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은 왜 어금니 아빠 범행을 도왔을까
이상무 기자
등록 : 2017.10.13 04:40
“아무도 없으면 아빠 못자”
불안해 하면서 조퇴하기도
전문가 “부녀 넘어 주종관계”
범행가담 거부 못했을 가능성
법원 “도주우려 없어” 영장 기각
‘어금니 아빠’ 딸 이모(14)양이 친구 김모(14)양 살해 과정에 가담한 혐의가 밝혀지면서, 왜 아빠 이영학(35) 지시를 그대로 따랐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양은 이영학이 김양에게 수면제가 담긴 음료를 먹이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고, 심지어 문제의 음료를 직접 건네기까지 했다. 딸을 찾는 김양 어머니에겐 거짓말도 했다. 이후 김양 시신을 이영학과 함께 유기했다. 전문가들은 이영학과 이양 관계를 “이양 생존이 전적으로 이씨에게 달려 있다는 점에서 부녀관계를 뛰어넘는 주종관계”라고 풀이했다.
12일 이양이 다녔던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선 이영학은 딸을 굉장히 아꼈다. “이영학이 이양을 굉장히 잘 돌보고 헌신적이라 평소 이양이 아버지를 아주 가까운 사이로 묘사할 정도로 잘 따랐다”는 것이다.
이양은 아빠를 맹목적으로 믿은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엄마 죽음과 성폭행 의혹에 대해 이양은 ‘할아버지가 아빠랑 엄마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말하는 바람에 되레 아빠가 용의자가 돼 경찰이 집을 압수수색했다. 우리 아빠는 절대로 아닌데, 엄마 죽은 게 아빠 때문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아빠를 감쌌다”고 했다. 이어 “이양이 다리도 다치고 감기로 힘들다고 한 날이 있는데, 본인도 아프지만 ‘아빠가 누가 없으면 잠을 못 잔다. 가위를 많이 눌린다’고 불안해 하면서 집으로 빨리 가려 했다”며 “그날 결국 조퇴했다”고도 했다. 실제 학교에 확인한 결과, 이양은 지난달 11일 인대를 다치고 12일 결석한 뒤, 14일 감기를 이유로 조퇴했다.
전문가들은 “이양이 이영학 지시를 거부하긴 힘들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양에게 아빠 이영학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자신을 보호하는 절대적인 존재로 사실상 종교적 망상처럼 끈끈했을 것”라며 “아빠 지시가 (도덕적으로) 적절하지 않더라도 그대로 수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런 상태에서 아빠를 외부에서 공격하면 자신의 존립 기반이 무너져 이양은 아빠를 지키려고 과도하게 아빠를 옹호하고 따른다”고 했다. 아울러 “이양이 이영학 범죄를 따를 가능성은 충분히 있고, 사실상 이양은 ‘수동적 공범’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김양 실종 신고 접수 21시간이 지나서야 김양과 이양의 만남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양이 숨진 지 9시간이나 흐른 뒤였다. 경찰에 따르면 딸 행방을 수소문하던 김양 어머니는 지난달 30일 오후 11시20분 실종 신고, 1일 자정 이양과 통화 뒤 만남 인지, 1일 오후 9시쯤 이를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이날 관련 위원회를 열어 이영학 얼굴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고, 범행 동기 등을 캐기 위해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투입했다. 서울북부지법은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없고, 소년법상 소년에 대해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하지 않는다”며 딸 이양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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