같았다. 아, 아닐수도.
"니 쟤들한테 잘못 걸리면 죽는다. 왠만하면 건들지 마라"
나도 잘못 걸릴 생각은 없었다. 그래도 나도 그렇게 착한애는 아니였다.
"아, 알았다. 근데 늬들 이름 뭐야?"
"내? 내는 도성흔이고 임마이거는 문상현이다. 친하게 지내자"
별로 이런 애들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진 않았다. 그래도 도성흔은 키는 컸다. 문상현은.. 뭐하는 애지.
"근데 니 서울아가?"
"아, 어. 이사왔어"
"니 왠만하면 서울 아 아닌 척해라. 잘못하면 따당한디"
따? 따는 또 뭔가. 왜이렇게 이상한 말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따? 따가뭐야?"
"왕따"
나참. 어이가 없다. 서울에서 왔다고 왜 왕따를 당하는지 모르겠다. 부산은 이상하다.
"아, 그럼 어떻게 해야되?"
"어짜긴 뭘 어째, 일단 그 말투부터 고치라"
"아..알겠다"
이때, 멀리서 들려온다.
"마, 니 돈좀 주바라"
아까 교탁앞에 서있던 190cm정도 되보이던 애였다. 이름표로 이름이 희미하게 보인다. 박호덕이란다.
"아..나 진짜 없다"
"마, 뒤져서 나오면 우짤긴데"
"아, 이거 진짜 쓰면 안된다"
첫날부터 돈 뜯고 난리다. 난 잠시 무서웠다. 혹시 나한테도 그럴까봐. 돈 뺏기는 애 이름을 보았다. 최..기..봉? 이 반 애들 이름은 다 특이하다. 결국 그 박호덕이란 애는 최기봉한테 천원을 뜯어간다. 그 천원 뺏은 걸 강인환과 림지훈과... 옆에 한명이 더있었다. 누구지? 암튼 그 세명한테 돈을 가져다 준다.
"아 다음부턴 니들이 좀 알아서 해라, 내만 나쁜 놈 된다이가"
박호덕이 그 세 명에게 말한다. 나머지 한명은 누구지? 좀 잘생겨보였다. 난 도성흔과 문상현에게 물어본다.
"야, 저 림지훈 옆에 앉아있는 애는 누군데?"
"점마도 잘 나간다. 공지협이다"
아, 이 반에는 왜이렇게 빡신애들이 많은 건지 모르겠다. 내가 이 반을 잡긴 힘들 것 같다. 그런데 이때 앞문으로 어떤애가 와서는
"야, 느그들 뭐하노? 입학식한다. 빨리 강당가봐라!"
하고는 다시 나간다. 얼핏봤는데 확실히 무섭게 생겼다. 난또 도성흔과 문상현에게 물어본다.
"야, 쟤는 누군데?"
"아, 닌 뭐그래 궁금한게 많노, 점마는 김인욱이라 카는데, 별로 못나가는데 얼굴만 무섭게 생깄다"
지는 뭐그래 아는게 많은지. 일단 난 안심 했다. 난 강당으로 간다. 혼자 쓸쓸하게.
"야들아 키순으로 서라"
난 뒤에서 두번째로 섰다. 내 뒤에는 박호덕이 있었다. 호덕이도 그렇게 나쁜 애 같진 않았다. 양아치 애들한테 물 든 것 같았다.
이 때, 호덕이 옆으로 누가온다. 아까 그 옆에있던 무섭게 생긴애였다. 이름은 신동운이다.
"마, 니 옥건이 햄이 좀 보잔다. 이거 끝나고 가봐라"
"옥건이 햄이? 아 와또 그라노. 미치겠네"
옥건이햄? 옥건이는 누구지? 난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박호덕한테 물어본다.
"야, 옥건이 햄이 누군데?"
"아, 2학년 부대가리 햄이다. 근데 와또 그라지.. 아 미치겠네"
부대가리? 그럼 대가리는 누구지? 그런데 이때, 앞에서 들려온다.
"어이 거기, 조용히 안하나?"
선도부였다. 난 조용히 하고 앞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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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이 끝났다. 난 호덕이랑 같이온다. 어느새 호덕이랑은 조금 친해진 것 같았다.
"야, 아까 니 옥건이 햄이보자고 안했나?"
난 부산 사투리에 조금 적응이 됬다.
"아 맞다, 내 가볼게, 고맙데이"
호덕이는 재빨리 뛰어간다. 난 반에 들어왔다. 난 아까 그자리에 가고있다. 근데 옆에 낯선 애 한명이 온다. 누굴까? 이럴수가. 공지협이다. 난 잠시 생각중이다. 앉을까? 말까? 공지협이랑 친해지고는 싶다. 그래서 일단 앉는다. 그때,
"마, 니 처음보는 얼굴인데 어디서 왔노?"
공지협이 말을 걸어온다. 난 잠시 생각에 빠졌다. 뭐라고 말할까. 그 때 문득 도성흔의 말이 생각났다. 서울에서 왔다고 하면 왕따를 당할 수 있다고. 근데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 같았다. 아닌가. 수백가지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리고 뭐 마땅히 어디서왔다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솔직하게 말한다.
"아, 내 서울에서 이사왔다"
"아, 맞나? 근데 왜 이런 촌구석에 왔노?"
난 또 뭐라 말할까. 생각 중이다. 뭘 자꾸 이렇게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일단
"아,그게.. 일이있다"
"아,맞나? 음.."
공지협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무슨 뜻일까. 그런데 이때, 앞문을 열고 어떤 사람이 들어온다. 담임 샘 같았다. 여자였다. 여잔데 좀 못생겼다. 난 한숨을 쉰다.
"어이, 거기. 똑바로 안 앉나?"
딱봐도 성질이 더러워보였다. 난 짜증났다.
"내이름은 이지현이다. 날 만난건 니들 운명이라 생각해라. 낼 만난 이상 일년동안 괴로울거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진다.
"드르륵"
이때, 뒷문에서 호덕이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야, 니뭐야?"
담임 샘이 호덕이한테 화내듯이 말한다.
"화장실 갔다왔는데요"
호덕이는 약간 삐대하게 말했다.
"뭐? 니 일로 나와봐라"
담임 샘은 화내면서 호덕이에게 말한다.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퍽"
다짜고짜 뺨을 주먹으로 때린다. 딱 봐도 아파보인다. 보는 내가 더 아프다.
"니 넥타이는 어디 갔노? 임마이거 안되겠네"
담임 샘은 호덕이의 넥타이가 있어야 할 곳을 꼬집는다.
"끄아악"
딱 봐도 아파보인다. 보는 내가 더 아프다.
"아, 씨.."
호덕이가 짜증내면서 말한다.
"아, 씨? 이놈 말버릇 봐라"
담임은 또다시 호덕이 입을 잡아 당긴다. 딱 봐도 아파보인다. 보는 내가 더 아프다. 암튼 이번 샘은 진짜 잘못 걸린것 같았다. 내 중학교 2학년 때도 이런 비슷한 샘이 있었다. 하는 행동이 다 똑같다. 갑자기 그 샘이 그립다.
"들어가"
호덕이는 그냥 들어온다.
"다시나와"
다시나간다.
"들어가"
또 그냥 들어온다.
"니 어디서 배워먹은 버릇이야? 닌 집에서 예절도 안배웠어? 인사 안하나?"
호덕이는 삐대하게 인사하고 들어온다.
호덕이는 내 뒤에 앉는다. 옆에 동운이도 있었다.
"마, 옥건이 햄이 머라카대?"
동운이가 걱정스러운 말로 말한다.
"아, 모르겠다. 또 돈 모아오라칸다이가"
"에, 머라카대? 얼마모아오라카는데?"
"아 모르겠다. 아 죽겠네.."
호덕이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말한다. 안 돼 보였다. 그런데 내 옆에있던 지협이가
"마, 그럼 내 좀 도와줄까?"
"어, 지협아. 도와줄수 있겠나?"
"그거 뭐, 마 그냥 니 옥건이햄이랑 다이치뿌라"
지협이는 귀찮은 듯이 말한다.
"아, 안된다. 그랫다가 잘못걸리면 연재햄한테 뒤진다"
연재햄? 연재햄은 누군가. 물어보려 했다. 하지만 이 대화에 그런 질문을 할 수는 없었다. 별로 친하지도 않았다.
"니 그럼 뭐 어짤긴데? 아 그럼 애들한테 부탁해보든가"
지협이는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자 갑자기
"마, 니니니.. 이름 뭐랬드라 아 그래 정동원 니도 임마이거좀 도와주라"
난 당황했다. 어떻게 대답할까. 고민중이다. 난 가만히 있었다. 그래도 일단 무서워서
"아.. 얼마 모아야 되는데?"
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때, 종이쳤다. 공지협과 박호덕, 신동운은 강인환과 림지훈이 있는 곳으로 간다. 난 대답을 듣지못했다. 거기서 걔네들이 심각한 얘기를 주고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다 표정들이 하나같이 심각했다. 난 거길 계속 쳐다본다, 그런데 이때
"어이 정동원, 니 일로 와바라"
공지협이였다. 무서웠다. 내가 계속 쳐다봤는데 그것때문에 그러는 걸까? 일단 부르길래 가본다. 가자마자 강인환이
"마, 니도 임마이거 좀 도와주라. 죽게 생깄다"
아직 안 모은것도 아닌데 뭐가 죽게생겼다는건지 모르겠다. 하여튼 부산은 이상하다.
"아, 맞나.. 얼마 모아야 되는데?"
"모르겠다. 니는 한 2만원만 보태주면 될것같은데"
강인환이 무섭게 말한다. 난 쫄았다. 어쩌지? 난 돈이없다. 그래도 무서우니까 일단은
"아..알겠다"
라고한다. 그러자 또 지협이가
"아 마,니 그냥 옥건이햄이랑 다이 치라니까. 니 키가안되나 덩치가 안되나 뭐가 안되노? 내가 니라면 벌써 싸웠다"
라는 것이였다. 귀찮은 듯이 말햇다. 지협이는 자꾸 호덕이랑 옥건이햄이랑 싸움붙이려고한다. 왜저러는 걸까. 무슨 일이 있었던것 같았다. 물어보려고 했지만 이런 심각한 상황애서 그런 말을 할 순 없었다.
"아 니가 옥건이햄이랑 싸워봤나? 내 그리고 햄들한테 걸리면 디진다"
라며 머리를 쓸어내리며 말한다. 많이 괴로운갑다.
"아, 니 니일 아니라고 막말하지마라. 임마이거 연재햄한테 걸리면 맞아디진다"
옆에있던 동운이도 웃으면서 말한다. 자기도 자기일아니라고 막하는것같았다. 아 맞다. 근데 연재햄이 누구지? 난 용기내서 물어본다.
"야야 근데 연재햄이 누군데?"
난 조금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중간에 앉아있던 강인환이
"마, 닌 연재햄도 모르나? 하긴 전학 와서 모르기도 하겠네. 잘 들으봐라. 연재햄은 있다이가. 지금 2학년 대가린데. 그냥 뭐 설명할 그게 없다. 실제로 봐라"
연재햄이 그렇게 빡신가? 난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다.
"아 뭐, 모르겠다 뒤지는지 말든지"
옆에있던 림지훈이 귀찮다는 듯이 말하고 옆반으로 갔다. 림지훈도 마찬가지엿다.
옆반애는 어떤애들이 있을까? 난 림지훈을 따라 가본다. 그러자 동운이가
"야, 동원아. 어디가노?"
하고 물었다. 난 순간 대답하지 않았다. 동원이라는 이름이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난 중학교때까지 줄곧'참치'라 불리었다.
"어, 내 잠시 어디좀 갔다올게"
옆반도 만만치 않게 빡셔보였다. 가보니 림지훈이랑 어떤애가 얘기 하고있다. 누굴까? 나는 자세히 본다. 왁스를 떡칠하고 좀 잘생겨 보이는애였다. 잘나가 보였다. 이름은 정성운이였다. 이학교는 뭐이렇게 빡신애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난 좀 있으면 찌질이가 될 운명인 듯 싶었다. 난 슬슬 옆반애들 레이더망을 돌린다. 빡시다. 잘못 눈 마주쳤다간 시비가 붙을것 같았다. 난 바로 반으로 복귀한다. 이때, 앞문이 세게 열리면서 선생님이 들어온다. 짜증났다.
"야야 다들 자리에 앉아라, 급장, 부급장을 뽑는다. 후보자들 다 앞으로 나온나"
급장? 난 그런거엔 관심없다. 그냥 제일 처음 나온애를 뽑았다.
"오늘부터 우리반을 이끌어갈 급장은 박진수, 부급장은 김운석과 엄대강이다. 열심히해라"
난 대충 박수치고 나왔다. 담임 샘도 그냥 나간다. 무책임 하다. 이때, 또 앞문이 세게 열리면서 아까 그 무서운 애가 들어왔다.
"야, 느그들 뭐하노? 회장선거한다. 빨리 강당가봐라"
아. 쟤이름이 뭐였드라. 아. 김인욱이다. 얼굴만 무섭게 생겼다고 들었다. 무슨 회장선거를 입학식날 하는 지 모르겠다. 급장선거도 마찬가지다. 하여튼 이상한 학교다. 강당에 왔다. 선거가 시작되었다. 난 이사와서 누가 누군지 하나도 모르겠다. 혹시 옥건이햄이나 연재햄이 있는지 보았다. 역시 없었다. 그냥 첫번째 후보를 뽑았다. 이준형?이라는 3학년이였다. 2학년 부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이휘소라는 사람을 뽑았다. 그저 이름이 좀 멋져서일뿐이다. 내가 뽑은 사람들이 다 회장 부회장이 되었다. 신기했다. 난 그냥 대충 박수친다. 하품이 나온다. 다리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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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회장선거가 끝나고 난 다시 반으로 돌아왔다. 그 무리들과 같이. 난 어느새 그 무리에 꼽사리 껴있었다. 나도 이제 애들앞에서 살짝 '가오'를 잡으면서 걸어간다. 앞에 빡셔보이는 애들이랑 맞닥들이게 되었다. 난 주머니에서 손을 뺀다. 아까 봤던 정성운이 앞장서서 가고있었다. 2반애들이였다. 만만치않아 보였다. 앞장서고 있던 동운이는 그무리중 한명이랑 부딫히게 된다. 그러자
"어이, 앞에 보고 댕기라"
이러는 것이였다. 그 한마디에 분위기가 심상치않았다. 잠시 주위가 싸늘해졌다. 난 무서웠다. 부딫힌 애와 동운이는 눈싸움을 한다. 이름은 길태윤이였다. 키는 별로 크지않았지만 분명히 잘나가 보인다. 앞에있던 정성운이
"마, 느그들 와이라노 고마해라"
라고 상황정리를 하고 일단은 해산한다. 동운이는 계속 길태윤을 쳐다본다. 그러자 길태윤은
"어이, 자꾸 뭘보노?"
라고 신동운을 도발한다. 동운이도 그렇게 쉽게 참는 성격은 아니란걸 알고있었다. 그래서 난 무슨 일이 날 것 같았다. 동운이도 갑자기 정색을 한다. 난 무서웠다. 그래서 일단
"야, 동운아. 일단 들가자. 나중에 따로 만나서 정리해라"
하고 동운이를 반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딴애들도 들어온다. 그때, 정성운이 림지훈을 불러서 어딜 간다. 어딜 가는 걸까. 오늘은 입학식 날이기 때문에 일찍 마친다. 종례를 하려 할때쯤. 저기 뒷문을 열고 지훈이가 온다.
"마, 정성운이 뭐라대?"
인환이가 지훈이에게 물어본다.
"별거 아니다. 그냥 마치고 햄들 만나러 가야겠다는데 좀 같이 가잔다"
림지훈과 정성운은 서로 친한 것 같았다. 왜 만나러 가야겠다는지는 궁금했지만 더이상은 묻지 않겠다.
나와 우리반 애들은 종례를 끝내고 버스타러 정류장으로 간다. 저기 앞에 2반 무리들도 보인다. 난 잠시 무서웠다. 동운이와 길태윤이 싸움이 날까봐. 마침 집으로 곧장가는 2-1번이 온다. 난 얼른 그걸 타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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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이 되었다. 난 어제 컴퓨터를 한다고 늦게 잤다. 조례시간에 책상과 얼굴을 맞대 어제 다 못잔 잠을 이룬다. 편했다. 이때, 희미하지만 밖에서 무슨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잘은 안들렸지만 분명히 욕이다. 난 문득 어제일이 생각났다. 동운이와 길태윤.
혹시나 해서 밖에 나가 보았다. 난 덜깬 정신과 눈으로 복도를 봤다. 저건 분명히 싸우는 것이다. 희미하게 보였지만 싸우는 것이다. 이런, 정신을 차렸다. 내 예상이 맞았다. 신동운과 길태윤이 싸우고 있었다.
"쿵!"
동운이가 넘어졌다. 길태윤은 그상태로 계속 때리는 것이다. 자비가 없다. 난 안되겠다 싶어 동운이를 말렸다. 상대편에선 정성운이 길태윤을 말리고 있었다. 동운이는 무척 화가난 듯 싶었다.
"이거놔라, 맞고만 있을수 없다"
동운이는 초인적인 힘으로 날 밀쳐냈다. 난 뒤로 튕겨져 나갔다. 동운이의 힘은 대단했다. 날 밀쳐내고 난 뒤에 바로 길태윤에게 주먹을 꽂았다. 그때 정성운이 길태윤을 잡고있어서 길태윤은 그냥 맞았다. 정성운이 동운이를 도와준 셈이 된것이다. 정성운은 심하게 당황한 듯 싶었다. 둘이서 한바탕하고있는 지금, 복도끝에서 들려왔다.
"마! 거기서 쌈박질 하는 놈들 다 일로 온나!"
선도부장이였다. 이름은 림채현이다. 선도부장인데 최연재형이랑 김옥건형이랑도 같이 논다고 들었다. 양아치라고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림지훈이랑 형제라는 것이다. 북한형제인가? 그런것 같았다. 아, 아닐수도.
암튼 신동운과 길태윤은 씩씩거리면서 림채현 형과 나머지 선도부들에게 끌려간다. 동운이가 걱정된다. 일단 종이쳤다. 담임 샘이 동운이를 찾는다. 우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중에 알게 될거.
1교시가 끝나고, 2교시도 끝났는데 동운이는 오지않았다.
"신동운 임마 강제전학 가는거 아이가 또?"
인환이가 걱정스러운 듯이 말한다. 아니, 별로 걱정되 보이지는 않았다. 쉬는시간이다. 동운이가 돌아왔다. 얼굴이 반창고 투성이였다.
"마 동운아, 괘안나?"
절친인 호덕이가 단걸음에 달려나가 말한다.
"아 뭐, 괘안타"
동운이가 괜찮은 듯이 말한다. 딱히 괜찮아 보이지는 않았다.
"마, 근데 교무실에서 뭐라카대?"
인환이가 물었다.
"별거 읍다. 그냥 몇대 맞고 벌점받고 반성문 쓰고 그래 내려왔다"
별거 없지는 않아 보였다. 동운이는 참 털털한 성격이다.
"아 맞다, 호덕아, 니 돈은 다 모았나?"
지협이가 호덕이에게 물어본다.
"아 맞네, 돈은 다 모았지. 아 나 우짜노 . 내 옥건이햄한테 갔다올게"
호덕이는 쏜살같이 나갔다. 나랑 친구들은 뒤따라서 가본다. 뒤뜰로 갔다. 거기 모든 2학년 햄들이 모여있었다. 무섭다. 정말 포스 그 자체였다. 나는 겸손한 자세로 그냥 서있었다.
"마, 느그들은 왜따라왔노?"
옥건이햄이 물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호덕이는 옥건이햄한테 돈을 건넸다.
"마,담부턴 이런것좀 아들한테 시키지좀 마라, 불쌍하지도 않나?"
옆에있던 2학년 1통, 최연재햄이 말했다. 정말 그야말로 '간지'였다. 포스가 흘러넘쳤다. 왜 대가린줄 알겠다. 키도 엄청큰데다가 연예인처럼 생겼다. 난 무서웠다.
"야야, 느그들 다 올라가라 이제"
옆에 있던 형이 말한다. 누구지? 좀 무섭게 생겼다. 무슨 2학년들은 다 무섭게 생겼다. 이름표를 살짝 봤다. 허정무다. 축구감독이름같았다. 실제로 축구도 잘한단다. 정보통 도성흔한테 들었다. 선수를 준비하고 있는 형이란다. 1학년에도 선수를 준비하는 애가 한명 있었다. 1반에 차만기. 축구하는 걸 봤는데 잘하긴 잘하더라. 잘나가는지에 대해선 모르겠다. 정보통 도성흔한테 물어봐야겠다.
다음날, 난 또 책상에 기대 잠을 청한다. 이때, 또 희미하게 동운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마마 박호덕! 니 뭣 됬다 임마"
동운이의 목소리가 확실했다. 소리를 질렀다. 뭔가 다급한 목소리였다.
"왜 또 왜왜왜?"
호덕이가 정말 당황한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마 니 애들 돈 뜯은거 임준서가 다 꼬발랐다. 니 뭣 됫다"
임준서? 아 맞다. 호덕이에게 제일 돈을 많이 뺏긴 애였다. 예감이 불길했다.
"아 뭐고? 마!임준서 어디갔노? 아 일이 다 꼬이네 미치겠네"
호덕이가 또 머리를 쓸어내리며 말한다. 불쌍하다. 역시 양아치 때문에 삶을 망친 것 같았다.
"마 니 빨리 교무실 올라가라 림채현 햄이 기다리고있드라"
림채현..그때 같이있었는데.
호덕이가 교무실로 쏜살같이 내려간다. 나와 강인환, 림지훈, 공지협 그리고 신동운은 내려가본다.
내려가보니 교무실안에는 임준서,최기봉,문상현,김운석과...왠 아저씨 한분이 서계셨다. 누구 아버지인듯 했다. 아. 아니구나. 교복을 입고있다. 이름은 강정오다. 많이 삭았다. 힘들게 살았나보다. 암튼 호덕이는 그옆에서 무릎 꿇고 있었다. 담임 샘이 선도부장 림채현 형한테 매를 건넨다. 그리고 제스처를 취한다. 때리라는 뜻인것 같았다. 박호덕은 엎드린다. 림채현 형은 호덕이 엉덩이를 몇대때린다. 아. 아니다. 몇대가 아니다. 셀수 없이 때린다. 뺏은 돈 액수만큼 맞는 것 같았다. 보는 내가 더 아프다. 얼마나 때렸을까. 림채현 형이 먼저 담임 샘에게 매를 건네고 나오려고 한다.
"마, 니 햄한테 뭐라 말좀해봐라"
인환이가 걱정스러운 말로 말한다. 아. 별로 걱정은 안하는 것 같았다.
림채현 형이 문을 열고 나온다.
"햄아. 점마 저거 와그래 두드려 팼는데?"
"애들 돈 뜯었단다안카나"
"햄 근데 그거 옥건이햄이 먼저 뜯은거다이가"
"몰라, 내가 아나? 꼽으면 니들이 점마들처럼 김옥건 신고하든가"
림채현 형은 우리가 절대 그럴 일 없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가 어째 옥건이햄 신고하는데? 잘못걸리면 뒤진다이가"
"아, 그럼 다이치든가, 모르겠다. 알아서해라"
림채현 형이 자기반으로 간다. 뒤이어 박호덕이 나온다.
"마, 괘안나?"
인환이가 걱정스러운 말로 말한다. 아. 별로 걱정은 안하는 것 같았다.
호덕이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나온다. 박호덕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진짜 화난 것 같다.
우리는 호덕이를 토닥이면서 반으로 간다.
"마, 그냥 우리 김옥건 신고해뿌자. 아님 싸우던가"
지협이가 귀찮은 듯이 말한다.
"후...."
호덕이는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뭔가 결심한 눈빛이였다. 심상치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 날것 같았다. 큰일이다.
"그냥 내가 직접 상대한다"
박호덕은 결심했다. 우린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우리도 2학년들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잠시, 근데 3학년은 왜 잠잠한지 모르겠다. 아, 대학준비때문인가? 그런것 같았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1학년 전체로 퍼졌다. 빡신 2반애들도 나왔다.
"마, 2학년 햄들 어디갓노"
정성운이 말했다.
"박호덕, 강인환, 림지훈, 신동운, 공지협, 그리고, 니 따라온나"
니? 날 부르는 것이였다. 무서웠다. 난 같이 3층으로 내려간다.
앞에 2반애들이 정성운과 길태윤을 주축으로 가고있었다. 2학년들이랑 싸우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일단 내려가본다. 1반의 차만기, 문상호도 같이온다.
3층으로 왔다. 아니나 다를까, 최연재햄, 그리고 김옥건햄을 주축으로 대열을 이루고 있었다. 난 무서웠다.
"어이, 꼬맹이들"
연재햄이 말했다. 우린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있는 힘껏 째려보았다.
"이 사건의 결말은 내일 보도록"
연재햄이 말했다. 뭐지? 한껏 '가오'를 잡고 내려왔는데 이게 무슨 허무한 일인가.
"그냥 여기서 정리하죠"
정성운이 말했다. 적막이 흐른다. 사건이 너무 커진것같다. 그냥 신고를 하는게 나았었던것 같았다. 난 무서웠다. 이때, 뒤에서 박호덕이 나온다.
"있어봐라, 그래, 그럼 내일 결판 냅시다"
박호덕이 말했다. 2학년 선배들은 콧방귀를 끼면서 돌아간다. 나도 조금은 안심했다.
"야들아, 내일 단단히 준비하고온나"
강인환이 말했다. 선배들도 우리를 죽일 기세로 달려들것이다. 이상황을 어떻게 정리할것인가. 난 무서웠다. 일단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다.
"마, 니도 그냥 느그 동생 강세호 불르라"
동운이가 웃으면서 말한다. 별로 심각한 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런데 중학생을 부르면 되나.."
강세호라고 강인환의 동생인데 중학생중의 대가리이라고 들었다. 일단 모두 집에간다.
"내일 느그들 단단히 준비하고 온나"
강인환이 말했다.
난집에와서 잠을청한다. 난 잠이오지않았다. 걱정되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우리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했고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졸업하게되었다. 다음에 다시 이친구들을 만날수 있기를..
ps. 잠이와서..(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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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ㅋ싸울라다가 끗나네
내 너무 짧다 ㅅㅂ
그래도 잘쓴거같음 ㅋㅋ
마 그렇다고 진짜로넣나ㅋㅋ 잘적었네ㅋ
그리고 그냥 싸우는거 넣지ㅋㅋㅋ
ㅋㅋㅋㅋㅋㅋ
그럼 난 머고,,
이 호로시끼야
내가 젤빡시게나오네 ㅋㅋ
ㄷㅊ
아 ㅜㅜ 너무 짧다 ㅋㅋㅋ
큷큷
ㅋㅋ내꺼 딱 한번 나옴ㅋㅋ
마!!왜현수햄이안나옴????
난안나오네ㅋㅋ
ㅋㅋ 나도안나온나 ㅋㅋ 어쨋든존나 잼잇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