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과 심술
임 병 천
여러분들을 위해서 날마다 수고하시는 아버지께서, 아침에 직장에 출근하시기 직전 옷차림을 단정하게하기 위해서 머리빗을 찾으시거나 구두칼을 찾고 계시는데, 아들 딸 그리고 여러분의 어머니까지 아무런 말(립서비스)을 하지 않는다면,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전날 좋지 않은 일이 없었다면 어떤 말이나 동작을 반드시 해야 할 것입니다. 머리빗이나 구두칼을 ‘찾거나 말거나’ 하는 마음은 ‘되거나 말거나’ 하는 무관심보다 심술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학교에서도 급수대 앞이나 운동장에 물컵을 버리거나, 남의 신발을 함부로 던지거 나 숨겨놓고, 찾거나 말거나, 밟고 가거나 말거나, 못 본 척 하는 마음은, 버리는 사람 못지않게 불친절을 넘어선 고약한 심술에 가까울 것입니다. 학교는 여러분들이 만들어 세워(메이컵) 가는 곳입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미스칩(장난)과 함께 스스로를 심술궂게 하는 언카인드(심술)도 꼭 알고 실천할 때 여러분은 어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거리에서 죽은 고양이나 강아지를 보았을 때, 썩거나 말거나, 냄새가 나거나 말거나, 사람들이 혐오스러워하거나 말거나,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무심코 지나가는 것은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종의 미스칩이며, 심술이라고 할 수 없을까?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세계에서 없는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속담이라고 합니다. 사촌은 형제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집안입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사촌 댁에 좋은 일이 일어났다면, 이웃으로서도 축하해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배가 아프다고 하면, 이것이 심술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마음속에 있을지 모르는 친절이 아닌, 심술을 버리고 아름다운 친절을 위해서 우리 모두 노력할 때 우리 나라는 문화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